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카페 문화도 발달했고, 커피를 즐기는 사람이 많아요.

커피는 이제 더이상 기호 음료라기보다는 거의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생활 필수품에 가까운 수준이에요.

그에 반해 차는 전통이나 건강의 측면으로는 인식되었을 뿐, 그 위상은 커피의 변두리에서 못 미칠 정도로 미미했어요. 

중국이나 일본처럼 차 문화가 발달한 것도 아니고, 카페에 가서 차를 주문하면 티백 하나 달랑 넣어주는 게 고작이었으니까요.

설령 관심이 있다고 하더라도 가격적인 문제나 접근성 면에서 진입장벽이 높았던 것도 사실이고요.

그런데 최근 1-2년 사이에 차를 즐기는 인구가 늘고 있다는 사실을 조금씩 느껴요.

각종 카페에서도 티블랜딩 음료를 출시하고, 식음료에도 밀크티나 녹차맛을 첨가한 제품들이 나오고 있는 걸 보면요.

그래서 그런지 차나 밀크티 등을 전문으로 파는 티룸이 하나둘씩 생기고 있어요.

차를 좋아하는 제 입장에서는 참 반가운 일이에요.



제가 다녀온 티룸은 성수동 왕십리로에 위치하고 있는 티핀 Tiffin 이에요.

티핀 Tiffin 은 점심 즈음에 먹는 간단한 식사를 가리키는 단어로, 주로 인도에서 많이 사용하는 영어 단어라고 해요.

인도가 영국의 식민지였던 시절, 영국 사람들이 애프터눈 티타임을 즐길 때 인도 현지인들이 간단하게 간식을 먹거나 요기를 했다고 하는데에서 비롯된 단어라고 해요.

요즘에도 인도에서는 식사 시간 사이에 즐기는 간식거리 혹은 점심 도시락을 티핀 이라고 부른다고 하더라고요.

티핀은 분당선 서울숲역 1번 출구에서 도보로 5분 이내의 거리이고, 2호선 뚝섬역에서도 8번 출구 기준 도보 10분 이내이기 때문에 어느 역이든 편하신 쪽을 이용하셔도 상관이 없을 듯 해요.

대로변에 위치해있는데다가 막 돋아나는 차의 새순 같은 연두빛이라서 눈에 잘 띄어요.



이 티룸을 알게 된 건 바로 이 입간판 덕분이었어요.

지난 번 근처에 있는 카페인 '디 아더 빈즈 The Other Beans' 를 찾아가는 도중 이 간판을 보았거든요.

일단 밀크티와 아이스티의 가격이 저렴하다는 사실에 눈길이 가 입간판 내용을 죽 읽어봤는데, 오렌지 페코 등급 이상인 홍차 100%를 사용한다는 사실에서 전문성이 마구마구 느껴졌어요.

오렌지 페코 Orange Pekoe 는 홍차의 등급 중 하나로, 차나무 줄기 끝에서 두번째로 자라난 잎을 말해요.

아래쪽으로 갈수록 잎의 크기가 커지고 굳어져서 낮은 품질로 여겨지기 때문에, 오렌지페코는 높은 등급의 찻잎을 사용한다는 점을 알 수 있어요.

요즘에는 반드시 최상품의 품질의 홍차라기보다는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순한 풍미의 대중적인 홍차로 인식된다는 글도 어디선가 읽어보긴 했지만, 그래도 어차피 큰 상관은 없다고 생각해요.

대부분의 티룸에서는 아쌈이나 얼그레이, 다즐링 같은 차의 종류는 많이 이야기하지, 이런 등급까지 써놓는 경우는 잘 없거든요.

사실 관심을 갖거나 알고 있는 사람도 그닥 많지 않고요.

이렇게 당당하게 '여기는 이런 등급의 찻잎을 사용한다' 라는 점을 당당하게 언급해놓은 것만으로도 뭔가 믿고 마실 수 있을 거 같은 신뢰감이 들었어요.

그래서 여기는 꼭 와야지 라고 생각하고 있다가 온거예요.



티핀 메뉴.

커피는 아예 판매하지 않고, 밀크티, 아이스티, 스트레이트티만 판매해요.

인도의 아쌈과 스리랑카의 우바홍차는 밀크티, 아이스티, 스트레이트티, 전부 즐길 수 있고, 스리랑카의 캔디와 인도의 다즐링은 스트레이트티만 가능해요.

요즘 트렌드가 냉침밀크티인데, 여기도 병에 든 냉침 밀크티를 판매하고 있어요.

사장님은 전문 티마스터이신 거 같더라고요.

매장 자체는 작은 편이라,실제 매장에서 차를 즐기시는 분보다는 테이크아웃 해가시는 분이 많았어요.




티룸 인테리어에는 역시 티팟 세트와 틴케이스가 빠지지 않죠.



스트레이트 티를 주문했더니 바로 눈 앞에서 차가 우러나오는 모습을 볼 수 있었어요.



캔디 홍차

제가 주문한 건 캔디 홍차로, 스리랑카에서 생산된 차예요.
우바나 다즐링, 아쌈, 다 좋아하지만, 캔디 홍차는 나머지 차 종류보다 구하기 좀 더 힘들어서 골랐어요.


안 덟고 부드러워


사실 저는 홍차를 그닥 좋아하는 편은 아니예요.
녹차나 우롱차처럼 발효를 하지 않거나 발효도가 낮아서 깔끔하고 싱그러운 맛이 나는 차를 선호하거든요.
홍차는 터키나 아랍, 우즈베키스탄 음식을 먹을 땐 습관적으로 마시지만, 그 외에는 스트레이트로 마시는 일이 거의 없어요.
특유의 덟은 맛 때문에 스트레이트로 마실 때라도 설탕을 넣어서 달달하게 마시고요.
그런데 여기서 마신 캔디 홍차는 그 덟은 맛이 거의 나지 않았어요.
평소처럼 설탕을 넣지 않아도 홀짝홀짝 마시기 좋은 수준?
역시 저 같은 곰손이 우린 차와 전문가가 우린 차는 아예 맛의 급 자체가 다르다는 사실을 절감했네요.
한 잔에 2,500원이니 가격도 저가 과일주스가게와 비슷한 수준이에요.
집 근처에 있었으면 커피를 사마실 게 아니라 여기에서 밀크티를 사마셨을지도 모르겠네요.
티룸에 앉아있으면서 보니까 밀크티나 아이스티를 많이 사가시던데, 평소 좋아하던 냉침 밀크티를 어떤 맛일지 궁금해요.
맛있고, 가격 저렴하고, 기회 되면 또 가고 싶은 티룸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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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히티틀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