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근 김치는 우즈베키스탄 음식이라기 보다는 중앙아시아 지역에 사는 고려인들의 음식이예요.

우즈베키스탄은 130개 민족들이 모여사는 다민족 국가이기 때문에 우즈벡 음식, 러시아 음식, 고려인 음식, 타타르 음식 등 다양한 민족들의 음식이 공존하고 있어요.

우즈베키스탄에서는 20-30만 명 정도의 고려인이 살고 있는데, 그 수만으로는 열 손가락 안에 드는 큰 민족이랍니다.

대부분 타슈켄트와 그 인근 지역에 몰려산다고 하는데, 타슈켄트에서는 주로 쿠일릭 시장 인근에 고려인들이 많이 살아요.

쿠일릭 시장에 가면 우리와 비슷하게 생긴 고려인 아주머니들이 반찬가게를 하는 것을 볼 수 있어요.

버섯 요리, 콩나물, 마늘쫑, 물고기 식해, 김치, 다대기 등을 팝니다.

조금씩 시식도 해볼 수 있고요.

고려인이나 한국 사람들도 사가기도 하지만, 우즈벡이나 러시아인 등 다양한 민족의 사람들도 사가는 것을 많이 보았어요.

오랜 시간동안 개량되다보니 한국에서 먹던 그 맛이라기 보다는 샐러드나 피클에 가까워요.

김치를 판다고 해서 보여주면 시뻘건 양념이 가득한 그런 김치라기 보다는 배추절임처럼 보이거든요.

밥 반찬이라기 보다는 빵이나 고기를 곁들여 먹어야하는 맛이예요.


당근 김치는 그 중에서도 대표적인 샐러드입니다.

정확히 고려인들 사이에서는 무슨 이름으로 불리는지는 몰라요.

고려인들은 대부분 러시아어만 알고, 한국어나 우즈벡어는 거의 모르기 때문에 의사소통이 잘 안 되거든요.

우즈벡 사람들 사이에서는 '카레이스키 살라타(한국식 샐러드)' 로 불리는 것 같아요.

이걸 '카레이스키 김치'라고 하는 우즈벡 사람도 보았네요.



당근 김치 한 봉지 사왔어요.

저만큼이 3천숨 (약 1달러)이예요.

반찬가게에서 샐러드는 사면 비닐봉지에 담은 다음에 입구를 실로 묶어줍니다.

국물이 나올 수 있으니 새지 않게 비닐봉지에 한 번 더 담아주지요.


겉보기에는 기름기 없고 담백할 것 같지만, 새콤한 맛과 달리 기름은 꽤 있는 편이에요.

우즈베키스탄에서 먹는 음식 치고 기름기 없는 음식을 본 적이 없어요.

서울 동대문운동장 근처에 있는 '사마르칸트'라는 우즈벡 식당에서도 이 당근김치를 전채로 조금씩 주는데, 사람들 사이에서 매우 인기가 많답니다.

당근을 싫어하고 못 먹는다는 사람들도 잘 먹더라고요.

고려인들이 만든 음식이라서 그런지 한국인인 제 입맛에 잘 맞습니다.

날씨가 추워지니 더욱 입맛이 돌아서 요즘 집에 떨어지지 않게, 시장에 갈 때마다 사오고 있어요.





추가) 당근 김치를 가리켜서 러시아어로 '마르코프 Марков' 라고 한다네요.


Posted by 히티틀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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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당근김치라는건 생소한대~ 어떤 맛인지 궁금해지네요~

    2012.11.29 10:49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2. 오호~ 특별한 당근김치인듯 한데요.. 처음 들어보는 김치입니다.
    이런것도 있군요..

    2012.11.29 13:29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김치'라고 하기보다는 사실 샐러드에 가까워요.
      아마 처음 중앙아시아로 이주해온 고려인들이 한국처럼 김치를 만들 수 없고, 현지에 있는 재료로 비슷하게 만들어보려고 해서 '김치'라는 이름이 붙지 않았나 싶어요.

      2012.11.29 18:27 신고 [ ADDR : EDIT/ DEL ]
    • 저 그런데..궁금한게 잇느데요.
      우즈벡 여행중이신가요?

      2012.11.30 07:35 신고 [ ADDR : EDIT/ DEL ]
    • 우즈벡 여행 중은 아니고, 거주 중입니다.
      내년 1월에 한국 돌아가요.

      2012.11.30 20:46 신고 [ ADDR : EDIT/ DEL ]
    • 아..네.. 그럼 아예한국으로 돌아가시나봅니다?

      2012.11.30 23:47 신고 [ ADDR : EDIT/ DEL ]
    • 네, 아예 한국으로 돌아가요.

      2012.11.30 23:57 신고 [ ADDR : EDIT/ DEL ]
  3. 저도 생당근은 못 먹는데 당근샐러드는 좋아해요. 당근을 싫어 하는 이유가 당근 특유의 향때문인데 당근샐러드는 향신료를 넣어서 그런지 당근냄새도 안나고 맛있어요. 한국에서 우즈벡 식당에 간적이 있는데 메뉴판에 러시아어로는 한국 샐러드라고 적혀있고 한국어로는 당근 샐러드라고 적혀 있더라고요. 한국인도 모르는 한국 샐러드.ㅋㅋ

    2012.11.30 00:13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그죠, 한국인도 모르는 한국 샐러드ㅎㅎㅎ
      저도 동대문에 있는 우즈벡 식당에 가서 처음 알았어요.
      제 친구도 당근 자체를 못 먹는데, 당근 샐러드는 없어서 못 먹더라고요,
      카자흐스탄에 사는 고려인들도 파나보네요.

      2012.11.30 00:21 신고 [ ADDR : EDIT/ DEL ]
    • 젤료니 바자르에 가면 고려인분들이 반찬을 팔고계세요. 심지어 인절미도 팔아요!
      당근 샐러드는 워낙 대중적인 음식이여서 아무 시장 혹은 식당에가도 팔고있고요.

      2012.11.30 00:38 신고 [ ADDR : EDIT/ DEL ]
    • 젤료니 바자르가 카자흐스탄에서 고려인들이 모이는 시장인가봐요.
      인절미도 팔다니!!!!
      급 배가 고파지네요.
      당근 샐러드 만드는 법은 한 번 배워보고 싶어요,
      한국에 있는 우즈벡 식당에서 보니 무슨 시판 소스를 섞던데, 도대체 뭔지를 아직까지 모르겠어요;;;

      2012.11.30 05:18 신고 [ ADDR : EDIT/ DEL ]
  4. 러시아어를 하는 고려인들의 당근김치.. 뭔가 알 수 없는 문화충격이에요.

    2012.12.01 17:40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나이가 있으신 고려인분들 중에는 북한식 한국어를 조금씩 하시는 분들이 있기도 하지만, 고려인들의 상당수는 러시아어 밖에 못해요.
      소련 붕괴 때까지 한국과는 교류도 없던 데다가 생존을 위해서 러시아어를 배울 수 밖에 없었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음식들은 임기응변식으로 새로운 환경에서 해먹던 것들이 계속 이어져오고 있어요.

      2012.12.01 23:43 신고 [ ADDR : EDIT/ DEL ]
  5. 당근 김치라....먹어보고 싶네요.

    2014.10.26 16:01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동대문에 있는 사마르칸트 라는 우즈벡 음식점에 가면 먹어볼 수 있어요.
      따로 주문하지 않아도 밑반찬처럼 조금 줘요.
      그런데 확실히 현지에서 먹는 것보다는 맛이 덜하더라고요.

      2014.10.26 16:36 신고 [ ADDR : EDIT/ DEL ]
  6. 노어로도 까레이스끼 살랏이라고 하는데, 저도 이거 오래전 러시아에 갔을때 시장에서 '까레이스끼'라고 적혀 있는 걸 보고 김치인 줄 알고 샀었어요 :) 그러나 맛은 전혀 달랐죠 :) 저는 기름이 많은 건 안 좋아해서 그렇게 즐기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이렇게 보니 또 반갑네요

    2014.11.23 19:54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전 처음에는 맛있게 먹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생각보다 기름이 많이 들어가더라고요.
      확실히 고려인들이 김치라고 파는 건 허여멀건 것이 우리가 먹는 김치가 아니라 배추절임 비슷한 거 같아요.
      타슈켄트 거주하는 한국인들은 한국식으로 파는 김치를 사먹거나 아니면 재료를 다 사서 직접 담가먹는다고 들었어요.

      2014.11.23 22:21 신고 [ ADDR : EDIT/ DEL ]
  7. an

    며칠 전에 부산역 앞 러시아 우즈벡 식당에 갔었는데 저도 어디선가 고려인들의 당근김치 막연히 들어본 적이 있었는데 그 식당 메뉴에도 있더군요 ㅎㅎ

    우즈벡어를 할 줄 아시는 건가요?? 러시아어 할 줄 아시는 분들은 많이 봤는데 ㅎㅎ 고려인분들 한국말이 전혀 안 통한다면 그건 좀 아쉽겠네요...

    2014.12.31 00:31 [ ADDR : EDIT/ DEL : REPLY ]
    • 왠만한 우즈벡 식당에는 '카레이스키 살라트' 라고 해서 메뉴에 다 있더라고요.
      러시아어는 간단한 인사말 정도나 알아듣는 수준이고, 우즈벡어는 조금 알아듣는 수준이예요.
      고려인들이 가는 반찬 가게에서 뭘 살 때는 서로 의사소통이 잘 안 되니까 손가락으로 가리키면 조금 시식하게 해주더라고요.
      먹어보고 맛있으면 사먹고 그랬어요ㅎㅎㅎ

      2014.12.31 00:34 신고 [ ADDR : EDIT/ DE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