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 근처 중앙아시아 타운에서 당근김치를 샀어요.

타슈켄트 출신 고려인 아주머니께서 조그마한 노점을 차려놓고 파시더라고요.

우즈베키스탄에서 지낼 때 시장에서 자주 사먹었던 거라 너무 반가워서 바로 구매했어요.

평소 그 근처를 종종 지나가는데도 못 본 걸로 봐서는 사람들이 많이 몰리는 주말에만 나와서 파시는 거 같아요.



당근김치는 국시 кукси, 베고자 пегодя등과 함께 대표적인 중앙아시아 고려인 음식으로 손꼽혀요.

러시아어로 한국 당근이라는 의미의 '마르꼬프차 Морковча' 혹은 '마르꼬프 빠 까레이스끼 морковь по-корейски' 라고 불려요.

지금도 마찬가지이지만, 김치는 한국인의 식탁에서 빠질 수 없는 중요한 음식이에요.

아무 준비도 못하고 중앙아시아로 이주하게 된 고려인들이 현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로 음식들을 만들었어요.

당근 김치도 현지에서 배추나 기타 식재료를 구할 수 없어서 김치 대용으로 만든 샐러드예요.

고려인들의 민족음식으로 시작했지만, 지금은 구소련 지역 전체에서 널리 먹어요.

한국과 교류가 많지 않은 발틱 3국 같은 곳에서도 한국은 몰라도, '한국 당근' 이라고 하면 다 알 정도라고 해요.




만드는 방법은 간단하게 정리하면 다음과 같아요.


1. 당근을 채썰어서 소금에 절인다.

2. 절인 당근의 물기를 짜고, 식초와 설탕을 버무린다.

3. 채썬 양파를 기름에 튀긴다.

4. 당근과 양파를 섞고, 다진 마늘, 고수씨, 고춧가루 등을 넣고 버무린다.

5. 잘 섞은 후 한나절동안 숙성한다.

 


맛은 새콤달콤하면서도 약간의 매콤한 맛이있어요.
만드는 과정에 기름이 꽤 많이 들어가지만, 맛은 의외로 별로 느끼하지 않아요.
당근의 오독거리는 씹는 맛도 좋고, 기름기 있는 음식과 같이 먹으면 입맛을 깔끔하게 만들어줘요.
고려인 음식이기는 하지만, 밥보다는 빵에 잘 어울리는 편이에요.
우즈베키스탄 음식점에 가면 이 당근 김치를 정식 메뉴로도 판매하고, 전채로 조금씩 주는데, 정말 인기가 많아요.
당근 자체의 맛이나 향이 없어서인지 평소에 당근을 못 먹는다는 사람들도 잘 먹어요.
전 원래도 워낙 좋아하는데다가 오랜만에 먹는거라서 그런지 사오자마자 거의 다 먹었어요.
한국 음식이라고 하기에는 좀 이국적인 음식이긴 하지만, 이 당근김치를 먹을 때마다 '한국인에게 김치는 정말 중요한 음식이구나' 라는 사실을 새롭게 느끼게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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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히티틀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