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반응형

당근 김치는 우즈베키스탄 음식이라기 보다는 중앙아시아 지역에 사는 고려인들의 음식이예요.

우즈베키스탄은 130개 민족들이 모여사는 다민족 국가이기 때문에 우즈벡 음식, 러시아 음식, 고려인 음식, 타타르 음식 등 다양한 민족들의 음식이 공존하고 있어요.

우즈베키스탄에서는 20-30만 명 정도의 고려인이 살고 있는데, 그 수만으로는 열 손가락 안에 드는 큰 민족이랍니다.

대부분 타슈켄트와 그 인근 지역에 몰려산다고 하는데, 타슈켄트에서는 주로 쿠일릭 시장 인근에 고려인들이 많이 살아요.

쿠일릭 시장에 가면 우리와 비슷하게 생긴 고려인 아주머니들이 반찬가게를 하는 것을 볼 수 있어요.

버섯 요리, 콩나물, 마늘쫑, 물고기 식해, 김치, 다대기 등을 팝니다.

조금씩 시식도 해볼 수 있고요.

고려인이나 한국 사람들도 사가기도 하지만, 우즈벡이나 러시아인 등 다양한 민족의 사람들도 사가는 것을 많이 보았어요.

오랜 시간동안 개량되다보니 한국에서 먹던 그 맛이라기 보다는 샐러드나 피클에 가까워요.

김치를 판다고 해서 보여주면 시뻘건 양념이 가득한 그런 김치라기 보다는 배추절임처럼 보이거든요.

밥 반찬이라기 보다는 빵이나 고기를 곁들여 먹어야하는 맛이예요.


당근 김치는 그 중에서도 대표적인 샐러드입니다.

정확히 고려인들 사이에서는 무슨 이름으로 불리는지는 몰라요.

고려인들은 대부분 러시아어만 알고, 한국어나 우즈벡어는 거의 모르기 때문에 의사소통이 잘 안 되거든요.

우즈벡 사람들 사이에서는 '카레이스키 살라타(한국식 샐러드)' 로 불리는 것 같아요.

이걸 '카레이스키 김치'라고 하는 우즈벡 사람도 보았네요.



당근 김치 한 봉지 사왔어요.

저만큼이 3천숨 (약 1달러)이예요.

반찬가게에서 샐러드는 사면 비닐봉지에 담은 다음에 입구를 실로 묶어줍니다.

국물이 나올 수 있으니 새지 않게 비닐봉지에 한 번 더 담아주지요.


겉보기에는 기름기 없고 담백할 것 같지만, 새콤한 맛과 달리 기름은 꽤 있는 편이에요.

우즈베키스탄에서 먹는 음식 치고 기름기 없는 음식을 본 적이 없어요.

서울 동대문운동장 근처에 있는 '사마르칸트'라는 우즈벡 식당에서도 이 당근김치를 전채로 조금씩 주는데, 사람들 사이에서 매우 인기가 많답니다.

당근을 싫어하고 못 먹는다는 사람들도 잘 먹더라고요.

고려인들이 만든 음식이라서 그런지 한국인인 제 입맛에 잘 맞습니다.

날씨가 추워지니 더욱 입맛이 돌아서 요즘 집에 떨어지지 않게, 시장에 갈 때마다 사오고 있어요.





추가) 당근 김치를 가리켜서 러시아어로 '마르코프 Марков' 라고 한다네요.


728x90
반응형
Posted by 히티틀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