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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집으로 세계여행/중동 음식점

[레바논] 서대문/시청 맛집 - 헬로 베이루트 Hello Beirut

by 히티틀러 2018. 12.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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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역 쪽에 레바논 음식을 하는 레바논 음식을 맛볼 수 있는 레스토랑이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솔깃했어요.

사실 중동 지역의 음식은 터키 음식 혹은 아랍 음식으로 뭉뚱그리는 경우가 많아요.

워낙 지리적으로나 문화적으로 먼 나라이기도 하고, 이슬람이라는 종교적인 색채와 '할랄' 이라는 키워드가 강조되면서 그런 거 같아요.

하지만 자세히 보면 그 내부에서도 굉장히 편차가 커요.

터키와 이란은 아예 민족 자체가 근본적으로 다르고, 아랍 지역도 워낙 넓은 지역인데다 각 지역마다 지리적, 역사적, 문화적 배경이 다르다보니 그 지역에서 즐겨먹는 음식이 비슷하면서도 달라요.

하지만 어느 나라 음식이 메인인가는 아랍 현지인을 통해 알음알음으로 알게되지 않는 이상 아무도 알려주지 않기 때문에 정말 몸으로 부딪치면서 알아갈 수 밖에 없어요.

한 가지 추정해보는 방법은 레스토랑의 상호를 보는 것이에요.

상호에 국가 이름이나 수도, 유명한 도시 이름이 들어가는 경우가 많거든요,

'바그다드 레스토랑' 이라면 이라크 음식, '카사블랑카' 는 모로코 음식, '벨라 튀니지'는 튀니지 음식.. 이런 식으로요.

항상 맞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아예 맨땅에 헤딩하는 것보다는 훨씬 나아요.

그 레바논 레스토랑의 이름도 레바논의 수도인 '베이루트 Beirut'가 들어간 '헬로 베이루트' 였어요.



헬로 베이루트는 덕수궁 롯데캐슬상가 지하 1층에 위치하고 있어요.

1/2호선 시청역 1번 출구에서는 걸어서 10분 정도, 2/5호선 충정로역 3번 출구에서는 약 10-15분, 5호선 서대문역 6번 출구에서는 10분 정도 걸려요.

근처에 지하철역이 많기 때문에 가기가 정말 편해요.

일반적인 아랍 음식점이 모스크가 있는 이태원과 그 인근 지역, 혹은 홍대니 강남이니 하는 번화가에 있는 반면에 여기는 독특하게 사무실 밀집지역 근처에 위치하고 있어요.

처음에는 살짝 의심이 갔으나, 가게 입구에 레바논 국기가 걸려있고, '레바논 레스토랑' 이라고 한국어와 아랍어 مطعم لبناني 라고 쓰여있어서 믿음이 확 들었어요.

실제 사장님 겸 쉐프분께서는 레바논 출신이셨고요.

영업시간은 평일 오전 11시부터 새벽 1시까지, 일요일과 공휴일은 오후 2시부터 새벽 1시까지이며, 토요일은 휴무입니다.



헬로 베이루트 내부.

주상복합에 입점한 작은 음식점 같은 느낌이에요.

들어가자마자 아랍 노래가 울려퍼지고, 곳곳에 아랍어가 쓰여있거나 레바논과 관계된 장식품들이 걸려있긴 했지만, 이태원에 있는 아랍 음식점들처럼 외국 느낌이 뿜뿜하도록 꾸며놓지는 않았어요.

어차피 중요한 건 음식이기 때문에 그런 건 상관없었지만, 의자가 편의점 파라솔 아래에 놓여져있을 법한 플라스틱 의자라는 건 좀 불편했어요.

딱딱한 데 앉으면 좀 배기거든요.






헬로 베이루트 메뉴.

헬로 베이루트의 메뉴는 주방 겸 계산대의 양쪽 벽으로 쭉 나열되어 있는데, 한국어는 없고 영어와 사진으로 되어있어요.

레바논 스타일 피자와 훔무스, 팔라펠, 샤와르마, 자타르 사즈 등 아랍 스타일 음식과 함께 각종 튀김류들을 판매해요.

위치 자체가 무슬림들이 많이 찾는 지역도 아니고,  사무실들이 많은 지역이다보니 레바논 음식점 겸 

라스트오더는 오전 12시 30분, 즉 문닫기 30분 전까지만 가능하다고 합니다.



헬로 베이루트의 장점 중 하나는 맥주를 마실 수 있다는 거예요.

술은 이슬람에서 꺼려지는 음식이다보니 일반적인 터키 혹은 아랍 음식점에서는 술을 팔지가 않아요.

그러나 여기는 위치 자체가 무슬림들이 많은 찾는 곳이라기보다는 사무실이 많이 찾는 곳이다보니 호프집처럼 튀김과 곁들여먹을 맥주도 판매하는 거 같아요.

늦은 시간까지 영업하기도 하고요.

맥주는 캔맥주만 판매한다고 합니다.

그 외의 음료는 콜라, 사이다, 환타 같은 탄산음료부터, 탄산수, 주스, 아이스티까지 다양해요.



자타르 사즈 (L)


자타르 Zaatar زعتر 는 중동 전지역에서 널리 먹는 항신료 모듬의 일종이에요.

오레가노와 타임, 깨와 수막(옻나무 열매를 갈아넣은 것), 소금 등을 섞어서 만드는데, 피타빵에 자타르와 올리브유를 곁들여서 먹기도 하고 고기를 양념하거나 훔무스 위에 살짝 뿌리기도 한다고 해요.

레반트 지역(시리아, 요르단, 레바논, 팔레스타인 등 지중해에 인접한 아랍국가)에서는 자타르가 정신을 맑게하고 몸을 건강하게 해준다는 믿음이 있어서 등교 전이나 시험을 앞두고 아이들에게 아침식사로 먹인다고 해요.

사즈 Saj صاج 는 밀가루와 물, 소금만으로 반죽해서 구운 얇은 빵으로, 자타르 사즈 Zaatar Saj 는 이름 그대로 자타르를 발라서 구운 얇은 빵이에요.

자타르 사즈 가격은 스몰 7,000원, 라지 9,000원입니다.

제가 주문한 건 라지 사이즈인데, 얇지만 엄청 커요.

어림잡아도 25cm 는 되는 거 같아요.

자타르에 깨와 향신료가 들어간다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에 향신료향이나 고소한 냄새가 날 줄 알았는데, 의외로 피자 냄새가 났어요.



반으로 접힌 피타 브레드를 열어보니 토마토 슬라이스와 올리브 조각들, 채썬양파와 깨 등이 들어있었고, 치즈가 약간 들어간 거 같아요.



오리지널 피자의 맛?



고소하면서도 올리브의 짭조름한 맛도 느껴지고, 올리브오일의 약간 기름진 맛도 있어요.

향도 피자향에 가까워서 그런지 왠지 피자를 먹는 느낌이었어요.

우리가 흔히 먹는 치즈 줄줄에 온갖 재료들이 듬뿍 올라간 피자는 미국식 피자의 변형된 스타일이에요.

이탈리아 같은 데에서 먹는 피자는 치즈도 적게 들어가있고, 재료도 딱 몇 가지만 단촐하게 들어있다고 하잖아요.

자타르 사즈도 약간 그런 느낌?

다만 케밥이라던가 중동 음식 특유의 향신료향에 익숙하지 않으신 분들이라면 약간 낯설게 여겨지실 수 있을 거 같아요.

안에 올리브 기름이 넉넉하게 들어있어서 잘 들고 먹지 않으면 올리브 기름이 손가락을 타고 흐르거나 옷 또는 테이블에 떨어질 수 있어서 살짝 주의가 필요했어요.



훔무스 with 양고기


훔무스 Hummus حمص 는 병아리콩을 삶아서 으깬 후 바질, 오레가노 등의 향신료와 따히니 tahini 불리는 깨소스, 올리브유를 섞어서 만드는 음식이에요.

우리나라에서는 '허머스' 라는 이상한 발음으로 많이 통용되는 경향이 있는데, 그보다는 '훔무스' 에 좀더 가까워요. 

메인 요리로 먹기보다는 애피타이저나 디핑소스로 빵을 찍어먹는데, 단백질 함량이 높고  식이섬유가 많아서 건강식 혹은 다이어트식으로 인기가 높아요.

채식주의자 분들도 즐겨드신다고 하고요.

우리나라의 어느 방송에서는 '만수르 부인의 뷰티 시크릿' 이라고 소개가 되었는데, 저건 진짜 코웃음칠 소리이고 중동 전지역에서  즐겨먹는 음식입니다.

헬로 베이루트에서는 플레인부터 소고기, 양고기, 닭고기, 팔라펠 등을 곁들인 것 등 종류가 몇 가지 되었는데, 그 중에 양고기를 곁들인 걸로 골랐어요

가격은 14,000원입니다.



훔무스를 주문하면 구운 또띠야를 같이 줘요.

여기에다가 훔무스를 적당히 덜어서 발라먹으면 되요.



훔무스 위에는 다져서 볶은 양고기가 올려져있고, 갈지 않은 병아리콩 몇 알과 올리브유가 듬뿍 들어있어요.



우리나라에서 먹어본 중 가장 맛있다



저는 훔무스 자체는 좋아하지만, 잘 주문해먹지는 않아요.

중동 지역 현지에서는 가장 저렴한, 심지어 가정에서도 만들어먹는 음식임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에서는 메인요리에 준할 정도로 비싸고, 묽거나 콩비린내가 나는 경우가 많거든요.

헬로 베이루트의 훔무스는 비린내도 안 나고, 재료를 아끼지 않고 넣은 듯 엄청 진하고 고소해요.

현지에서도 잘 만든 훔무스의 맛이었어요.



기본적으로 나오는 건지, 아니면 훔무스에 사이드로 나온 건지도 모르겠지만, 올리브도 이만큼 주셨어요.

레바논에서야 올리브가 저렴하지, 우리나라에서는 올리브가 나오지 않기 때문에 비싸요.

몇 알만 나와도 좋다고 먹을 텐데, 진짜 감격스러웠어요.

전 올리브를 좋아해서 한 알도 안 남기고 삭삭 다 먹었어요.



가지 샌드위치 (L)


중동 지역에서 흔하게 접할 수 있는 샌드위치 혹은 샤와르마 중에는 속에 치킨이나 양고기, 소고기 혹은 팔라펠 등이 들어간 게 대부분이에요.

그런데 가지가 들어갔다고 하니 좀 신기해서 주문했어요.

가격은 스몰 7,000원, 라지 9,000원입니다.

훔무스와 자타르를 이미 먹었기 때문에 가볍게 먹을 생각으로 주문했는데, 음식이 나오자마자 좀 많이 놀랐어요.



샌드위치 하나를 2조각으로 잘랐는데, 그 한 조각 크기가 이 정도였거든요.

이거 하나가 이태원 근처의 터키케밥집에서 파는 케밥과 거의 비슷한 양이었어요.

양이 적은 분들이시라면 이거 하나만으로 요기가 될 거예요.



안에는 토마토, 감자튀김, 구운 가지, 할라피뇨, 피클, 치즈 등이 빈틈없이 꽉 차 있어요.

가지 샌드위치라고 해서 가지속으로 만든 아랍식 딥핑소스인 바바간누쉬 Baba Ghanush بابا غنوج 가 들어갈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냥 가지를 얇게 썰어서 올리브오일에 담백하게 구운 거였어요.



이거 드세요, 두 번 드세요



진짜 맛있었어요.

안에 할라피뇨와 피클이 들어있어서 (저는 좀 매웠지만) 그렇게 느끼하지도 않고요.

반쪽만 먹어도 든든하고, 중동 특유의 향신료 향이  전혀 안 나서 외국 음식 잘 못 드시는 분들도 무난하게 먹을 수 있는 음식이었어요.

육류가 들어가지 않아서 채식하시는 분들께도 좋을 거 같아요.



레바논 커피 


레바논 커피도 한 잔 주문했어요.

에스프레소 잔 같은 작은 데에 담겨나오는데, 원두를 레바논에서 가지고 오셨다고 해요.

가격은 4,000원. 

사실 처음 음식을 주문할 때 같이 주문했더니 커피가 제일 먼저 나왔어요.

음식을 다 드시고 후식으로 드실 분이라면 음식 먹는 중간에 따로 주문하시던가 아니면 식사를 마치고 나서 주문하시는 게 좋을 듯 해요.

설탕과 로투스 비스켓 한 봉지가 같이 제공되요.



위에는 크레마가 떠있고, 흔히 카페에서 느껴지는 그런 향과는 다른 고소한 향이 나요.

터키식 커피와 비슷한 향이었어요.

에스프레소까지는 아니었지만 굉장히 맛이 독하고 진했어요.

저는 딱히 설탕을 넣지 않아도 마실 만 했지만, 달달한 커피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설탕을 왕창 넣어드시는 게 좋아요.



아랍식 커피의 특징인 휘젓지 말고, 위에서부터 홀짝홀짝 마셔야한다는 거예요.
왜냐면 잔 아래에 고운 커피가루가 가라앉아있거든요.
터키에서는 커피를 마시고 난 후 잔을 뒤집어서 흘러내린 모양을 보고 점을 치는 풍습이 있어요.
저는 점을 볼 줄 몰라서 그냥 있었지만요.







여기는 정말 잘 되었으면 좋겠다


맛집 투어를 다니다보면 나도 모르게 응원하게 되는 곳이 있어요.
음식맛도 좋고, 가격도 괜찮은데 그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안 알려진 곳들이요.
헬로 베이루트는 그런 곳 중 하나였어요.
중동 쪽 음식에 대해 잘 안다고 하지는 못해도 나름 한국에서는 많이 먹으러 다닌 편인데, 왠만한 레스토랑보다 퀄리티가 좋아요.
가격도 이 정도면 괜찮은 편이고요
샤와르마나 훔무스 같은 것만 판매하기에는 좀 아까웠어요.
장사가 잘 되고, 가게가 많이 커져서 레바논의 다양한 음식을 소개해줄 수 있는 공간이 되었으면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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