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즈베키스탄은 요즘 한창 목화수확철입니다.
어느 지역을 가든 도시를 조금만 벗어나면 눈꽃이 내린 듯이 하얗게 피어난 목화밭을 볼 수 있답니다.
우즈베키스탄은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목화 생산지.
목화는 우즈벡어로 '하얀 황금'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우즈베키스탄에 있어서는 목화는 경제를 좌지우지할 수 있는 주요 수입원이니 그런 별명이 붙을만도 하죠.
따라서 목화 수확철에는 국가의 모든 인력과 지원이 총 동원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본격적으로 수확을 시작하는 9월부터는 열대여섯 살의 어린 소녀들부터 대학생들까지 대부분 목화 따러갑니다.
짧게는 몇 주부터 길게는 서너달동안(즉, 목화 다 딸때까지) 목화 수확에 동원됩니다.
한 사람당 최소 15-20kg은 따야한다고 하더라고요.
이번에 우즈베키스탄 여행을 할 때 우연히 한 번 목화밭에 가서 자세히 볼 수 있는 기회가 있었습니다.
여기 사람들에게는 매년 보는 흔해빠진 광경일지 모르겠지만, 태어나서 처음 목화를 보는 저는 정말 신기하더라고요.
허락을 받고 몇 송이 얻어왔습니다.
목화송이가 벌어지기 전에는 저렇게 각잡혀 있고 단단해요.
이렇게 목화송이가 벌어지면 안에 들어있는 솜들이 꽃처럼 피어납니다.
하얀 솜 부분만 떼어내면 그야말로 천연 탈지면.
하지만 안에는 씨가 들어있어서 따로 빼내야해요.
감촉은 어찌나 보들보들한지.
하지만 무게는 거의 안 나가더라고요.
하루에 20-30kg 따시는 분들은 정말 얼마나 많은 양을 따야할지 감도 잘 안옵니다.
매년 목화수확철이 되면 학생들 손까지 동원해서 목화를 따는 건 소련 시절부터 있었다고 해요.
그 때는 수확량이 요즘보다 2배 정도 많아서 훨씬 오래, 많이 일을 했다고 했더라고요.
론니플래닛에 따르면 사람 뿐만 아니라 자동차까지도 징발되었다고 하니 그 규모를 알만하죠.
그래서 그런지 30-40대 분들은 목화 따는데 전문농업인 못지 않게 능숙합니다.
2-3초만에 양 손에 들지도 못할 정도로 목화를 한가득 따시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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