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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집으로 세계여행/아시아 음식점

[중국] 신촌 찻집 - 라오상하이 고운 찻집

by 히티틀러 2016. 12.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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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차보다는 커피를 즐기는 문화지만, 요즘에는 차 시장이 많이 성장하고 있어요.

티 카페나 티룸도 많이 생기고, 오설록이나 공차 같이 차를 메인으로 하는 브랜드도 큰 인기를 끌고 있어요.

프랜차이즈 카페에서도 블렌딩 티 메뉴를 판매하고, 일반인을 대상으로 우리나라 전통차뿐만 아니라 홍차나 중국차, 꽃차 등을 교육하는 티클래스도 많아요.

차문화대전도 다녀오고, 틈틈히 차 관련 책도 읽다보니 홍대나 신촌 인근에 중국차를 전문으로 하는 찻집이 몇 군데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어요.

중국차는 워낙 방대한, 또다른 세계인데다가 제가 아는 지식이 거의 없어서 늘 궁금했어요.



라오상하이 고운찻집도 중국차를 전문으로 하고 있는 곳이에요.

2호선 신촌역 5번 출구에서 나온 후, 바로 나오는 골목길로 30m 정도 가면 나와요.



라오상하이 고운찻집은 찻집과 겸해서 중국차 관련 수업을 하기도 하고, 중국식 다구를 판매하기도 해요.

바로 옆에 중국식 다구인 자사호를 판매하는 곳이 따로 있었어요.



음료를 테이크아웃하면 50% 할인도 해준다고 해요.




각종 중국차와 함께 각종 다구들이 진열, 판매되고 있어요.

저처럼 차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은 차를 사고 싶어도 '저걸 언제 다 마시지? 혹시 취향에 안 맞으면 어쩌지?' 하면서 망설이다 못 사는 경우가 많아요.

여기는 10g 단위로 소포장해서 파니까 가격적으로, 양적으로 부담이 더 적어서 좋더라고요.

다구도 자사호, 문향배, 개완, 중국식 찻잔 등 종류가 정말 다양해요.

디자인도 예쁘고, 가격도 그닥 비싸지 않았어요.

평소 개완을 가지고 싶다는 생각을 했는데, 조금 탐이 나기도 하더라고요.



여기서 차를 구입해서 우려마실 수도 있고, 일반 카페처럼 미리 만들어져 나오는 메뉴들도 있어요.

차를 즐기시지 않는 분들을 위해서 스무디나 커피도 판매하고요.

포스팅에는 사진을 싣지 않았지만, 이곳에서 판매하는 차는 발효 정도에 따라 백차, 황차, 청차, 홍차, 보이차 등으로 구분해서 메뉴판에 전부 적혀있어요.


테이블 곳곳에는 위에는 중국식 다구 세트가 놓여져 있어요.

저는 찻잎을 직접 우려서 마셔보고 싶어서 다구 세트가 있는 자리에 앉았지만, 일반 메뉴를 즐기실 분은 그냥 테이블에 앉으시면 되요.



제가 고른 차는 운남백차예요.

백차는 발효도가 10-20% 정도인 약발효차예요.

개인적으로 홍차나 보이차처럼 발효도가 높은 차를 별로 안 좋아하기도 하지만, 백차는 일상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차가 아니라서 골랐어요.



백차는 찻잎을 딴 후 그대로 건조시켜서 만들어요.

비비거나 덖음질을 하지 않기 때문에 찻잎의 세세한 솜털까지 볼 수가 있어요.

이 양은 5g 정도로, 2-3명이서 마시기에 충분해요.

남은 건 집으로 가지고 가셔도 되고, 여기서 더 우려마셔도 됩니다.



중국식 다구를 직접 보는 건 이번이 처음이라 뭘 어떻게 해야하는지조차 알 수가 없었어요.

저같은 사람은 많은지 직원분께서 직접 보여주셨습니다.

먼저 주전자에 물을 데워요.



물을 데우는 기계에는 버튼이 몇 개 달려있어요.

빨간 버튼은 전원, 노란 버튼은 차를 끓이는 용도예요.

물이 다 끓으면 저절로 꺼지고, 식으면 다시 물을 데워요..

주전자에 물이 다 떨어졌을 때는, 주전자 뚜껑을 열고 녹색버튼을 누르면 물이 채워져요.

적당량이 차면 알아서 꺼지기 때문에 굳이 지켜보고 있지 않아도 되요.

정말 너무 신기했어요.



주전자 속에 찻잎을 넣고 물을 부은 후, 바로 버려요.

첫물은 '세차'라고 해서 차를 한 번 씻어내는 과정이라고 해요.

찻잎에 묻어있을 수 있는 먼지나 이물질 같은 것도 씻어냄과 동시에 말라있는 찻잎을 살짝 불려서 차가 더 잘 우러날 수 있게 한다고 해요.

두번째부터는 직접 마시는 차가 되요.

주전자에 뜨거운 물을 부은 후, '숙우'라고 하는 유리 주전자에 거름망을 올리고 차를 부어요.

그리고 숙우에 담긴 차를 자기 찻잔에 부어서 마시면 됩니다.



처음 우린 차는 색깔이 매우 연해요.

향기가 굉장히 산뜻하고 풋풋한게 마치 어린아이 같은 싱그러운 느낌이었어요.

요즘 인도식 짜이를 만들어보겠다고 홍차에 설탕, 우유, 생강 등을 엄청 넣어서 굉장히 진하게 마셨거든요.

그런데 이 차를 마시니까 마치 정화가 되는 느낌?

잔도 앙증맞아서 물처럼 홀짝홀짝 자꾸 마시게 되더라고요.

중국차는 한 번 우리고 마는게 아니라 여러 번 우려마실 수 있어요.

보통 3-5번 정도 우려마시고, 보이차 같은 후발효차는 10번 정도 우려도 된다고 해요.

새로 물을 부어 차를 우려마실 때마다 찻잎이 통통하게 우러나서 좀 더 진해지는 맛을 느끼는 재미도 쏠쏠했어요.



아, 나른해



따뜻한 실내의 공기와 달콤한 차의 향기, 차를 마시면서 적당히 데워진 몸, 잔잔한 음악까지 겨들여지니 몸이 마구 늘어졌어요.

집에 안 가고, 이 자리에서 바로 잘 수도 있을 거 같았어요.








2명이 가서 차를 5번 우려마시고 2시간동안 늘어져있다 왔는데, 비용은 고작 3천원이었어요.

메뉴 첫페이지에 '구매하는 차 외에 별도로 1사람당 5,000원'이라고 쓰여있어서 깜짝 놀라서 되물었어요.

추가 비용은 따로 만들어진 다실을 이용할 때이고, 여기서 구매한 차를 홀에서 우려서 마시는 건 상관없다고 하시더라고요.

솔직히 추가 비용을 낸다고 하더라도 그 가격이 아깝지 않다고 생각하고 있던 차에 엄청 횡재를 한 기분이었어요. 

게다가 아직 우려마시지 못한 백차 5g 도 남아있는데요.

한가지 아쉬운 점은 티푸드가 없다는 점이었어요.

보통 차를 마실 때는 간단한 다과를 곁들여먹는데, 여기는 따로 판매하지 않는 거 같더라고요.

월병이나 만쥬, 쿠키 같은 같은 간단한 다과류를 판매하면 더 좋을 거 같아요.


커피 한 잔 가격으로 여러 명이서 중국 차문화를 즐겨볼 수 있는 좋은 장소예요.

정산소종이니 기문홍차니 목책철관음이니 하는 이름만 들어본 차들을 직접 마셔볼 수도 있고요.

이번 기회로 중국차에도 많은 관심이 생겼어요.

기회만 된다면 라오상하이 고운찻집에서 운영하는 중국차 입문 강좌도 들어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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