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4호선 한성대입구역 성북천에서 열린 '라틴아메리카 축제'를 다녀오고 남미 음식에 흥미가 생겼어요.
참고 : 2017 제 6회 라틴아메리카 축제
타코나 부리또 등을 판매하는 멕시코 음식점은 프랜차이즈부터 현지인이 운영하는 곳까지 정말 다양해요.
좀 더 특색있고, 색다른 남미 음식을 먹어볼 수 없을까 검색해보다 샤로수길에 있는 '수다메리카 Sudamerica 라는 남미 음식점을 알게 되었어요.
아직까지 샤로수길은 다녀온 적이 없어요.
이번에 그 유명한 샤로수길 구경도 해볼 겸, 다녀왔습니다.
수다메리카 Sudamérica 는 스페인어로 '남아메리카' 라는 뜻이라고 해요.
샤로수길 초입에 위치해있어, 2호선 서울대입구역 2번 출구에서 걸어서 5분 정도거리예요.
주의해야할 점은 오픈시간이 오후 5시라는 점이에요.
즉, 점심식사를 하러 여기로 갔다가는 낭패를 볼 수 있어요.
여기 뿐만 아니라 샤로수길에 있는 상당수의 음식점이 5시에 오픈하거나 혹은 점심 장사를 마치고 브레이크 타임을 가진 후 오후 5시에 재오픈하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딱 남미의 어느 나라 음식을 특정한 게 아니라서 쉐프님이 어디 출신이실까 궁금했는데, 아르헨티나 분이시라고 해요.
주인장 분께서도 아르헨티나 유학을 다녀오셨다고 하고요.
수다메리카 메뉴.
라틴아메리카 지역 음식은 우리나라에 음식점 자체가 몇 개 없고, 쉽게 접할 수 있는 음식이 아니예요.
메뉴 자체는 많지 않지만, 어떤 음식인지 자세하게 설명을 해놓아서 큰 도움이 되요.
국내 유일의 메뉴, 남미식 개성이 강해서 좀 낯설게 느낄 수도 있는 메뉴, 모두의 취향을 만족시킬 수 있는 무난한 메뉴로, 음식을 표기한 점도 좋고요.
바를 겸하고 있는 곳이라 와인, 맥주, 칵테일 등도 판매하고 있어요.
다른 곳에서는 보기 힘든 스페인이나 남아메리카쪽 칵테일이나 마테차, 과라나주스 등도 판매하고 있어요.
스페인 맥주인 모리츠 Moritz 나 에스트레야 Estrella 등도 있고요.
가게 내부는 남미 관련 사진이나 국기, 각종 기념품 등으로 장식되어 있어요.
TV화면에는 1990년대 즈음을 연상시키는 남미 쪽 노래나 뮤직비디오, 공연 영상 등이 계속 나오고 있고요.
기본적으로는 나초 Nacho 가 나와요.
큰 봉지에 든 시판 나초를 조금씩 덜어서 내주는 거 같은데, 요즘 날씨가 습해서 그런지 좀 눅눅했어요.
깔리모초
깔리모초 Calimotxo 는 스페인 바스크 지방에서 널리 마시는 칵테일 음료예요.
와인과 콜라를 적당히 섞어서 만드는데, 재료도 간단하고 만들기도 쉬워서 '가난한 자들의 샹그리아'라는 별칭으로도 불려요.
어차피 콜라랑 섞이면 어느 정도의 맛이 나기 때문에 싸구려 와인으로도 만들 수 있고요.
스페인 지역에서는 아이들까지도 많이 마신다고 하고요.
와인인데, 와인이 아니야!
콜라와 와인의 비율을 어떻게 넣느냐에 따라서 맛이 달라지겠지만, 여기 깔리모초는 와인맛이 좀 나긴 했어요.
하지만 탄산도 좀 많이 느껴지고, 무엇보다도 달달해서 와인이지만 와인 같지 않은 그런 묘한 느낌이 났어요.
거의 포도주스 수준으로 단맛이 강한 콩코드 포도주에 탄산이 들어간 거 같은 느낌도 들고요.
도수가 어느 정도인지는 모르겠지만, 적당히 달고 탄산 같은 느낌도 있어서 꿀꺽꿀꺽 마시기 좋은 칵테일이었네요.
요즘 같은 여름에 집에서 가볍게 만들어마셔도 좋을 듯 해요.
페이조아다 과나께이라
페이조아다 과나께이라 Feijoada Guanaqueira 는 검은콩과 돼지고기 혹은 소고기를 넣고 푹 끓여만든 스튜로, 브라질의 대표적인 서민 음식 중 하나예요.
원래는 브라질의 흑인 노예들이 만들어먹던 음식에서 유래가 되었다고 하는데, 브라질 뿐만 아니라 마카오라든가 앙골라, 카보베르데, 모잠비크, 인도 고아 지방 등 과거 포르투갈이 점령했던 지역에서는 비슷한 음식이 있다고 해요.
페이조 feijão 는 포르투갈어로 '콩' 이라는 뜻으로, 먹을 것이 부족했던 흑인 노예들이 주인들이 먹지 않고 버린 고기 부속조각들을 콩과 함께 삶아먹은 데에서 비롯되었다고 해요.
제가 인터넷 상에서 봤던 페이조아다는 덩어리 자체가 크고 걸쭉해서 약간 카레 같은 느낌이었는데, 수다메리카에서는 덩어리도 잘고 좀 묽게 나왔어요.
아마 밥과 같이 곁들여먹기 좋은 스타일로 나온 듯 해요.
밥에는 작은 마늘조각들이 콕콕 박혀있었고, 남미에서 사용하는 향신료라는 식물의 일종을 넣어서 지어서 푸른색이 나요.
스튜에 밥을 조금씩 말아가면서 먹기 시작했어요.
왜 감자탕 먹는 느낌이지
감자탕에서 뼈를 다 발라먹고 난 후, 남은 국물과 잔고기에 밥을 말아먹는 그러 기분이었어요.
밥에 마늘조각들이 들어있어서 씹을 때마다 마늘향이 퍼져서 그렇게 더 느껴지는 거 같지는 모르겠지만요.
다만, 기름기가 좀 많았어요.
브라질 현지에서도 페이조아다가 칼로리가 높기 때문에 수요일과 금요일 저녁에 만들어먹는다고 하는데, 음식의 기름기로 봐서는 그 말이 이해가 될 정도였어요.
밥보다는 빵이랑 먹는게 더 잘 어울릴 거 같고, 음료수는 필수였어요.
엠빠나다 닭고기
페이조아다만 먹고 가기 뭔가 아쉬워서, 엠빠나다를 하나 주문했어요.
엠빠나다 Empanada 는 남미 전지역에서 널리 먹는 길거리 간식 중 하나로, 안에 소를 넣고 튀기거나 구운 일종의 튀김 만두예요.
소고기와 닭고기, 햄치즈, 세 종류가 있었는데, 보기 드문 닭고기 Empanada de Pollo 로 주문했했어요.
엠빠나다는 이전에 몇 번 먹어본 적이 있는데, 모양이 다 달라요.
동그란 모양에 끝을 포크로 눌러서 마감한 것도 있었고, 반달 모양으로도 만드는 경우도 있었어요.
사이즈도 제각각이지만 주로 간식용으로 팔아서 그닥 크지 않아서 '가볍게 먹기 좋겠다' 라고 생각했는데, 예상보다 엄청 큰 사이즈예요.
거의 작은 햄버거 사이즈는 족히 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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