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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여행/2016 대만 타이베이[完]

[대만] 03. 12/5 용산사, 타이완 맥도날드

by 히티틀러 2017. 1.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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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사


용산사 龍山寺 는 1738년 건립되어 260년의 역사를 가진 사원으로, 타이완에서 가장 오래되고 유명한 사원이다.

화려하고 아름다워 '대만의 자금성' 이라고도 불린다.

자연재해와 전쟁 등으로 인해 여러차례 파괴되었지만, 1957년에 현재의 모습으로 재건했다고 한다.

타이베이를 찾는 관광객들의 필수코스일 뿐만 아니라 평안과 행복을 비는 현지인들도 많이 찾는 곳이다.

입장료는 무료이며, 오전 6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오픈한다.



용산사는 중국 남방식과 타이완 전통 양식이 조화를 이루고 있는데, 매우 화려하고 아름다워 '타이완의 자금성'이라고 불린다고 한다.

정말 처마 끝의 세세한 곳까지 정교하고 색채가 화려해서 눈을 뗄 수가 없을 정도였다.



본당에 들어가기 전에 있는 용산사.

입구는 오른편이고. 출구는 왼편인데, 이를 어기면 불운이 따라온다고 한다.

워낙 사람이 많기 때문에 떠밀려서라도 따라가게 되긴 한다.



입구를 지나 본당 쪽으로 가니 정말 발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사람들이 바글바글하다.

현지인들과 관광객, 수학여행객 무리까지 섞이니 여기가 진짜 유명한 관광지라는 사실을 다시 한 번 실감하게 된다.



사람들의 기원을 담아 피워올리는 향으로 인해 경내는 온통 뿌옇다.

향 냄새과 연기로 눈이 따갑고, 머리가 아플 지경이었다.

하지만 참아야지, 뭐 어쩌랴.

일본이나 베트남 같은 데에서는 그 연기를 쐬면 좋다고 해서 일부러 향로 근처에서 연기를 쏘이기도 하는데.

여기는 그냥 가만히 있어서 향연기로 코팅되는 기분이다.



공양물을 올린 곳 앞에서 사람들이 기도를 하고 있다.

용산사는 이쪽에서 영험하기도 소문난 절이라 나이 지긋한 현지인 할머니들이 많이 보였다.



입구 쪽에 있는 안내소에서 향을 무료로 나눠준다.

향을 3개 주는 이유는 기도를 세 번 해야하기 때문이란다.

할머니들이 기도하는 것을 어설프게나마 따라하며 나도 소원을 빌었다.

소원은 비밀!



단지 소원을 비는 것 뿐만 아니라 그 소원이 이루어질지도 확인해볼 수 있다.

투호통 같은 데 옆에 담겨있는 상자에는 빨간 색이 칠해진 반달 모양의 나무조각이 있다.

이 조각을 던져서 서로 다른 면이 나오면 신께서 소원을 들어준다는 의미이고, 다른 편이 나오면 신께서 응답하지 않는다는 의미라고 한다.

한 번에 원하는 대답을 얻지 못한 사람들은 답이 나올 때까지 여러 번 던진다.

나는 두 번만에 성공했다.

통 안에 들어있는 길쭉한 작대기에는 각각 번호가 써있다.



제단 옆쪽에 한약방 약상자 같은 서랍이 있는데, 각 서랍마다 번호가 매겨져있다.

자기가 뽑은 작대기의 번호를 열면 점괘가 적힌 종이가 나온다.

중국어를 모르는 읽을 수 없어서 답답했다.

주변 지인들에게 물여보려면 볼 수 있겠지만, 그냥 좋은 말이겠거니 생각한다. 

이런 건 아는 게 병이다.



제단 하나와 향로를 지나면 또 다른 신께 기도를 드려야한다.

신들 사이에서도 원스톱 서비스가 없는지 살짝 불만이긴 했지만, 그래도 간절한 마음을 담아 다시 소원을 빌었다.



드디어 본당이다.

용산사는 불교와 도교, 현지토속신앙까지 여러 종교가 한꺼번에 공존하고 있는 사원이다.

앞쪽 메인홀 쪽에는 부처님이, 뒤쪽에는 도교 신들이 모셔져 있다.



본당 안에는 관세음보살과 문수보살, 보현보살 등 부처님이 모셔져있다.

용산사가 영험한 곳으로 명성을 날리고 있는 이유가 바로 이 관세음보살님 때문이라고 한다.

태평양 전쟁 당시 용산사에 폭탄이 떨어져서 본전이 소실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관세음보살상은 전혀 손상되지 않고 멀쩡했다고 한다.

건물 안으로는 들어가지 못하게 막아놨지만, 앞쪽에 향로에 향을 꽂고 맨 돌바닥에 앉아 기도하는 사람이 꽤 많았다.



본당 뒤로 돌아 도교 사원으로 향했다.



사원 앞에 마지막 세번째 제단이 놓여져 있고, 나도 마지막 소원을 빌었다.

제단 위에 올리는 공양물이 우리나라와 비슷하면서도 묘하게 다르다.

우리나라 불교에서는 육법공양이라고 해서 향, 등, 꽃, 과일, 차, 쌀 등 여섯가지 공양물을 올린다.

꽃이나 향, 과일은 우리나라와 비슷했지만, 시판 과자와 식용유가 올려져 있는 건 정말 특이하다.

이 나라의 문화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 적어도 과자 봉지는 개봉해놔야 신들이 드시지 않을까.

진심으로 궁금했다. 



항로에 마지막 향을 꽂았다.



사당 안에는 천후성모가 모셔져있다.

천후성모는 뱃사람들의 여신으로, 바다를 무대로 교역을 하면서 살았던 중국 사람들은 그녀에게 제사를 지내면서 안전한 운행과 좋은 날씨를 기원했다고 한다.

베트남 호이안에서 천후성모가 모셔진 사원을 봤던 터라 반갑기도 하고, 익숙하기도 했다.






어느덧 해가 지고, 어둠이 찾아왔다.

용산사의 화려함과 아름다움은 해가 지니 더 빛을 발했다.

일부러 야경을 보고 싶어서 첫날 저녁 무렵에 왔는데, 잘한 선택이었다.

날씨가 흐리긴 했지만, 덕분에 낮 풍경과 밤 풍경을 둘 다 볼 수 있엇다.



하늘엔 눈썹 같은 달이 떴다.



용산사에서 나오면서 부적도 하나 구입했다.

미신을 많이 믿어서 이런 거 보이면 그냥 지나치질 못한다.

운수대통의 의미를 가진 부적이라고 한다.


일단 숙소로 돌아가기로 했다.

걸어서 갈 수도 있지만, 다리도 아프고 여행 첫날부터 무리할 필요는 없을 거 같아 그냥 MRT 를 타고 가기로 했다.

지하철을 타러 역사로 들어가는데, 점을 봐주는 거 같은 기계를 발견했다.



어머니의 성화에 10TWD 동전을 넣고 해봤다.

아는 한자를 이리저리 조합해서 뜻을 유추해보는데, 그닥 나쁜 건 아닐 거 같았다.

여행을 마치고 난 후 대만 친구에게 물어봤는데, '이런 건 별로 믿을게 못 돼' 라고 하면서도 '그래도 좋은 거만 나왔네.' 란다.











용산사 역에서 시먼역까지는 지하철로 한 정거장이라 금방 호텔에 도착했다.

원래 계획은 용산사 구경을 마치고 난 후, 근처 야시장에 가서 구경도 하고 저녁도 해결할 생각이었다.

하지만 문제는 동생이었다.

동생은 대만 여행을 하고 난 후 며칠 상하이 여행을 더 하고 싶다고 해서 비행기표를 따로 티켓팅했다.

저녁 늦게 타오위안 공항에 도착해서 호텔로 찾아오기로 했는데, 마땅히 연락할 방법도 없고 길이 엇갈리면 더 낭패다 싶어 일찍 호텔에 돌아와 동생을 기다리고 한 것이다.

동생이 타오위안 공항에서 도착했다 연락을 받았으니 1시간 정도 짬이 나는데, 그 시간을 호텔방에서 뒹굴거리며 보내기에는 너무 아까웠다. 

부모님께서는 숙소에서 쉬고 계시라고 하고, 난 혼자 다시 밖으로 나왔다.



내가 바로 찾아간 곳은 대만 맥도날드.

햄버거를 좋아하는 내가 절대 지나칠 수 없는 곳이다.

여행 전 동생이 예약한 숙소 위치를 확인해보니 다행히 그 근처에 맥도날드 매장이 있었다.



타이완 맥도날드 메뉴를 쭉 훑어보는데, '한국식 매운 치킨버거'를 판매하는게 눈에 띄었다.

시즌 한정 메뉴인 듯 했다.

2015년에 인도네시아 여행 중에도 한국의 맛이라고 홍보하는 '코리안 맥스파이시 Korean Mcspicy' 라는 시즌 메뉴를 판매하는 걸 본 적 있다.

직접 먹어보진 못했지만, 광고 영상과 공식 홈페이지를 보니 구성은 좀 달라도 매콤한 맛의 소스가 들어간 치킨버거라는 점은 유사했다.

'한국의 맛'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매운 맛인걸까?

생각해보면 우리나라 햄버거에는 유난히 매운맛을 나는 종류가 많긴 하다.

판매하고 있으면 먹어볼까 했는데, 아쉽게도 매진이다.

동생이 도착하면 같이 저녁을 먹어야하기 때문에 주전부리 정도만 맛보고 돌아갈 생각이었다.



여행전 맥도날드 타이완 홈페이지를 뒤지면서 찾아낸 깨맛 선데아이스크림.

마침 포스기 앞에 사진이 붙어있어서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주문했다.

나름 연습해온 중국어까지 써가면서.


"给我 這箇 (이거 주세요)"


영수증을 받았는데, 뭔가 불안했다.

내가 주문한게 아닌 거 같긴 한데, 영어도 잘 안 통해서 일단 주문한 아이스크림이 나오길 기다렸다.

혹시나가 역시나다.

내가 주문한 건 깨맛인데, 받은 건 초콜릿맛 선데아이스크림이다.

우리나라에서도 파는걸 굳이 여기까지 와서 먹을 필요는 없잖아!

아이스크림을 준 직원에게 다시 가서 핸드폰으로 미리 캡쳐해뒀던 사진을 보여주었다.


"난 이걸 주문했어요."

"Sesame ?"


복장을 보니 크루는 아니고 트레이너로 보이는데, 그녀는 다행히 영어를 좀 할 줄 알았다.

그녀는 내 핸드폰 화면을 보고서는 바로 깨맛 선데아이스크림으로 바꿔주었다.



깨맛 선데아이스크림


광고 사진보다 깨 시럽을 엄청 많이 뿌려주었다.

윗부분을 살짝 떠먹었더니 깨시럽이 많아서 맛이 엄청 꼬시름해서 건강식 먹는 느낌이었다.



참고 : [대만] 맥도날드 '깨 선데 아이스크림 芝麻聖代' 후기








시먼딩의 밤은 낮보다 더 화려했다.

낮에는 볼 수 없던 음식 노점들이 활기를 띄고, 좁은 골목골목들에게 현지인들과 관광객들이 뒤섞여서 번화가의 느낌이 물씬 난다.

한켠에서는 길거리 공연도 하고, 정체 모를 캠페인인지 모금운동도 하고 있다.

외국인 관광객들의 눈에도 명동이 이렇게 비춰질까 궁금해졌다.


숙소에 도착해서 조금 쉬고 있으니 동생이 도착했다.

우리가 그랬던 거와 마찬가지로 동생도 도착은 일찍 했는데, 호텔을 못 찾아서 그 근처를 한참 헤맸다고 한다.

이미 저녁 9사기 다 되어가는 시간이라 서둘러 저녁을 먹으러 밖으로 나왔다.



근처에 있던 우육면 가게에 들어갔다.

아버지께서 현지 음식을 입에 잘 안 맞아 하시는 거 같아서 저녁으로는 밥 종류를 하는 곳을 찾고 싶었다.

맥도날드에 가기 전에 리셉션 직원들에게 차오판(중국식 볶음밥)이나 밥을 먹을 수 있는 음식점이 있냐고 물어보니 다들 멀뚱멀뚱하다.

외국인 관광객들이 많이 투숙하는 호텔에서는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음식점을 어느 정도 숙지하고 있기 마련인데, 이런 걸 물어보는 사람들은 처음이라는 눈치다.

'시먼딩에 가면 음식점 많아요' 라는 대답에 그냥 밖으로 나왔다.

여기까지 오서 한식당 가기에는 아깝고, 돌아다니다보니 여기는 규동 같은 것도 있어서 괜찮을 듯 했다.



메뉴는 이 여덟가지가 전부다.

가족들은 나보고 주문하라고 시켜놓고 자리잡아 앉았다.

아는 한자라고는 국수 면 麵과 밥 반 飯 자 뿐인데, 그나마도 당황스러워서 눈 앞에서 뱅글뱅글 돈다.

그냥 사진 가리키며 저거, 저거 달라고 주문했다.

그러니 음료는 뭐로 할거냐고 묻는다.

자세히보니 음식에 조그마한 반찬 하나에 중간 사이즈 음료 하나 포함이다.

가장 무난한 콜라로 달라고 하니 중간 사이즈 컵이 패스트푸드점 라지 사이즈 음료보다 크다.

대만 사람들은 식사량이 적다고 알고 있었는데, 그런 건 아닌가보다.



먼저 1사람당 하나씩 반찬이 나왔다.

따로 뭐 달라고는 안 했는데, 알아서 골고루 준 거 같다.

정확한 명칭 같은 건 잘 모르지만, 된장 소스가 들어간 나물 무침, 돼지머릿고기, 두부 등 무난했다.

다만 초록색 계란은 선뜻 맛볼 엄두가 안 났다.

학창시절 국어시간이 배웠던 김소운의 '피딴문답'에 나오는 그 피단 같다.

좀 두려웠지만 두 눈 질끈 감고 한 입 먹었는데, 의외로 그렇게 못 먹을 맛까지는 아니었다.

흰자부분은 젤리 같은 느낌이었는데, 노른자 부분은 크림 가으면서 콤콤한 냄새가 났다.



우육면


대만 우육면은 라면으로 몇 번 먹어봤

면이 살짝 인스턴트 느낌이 나긴 했지만, 고깃덩어리도 큼지막하고 국물도 깔끔하니 맛있다. 

대만에서 먹은 음식들이 전부 입에 착착 맞는다.

여기서 살면 몸무게 느는 건 시간문제일 거 같았다.



홍두병


호텔 바로 아래에 있는 가게에서 홍두병 紅豆餠 도 샀다.

홍두 紅豆 는 중국어로 팥이라는 뜻으로, 대만식 국화빵이나 풀빵과 비슷하다.

모양이 차바퀴와 비슷해서 차륜병 車輪餠 이라고 부른다고 한다.

원래는 팥소가 들어있다고 하는데, 요새는 여러 가지 다양한 소를 넣어서 만든다.

내가 갔던 가게들도 이러저러한 맛이라고 한자로 써있는데, 봐도 몰라서 그냥 맛있어보이는 걸 골라왔다.



여행의 마무리는 역시 맥주.

타이완 맥주는 한국에도 수입되어 대형마트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데, 타이완 맥주 클래식은 못 본 걸로 봐서 수입이 안 되는 제품인 듯 했다.

맥주까지 한 캔 마시니 배도 부르고, 하루종일 쌓였던 피로가 한꺼번에 몰려왔다.

매일밤 새벽까지 잠 못 이루던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 11시도 채 안 되어 잠들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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