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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슈켄트 공항에 출발시간보다 훨씬 일찍 도착했어요.

일행도 없고, 짐을 두고 화장실도 가지 못해서 TV를 멍하니 보고 있는데, 얼마 있지 않아 옆자리에 두 명의 우즈벡 남자들이 앉았어요.

흘낏 보니 커다란 캐리어 하나와 스카치 테이프로 돌돌 만 길쭉한 멜론을 하나씩 가지고 왔어요.

<발그림 죄송;;;;>

연두색 - 멜론, 검은색 - 투명 스카치테이프



'과일을 가지고 갈 수 있나?'


신기한 마음에 그 사람들에게 말을 걸었어요.

그 분들은 저와 같은 비행기를 타고 한국에 가는 사람들이었어요.

한국에서 일을 하는 우즈벡 사람들인데, 휴가를 얻어 우즈베키스탄에 잠시 다녀간다고 했어요.


"그런데 멜론 가져가도 되요?"

"왜 안돼? 당연히 되지."


그들은 왜 그런 쓸데없는 걸 물어보냐는 반응이었어요.

하지만 저만 궁금했던게 아니라 근처에 앉아계시던 할아버지도 궁금했는지 귀를 솔깃거리며 엿듣고 계셨어요.

비행기 수속을 할 때는 가지고 온 캐리어만 화물로 보내고, 스카치 테이프로 돌돌 말아 손잡이를 만든 멜론을 기내에 직접 가져갈 모양인 것 같았어요.

타슈켄트 공항에서 출국을 하는 건 처음이라 그 분들이 저를 챙겨주셨는데, 몇 번의 보안검색을 통과하면서도 어느 누구도 제지하거나 신기해하지 않았어요.

멜론은 엑스레이도 무사 통과했어요.

오히려 게이트에서 본 어떤 사람은 수박 두 통을 사들고 가더라고요.

기내에 들어가자 그 분들은 머리 위 선반에 멜론을 넣었어요.


내리기 1시간 쯤 전에 세관신고서를 작성하는데, 외국에서 반입한 과일이나 야채, 식물이 있는지 여부를 표시하는 항목이 있었어요.

세관에 잡히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세관에서 잡혔는지 안 잡혔는지는 정확히 모르지만, 가지고 나온 것 같아요.


그분들은 멜론을 가지고 어떻게 하려는 생각이었을까요?

직장에 가서 친구들과 같이 까먹으려고 그랬을까요? 아니면 동대문에 있는 우즈베키스탄 식당에 팔려고 했을까요?

궁금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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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히티틀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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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아무 생각없이 '응? 뭐가 문제야?' 포스팅을 읽고 있다가, 신고서 얘기에서 갸우뚱 했네요.
    흙이 묻은게 아니라서 그냥 넘어간건가...포스팅을 읽고보니 넘어갈 수 있었던 이유가 궁금해집니다!

    2012.08.21 02:28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저도 잘 모르겠어요.
      제 생각에는 아마 수하물로 붙은 짐을 찾고 난 뒤에 그 속에 넣어서 나간게 아닌가 싶어요.
      그리고 동대문 쪽에서는 메론이 실제로 일부 수입되어서 팔리고 있기도 하거든요.

      2012.08.21 08:58 신고 [ ADDR : EDIT/ DEL ]
  2. 걸려야 정상일텐데 이상하긴 하네요 ;

    2012.08.21 22:53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저도 혹시 걸리지 않으려나 했는데, 안 걸리더라고요.
      일단 타슈켄트 공항 자체가 유럽처럼 철저하게 검색을 하는 것도 아니고, 국내에서도 그런 건 개인이 신고하지 않으면 모르다보니 통과되었던 거 같아요.

      2012.08.23 23:17 신고 [ ADDR : EDIT/ DEL ]
  3. 알 수 없는 사용자

    무사통과가 이상하네요. ㅎㅎ
    별일도 다 있네요.

    잘 봤습니다~ ㅎㅎ

    2012.08.22 06:31 [ ADDR : EDIT/ DEL : REPLY ]
    • 저도 신기했다니까요.
      일전에 동대문에 있는 우즈베키스탄 슥당에 갔을 때 멜론을 디저트로 팔고 있었는데, 물어보니 비행기로 가져왔다고 하더라고요.
      아마 그렇게 운반해온게 아닐까요?ㅎㅎㅎㅎ

      2012.08.23 23:16 신고 [ ADDR : EDIT/ DEL ]
  4. ㅋㅋㅋ 공항에서 메론을 들고 있는 모습.. 생각해보니 그 모습이 굉장히 재미있을 듯 하네요.
    우즈베키스탄 메론이 특별하게 맛있는 건가요? 굳이 그걸 들고 ㅎ
    공항에서 고기덩어리 파는 중국공항과 세탁기, 냉장고 팔던 스리랑카 공항이 생각나네요. ㅋㅋ
    면세점에서 냉장고 사서 끌고 가던 충격적이던 모습 =ㅁ=

    2012.08.23 20:07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멜론이야 금방 상하지도 않고, 냄새도 별로 안나니까 그렇다고 하지만 고기는 정말 충격적이네요.
      요즘 인천공항에서 육류를 들여오는지 여부를 철저하게 검사하더라고요.
      고기는 아마 100% 압수당하지 않을까요 ㅎㅎ

      2012.08.23 23:16 신고 [ ADDR : EDIT/ DEL ]
  5. 알 수 없는 사용자

    되게 신기하네요. 멜론을 테이프에 둘둘 감아서 한국으로 반입해요? ㅎㅎ 육포나 치즈같은 것도 다 압수하던데, 어떻게 대놓고 '나 식물이오'하는 것을 반입시키는지 정말 궁금하네요 +_+

    2012.08.25 03:25 [ ADDR : EDIT/ DEL : REPLY ]
    • 동대문에 '사마르칸트'라는 우즈벡 식당이 있는데, 거기에서 예전에 저런 길쭉한 멜론을 한 조각에 3천원에 팔았어요.
      식사 다 하고 한 조각 사면 먹기좋게 잘라서 디저트로 먹으면 딱이었지요.
      아마 저렇게 반입해온 게 아닐까 싶어요 ㅎㅎ

      2012.08.25 15:19 신고 [ ADDR : EDIT/ DE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