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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여행/2015 부산 [完]

01. 10/4 부산여행 첫째날

by 히티틀러 2015. 10.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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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4일 일요일 아침 9시, 서울역에 도착했어요.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부산 가는 날.

이제껏 저는 외국으로만 여행을 다녔지, 국내로는 제대로 돌아다녀본 적이 없어요.

기껏해야 학교에서 단체로 가는 수학여행이나 당일치기 가족 여행 몇 번이 전부예요.

그 흔한 국토대장정이나 내일로 한 번 해본 적도 없고요.

이번 부산 여행은 저 혼자 떠나는 첫 국내 배낭여행인 셈이예요.

안그래도 긴장되고 설레는데, 그동안 그토록 가보고 싶던 부산국제영화제를 본다고 생각하니 아침을 안 먹어도 배가 고픈 줄을 모를 정도였어요.



9시 30분에 출발하는 기차라서 서둘러 기차를 타러 플랫폼으로 갔어요.

KTX를 타보는 것도 이번이 처음인데, 생각보다 소음도 적고 승차감도 좋았네요.



2시간 반 정도 만에 드디어 부산역에 도착했어요.

커피 한 잔 마시고 창 밖 구경도 좀 하다보니 금방 도착하더라고요.

점심 무렵이었지만, 숙소도 찾아가야하고 4시 영화를 예매했기 때문에 서둘러야했어요.

누가 봐도 '나 여기 처음 와봤어요'를 티내면서 두리번두리번거리면서 버스 정류장을 찾아갔어요.

그런데 저와 같이 부산를 찾아온 여행자들이 많은 거 같더라고요.

눈치껏 사람들을 따라서 가다보니 제가 예약한 숙소가 있는 해운대까지 바로 가는 1003번 급행버스를 탈 수 있었어요.



적당히 해운대 해수욕장 근처에서 내려서 스마트폰 지도앱을 켜고 찾아갔어요.

다행이 숙소가 해운대 해수욕장에서 그닥 멀지 않아서 찾는데 오래걸리지는 않았어요.

체크인을 하고 간단하게 짐 정리를 한 후 바로 영화의 전당으로 향했어요.



드디어 도착한 영화의 전당.

뉴스나 다른 분들 블로그에서만 보던 곳을 직접 보니 예상보다 크더라고요.



이번 부산국제영화제의 개막작인 '주바안 Zubaan' 포스터.




영화의 전당 야외극장.

왠만한 공연 같은 거 해도 무리가 없을 정도로 좌석도 어마어마하게 많고, 스크린도 제가 봤던 것 중에서 제일 컸어요.

이 날은 아니지만, 나중에 여기에서도 영화를 한 편 봤답니다.



좀 더 안쪽으로 들어가보니 제가 볼 영화를 상영하는 장소인 '하늘연 극장' 도 나왔어요.

그런데 어디선가 맛있는 냄새가 솔솔 날아와서 제 코를 자극했어요.



역시 축제에는 빠질 수 없는 먹거리!



비프테라스 BIFF TERRACE 에서는 영화발전기금 3천원을 내면 밤 10시에 문을 닫을 때까지 맥주를 무제한으로 마실 수 있다고 하더라고요.

다행히 영화 시작까지 시간이 좀 남아있던 터라 냉큼 저도 줄을 섰어요.

3천원을 내니 손목에 팔찌를 채워주고 컵을 하나 주셨는데, 그 컵만 계속 가지고 있으면 거기에 맥주를 계속 리필해주는 시스템이었어요.



케밥도 하나 사와서 맥주와 함께 늦은 점심을 해결했어요.

아침 일찍부터 서두르느라 아침은 커녕 점심도 못 먹은 마당에 매콤한 소스를 듬뿍 넣은 케밥에 목이 따끔따끔해질만큼 시원한 맥주 한 잔은 곁들이니 그야말로 천국!

맥주가 아주 쭉쭉 들어가더라고요.

금방 한 잔을 비우고 한 잔을 더 마시고는 싶었지만, 너무 많이 마시면 영화를 보다가 술기운에 잠이 들거나 화장실을 들락거리게 될까봐 아쉽지만 한 잔으로 만족했네요.


상영 시간을 15분 즈음 남겨두고 하늘연 극장 안으로 들어갔어요.

미리 예매를 하고 예매증을 프린트해서 보여줬더니 위층에 올라가서 티켓팅을 해와야한다고 하더라고요.

시간이 많이 남은 줄 알고 여유를 부렸다가 갑자기 마음이 조급해졌어요.

초행이라 어디로 가야하는지 몰라서 인포메이션에 물어물어가면서 찾아갔어요.



상영시간을 1-2분 남겨두고 간신히 세이프!

그런데 입구에 사람들이 웅성웅성거리며 모여있었어요.

몇 분 전까지만 해도 못 봤던 터라 저도 모르게 궁금해져서 사람들 틈을 비집고 들어갔어요.


'저 아저씨 어디서 본 거 같은 아저씨인데? 감독님인가?'


제가 볼 영화가 오픈시네마로 온 인도영화 '전사 바후발리' 였거든요.

긴가민가해하던 차에 금방 영화 시작 시간이 가까워졌고, 자원봉사자 분들이 사람들을 정리하기 시작했어요.

원래는 같이 영화를 보기로 한 친구를 만나서 같이 들어갈 생각이었지만, 친구가 늦게 도착한다기에 먼저 서둘러 입장했네요.



'전사 바후발리' 영화 트레일러


영화 자체는 재미있었어요.

2시간이 넘는 런닝타임동안 화장실도 안 가고 참고 볼 정도로요.

한때 인도영화를 즐겨보던 저에게는 과장된 액션과 춤과 노래가 곁들여진 인도영화 특유의 스타일도 익숙한 편이고, 주연 배우인 프라바스 Prabhas 또한 이전에 영화를 몇 편 본 적이 있어서 어느 정도 익숙한 배우이기도 했어요.

인도영화 사상 최고의 제작비를 들인 판타지 액션영화라던데, 사실 CG를 과다하게 많이 사용하긴 했어요.

하지만 빵빵한 사운드와 넓은 스크린에서 많은 관객들과 함게 관람하다보니 과도한 CG가 그렇게까지 어색하게 느껴지진 않더라고요.

그런데 엔딩이 너무 허무했어요.

영화가 한창 진행되고 있다가 갑자기 '2016년에 계속...' 이라고 나왔거든요.

원래 이 영화는 '바후발리 - 더 비기닝 Baahubali : The Beginning' 과 '바후발리 - 더 컨클루전 Baahubali : The Conclusion' 이라는 2부작으로 구성된 영화예요.

그 중 이번 부산국제영화제에 상영된 작품은 전반부에 해당하는 '바후발리 - 더 비기닝' 으로, 한글 제목으로 번역할 때 이러한 점을 감안하지 않고 '전사 바후발리'로 번역했던 거고요.

그런 정보를 기존에 알고 있던 사람이라면 모르겠지만, 저처럼 정보를 기존에 숙지하고 있지 못했던 사람은 영화가 중간에 뚝 끊겨버리니 정말 당혹스러울 수 밖에요.



영화가 끝나고는 GV (Guest Visit) 시간이 있었어요.

아까 봤던 그 아저씨는 역시 예상했던 대로 '전사 바후발리' 의 감독님이신 라자물리 스리 사이랄스리 Rajamouli SS 감독님이셨어요.

인도 텔루구 지역의 영화를 대표하는 감독님 중 하나로, 이전에 봤던 '마가디라 Magadheera' 라는 영화 또한 그 분 작품이더라구요.

라자물리 감독님께서는 그 수더분한 인상답게 관객들의 질문에 친절하게 답해주시고, '전사 바후발리' 에 관한 이야기도 많이 해주셨어요.

라자물리 감독님께서는 평소에 이번 영화처럼 큰 스케일의 영화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늘 가지고 계셔서 

'전사 바후발리'의 제작에는 총 440억의 비용이 들었고, 촬영에 총 380일 걸렸는데, 이 영화의 주연이자 텔루구 영화계를 대표하는 배우인 프라바스가 촬영을 위해서 2년동안 스케줄을 통째로 비웠다고 하더라고요.

그리고 후속작인 '바후발리 - 더 컨클루젼'은 현재 제작 중이며, 약 30% 정도 진행되었다고 말씀해주셨어요.

다음 작품도 부산국제영화제에 상영되었으면 좋겠네요.

그 때는 감독님 뿐만 아니라 프라바스도 부산에 왔으면 좋겠어요.

프라바스만 부산에 온다면야 만사 다 제치고 무조건 부산으로 달려갈텐데요.



영화가 끝나고 오랜만에 만난 친구를 만났어요.

이전에 인도영화 동호회 활동을 하면서 알게 된 친구인데, 비슷한 나이의 또래라 대화가 잘 통해서 금방 친해졌어요.

몇 번 본 적은 없지만 종종 연락도 주고받고, 제가 여행을 다녀오면 선물도 보내주고 하면서 인연을 계속 이어오고 있다가 몇 년만에 만났지요. 

오래 전 인도영화 동호회할 때 만났던 지인분도 몇 년만에 다시 뵈었고, 인도 영화 좋아하시는 다른 분도 소개 받았어요.

인도영화를 좋아한다는 공통점으로 만나게 된 우리는 신세계 백화점 지하 푸드코트에서 인도 음식을 나눠먹으면서 실컷 인도영화 이야기를 했네요.

선물로 바후발리 포스터도 한 장 받았어요.

이 글을 빌려서 그 분께 감사하다는 말을 다시 한 번 전합니다.



식사를 마치고 저와 친구는 너무 오랜만에 만난 터라 카페에 가서 음료 한 잔 더했어요.

실제 만난 건 이번이 3번째인데도 불구하고, 하도 카톡으로 속닥속닥해서 자주 만난 친구 같이 느껴졌어요.

좀 더 이야기도 많이 하고, 시간을 더 보내고 싶었지만 다음날 출근을 해야하기 때문에 아쉬운 마음을 뒤로 하고 헤어졌어요.

피곤하지만, 정말 즐거웠던 하루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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