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RT 타이베이 101/스마오 역 4번 출구로 나가면 바로 타이베이 101타워가 나온다.

타이베이 101타워는 타이베이의 상징하는 건물 중 하나이다.

지하 5층, 지상 101층으로 구성되어 타이베이 101 타워라고 불리는데, 총 높이 508m이다.

타이베이 101타워가 건설되지 이전에 세계에서 가장 높은 빌딩은 말레이시아의 수도 쿠알라룸푸르에 있는 페트로나스 트윈타워였다

2004년부터 2009년까지 세계에서 가장 높은 빌딩이었으나, 두바이의 부르즈 알 칼리파에 그 자리를 내주었다고 한다.

현재는 두바이의 부르즈 알 칼리파, 중국의 상하이타워, 사우디아라비아 메카의 아브라즈 알 바이트, 미국 뉴욕의 원월드 트레이드 센터 다음으로 세계에서 5번째로 높은 빌딩이다.



전망대 매표소는 5층에 위치하고 있다.

여행 전날 홈페이지에서 예약한 내역의 화면을 직원에게 보여주었다.


"이 시간 티켓을 끊어드릴까요? 아니면 3시로 바꿔드릴까요?"


대체 이건 개구리 소 잡아먹는 소리야!

여행 준비를 할 때, 타이베이 101타워 전망대는 대기 시간이 매우 길다는 글을 많이 보았다.

티켓팅 하는데에만 1시간 이상 걸리고, 엘리베이터 타는 것도 20-30분씩 걸린다고 하길래 여행 전날 급하게 티켓 예약을 했다.

가족들이 기다리는 거 질색팔색하고 싫어하니까.

마음이 급하다보니 날짜 설정을 잘못해서 무려 수수료를 200TWD (약 8천원)이나 내고 티켓을 취소했다가 다시 예약하기까지 했다.



타이베이 101타워 전망대는 30분 단위로 입장 가능인원을 제한되어 있다.

그러다보니 사람이 몰리는 성수기 시즌이나 특정 시간대에는 대기도 길고, 티켓팅을 해도 바로 입장하지 못하고 기다려야하는 경우가 있을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우리가 방문한 때는 비성수기의 평일, 거기에다가 오후 3시라는 애매한 시간까지 3콤보가 겹치다보니 사람이 별로 없었던 거다.

내가 뭐하러 그 고생을 했던가, 매우 허무해졌다.

시간을 변경할까, 아니면 예정했던 시간으로 할까 잠시 고민하다가 그냥 예약 시간에 가기로 했다.





타이베이 101타워는 푸드코트부터 명품관까지 다양하게 입점해있는 복합 쇼핑공간이다.

12월 초라서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한창이었다.

시간 때우기로 여기저기 돌아다니고 있으려니 부산 센텀시티 신세계 백화점에 처음 갔을 때 기분이었다.

세계에서 가장 큰 백화점이라는 말은 들었지만, 어찌나 넓고 길이 헷갈리던지..

뱅글뱅글 돌다가 CGV도 못 찾아갈 뻔했다.



타이베이 101타워 밖에 위치하고 있는 LOVE 조형물.

전세계 어디서나 참 많다.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도 봤고, 우리나라 서울에도 있다.

어떻게 보면 참 별거도 아닌데, 사람들은 줄까지 서가면서 사진을 찍는다.

마치 대단한 것마냥.

미술이나 건축 쪽에 문외한인 나로서는 참 신기하기도 하고, 재미있기도 하다..

이런 말을 나 또한 그들의 틈에 섞여서 사진을 찍고 있지만.



어느덧 5시 즈음이 되어 전망대 엘리베이터를 타러 올라갔다.

타이베이 101타워 전망대 엘리베이터는 2004년부터 2015년까지 '세계에서 가장 빠른 엘리베이터'로 기네스북에 등록되어 있다.

5층 매표소에서 89층 전망대까지 약 380m를 37초만에 올라간다고 한다.



엘리베이터 내부에도 현 고도와 속도, 남은 시간을 표시해준다.

밖에 보이지 않으면 엘리베이터 속도가 빨라도 잘 느껴지지 않는데, 타이베이 101의 엘리베이터 속도는 진짜 몸으로 느껴질 정도이다.

갑자기 고도 차이가 확 나니까 마치 비행기를 탔을 때처럼 귀가 먹먹해진다.






날씨도 안 도와주네



굳이 오후 5시로 입장 시간을 잡았던 것은 석양이 보고 싶어서였다.

하루종일 날이 흐려서 석양은 커녕 햇살 한 줌 구경을 못했다.

게다가 안개가 엄청 껴서 온통 흐리멍텅했다.



한켠에 사람들이 몰려있는 곳에 가보니 바닥이 유리로 되어있다.

위에 올라간 사람이 비춰보이는 걸로 봐서는 특수처리한 거울인 거 같은데, 마치 바닥이 뻥 뚫린 거 같은 느낌이다.

조심조심 한걸음을 내딛는데, 살얼음판을 걷는 듯 다리가 후들후들하다.








어둠이 내리깔리고 하나둘씩 불을 켜고 나니 한결 경치가 낫다.

아까는 하도 안개 속에서 땅짚고 헤엄치는 기분이었는데, 그 사이에 안개도 좀 걷힌 거 같다.

석양은 못 봐도 야경은 괜찮아서 그나마 위로가 된다.

비싼 돈 주고 개고생해가면서 온 곳인데 야경도 별로였다면 정말 울고 싶었을 거다.





우리나라의 N 서울타워처럼 기념품을 파는 가게들도 꽤 많이 입점해있다.

종류는 다양하고 예쁜데, 역시나 가격이 비싸다.

융캉제에서 봤던 비슷한 제품의 거의 2배 정도는 되는 거 같다.



계단을 통해 91층 야외 전망대로 올라갔다.

풍속이 약하고 날씨가 좋은 날에만 개방한다고 하는데, 다행히 오늘은 개방을 했다.

그런데 올라가자마자 느껴지는 엄청난 바람.

부슬비까지 흩날리고 있어서 너무 추웠다.





아무리 멋있는 풍경도 추위 앞에서는 무용지물이다.

사진만 후다닥 찍고 안으로 들어갔다.



타이베이 101 타워에서 유명한 것 중에 하나가 바로 이 댐퍼이다.

어마어마한 크기의 노란 쇠구슬이 왜 매달려있냐 싶었는데, 한마디로 말하자면 충격흡수용이라고 한다.

대만은 지진도 잦고, 날씨도 매우 변덕스러운 나라라 강풍이나 태풍, 지진 등으로 인해 건물이 흔들릴 위험이 있다.

이 댐퍼는 건물이 흔들릴 경우 그 진동에너지를 흡수해서 바람의 반대방향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건물의 중심을 잡아주는 역할을 한다고 한다.

실제 2007년 태풍 크로사 Krosa 가 대만을 덮쳐서 큰 피해를 입었을 때에도, 타이베이 101타워는 무사했다고 한다. 

타이베이 101타워의 댐퍼는 지름이 5.5m  무게 680t 으로 세계에서 가장 큰 댐퍼라고 한다.

이것을 지지하는 케이블만 해도 10cm나 된다고 한다.

이 공사과정에 관련해서 디스커버리 채널의 다큐멘터리도 있다.

내가 갔을 때에는 댐퍼가 흔들리지 않았는데, 벽 한 켠에 댐퍼가 흔들리는 모습을 찍은 영상이 있었다.

공학적으로 안전하게 설계해서 지었겠지만, 나는 '저 케이블이 끊어지진 않을까' 하는 아찔한 생각도 들었다.



댐퍼베이비 Damper Baby 라고 해서 댐퍼를 모티브로 만든 캐릭터도 있다.

성인 사람의 크기로 만들어서 진열해두었는데, 여러 가지 색깔 중에서 역시 노란색이 제일 잘 어울렸다.



구경을 마치고 다시 아래로 내려왔다.

초고속 엘리베이터를 타고 다시 내려오는데, 올라올 때보다 귀가 더 먹먹해서 고생했다.

엘리베이터걸은 하루에도 수십, 수백번씩 이거 타고 오르락내리락할텐데, 몸이 안 상할지 모르겠다.










저녁은 또 뭐 먹어야하나


원래는 타이베이 101타워 푸드코트에서 저녁을 먹으려고 했다.

그런데 점심 먹은 게 아직 안 껴져서 그냥 시먼역으로 돌아왔다.

난 맥도날드를 가고 싶었는데, 부모님 모시고 맥도날드에서 밥 먹을 수는 없는 노릇.

그런데 어머니께서 '우리는 알아서 해결할 테니까, 넌 니 하고 싶은 대로 혼자 돌아다니다 와라' 라면서 자유시간을 주셨다.



환호성을 지르면서 바로 맥도날드로 향했다.

그리고 그렇게 고생하게 될 줄 몰랐다.



뭘 먹을까, 아까와는 종류가 다른 행복한 고민.

맛이나 가격보다 우리나라에서 판매되지 않는 메뉴를 찾아 13번을 골랐다.

우리나라 패스트푸드점에서는 단품과 세트 가격을 같이 표시하는데, 타이완 맥도날드 메뉴에는 단품가격만 나와있다.



버거를 고르고 나니 저 중에 뭘 할거냐고 묻는다.

우리나라는 세트메뉴라고 하면 햄버거에 감자튀김+콜라로 거의 고정이 되어있다.

사이드 메뉴나 음료를 변경할 수 있긴 하지만, 바꿔달라는 사람도 많지 않다.

대만에서는 세트 조합도 선택할 수 있는 거 같았다.

무난하게 A 를 먹으려다가 여기까지 왔는데 늘 똑같은 거 먹기는 뭔가 아쉬웠다.

B의 음료를 가리키면서 물어봤다.


"이거 차예요?"


영어로 tea 냐고 이야기해보고, 안되는 중국어로도 얘기해보고, 한자로 茶 라고 글자로 써줬다.

그런데 직원이 못 알아듣는다.

다른 직원을 불러온다.

그런데 그 직원하고도 의사소통이 안 된다.

영어로 뭐라고 하긴 하는데, 내가 못 알아듣겠다.

더 실랑이 한다고 나은 결과가 나올 거 같지 않아서 그냥 B 로 달라고 했다.


"Drink?"


음료를 고르라면서 뭐뭐가 있다고 이야기해주는데 발음 차이인건지 여전히 못 알아듣겠다.

샐러드 골랐으면 됐지, 무난하게 콜라로 달라고 했다.

그 상황에서 깨알같이 '노 아이스 No Ice' 로 달라고 했는데, 다행히 그건 알아듣는 눈치였다.

이제 끝났겠지 안심하고 있는데, 마지막 난관이 남아있었다.


"Sauce?"


샐러드 소스까지 골라야하는구나.

말이 통했다면, 소스도 취향별로 여러가지가 제공된다는 사실이 참 즐거웠을 것이다.

하지만 너도나도 말이 안 통해서 실랑이 하고 있는 상황에서 그런 선택권은 정말로 반갑지 않았다.

음료수는 콜라로 찍을 수라도 있었지, 샐러드 소스는 뭐가 있는지 감도 안 왔다.

처음 주문을 받았던 크루가 영어로 설명을 해준다.

못 알아듣겠다.

음료수 주문시 도와줬던 크루가 다시 왔다.

여전히 못 알아듣겠다.

결국 매니저까지 왔다.

전날 선데 아이스크림을 바꿔줬던 그 사람이다.

영어로 3-4가지 정도를 설명을 해주는데, 알아들을 수 있는 건 '재패니스 소스' 하나 뿐이다.

일본 스타일이면 우리 입맛에 아주 괴랄하진 않겠지, '재패니스 소스를 달라고 했다.



주문이 드디어 끝났다.

햄버거 주문이 이렇게 어려운 줄 처음 알았다.

나 때문에 불려나왔던 매니저는 다시 자리로 돌아가고, 처음 직원이 아래 쪽에서 소스를 하나 꺼내서 트레이 위에 올려놓았다.

그럼 그냥 쭉 보여주면서 고르라고 해도 됐잖아?

알 수 없는 노릇이다.



드디어 아기다리고 고기다리던 햄버거가 나왔다.

타이완에서 유일하게 먹었던 햄버거이다.

일단 눈에 띄는 건 음료 사이즈였다.

딱 봐도 우리나라보다 컵 길이가 길어보이는데, 라지 사이즈 컵과 비슷해보였다.

샐러드는도 생각보다 괜찮았다.

우리나라의 패스트푸드점은 콘샐러드나 코울슬로는 판매하지만, 이렇게 생야채가 들어가있는 샐러드를 파는 브랜드는 파파이스와 맘스터치 밖에 없다. 

파파이스는 세트메뉴에 500원을 추가하면 치킨샐러드로 교체할 수 있어서 꽤 자주 그렇게 먹었었다.

확실히 샐러드랑 같이 먹으면 야채를 많이 먹어서 맛도 훨씬 깔끔하고 부담이 적다.  

햄버거는 건강에 안 좋다고 매번 욕먹는 대표 음식 중 하나인데, 샐러드 메뉴는 왜 안 만들까.

프렌치프라이 대신 샐러드를 선택할 수 있다면 그런 비난이 훨씬 줄어들 거 같은데.

아까 그렇게 고생을 해서 받아온 소스는 뭔가 했더니 오리엔탈 소스와 비슷했다.



치즈소스 포크버거


내가 고른 메뉴는 포크 버거 위드 치즈소스 Pork Burger with Cheese Sauce (黃金起司猪排堡) 이다.

맛은 치즈맛이 나는 돈까스 버거와 비슷했다.

양배추가 채썰어서 들어있는 게 조금 특이했는데, 야채가 부족하다보니 조금 느끼한 감이 있었다.

맥주 안주로 먹으면 괜찮을 거 같은 맛이었다.



콘스프 小


뭔가 아쉬워서 하나 더 주문했다.

타이완 맥도날드 가면 꼭 먹고 오라고 추천받았던 옥수수 스프다.

아까 주문할 때 했던 고생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 핸드폰으로 홈페이지 메뉴 이름을 캡쳐해서 보여줬다.

다행히 이건 별 문제 없이 바로 나왔다.

스프는 어떻게 나올까 궁금했는데, 뜨거운 커피를 제공하는 컵 같은데 나왔다.

보노보노 콘스프 느낌이 나는데, 나름 옥수수 알갱이가 들어있었다.

맥모닝 먹을 때 가볍게 먹으면 든든하고 좋을 거 같았다.



햄버거에 스프까지 잘 먹어놓고, 또 버블티를 먹으러 갔다.

평소 버블티를 엄청 좋아하는데, 대만에 가면 우리나라의 1/3-1/4 가격 밖에 되지 않는다고 해서 정말 벼르고 벼르고 또 별렀었다.

버블티 주문법은 여행전 열심히 공부해갔던 터라, 외국인 티 팍팍 나는 중국어로 주문했다.

쩐주나이차, 당도 30%, 얼음은 빼고!




이 정도를 기대한 건 아니었는데...



커피 테이크아웃컵 정도의 사이즈를 기대했는데, 뭔가 어마어마한 것을 받았다.

다 먹을 수 있을까 걱정은 되지만 일단은 '아이 씐나~~'다.

사진을 찍어서 친하게 지내는 대만 친구에게 카톡을 보내고 막 자랑을 했다.

친구는 '1일 1버블티하라'면서 응원해줬다.

너무 양이 많아서 또 먹지는 못했지만, 태어나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버블티를 물리도록 먹었다.




배도 부르고, 기분도 좋고...

버블티를 쪽쪽 팔면서 그냥 발길 가는대로 걸어다녔다.



쓰레기차가 돌아다니면서 쓰레기를 수거하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우리나라에서는 쓰레기를 지정된 장소에서 내다놓으면 새벽에 미화원분들이 수거를 하는데, 여기에서는 사람들에게서 직접 쓰레기를 받아서 수거하는 듯 했다.

쓰레기수거차가 정차해서 소리를 내면 파란봉지를 하나씩 들고 기다리던 사람들이 우루루 달려갔다.

치우고 있는 동안에도 큰 봉지를 든 사람들이 계속 달려오는 모습이 신기했다.



걷다보니 도착한 시먼 까르푸.

어차피 출국 전에 여기와서 쇼핑을 할 예정이라 오늘 무언가를 살 생각은 없다.

하지만 대강 둘러보면서 뭐가 있는지, 가격은 어느 정도 수준인지 아이쇼핑하러 들어갔다.



석가


석가(부처님)의 머리모양을 닮았다고 해서 '석가'라고 불리는 과일이다.

이쪽에서도 비싼 축에 속하는데, 우리나라에서 파는 걸 한 번도 본 적이 없다.

나도 라오스에서 한 번 먹어봤을 뿐이었다.



먹기 편하게 다 손질해서 속만 팩에 담아 팔기에 하나 사왔다.

가지고 숙소에 돌아가니 가족들 모두 '이게 뭐냐?' 면서 신기해했다.

맛은 굉장히 달큰하다.

딱 무슨 맛이다 라고 말하긴 애매하지만, 참 익숙한 맛이다.

굳이 얘기하자면 홍시와 바나나의 중간쯤 되는 맛?

안에 검은 씨가 박혀있어서 먹는게 살짝 불편하긴 했지만, 당이 확 보충되는 거 같다.



프리미엄 대만맥주


석가를 안주로 맥주도 한 캔 마셨다.

이쯤 되니 나도 내가 먹은 게 다 어디로 가나 싶다. 

프리미엄 대만 맥주라고 하는데, 맛의 차이는 그닥 느껴지지 않았다.

대만을 자주 다니는 지인에게 혹시 이 맥주를 아는지 물어보니, 자기도 처음 본다면서 대체 이런 건 어디서 다 구해오냐면서 신기해했다.

맥주까지 두둑히 마시고 딱딱한 배를 두드리며 잠을 청했다.

무리해서 많이 걸었는지 발과 종아리가 너무 아파서 다리를 베개 위에 올려놓고 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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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히티틀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