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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여행/2011 카프카즈&터키[完]

2011 카프카스&터키 여행 - 여행 준비

by 히티틀러 2012. 1.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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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프카스... 우리 나라에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평소에 꼭 한 번 가보고 싶었던 여행지였어요.
이 지역에 대하여 아는 건 하나도 없었지만, 막연하게 하나 한 번 가야하는데... 하면서도 선뜻 결정을 못 하고 있었어요.
중국이나 일본, 동남아처럼 마음만 먹으면 며칠 휙 다녀올 수 있는 지역도 아닌데다가 여행 일정도 문제고, 비자도 받아야하고 등등...
올 겨울에 가는 게 좋을까, 여름은 좀 빠른 듯 하고...  망설이면서 시간을 죽이고 있을 즈음, 같이 여행을 많이 했고 카프카스 여행도 같이 가기로 한 M씨에게서 연락이 왔어요.

"올 여름에 같이 카프카스 가요"

그 때가 4월 말.
망설이고 있던 차에 연락을 해주자 바로 여름에 가기로 결정했어요.
어차피 방학 때인데다가 여자 혼자서는 가기 힘든 여행이니까요.

8월에 아제르바이잔, 아르메니아, 그루지아 3개국을 3주간 여행을 가기로 대강 정한 후, 바로 비행기표를 알아보았어요. 그러나...
인천-이스탄불행 항공권 매진!!!!!!!
한국인들이 싼 맛으로 많이 타는 아에로플로트는 항공권이 없을 거라고 예상했지만, 4월 말에 인천-이스탄불행 터키항공이 매진 될 줄은 상상도 못 했어요.
아무리 인터넷을 뒤져도 터무니 없는 가격대 외에는 표가 남아있지 않았고, 유럽처럼 저가항공이 있는 지역도 아니었어요.
터키에서 육로로 이동할까 생각도 했으나 안 그래도 더운 여름에 그런 극악의 고행을 하고 싶지는 않았어요.
그래서 최종적으로 내린 결정은 여행사 이용하기!
다행히 아버지 아시는 분이 여행사를 운영하신다기에 연락을 드렸어요.
8월 항공권을 구할 수는 있으나 이미 저렴한 것은 다 나가고 조금 가격이 있는 것밖에 안 남았다고, 그나마도 얼마 없는데다가 5월이 되면 유류세가 오른다고 하루라도 빨리 항공권을 구입하라고 하셨어요.
결국 예정보다 일정을 한 달 앞당겨 7월 인천-이스탄불-트빌리시 왕복 항공권을 150만원에 구입했어요.

그 다음 문제는 비자!

카프카스 여행은 그루지아를 중심으로 다녀야해요.
아르메니아와 터키&아제르바이잔 사이의 뿌리 깊은 갈등 때문에 국경이 모두 폐쇄되어 있어요.
즉,아르메니아는 터키나 아제르바이잔 쪽에서는 절대 육로로 들어갈 수 없고 반드시 그루지아나 이란을 거쳐야해요.
그 때문에 카프카스 지역을 여행하는 사람이라면 그루지아 입출국 도장이 여권에 최소한 서너 개는 찍힐 수 밖에 없어요.
다행스러운 것은 그루지아는 무비자 국가예요.

비자를 받아야하는 나라는 아르메니아와 아제르바이잔.
아르메니아는 국경에서 비자를 발급해준다고 알고 있었는데, M씨가 e-visa를 발급받는 사이트를 알아냈어요.
근무일 기준 이틀 후면 발급이 되는데다가 21일짜리 단수 비자가 15 USD.
예전에는 공항에서만 인정이 되었는데, 이제는 모든 국경에서 인정해 준다길래 편하고 싼맛에 신청했어요.

가장 문제는 아제르바이잔 비자.
작년까지만 해도 한국인은 도착 비자가 가능했는데, 중국인 불법 체류자들이 하도 많아서 대통령이 다 강제 추방시킨 뒤 비자법을 강화해서 한국에서 미리 비자를 받아가야했어요.
비자를 받으려면 초청장이 필요한데, 문제는 이 초청장을 받는 일이 고역이라는 것.
한국에서는 아제르바이잔 초청장을 발급해주는 여행사도 없고, 인터넷에서 비자 대행이라고 나온 여행사들은 모두 '모든 서류를 가져오시면 저희가 발급만 받아올게요' 식.
주한 아제르바이잔 대사관에 가서 물어도 보고, 한국에 사는 아제르바이잔사람에게도 물어보았지만 답이 없었어요.
결국 아제르바이잔에서 여행사를 하시는 한국분을 통해서 초청장과 여행 바우처를 발급 받았어요.
조건이 현지 여행사에서 운영하는 호텔에서 숙박하기.
처음에는 3일 숙박을 해야 초청장을 준다고 했지만, 이틀 숙박하는 것으로 합의를 보았어요.
며칠이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바쿠에서 머무는 동안에는 무조건 자신들이 운영하는 호텔에서 머물게 하려는 것 같았어요.

어쨌거나 필요한 서류(여권, 사진 2장, 항공권, 초청장, 여행 바우처, 호텔 컨펌레터)를 획득한 후 비자를 발급받기 위해 주한 아제르바이잔 대사관에 갔어요.
서류를 체크하면서 영사가 어떻게 초청장을 발급받았는지, 비용이 얼마나 들었는지, 언제 어떻게 아제르바이잔에 들어갈 것인지 등을 물어보았어요.
그리고 원래 비자비가 50USD이지만, 바우처가 있으면 20USD라고 했어요.
며칠 뒤 대사관에서 아제르바이잔 비자가 붙은 여권을 돌려받고 나니 비로소 여행을 떠나는구나 라는 게 실감이 갔어요.

마지막으로  서점에 들려 론니 플래닛 조지아, 아르메니아, 아제르바이잔편 (Lonely Planet Georgia, Armenia&Azerbaijan) 과 러시아어 여행회화책을 하나 사는 것으로 준비를 마무리했어요.
저와 M씨는 여행 계획 따윈 짜지 않아요.
여행 카페 같은 데 보면 시간 단위로 계획을 세우고 예산도 꼼꼼하게 다 준비해서 가시는 능력자 분들이 많지만, 저희는 그런 능력 따위는 없어요.
카프카스 지역처럼 정보의 양이 절대적으로 부족하고, 더더군다나 그 지역에 대해 아는 사람도 거의 없는 상황에서는 계획을 짜기도 힘들고 어차피 짠다고 해봤자 안 맞아요.
가이드북을 보고 어느 도시를 언제 갈 것인가 정도만 정했어요.
원래 동선은 그루지아-아제르바이잔-그루지아-아르메니아-그루지아였어요.
그러나 M씨가 "우리 나흐치반을 가요!" 라고 강력하게 주장을 했어요.
아제르바이잔은 본토와 나흐치반 자치공화국으로 나누어져 있어요.
아제르바이잔 본토를 여행한 사람은 많지만 나흐치반은 간 한국인은 아직 없다면서 우리가 최초가 되자고 강하게 이야기하는 통에 넘어갔어요.
사실 제가 최초 이런 거에 많이 약해요;;;
나흐치반을 넣으니 일정이 너무 빠듯해서 원래 가려고했던 아제르바이잔의 셰키, 겐제, 이스마일르를 포기하고 그루지아-아제르바이잔 본토-아제르바이잔 나흐치반-터키-그루지아-아르메니아-그루지아 라는 뱅뱅 도는 희한한 동선을 완성했어요.
노트에 혹시 몰라 각국 지하철 노선도와 숙소 주소 및 이름 정도만 간단히 적어놓는 것으로 모든 여행 준비를 마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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