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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슈켄트에는 이번주 폭설이 내렸어요

지난 일요일밤부터 화요일까지 꼬박 이틀밤낮을 쉬지도 않고 하늘에서 구멍 뚫린 것처럼 눈이 펑펑 내렸어요.

눈이 그치고 나니 곧바로 찾아온 한파.

오늘은 날씨가 좀 풀렸지만, 어제까지만 해도 기온이 영하10도를 가뿐히 넘었어요.


날씨가 추우니 길에 다니는 사람도 거의 없고, 저 또한 일이 없으면 밖에 나가지 않고 집에서 숨어지냈어요.

집조차도 난방이 잘 안 되는 터라 수면잠옷에 수면 양말, 항공담요까지 뒤집어쓰고 있어도 추워서 대부분의 시간을 전기장판과 함께 보냈습니다.


제가 우즈베키스탄에 처음 왔을 때도 이렇게 눈이 많이 오고 추웠습니다.

더운 것보다는 추운게 낫다고 생각하는 사람이지만, 이곳에서는 눈이 오면 나가기가 싫어요.

이유는...  길이 너무 위험해요.

겨울에 다른 도시를 안 가봐서 우즈베키스탄의 다른 도시에서는 어떤지 모르겠어요.

하지만 타슈켄트에서는 사람들이 길거리의 눈을 치우지 않아요.



차도도 저런 상황이고, 인도도 저런 상황입니다.

한국은 눈이 오면 제설차 동원해서 눈을 치운다, 염화칼슘을 뿌린다 등 난리인데, 타슈켄트는 눈을 치울 생각을 안해요.

'제설'이라는 개념이 없는 것인지..

6차선 쯤 되는 큰 도로 가장자리를 청소부 너덧 명이 삽으로 눈 치우는 모습을 딱 한 번 보았네요.

차들도 별로 신경 쓰지 않는다는 듯 속도만 조금 줄이고 잘 다녀요.


차량 이동이 많은 큰 도로가 저 모양이니 동네 골목길은 더 가관입니다.

안 그래도 골목길은 도로 포장도 제대로 안 되어 있거나 아스팔트가 듬성듬성 깨져있어서 그나마 운전하기 편한 쪽으로 요리조리 피해서 운전하는 경우가 많아요.

그런데 함정들이 전부 눈으로 덮어버렸으니까요.


인도도 눈 안 치우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제 생각에는 넛가래로 몇 번 밀어버리면 될 거 같은데, 자기 가게 앞조차도 눈을 안 치워요.

기껏해야 미끄러지지 말라고 카펫 하나 깔아주는 수준입니다.

타슈켄트에서는 제대로 정비된 인도보다는 안 된 길이 훨씬 많고, 맨홀 뚜껑이 열려있는 등 위험한 곳도 많습니다.

치우지 않은 눈 때문에 다리에 힘도 안 들어가고 미끄러운데, 사람들이 계속 다니니 빙판처럼 반질반질해집니다.

특히 계단은 최악!

저도 걷다가 몇 번이나 넘어질 뻔했습니다.

한 번은 횡단보도를 건너려는데, 길가에 있는 수로인지 구덩인지 눈으로 덮여있는 걸 모르고 밟는 바람에 넘어져서 큰 일날 뻔했네요.


아마 이 눈은 날씨가 풀려서 스스로 녹아 없어질 때까지 그냥 놔둘 것 같아요.

저는 운동화를 신고 다니면서도 미끄려져서 스파이크라도 박고 싶은 심정인데, 우즈벡 언니들은 힐 있는 부츠신고도 잘 돌아다니는 거 보면 신기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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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히티틀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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