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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생활기/2017 일상 생활기

2017 제 6회 라틴아메리카 축제

by 히티틀러 2017. 6.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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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틴 아메리카는 참 먼 나라예요.

지리적으로도 지구 정반대에 위치하고 있거니와 칠레 포도나 콜롬비아 커피, 칠레산 홍어 등을 제외하면 일상에서 큰 접점을 느끼기 어려워요.  

음식점조차도 많지 않아요.

그나마 좀 있는데 멕시코 음식점과 브라질 슈하스코 음식점 정도이고, 그 외의 국가는 한 두개 있을까 말까 해요.

합정동에 있던 페루 음식점과 이태원에 있던 파라과이 음식점도 문을 닫았고요.

작년에도 성북천에서 라틴 아메리카 축제가 있다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나중에 소식을 들었던 터라 다녀오지는 못했어요.

올해는 우연찮게 미리 알게 되었는데, 

접하기 힘든 라틴 아메리카 음식을 먹어볼 생각으로요.



올해 열리는 라틴아메리카 축제는 제 6회라고 해요.

장소는 성북천 분수마루로, 4호선 한성대입구역 2번 출구로 나오면 바로 보여요.




스페인부터 과테말라, 페루, 멕시코, 볼리비아, 베네수엘라, 에콰도르, 도미니카공화국, 콜롬비아, 브라질, 칠레, 파라과이 등의 국가들이 참여한 부스 15개가 양쪽으로 위치해있어요.

장소는 그닥 넓은 편은 아닌데, 이른 시간부터 꽤 많은 사람들이 몰려서 많이 붐볐어요.

12시부터 시작한다길래 12시 반쯤 맞춰갔는데도 사람들이 참 많더라고요.




각국의 기념품이나 공예품을 가지고 나와서 판매하는 부스도 있었어요.



볼리비아, 모꼬친치


날이 더워서 먼저 음료수부터 한 잔 사마셨어요.

남미쪽 음식에 대해서는 아는 거 자체가 없어서 뭔가 흥미로워보이는 것을 시도했는데, 볼리비아 부스에 컵 안에 덩어리 같은 게 들어있는 음료수를 판매하더라고요.

가격은 3,000원.

이름은 모꼬친치 Mocochinchi 이고, 볼리비아의 전통 음료수라고 해요.

마셔보니 매실청을 물에 타마시는 것과 비슷한 맛이었어요.

나중에 찾아보니 복숭아의 껍질을 벗겨서 말린 다음에 설탕과 계피에 졸여서 만든다고 하더라고요.



파시는 볼리비아 분이 '먹는 거니까 버리지 말고 꼭 먹으라'면서 당부했어요.

먹어보니 약간 물컹하긴 했지만, 이상한 맛은 아니었어요.

매실청 속에 들어있는 매실알을 먹는 느낌고 비슷했는데, 어릴 때부터 정체 모를 이상한 청을 많이 먹어본 제게는 낯설지 않은 맛이었어요.



페루 부스에서는 이제야 준비를 마치고, 음식 판매를 막 시작하고 있었어요.

음료수로 목을 축였으니 이제 식사도 할 때가 되긴 했고. 해산물이 듬뿍 올라가있는게 보기만 해도 먹음직스러워보였어요.

사람들이 몰리기 전에 후딱 줄을 섰어요.



페루, 아로쓰 콘 마리스꼬


이름은 아로쓰 콘 마리스코 Arroz con Marisco 로, 가격은 5,000원이에요.

스페인어로 아로쓰 Arroz 는 쌀, Marisco 는 해산물이라는 뜻이로, 페루식 해산물 볶음밥이에요.

위에는 채썬 생양파를 올려주었어요.

색깔이 붉어서 토마토 소스를 썼나 싶었는데, 고추가 들어갔는지 꽤나 매콤했어요.

조갯살이며 오징어도 꽤 많이 들어가서 한국인의 입맛에도 잘 맞았어요.



파라과이 부스에서는 고기 굽는 냄새와 연기가 솔솔 풍겨왔어요.

하지만 줄이 너무 길어서 기다려서 사먹을 엄두가 잘 나지 않았어요.

전체에서 제일 인기가 많았던 국가였어요.



에콰도르, 카카오맥주


에콰도르 부스에서는 수제 맥주를 판매하고 있었어요.

에콰도르 코코아가 들어간 스타우트 맥주라는데, 가격은 4,500원이에요.

도수는 4.5% 정도 된다고 하더라고요.

남미 국가 중에서 베네수엘라와 에콰도르는 세계에서 가장 품질좋은 카카오를 생산하고 있고, 국가적으로도 카카오 사업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해요.

적당히 씁슬하고 끝맛에 달콤해서 괜찮은 흑맥주였어요.



사장님께서 서비스라면서 초콜릿 시럽을 묻힌 나초 조각도 주셨어요.

카카오맥주 말고 모자익 I.P.A 라는 맥주도 판매했는데, 사람들이 다들 모자익 I.P.A 만 주문하더라고요.



콜롬비아, 아레빠


아레빠 Arepa 는 옥수수 가루에 물, 소금, 버터를 넣어 반죽한 것을 구워만든 빵의 일종이에요.

그냥 먹기도 하지만, 치즈나 햄, 소시지, 고기 등을 곁들여 먹기도 하는데, 콜롬비아 뿐만 아니라 베네수엘라나 에콰도르에서도 대중적인 음식이에요.

콜롬비아 부스에서는 치킨과 고기 아레빠를 판매했는데, 저는 치킨을 주문했어요.

가격은 2,000원.

손바닥만한 작은 아레빠 안에 치킨 조각이 몇 개 들어가있고, 그 위에는 과카몰레 비슷한 아보카도 소스를 얹어주었어요.

맛이 짤 거라고 생각했는데, 의외로 담백해서 좀 놀랐어요.

겉표면이 바삭한게 식감도 좋고, 아보카도 딥핑과도 잘 어울려서 맥주 안주로 좋더라고요.



무대에서는 남미 관련 공연도 열렸어요.

제일 처음 공연하신 분은 에콰도르에서 오신 분들이라고 하는데, 여러가지 악기들을 번갈아 사용하면서 노래를 부르는 멀티태스킹을 선보였어요. 

노래도 그쪽 음악을 잘 모르는 사람도 신이 날만큼 흥겨워서 축제 분위기를 한껏 돋웠어요.

20분 정도 공연하셨는데, 내내 그 앞에서 박수치면서 구경했네요.



문화 체험의 일종으로 남미의 악기도 전시해놓았어요.

안에 콩 같은게 들어있는지 흔들면 챠가챠가 소리가 나요.

방울이 줄줄이 달린 악기는 쇠라서 그런지 꽤 무거웠어요.



라틴 아메리카 전통 의상을 입은 언니들도 돌아다니면서 같이 사진 찍어워요.

워낙 다들 미모가 출중해서 같이 사진 찍으려는 사람들이 많더라고요.



라틴아메리카 출신 축구선수들의 사진도 붙여놓았어요.

스포츠에는 문외한인 저도 주워들어서 아는 네이마르나 카카 같은 선수들이 전부 라틴 아메리카 출신이더라고요.



세계 여러나라 음식을 먹어본 저도 스페인 음식은 아직 못 먹어봤어요.

빠에야를 팔기에 먹어보려고 했으나, 스페인 부스 상황을 보고 깔끔하게 포기했어요.

스페인이 워낙 대중적인 여행지이고, 빠에야는 스페인의 대표 음식이다보니 음식을 만드는 속도가 판매하는 속도를 못 따라가요.

사람들이 줄을 서서 빠에야가 완성되기를 기다렸고, 축제 시작한지 2시간도 안 되었는데 쉐프님 얼굴에는 지친 기색이 역력했어요.

제가 본 것만도 저 큰 팬으로 5번 이상 만들었으니까요.

다행히 스페인 음식은 서울에 여러 군데 있으니, 나중에 기회 되면 먹어보려고요.



스페인식 돼지고기 샌드위치


샌드위치는 기다리지 않고, 바로 구입할 수 있어서 사먹었어요.

가격은 5,000원.

퍽퍽한 빵 안에 돼지고기와 양파, 파프리카 등을 넣고 볶은 재료를 넣었는데, 찹스테이크랑 비슷했어요.

사이즈가 크고, 가격 대비 가성비가 좋아서 이 샌드위치를 먹는 사람도 많았어요.



라틴 아메리카 요리에서 빠질 수 없는게 고기예요.

라틴 아메리카 지역은 고기 값이 싸서 고기, 특히 쇠고기를 많이 먹어요,

그래서 채식주의자가 절대 가면 안 되는 곳 중 하나로 손꼽혀요.



과테말라, 아사다


카르네 아사도 Carne asada 는 라틴 아메리카 스타일 바베큐 요리예요.

스페인어로 까르네 carne 는 고기, asado 는 굽다 라는 뜻으로, 이름 그대로 구운 고기인 셈이예요.

가격은 5,000원.

소금간만 한 고기를 숯불에 구웠는데, 맛이 없을리가 없죠.



과테말라, 오르차다


오르차다 Horchata 는 히멀건 색깔만 보고 처음에는 유제품인 줄 알았어요.

그런데 쌀과 땅콩, 계피로 만든 음료수라고 하더라고요.

가격은 3,000원.

원래는 스페인 지역에서 마시던 전통음료인데, 라틴아메리카 지역으로 전파되어 과테말라, 멕시코, 베네수엘라, 푸에트토리코, 니카라과 등 중남미 전지역에서 널리 마신다고 해요.

맛은 땅콩 향 나는 아침햇살과 비슷한 느낌이었어요.

부드러우면서 고소하고, 무엇보다 우유가 안 들어있기 때문에 저처럼 우유를 잘 소화시키지 못하는 사람에게 좋을 거 같아요.



파라과이, 엠빠나다


그냥 가긴 좀 아쉬워서 땡볕에서 파라과이 부스 앞에서 열심히 줄을 서서 기다렸어요.

엠빠나다 Empanada 는 라틴 아메리카 스타일 튀김만두의 일종이에요.

안에 고기를 넣기도 하고, 치즈나 햄, 옥수수 등을 넣기도 하는 등 종류가 정말 다양해요.

엠빠나다에 음료수가 포함된 세트가 5,000원이었어요.

제가 구입한 건 속에 양념한 고기가 들어있고, 위에 요거트와 땅콩 소스를 올려주었어요.

사이즈도 큼직하고, 그  안에 고기도 정말 꽉 차 있었어요.

소스도 고소상큼하니 정말 맛있더라고요



엠빠나다는 라틴 아메리카 전지역에서 널리 먹는 길거리 간식 중 하나라서 당연히 이번에도 대부분 팔고 있을거라고 생각했는데, 올해는 파라과이 부스에서만 엠빠나다를 팔고 있더라고요.

그래서 정말 슉슉 팔려나가서 옆에서 미친 듯이 튀기고 있어요.

기름이 깨끗해서 더 좋더라고요.



파라과이, 마라꾸야 주스


엠빠나다와 같이 묶어서 나오는 주스예요.

안내에는 열대과일 주스라고 해서 정확히 무슨 과일이냐고 물어봤더니, 마라꾸야 Maracuya 라고 했어요.

마셔보니 패션후르츠 맛과 비슷했어요.

그런데 나중에 집에 돌아와서 인터넷 검색을 해보니 마라꾸야의 과실이 패션후르츠네요.



아사도


기껏 힘들게 기다려놓고 엠빠나다 하나 사먹기엔 허전해서 아사도 Asado 도 주문했어요.

여기 아사도는 아까 과테말라와는 다르게 쇠고기, 돼지고기, 소시지로 구성되어 있고, 옆에는 볶은 야채를 같이 줬어요.

소스는 엠빠나다와 똑같고요.








라틴아메리카 축제는 이번이 처음이라 사실 큰 기대를 안하고 왔는데, 예상보다 꽤 괜찮았어요.

각국 대사관에서 직접 후원을 해서 그런지 음식 질도 좋고, 각국마다 특색있는 음식들을 많이 소개했어요.

실제 대사나 대사 대리급이 직접 행사장을 방문하기도 했고요.



하지만 한가지 아쉬운 점은 장소가 너무 협소했어요.

시간이 갈수록 축제를 찾는 사람들은 늘어났는데, 축제 장소가 워낙 좁다보니 정말 발디딜틈 없이 바글바글해요.

사람들이 다들 손에 음식이나 음료를 들고 다니느라 부딪치기 십상인데다가 어린아이들을 데리고 온 가족단위 관람객도 많아서 사고 위험이 있지 않을까 싶었어요.

이 정도 규모라면 훨씬 넓은 다른 장소를 찾든가 아니면 근처 도로를 막아서 축제장소로 활용하든가 하는 게 좋을 거 같아요.

축제에 먹으러 간 입장에서는 접하기 어려운 라틴아메리카 음식을 다양하게 접해볼 수 있어서 만족스러웠네요.

내년에도 또 갈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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