안산 원곡동 일대는 인구의 절반이 외국인일 정도로 외국인들이 많이 사는 곳이예요.

그만큼 외국음식점도 흔하고, 한국인들보다는 현지인들이 많이 찾아서 비교적 한국화되지 않은 현지음식을 접하기 좋아요.

공장이 쉬는 주말에 가면 정말 음식점에 현지 사람들이 바글거리고, 나 혼자 한국인인 독특한 경험도 어렵지 않게 할 수 있어요.

외국 음식이나 주전부리를 씹고, 뜯고, 맛보고, 즐기길 좋아하는 저에게는 한 번 갈 때마다 배부르게 먹고, 양손까지 두둑하게 간식을 사오게 되는 곳이기도 해요.



원래 베트남 음식을 먹으러 안산에 간 건 아니었어요.

반나절동안 돌아다니고 난 다음이라 배도 어느 정도 차 있었고, 서울에 갈까 조금 더 돌아다녀볼까 고민하던 차였거든요.

일하시는 베트남 아가씨 한 분이 와서 드시고 가라면서 가벼운 호객행위를 하는데, 저녁 먹을 시간이 애매하긴 해서 그냥 여기서 저녁을 먹고 가기로 했어요.

베트남 음식을 좋아하기도 하고요.

수요미식회에는 '고향식당' 이라는 베트남 음식점이 소개되었지만, 굳이 그 곳을 찾아갈 필요는 없는 거 같아요.

고향식당에 가본 건 아니지만, 근처에 워낙 베트남 음식점이 많은 데다가 왠만한 데는 다 현지인들이 음식을 만들어서 큰 차이가 없을 듯 해요.



디유히엔콴 메뉴.

프렌차이즈가 아닌 베트남 현지인들을 주 고객으로 하는 음식점에 가면 정말 메뉴가 많아요.

게다가 사진도 없이 베트남어 이름만 적혀있는 메뉴를 볼 때면 정말 뭘 골라야할지 당황스러워요.

새로운 음식을 시도하고 싶어도 뭐가 뭔질 모르고, 찍기에는 너무 메뉴가 많다보니 결국 늘 먹던 걸 고르게 되더라고요.

그래도 여기는 사장님이 한국 분이셔서 메뉴에 사진과 설명이 있으니 메뉴를 고르기 수월한 편이에요.



기본적인 반찬으로 김치와 땅콩과자가 나왔고, 쌀국수를 곁들여먹을 생숙주를 비롯한 야채가 나왔어요.



망고 신또 Sinh To Xoai


친구가 주문한 망고 신또 (베트남식 과일 스무디)

원래 처음엔 다른 걸 주문했는데, 막 주문하자마자 신또가 있는 걸 발견하고 급하게 바꿨어요.

신또 종류가 많았는데 베트남어로만 쓰여있었어요.

종업원 분들께 한국어로 뭐냐고 물어보니까 다 베트남 분들이셔서 한국어로 설명하기를 어려워하시더라고요.

결국 그나마 아는 베트남어인 Xoai (망고)로 달라고 했어요.

원곡동 쪽이 망고값이 서울보다 싸긴 했지만, 진짜 이렇게 진하게 나올 줄은 몰랐어요

과일을 듬뿍 넣어서 젤리처럼 출렁거리고 빨대로도 잘 빨아지지 않을 정도라서 거의 베트남에서 먹었던 것과 흡사한 수준이었어요.



저는 카페 쓰어 다를 주문했어요.

카페 쓰어 다는 필터로 진하게 내린 커피에 연유을 넣어마시는 베트남식 아이스 연유커피예요.

의정부에 있는 베트남 식당에서 처음 마셔보고 그 맛에 완전히 반해서 저를 베트남으로 떠나게 만들었죠.

보통 베트남 사람들이 하는 음식점에 가면 커피를 다 만들어 주는게 아니라 이렇게 나오는데, 커피 드립이 끝나면 아래에 가라앉은 연유와 잘 섞은 다음에 얼음컵에 부어주면 되요.

이 방식은 오늘날에는 베트남 커피만의 독특한 제조 방법으로 인식되고 있지만, 원래는 프랑스 식민시절의 유산이라고 해요.
저 커피 내리는 기구도 원래 프랑스에서 커피를 만드는 방법이었으나 현재에는 사라지고 베트남에서 남아있는 것이며, 연유도 신선한 우유를 구하기 어려워 잘 상하지 않고 보관 및 운반이 쉬운 연유를 넣기 시작한 데서 비롯되었다고 해요.
한국에 와서도 그 맛을 느껴보고 싶다는 생각에 베트남 여행할 때 커피가루랑 필터도 사왔지만, 이상하게 제가 만들어먹으면 맛이 잘 안 나서 안 만들게 되더라고요.


카페 쓰어 다


완성된 카페 쓰어 다.

개인적으로는 이 커피에서 나는 진한 초콜릿향을 좋아해요.

맛은 코가 찡해질 정도로 달고 진해요.

커피믹스 5-6개 정도를 농축해놓은 거 같은 맛?

그러나 이 맛에 빠져들기 시작하면 정말 헤어나오기 힘들어요.

더운 여름에 그늘에 앉아 카페 스어 다를 마시고 있으면 여름도 한 템포 쉬어가는 거 같은 느낌이 드는 거 같아요.

하지만 카페인에 예민하신 분들은 주의하세요.

저는 한밤 중에 커피 마셔도 잘 자는 사람인데도 불구하고, 베트남 커피 마시면 새벽 3-4시까지 잠을 설칠 때가 많거든요.



분 보 후에


베트남 중부에 있는 후에 (훼)의 대표 음식 중 하나인데, 매콤하면서 약간 시큼한 맛이 특징이에요.

일본 드라마 '고독한 미식가 4'에도 나오기도 햇고요.

친구는 먹어보더니 진짜 베트남에서 먹는 거 같은 맛이라고 하더라고요.

저도 조금 맛을 보았는데, 후에 여행할 때 매일 아침마다 숙소 앞에서 쌀국수를 팔던 노점에서 먹었던 그 쌀국수와 비슷한 느낌이었어요.



분짜 느엉


제가 시킨 음식은 분짜 느엉으로 구운 고기와 각종 야채 쌀국수를 섞어서 비벼먹는 일종의 베트남식 비빔국수라고 하더라고요.

베트남 하노이에서는 구운고기와 쌀국수를 국물에 담가서 먹는 분짜만 먹어봤거든요.

분짜 느엉은 현지에서도 못 먹어본 음식이예요.

쌀국수 양도 엄청 많아서 진짜 접시 하나 그득하게 나왔어요.



한꺼번에 비비면 넘칠 거 같아 조금씩 넣어서 비볐네요.
역시 믿고 먹는 베트남 음식이에요.
구운 고기와 면의 조합은 그 자체만으로도 맛있잖아요.
잘 구운 돼지고기에 아삭한 오이, 오독거리고 고소한 땅콩, 피쉬소스의 살짝 비릿한 감칠맛까지...
정말 심봉사 눈 뜨는 맛이더라고요.
야채가 많이 들어가서 맛도 깔끔하고요.
낯선 음식을 잘 못 드시는 분들도 분 팃 느엉은 맛있게 드실 수 있을 거 같아요.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베트남 북부식 음식을 즐길 수 있는 가게예요.
여쭤보니까 주방장님이 하노이 출신이라고 하시더라고요.
음식들도 다 맛있지만, 그 중에서도 특히나 망고 신토가 진짜 대박이예요.
근처에 이 가게가 있다면 이것만 먹으러 오고 싶을 정도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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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안산시 단원구 원곡동 78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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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히티틀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