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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생활기/2015 일상 생활기

1000원의 행복, 종묘 탐방 - 1

by 히티틀러 2015. 5.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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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 블로그 분들의 포스팅을 보다가 종묘에 관한 글을 몇 번 읽었어요.

생각해보니 경복궁이나 덕수궁은 몇 번씩이나 다녀왔는데, 종묘는 한 번도 가 볼 생각조차 안 했더라고요,

게다가 서울 한복판에서 만나는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이라고 생각하니, 봄이 가기 전에 한 번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종묘는 종로 3가역 11번 출구에서 걸어서 3-4분 정도 거리예요.

종묘 입구 앞에는 종묘광장 공원이 있지만 현재는 공사 중이라서 막아놓았기 때문에, 공사하는 곳 옆 좁을 골목길을 따라 들어오면 찾을 수 있어요.


종묘는 하루에 7-8회 정해진 시간에 문화해설사분들을 동반해서만 관람을 할 수 있어요.

하지만 매주 토요일과 문화가 있는 날은 자유관람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저는 토요일에 방문했어요.

입장료는1,000원이고, 만 24세 미만과 65세 이상은 무료예요.



신로


자세히 보면 가운데 길이 약간 높고, 양옆쪽 길은 조금 낮아요.

가운데 길은 신로(神路)라고 해서 신, 즉 조상의 혼령이 다니는 길이라고 해요.

왼쪽길은 왕세자가 다니는 세자로, 오른쪽길은 왕이 다닌 어로라고 해요.



향대청


종묘 제례를 하기 전 제사 예물들을 보관하는 곳이라고 해요.

오늘날에도 종묘 제례를 하기 전날에는 이곳을 폐쇄하고, 제례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이 곳에 머문다고 해요.

현재는 종묘 교육홍보관으로 사용되고 있어요.



향대청에서는 종묘 신실과 제수를 재현해서 전시하고 있어요.

실제로는 1년에 한 번, 종묘 제례를 할 때를 제외하고는 볼 수 없기 때문에, 관람객들을 위해서 전시하고 있다고 해요.

일하시는 분의 말씀에 따르면 여기는 문화해설사 분과 함게 관람할 때는 들리지 않는 곳이기 때문에, 자유 관람 때 꼭 들려보려고 추천해주셨어요.



한 면이 유리로 되어 있어서 제수 물품도 볼 수 있어요.

일반 가정의 제사와는 다르게 생쌀과 생고기를 올려놓 것이 특징이라고 해요.




종묘는 역사적 의미가 있는 장소를 둘러보는 즐거움도 있지만, 녹음이 우거진 조용한 거리를 걷는 것만으로도 즐거웠어요.

그 복잡한 종로 한복판에 이런 곳이 있다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요.



곳곳에는 봄꽃도 만발해 있으니 봄느낌이 물씬 나더라고요.



재궁


제궁은 제례 전 왕과 세자가 머물면서 제사를 올릴 준비를 하는 곳으로, 어재실과 세자재실, 어목욕청으로 구성되어 있어요.



왕이 머물면서 제례를 준비하던 어재실이예요.



왕이 사용하던 야외용 의자인 용교의.



왕의 의복인 십이장복.

장복은 황제 이후 왕과 문무백관이 사용하던 제복으로, 왕은 예복으로 면류관에 곤복을 입었다고 해요.

조선시대에 왕은 구장복을 입었으나, 대한제국 선포 이후 고종황제와 순종황제는 십이장복을 입었다고 해요.



어재실 한켠에는 드므가 놓여져 있어요.

드므는 '넓적하게 생긴 큰 독'이라는 뜻의 순수 우리말로, 평소 여기에 물을 담아둔다고 해요.

드므는 화마가 물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보고 놓아서 도망가게 한다는 주술적 의미가 있는데, 화재가 발생시 불을 끄기 위한 방화수를 담아두는 용도로도 사용되었다고 해요.



재궁 동쪽으로는 세자가 머물던 세자재실이 있어요.



재궁 서쪽 문으로 나오면 정전 동쪽 문으로 길이 이어져있어요.



전사청


전사청은 종묘 제례를 치를 때 사용될 음식을 만드는 곳으로, 평소에는 제사에 사용하는 집기를 보관했다고 해요.



전사청 내부는 들어갈 수 없게 막혀있었어요.



전사청 앞에는 '찬막단' 이라고 하는 평평한 돌단이 있어요.

찬막단은 제사에 바칠 음식을 미리 검사하던 곳이예요.

종묘 제례에는 날고기를 올렸기 때문에 위생에 특별히 주의를 기울려서 천막을 치고 휘장을 둘러서 청결하게 유지했다고 해요.



정전


종묘에서 가장 중심이 되는 건물로, 왕과 왕비의 신주를 모시는 건물이예요.

왕과 왕비가 승하하고 나면 궁궐에서 삼년상을 치른 다음에 이곳으로 그 신주를 옮겨서 모셨다고 해요.

우리나라 국보 227호로, 이곳에서 종묘 제례와 종묘제례악이 치뤄져요.



정전에서 모시고 있는 신위.

태조부터 순종에 이르기까지 왕과 왕비의 신위를 합쳐 총 49위의 신위가 모셔져있어요.



남쪽문으로부터 정전 회랑까지는 신로로 연결되어 있어요.

왕과 세자는 재궁 서쪽문과 연결된 정전 동쪽 문으로 들어왔고, 남쪽문은 혼백이 드나드는 문이었다고 해요.



정전 회랑은 총 19개의 방에 48위의 신주가 모셔져 있다고 해요.

원래부터 이 규모로 지어진 것은 아니었고 처음에는 11실까지만 지어졌다고 해요.

시간이 지나 내부의 모실 신주가 증가함게 따라서 몇 차례 옆으로 증축해서 현재와 같은 형태가 되었다고 해요.

나중에 지어진 부분은 기둥 모양 등 세밀한 부분이 조금씩 다르다고 하는데, 자세히 보지 않으면 잘 모를 정도로 정말 비슷하게 지어져있어요.



정전 회랑 앞부분은 출입금지가 되어있는데, 원래 이곳은 조상의 혼령이 돌아다니는 곳이라서 그렇다고 하네요.



월대 바닥의 돌들은 평평하지 않고, 조금씩 들쭉날쭉해요.

아마 경복궁 근정전처럼 빛의 난반사를 막기 위해서 그렇게 해놓은 게 아닌가 해요.

바닥도 수평이 아니라 가운데 부분이 조금 볼록하고, 월대 끝부분이 조금 낮게 되어 있어요.



비가 올 경우 바닥으로 빗물이 떨어지게 만들어 놓은 수로.



정전까지 보고 나니 어느새 문을 닫을 시간이 가까워지고 있었어요.

다보지 못한게 아쉽지만 발길을 돌렸어요.




그냥 걷기만 해도 힐링이 되는 거 같은 길.



중연지








종묘는 그야말로 '1000원의 행복'인 곳이었어요.

서울 한복판에서 바람에 바삭거리는 나뭇잎 소리와 새소리를 들을 수 있는 곳이 얼마나 될까요.

마치 나 혼자 다른 세상에 있는 거 같고, 그냥 길을 걷거나 벤치에 앉아있기만 해도 좋았어요.

1000원으로 이러한 호사를 누려도 될까 싶더라고요.

가기 전에는 어림잡아 '1시간이면 다 보겠지' 하고 생각해서 오후 4시 무렵이 넘어서 갔는데, 사진도 찍고 구경도 하니 시간이 너무 부족했어요.

조만간에 한 번 더 다녀와야할 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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