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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집으로 세계여행/아시아 음식점

[우즈베키스탄] 동대문 역사문화공원 맛집 - 사마르칸트

by 히티틀러 2019. 1.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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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 인근의 사마르칸트를 찾았어요.

'우즈베키스탄/러시아 음식' 이라는 흔하지 않은 음식을 판매함에도 불구하고 이쪽에서 거의 20년 가까이 영업을 해온 터줏대감 중의 하나예요.

지금은 인근에 우즈베키스탄 음식점들이 많이 생겨났는데 대부분 사마르칸트 라는 이름을 달고 있는 것도 이 가게가 성공했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어요.

가장 먼저 영업을 시작한 사마르칸트는 5호선 동대문 역사문화공원역 5번 출구로 나온 후 우리은행 쪽 2차선 도로를 건너서 빽다방이 있는 골목으로 들어가면 되요.

좁은 골목의 오른쪽으로 음식점이 하나 있고, 안으로 더 들어가면 왼쪽으로 음식점이 두 개 더 있는데, 이 세 가게는 동업인 걸로 알고 있어요.

한 군데에서 자리가 다 차면 손님을 다른 매장으로 보내주기도 하고 하더라고요.



오랜만에 왔더니 실내 인테리어가 바뀌었어요.

예전에는 사마르칸트의 상징인 레기스탄 관장 그림과 함께 카펫와 우즈베키스탄 전통 의상 등이 걸려있고 약간 허름한 선술집 느낌이었는데, 지금은 인테리어를 깔끔하게 바뀌었어요.

테이블 개수는 줄었지만, 예전보다 훨씬 고급스러워보여요.











사마르칸트 메뉴.

우즈베키스탄이나 러시아, 카자흐스탄이나 키르기즈스탄 등에서 오시는 분도 많고, 한국인도 많고, 중앙아시아 쪽과는 연관이 없는 외국인들도 많이 찾는 음식점이기 때문에 메뉴판은 한국어와 영어, 러시아어로 되어있어요.

사진도 같이 있고요.

메뉴 자체는 예전이나 지금이나 크게 달라진 것은 없는데, 마지막에 러시아어로만 페이지가 2개 더 생겼어요.

러시아 쪽에서 많이 먹는 청어 селёдка 가 들어간 음식이라든가 생선 튀김 жареная рыба , 우즈벡 음식인 노린 норин, 하눔 хоним 등이 추가되었어요.



기본 반찬으로는 양파절임과 당근 샐러드가 나와요.

양파절임은 우즈베키스탄에서는 없는 음식으로, 이 지역이 고기를 많이 사용하다보니 한국인의 입맛에 맞춰 제공하는 거 같아요.

당근샐러드는 Корейский салат из морковки 라고 하는데, 대표적인 고려인 음식 중 하나예요.



참고 : 우즈베키스탄 고려인 음식, 당근 김치



원래는 고려인 음식으로 시작했지만 워낙 인기가 좋아서 지금은 구소련 전지역에서 널리 먹는 음식이에요.

'고려인 = 샐러드 잘 만드는 민족' 이라는 이미지도 있고요.

음식을 주문하면 기본적으로 적당량이 제공되긴 하지만, 정식으로 판매하는 메뉴 중 하나이기 때문에 더 먹고 싶으면 비용을 내고 추가해야합니다.



빵속의 고기


러시아어로는 ' 쌈싸 самса', 우즈벡어로는 '쏨싸 сомса/somsa' 라고 하는데, 우즈베키스탄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길거리 간식 중 하나예요.

가격은 1개당 3천원입니다.



솜사는 다진 쇠고기와 다진 양파에 소금과 후추, 약간의 향신료를 넣고 버무린 후, 그것을 소로 넣어서 구운 일종의 페이스트리예요.

'빵속의 고기' 라는 이름은 누가 붙였는지는 모르겠지만, 정말 직관적인 이름이라고 볼 수 있어요.

우즈베키스탄 현지에서는 양고기, 소고기, 감자, 호박, 푸른잎채소 등 다양한 재료를 넣은 솜사를 팔지만, 우리나라에서는 딱 이거 한 종류만 팔아요.

매장 바깥에 화덕이 있는 것으로 봐서는 가게에서 직접 구운 다음에 주문이 들어오면 데워서 나오는 거 같아요.

고기가 들어간 건 식으면 누린내가 나기 쉬워셔 감자 솜사를 더 좋아했는데, 고기 냄새나 누린내도 안 나고 맛있게 먹었어요.



솜사는 같이 나오는 소스를 살짝 뿌려먹어도 맛있어요.

토마토에 약간의 향신료 및 향채를 넣어만든 거 같은데, 저도 정확히 무슨 소스인지는 잘 모르겠어요.

보통 고기요리를 나올 때 같이 곁들여먹으라고 나오더라고요.

케첩처럼 막 시고 달고한 맛이 아니라 솜사 뿐만 아니라 샤슬릭을 먹을 때 곁들여먹으면 맛있어요.

나중에 러시아 쪽으로 여행가게 된다면 사오고 싶은 소스 중 하나예요.



양고기 스프


날이 추워 따뜻한 게 먹고 싶은 생각에 양고기 스프를 골랐어요.

현지어로는 '슈르파 шурпа/sho'rva' 라고 하는데, 이름 그대로 '수프' 라는 뜻이에요.

사마르칸트에는 수프가 2종류가 있는데 양고기 스프는 우즈베키스탄 스타일 수프이고, 소고기 수프는 러시아 가정식인 '보르쉬/보르시치 борщ' 였어요.

부들부들하게 잘 삶은 큼지막한 양고기 두 조각과 당근, 감자, 양파, 파프리카, 렌즈콩이 듬뿍 들어가있는데, 이름은 수프지만 실제로는 스튜에 가까워요.

우즈베키스탄 현지인들도 스프 한 그릇에 빵을 곁들여서 가벼운 한끼 식사로 먹기도 하고요.

위에 기름기가 많이 떠있기 때문에 갓 나왔을 때 바로 먹으면 뜨거워서 입천장을 홀랑 델 수 있고, 너무 식히면 기름이 살짝 굳어서 적당히 따끈할 때 먹어야해요.

우즈베키스탄에서 좋아했던 음식 중 하나로, 한국인들의 입맛에 잘 맞아서 추천하는 음식 중 하나예요.




작은 사이즈의 빵도 하나 주문했어요.

빵은 현지어로 '논 нон/non' 이라고 하는데, 우즈벡 사람들의 주식이에요.

예전에 우즈베키스탄에서 지내다가 귀국할 때 타슈켄트 국제공항에서 수속을 받고 있는데, 포대자루에 빵을 가득 싸가지고 가는 아주머니를 본 적이 있어요.

우즈베키스탄은 지역마다 먹는 빵의 스타일이 다른데, 그 중에서 사마르칸트 지역의 빵을 제일 높게 쳐줘요.

하지만 빵 속에 기포없이 꽉 차 있어서 목막혀서 한국인의 입맛에는 잘 안 맞아요.

여기도 그냥 먹기에는 좀 퍽퍽한 느낌은 있지만, 고기를 싸먹거나 수프와 같이 먹기에는 괜찮았어요.



플롭 


보통 플롭 плов 이라고 많이 부르지만, 우즈벡에서는 '오쉬 ош/osh' 라고 해요.

기름기가 많아서 '기름밥' 이라는 별칭으로 불리기도 해요.

메뉴판에는 '우즈벡식 전통볶음밥' 이라고 쓰여있지만, 사실은 기름에 밥을 볶는 게 아니라 거의 기름+물에 밥을 짓는 거와 흡사해요.



꼭 점심 때 드세요



우즈베키스탄에서 지내면서 불편했던 것 중의 하나가 '저녁 때는 외식할 수 있는 게 없다' 라는 점이었어요.

특히 플롭 같은 경우는 낮에 큰 솥으로 만들어둔 뒤 다 팔리고 나면 끝이예요.

인기있는 집은 12시 남짓 밖에 안 되었는게 거의 바닥을 보이는 경우도 있고요.

여기도 그런지 지난 번 저녁 시간 대에 먹었던 건 좀 푸석하고 밥이 마른 듯한 느낌이었는데, 점심시간 대에 와서 먹으니 기름이 촉촉하게 코팅되어서 예전보다 훨씬 맛있었어요.



홍차


같이 곁들일 음료로는 차를 주문했어요.

차는 홍차와 녹차, 레몬차가 있어요.

우즈벡 사람들은 아침에 눈떠서부터 감을 때까지 차를 마셔요.

음식을 먹을 때에도 차를 곁들여마시는데, 깡생수를 마시는 사람은 거의 못 본 거 같아요.

보통 우즈베키스탄에서 차를 주문하면 러시아어로 '쵸르늬 чёрный (홍차)? 젤룐늬 зелёный (녹차)?' 라면서 물어봤기 때문에 그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우즈벡인 아주머니께서 'ko`k mi, qora mi (녹차요, 홍차요)?' 하고 물어봐서 순간 당황했어요,

홍차를 주문하면 큰 찻주전자에 립톤 티백 하나 넣고 물을 가득 부어주시는데, 먹는 동안 천천히 우려서 마시면 되요.

좀 많이 우러나서 덟다.. 싶으면 설탕 넣으면 되고요.



양고기꼬치 


하도 많이 먹어서 메인이라고 하기도 뭣하지만, 메인으로 주문한 건 양고기 꼬치예요.

이런 꼬치는 러시아어로 '샤슬릭 шашлик' 이라고 하기도 하고, 우즈벡어로 '카봅 кабоб/kabob' 이라고 해요.

꼬치는 양고기, 소고기, 다진 소고기, 닭고기, 간, 토마토, 이렇게 6종류가 있지만, 전 언제나 양고기를 먹어요.



왜 이렇게 커졌지?



사마르칸트를 한두 번 온 게 아닌데, 예전에 먹었던 것보다 크기가 훠얼씬 커졌어요.

이전에는 저거의 3/5 정도의 크기에 고기 크기도 작은 편이었거든요.

그리고 요리사 분께서 케밥 굽는 스킬도 좋아졌어요.

불에다가 직접 굽다보니 끝부분은 살짝 타기도 하고, 좀 얇은 부분은 너무 익어서 질기기도 하고 그랬는데, 이번에 나온 건 크기가 커졌음에도 불구하고 안까지 촉촉하게 정말 잘 구웠어요.

질기지도 않고, 씹을 때에도 부드러워요.

아주 약간 과장해서 우즈벡 현지에서 먹었던 것보다 퀄리티가 더 나았어요.

장사가 잘 되어서 현지에서 능력자 분들 초청해왔나?? 하는 생각도 들 정도로요.

예전에는 향신료, 특히 쯔란(커민)을 조금 더 많이 썼는데, 이번에 먹은 건 커민향이 좀 약해서 양고기나 향신료를 잘 못 드시는 분들도 먹기 더 편해졌어요.







단골까지는 아니더라도 꽤 오랫동안 다녀온 음식점인데, 해가 갈수록 음식맛이 더 좋아져서 더 기분이 좋네요.

사마르칸트는 노포까지는 아니더라도 '나름 역사있는' 음식점 중 한 곳이라고 생각해요.

앞으로 오래오래 잘 되었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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