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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여행/2015 부산 [完]

05. 10/7 부산여행 넷째날(1) 영화의 전당, 비프힐

by 히티틀러 2015. 10.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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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댓바람부터 또 영화보러 왔어요.

오늘 볼 첫 영화는 '양'이라는 에티오피아 영화예요.



영화 볼 때 빠지면 섭섭한 캬라멜 팝콘과 콜라도 샀어요.



남들에 비해서 제 3세계 영화를 많이 접한 편이지만, 아프리카 영화는 이번이 처음이예요.

이런 영화제가 아니면 접하기 워낙 힘든 지역인데다가 인터넷 상에 떠돌아다니는 영화를 어떻게 구해도 불어자막이 있는 경우가 많아서 볼 수가 없었거든요.

영화 설명을 보고 남자친구가 추천해줘서 봤는데, 제가 이번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본 영화 중에서 첫 손가락에 꼽을만큼 인상 깊게 보았어요.

에프람이라는 소년은 가뭄으로 어머니를 잃고, 먼 친척집에 맡겨지게 되요.

소년의 유일한 친구는 어머니가 생전에 아끼던 양인데, 친적들은 명절에 그 양을 잡으려고 하지요.

에프람은 어떻게든 양을 살리려고 어떻게든 고향으로 돌아가려고 해요.

양에 대한 소년의 애정 뿐만이 아니더라도 이 영화는 아프리카의 현실을 담담하게 담고 있어요.

가뭄으로 인해 죽어가는 사람들, 국민들이 먹을 것도 없으면서 나라가 부유해지려면 곡식을 팔아야한다는 사실에 분노하는 사람들, 공부를 하고 싶고 시사에 관심이 많지만 빨리 시집이나 가라는 독촉을 받는 치온 등...

에티오피아의 광활한 자연풍경은 덤이고요.

기회가 된다면 다시 한 번 보고 싶은 영화예요.



다음 영화 시작 시간까지는 1시간이 조금 안 되게 남아있었어요.

티켓팅도 안 한 상태인데다가 처음 가보는 장소라서 시간이 촉박했어요.

빨리 점심을 해결할 수 있을 데가 없을까 하다가 영화의 전당 앞에 위치해있는 버거킹에 들어가서 바로 먹을 수 있는 메뉴를 주문했어요.

저 같이 급하게 점심을 해결하는 사람이 많은지 자리도 없길래 다른 사람과 합석을 해서 남는 자리에 비집고 들어가서 10분만에 허겁지겁 먹어치웠네요.


두번째 영화는 '샤흐르자드의 천일야화'라는 이란 다큐멘터리 영화예요.

1960년대 이란의 스타이자 이란 여성 최초로 장편 영화를 촬영한 감독, 시집을 낸 시인이기도 한 샤흐르자드라는 여성이 1979년 이슬람혁명 이후 흔적도 없이 사라지게 되는데, 그녀에 대해 이란 내에서 온갖 루머가 난무했다고 해요.

감독은 그녀가 아직도 이란 남부의 시골마을에 살고 있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그녀를 다시 찾아 현재 그녀의 일상과 함께 샤흐르자드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젊은 이란여성들을 만남을 주선하여 그 모습을 촬영했다고 해요.

솔직히 처음에는 나름 흥미있게 봤어요.

그런데 절반이 넘어간 이후에는 슬슬 짜증이 나더라고요.

그녀가 억압받고 힘든 삶을 살았다는 것까지는 이해하겠는데, 갈수록 피해 의식에 사로잡혀서 꼬장꼬장하게 늙어버린 한 늙은이의 모습밖에 남지 않은 것처럼 느껴졌어요.

수시로 변덕을 부리고, 그녀를 위해 시를 썼다며 건넨 여대생에게 화를 내면서 그녀의 공책을 집어던졌을 때는 '대체 저 비위를 어디까지 맞춰줘야하나' 라는 생각까지 들었어요.

한 번 흥미를 잃어버리니 영화가 어찌나 길게 느껴지던지, '언제 끝나나.'만 기다렸네요.

차라리 마르잔 사트라피의 감독의 '페르세폴리스'라는 애니메이션이나 만화가 훨씬 나았던 거 같아요.



영화가 끝나고 '샤흐르자드의 천일야화'의 감독인 '샤힌 파르하미 Shahin Parhami' 과 GV (게스트 비지트) 시간이 있었어요.
이미 영화 자체에 흥미를 잃어버린 터라 그냥 자리만 지키고 앉아있었어요.
보통 GV 이면 아무리 재미가 없다고 해도 티켓에 사인도 받고 같이 사진도 찍는데, 이번 영화는 너무 짜증나고 재미없어서 사인조차 안 받았네요.














영화가 끝나고 나니 오후 4시가 좀 넘었어요.
일단 예정했던 오늘의 일정은 끝난 셈.
저녁을 챙겨먹기에는 시간이 애매하게 남아서 제대로 구경을 못했던 영화의 광장 주변을 돌아다니기 시작했어요.




건물 내부가 메탈 재질로 되어서인지 굉장히 독특한 느낌이 많이 나더라고요.

누가 봐도 '나 시골에서 왔어요'하는 것처럼 사진을 찍었어요.





건물 외관은 약간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 같은 느낌이 나더라고요.




시야가 탁 트이고 주변 풍경이 잘 보이니 정말 좋더라고요.



전날 '카쉬미르의 소녀'라는 영화를 봤던 야외극장이에요.

저 많은 좌석이 거의 다 찼다는 사실이 아직도 신기해요.



걷다보니 레드카펫이 깔린 곳이 있었어요.

부산국제영화제를 인터넷이나 TV 상으로 접할 때마다 잘 차려입은 배우와 감독들이 레드카펫을 밟으며 들어오는데, 아마 그 장소가 아닐까 싶어요.



하도 봐서 며칠만에 너무 익숙해진 영화의 전당.


자세히 보니 '비프힐 BIFF HILL' 이라고 안에 들어가 볼 수 있더라고요.



내부는 카페나 갤러리 같은 느낌이었어요.

이전에 무슨 행사에 사용되었던 듯 한데, 제가 갔을 때에는 그 행사 다 끝났는지 조금 휑한 곳도 있었어요.

실제 카페도 있어서 커피 한 잔 하는 사람들고 있고, 한켠에 비치된 영화 잡지를 읽는 사람들도 있었어요. 






올해는 부산국제영화제 20주년이라 기념 사진전도 있었어요.

그간 부산국제영화제를 찾아온 배우 및 감독들의 사진 뿐만 아니라 관객들의 모습들도 많이 담겨있어서 20년간의 부산국제영화제의 역사를 사진을 통해서나마 확인할 수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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