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에 캄보디아 음식점 있어요."



블로그 이웃이자 지인인 좀좀이님에게 연락을 받았어요.

캄보디아는 여행을 아직 가본 적도, 음식을 먹어본 적도 없어요.

안산에 캄보디아 음식점이 1-2군데 있다는 사실은 알고 있지만, 안산은 거리가 좀 있다보니 아직까지 못 가봤어요.

그런데 의정부에 캄보디아 음식점이 있다니 호기심이 확 일었어요.

좀좀이님과 이야기해서 약속을 잡고 같이 식사를 하기로 했어요.





압사라 앙코르는 아직 다음 지도나 네이버 지도에 등록되지 않았어요.

의정부역 동부광장의 이성계 동상 쪽에서 NH 농협은행 방향으로 쭉 직진하면 나와요.



'압사라 앙코르' 라는 간판을 보고 올라갔는데, 가게는 잠겨있었어요.

남겨진 전화번호로 전화를 하니 다른 곳으로 옮겼다고 해요.

위치를 설명해주는데 한국어를 기본적인 수준 밖에 못하는 캄보디아 분이시다보니 주소도 모르고, 위치를 알 수가 없었어요.

결국 입구에서 기다리기로 하고, 사장님이 우리를 데리러 왔어요.



새로 옮긴 가게는 의정부 제일시장 주차장 바로 앞 건물이에요.

이전 가게가 있던 건물보다 훨씬 좋은 건물이고, 엘리베이터도 있어요.

건물 입구에는 캄보디아 음식점을 알리는 입간판이 서있었어요.




압사라 Apsara 는 힌두교와 불교신화에 나오는 구름과 물의 요정으로, 젊고 우아하며 춤에 소질이 있는 아름다운 여성이라고 해요.

앙코르와트 곳곳에 부조가 되어 있으며, 캄보디아 크메르 족의 전통춤은 '압사라 춤' 이라고 해서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있어요.

그래서인자 가게 내부에는 앙코르와트나 전통 복장을 입은 무희 등 캄보디아 느낌이 나는 그림으로 꾸며놓았어요.









메뉴는 오직 캄보디아어로만 되어 있었어요.

이 점을 통해 압사라 앙코르는 한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음식점이 아닌 캄보디아 현지인이 찾는 음식점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었어요.

외국 음식점을 다니면서 이런 경우를 종종 봐요.

여긴 그래도 사진이 하나하나 다 있는게 정말 다행이었어요.

이전에 갔던 미얀마 음식점은 아예 메뉴 자체가 없었던 적도 있었거든요.

혹시나 해서 오기 전에 동남아 음식 관련 책 이름을 보면서 캄보디아 음식 이름을 몇 개 외워왔는데, 그 이름을 대면서 어찌어찌 의사소통을 해서 음식을 주문했어요.



음식을 주문하니 칠리소스와 샐러드가 나왔어요.

피쉬소스는 시중에서 파는 소스보다 살짝 묽은 편이었는데, 피쉬소스는 안 들어갔는지 다행히 비린내 같은 건 안 났어요.

샐러드는 치킨무를 얇게 썬 거 같은데, 생강향이 확 나요.

자세히 보니 생강이 얇게 채썰어져 같이 들어있더라고요.

저는 치킨무가 너무 셔서 잘 못 먹는데, 이건 생강향이 나서 그런지 맛있게 먹을 수 있었어요.



앙코르 맥주


캄보디아에 여행가신 분들은 '앙코르 비어' 라고 하는 현지 맥주를 많이 드신다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예전에 안산에 갔을 때 구해보려고 했는데, 이 제품은 없고 '캄보디아 비어' 만 있었어요.



참고 : [캄보디아] 캄보디아 맥주 Cambodia Beer



음식점에는 캄보디아의 맥주가 몇 종류가 있었는데, 그간 궁금했던 앙코르 맥주를 골랐어요.

아마 그 사이에 정식 수입이 시작된 거 같아요.

보통 동남아 맥주는 맛이 가볍고 탄산감이 강한 편인데, 앙코르 맥주는 좀 뒷맛에 쌉사름한 맛이 남아있어요.

도수는 5% 예요. 

제 입맛에는 캄보디아 맥주보다는 앙코르 맥주 쪽이 좀 더 맛있네요.



바이 무언


메뉴판의 39번 음식이고, 캄보디아식 볶음밥이에요.

현지어로는 바이 무언 Bai Moan 이라고 해요.

돼지고기, 쇠고기, 닭고기, 새우 중에서 선택 가능하다고 했는데,  저는 새우로 해달라고 했어요.

파, 당근, 계란 등을 넣고 고슬고슬하게 잘 볶은 볶음밥이에요.

일상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중국음식점 볶음밥과 큰 차이가 없기 때문에, 이국적인 동남아 음식을 잘 못 드시는 분들도 부담없이 드실 수 있어요.



록 락


메뉴판의 25번 음식으로, 캄보디아식 쇠고기 볶음이예요.

현지어로는 록락 Lok lak 이라고 해요.

미리 알아갔던 음식이라서 물어보니까 메뉴판에서 바로 알려주었어요.

얇은 쇠고기에 파와 소스를 넣고 촉촉하게 볶았는데, 아래에는 채썬 생양파와 토마토가 가니쉬처럼 들어있었어요.

소스는 그레이비 소스나 브라운 소스와 비슷한 느낌이었는데, 약간 스모키한 맛이 나더라고요.

뭔가 익숙한 듯 하면서도 낯선 맛이라서 신기했어요.

이 음식도 크게 이국적이거나 동남아 색채는 나지 않았어요.



미 차


메뉴판의 33번 음식으로, 볶음면이에요.

현지어로는 미 차 Mee Chha 라고 해요.

캄보디아어로 미 mee 는 국수, 차 chha 는 볶음이라는 뜻이예요.

에그 누들에 새우와 청경채, 당근, 계란 등을 넣고 볶아낸 캄보디아식 볶음면인데, 전분물을 넣었는지 질척거리는 느낌이 있어요.

예전에 태국 치앙마이를 여행할 때 먹었던 '랏나' 나 '팟씨유' 같은 음식과 비슷한 느낌이었어요.

계란의 폭신한 식감과 소스의 살짝 미끈하고 끈적거리는 느낌, 에그 누들의 쫄깃함의 조합이 정말 맛있어요.

당근과 청경채로 흐느적거리지 않고 아삭아삭했어요.

고수나 향신료의 맛이나 향이 거의 없으면서도 살짝 동남아 음식 느낌이 나서, 동남아시아 느낌을 처음 접하시는 초보자들이 먹기에 딱 좋을 거 같았어요.

개인적으로는 주문한 음식 중 미 차가 제일 맛있었어요.



오리고기 볶음

메뉴판의 6번 음식인데, 사장님 말씀에 의하면 오리고기 볶음이라고 해요.
인터넷을 뒤져봤지만, 그 이름을 못 찾았어요.
음식이 나오자마자 라임인지 레몬그라스인지 시큼한 향이 확 나요.
뼛조각이 있는 오리고기를 다진 파와 땅콩조각, 매콤한 양념 등을 넣고 볶아내었는데, 고기도 기름기가 좀 있고 맛도 매콤새콤하니 동남아 느낌이 물씬 났어요.
청량감이 강한 맥주를 곁들여서 안주로 먹으면 정말 잘 어울릴 거 같아요.
고기가 질기고, 안에 뼛조각이 들어있기 때문에 이가 부실하면 먹기 힘든 게 단점이었어요.





솔직하게 고백하자면 캄보디아 음식점은 전혀 맛을 기대 안 하고 있었어요.
제게 있어서 캄보디아 음식의 이미지는 '뱀꼬치'와 '타란큘라 튀김' 으로 대표되어 있었거든요.
그런데 예상 외로 너무 맛있었어요.
살짝 동남아시아 음식 느낌도 나면서 너무 이국적이지 않아서 한국인의 입맛에 잘 맞아요.
현지인들이 주로 찾는 음식점이라는 점을 감안하다면 한국인의 입맛에 맞게 계랑된 것도 아닐텐데요.
한가지 아쉬운 건 저도 캄보디아어를 못하고, 사장님도 한국어는 기본적인 수준 밖에 못해서 메뉴를 주문할 때 어렵다는 것과 내가 뭔가 먹어도 정확히 뭔지 모른다는 점 뿐이었어요.
압사라 앙코르에서 캄보디아 음식을 먹고 나니 캄보디아에 한 번 여행가보고 싶은 생각이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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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히티틀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