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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인도네시아어를 잠시 공부했던 적이 있어요.

원래 전공이 어학인 터라 외국어 자체에 관심이 많기도 하고, 동남아시아 여행을 다녀오고 난 이후 그 기억이 참 좋았거든요.

현지 언어를 하나 정도는 기초적인 수준이라고 공부하고 싶은 생각이 있었어요.

베트남어, 태국어 등 몇 가지 선택지 중에서 인도네시아어를 고른 이유는 바로..



시작하기 쉬워



어떤 언어든 배운다는 건 쉽지 않은 일이에요.

하지만 인도네시아어는 초급자의 진입장벽이 낮은 편이에요.

라틴 문자를 사용하는 데다가 쓰여진 그대로 읽기 때문에 문자 읽기를 배우는 데 걸리는 시간이 매우 짧고, 성조도 없어요.

문법도 간단한 편이라고 하고요.



EBS 입에서 톡 인도네시아어, 문예림


제가 공부한 교재는 문예림에서 출판된 입에서 톡 인도네시아어 예요.

'입에서 톡' 시리즈는 EBS에서 제2외국어 라디오 강의용으로 사용, 출간하던 교재로, 이 책 또한 EBS lang 에서 인도네시아어 라디오 강의 교재였어요.

출판사는 문예림이며, 가격은 18,000원입니다.

요즘에는 외국어를 공부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다양한 언어의 어학 교재들이 출간되고 강좌들도 많지만, 그 당시에는 교재 자체가 몇 권 없었어요.

그 중에서도 한국외국어대학교 등에서 교재용으로 사용하는 책들을 제외하면 아예 저처럼 독학하는 사람이 볼 수 있는 책은 5권 남짓이 고작이었어요.



저자는 최신영 씨에요.

한국외국어대학교 말레이-인도네시아어과와 인도네시아 문학 석사를 졸업하고, 인도네시아 국립대학교에서 인도네시아문학 과정을 수료하고, 한국외국어대학교 통번역대학 말레이-인도네시아어 통번역학과에서 강사로 일하신다고 해요.

외국어 교재를 고를 때, 저는 저자의 약력을 중요하게 보는 편인데, 특히 공부하는 사람들이 많지 않은 제2외국어는 왠만하면 해당 언어를 전공한 사람의 교재를 골라요.

그 언어를 아는 사람이 많지 않다보니 현지에서 공부했던 유학생이나 선교사, 혹은 그 나라 출신으로 한국에 와서 대학 및 대학원을 다닌 사람들이 어학 교재를 쓰는 경우가 꽤 있는데, 그럴 경우는 정규 코스로 어학은 배운 게 아니다보니 문법 같은 걸 제대로 설명을 못하는 경우가 많거든요.

내가 그 언어를 알고 구사하는 것과 그걸 어학적으로 설명하는 건 다르니까요.



입에서 톡 인도네시아어는 총 52과로 구성되어 있어요.

인도네시아에서 생활할 목적으로 인도네시아어를 배우려는 학습자들을 위해 집필했다고 해요.

자기 소개부터 쇼핑, 음식 주문, 여행, 병원, 은행, 교통 수단, 현지 명절 및 문화와 같이 현지에 갔을 때 마주할법한 상황들로 챕터가 구성되어 있어요.




CD는 총 3장이 들어있어요.

1개는 본문 내용이 녹음되어 있으며, 나머지 2개는 각 과마다 라디오 해설 강의가 들어있어요.

원래는 강의 내용을 방송했으나 프로그램이 사라지면서 그 내용을 CD로 첨부한 게 아닌가 싶어요.

해설강의는 약 20분 정도예요.



본문은 대화체로 구성되어 있으며, 인도네시아에 주재원으로 발령받은 45세 김수민씨와 그의 아내가 인도네시아에서 겪는 상황들을 상황별 시리즈로 구성되어 있어요.
처음 2페이지에는 본문 Percakapan 이 나온 후 관련 어휘 Kosakata  와 주요 표현(문형) Ungkapan 이 나와요.
그 다음 1페이지에는 문법 설명 Tata Bahasa 와 인도네시아 알아보기 Mengenal Indonesia 라고 해서 인도네시아와 관련된 정보에 대한 내용이 잠시 나와요.
보통 해당 과와 관련된 내용인데, 인도네시아의 일반적인 정보, 계절, 화폐 등에 대한 내용부터 환전, 교통수단, 현지 명절, 금기, 구어체(비표준어)에 대한 내용 등 다양해요.
남는 1-2페이지는 잠깐 인도네시아 Sekilas Indonesia 라고 해서 인도네시아 현지 사진 등이 실려있어요.


솔직히 이 책을 다 끝내지는 못했어요.
총 52과 중 40과 중반 즈음까지 혼자 본 거 같은데, 이 책 한 권만 가지고 인도네시아어를 공부한 입장에서는 이 교재의 장단점은 이래요.

<장점>

1. 현지에서 사용할 수 있는 표현들

- 서바이벌 회화를 목적으로 제작된 교재인만큼 이 책의 상황처럼 실제 현지에 거주 목적으로 가신 분들 말고도 여행을 갔을 때에도 사용할 수 있는 표현들이 많았어요.
정말 기초적인 수준만 알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어와 조금 다르지만, 거의 유사함)에 여행을 갔을 때에 여기에서 간단간단하게 익혀두었던 표현들이 유용했어요.
또한 이후에 인도네시아나 말레이시아 분들은 만날 기회가 있었는데, 여기에서 배운 게 큰 도움이 되었어요.
Apa Kabar. (안녕하세요) , Terimah Kasih. (감사합니다), Siapa nama anda? (당신의 이름은 무엇입니까?) 등 정말 기초적인 회화 몇 마디를 해도 한국인이 자국어를 한다는 게 신기해서인지 저를 굉장히 좋게 평가해주셨거든요.

2. 독학하기 적절한 분량

- 분량이 너무 적으면 대화가 단답으로 끝나버리고, 그렇다고 너무 길면 하다가 질려서 결국 안 하게 되거든요.
이 책은 본문이 10문장 내외에 해설강의가 20분 정도로 구성되어 있어서 적정한 시간인 거 같아요
저는 해설 강의를 20분 듣고 난 이후 본문을 다시 보는 방식으로 복습했는데, 1시간 ~ 1시 반 정도 걸렸어요.

3. 라디오 해설 강의

- 라디오 해설강의 CD가 같이 있으니까 혼자 책만 보는 것보다 훨씬 수월했어요.
해설 강의는 저자 겸 한국어 진행자와 인도네시아 현지인 진행자 2분이었는데, 현지인 강사 분이 읽어주시는 발음을 들으면서 한국인 강사분이 또박또박 설명해주시는 걸 들으니까 이해가 잘 되더라고요.
교재에 안 나온 부연 설명을 더해주기도 하고, 예문을 더 제시해주기도 하고요.


<단점>

1. 문법 설명의 부족

- 20분짜리 강의용에 서바이벌 회화 목적으로 제작된 교재이니만큼 문법을 많이 다룰 수 없는 건 당연하긴 해요.
처음에는 그저 본문 익히기에만 급급했는데, 교재의 절반 이상을 넘어가고 난 이후에는 조금씩 궁금함이 생겼어요.
가장 이해가 안 가고, 지금도 모르는 부분은 접두사예요.
인도네시아어는 원형동사, ber 동사, me 동사, 이렇게 3가지 동사가 있다고 하고, 접두사가 굉장히 발달해있어요.
같은 동사인데, 왜 이 문장에서는 이 접두사를 붙여쓰고, 다른 문장에서는 저 접두사를 붙여쓸까? 라는 생각이 여러 번 들었는데, 그런 부분에 대한 설명이 교재 및 해설강의 전반에서 부족했어요.

2. 문형 연습 부족

- 언어 실력을 늘리는 방법 중 하나는 한 가지 문장 구조에 다른 단어를 넣어서 스스로 문장 구성도 해보고, 답도 달아보고 하면서 연습을 해보는 거예요. 
이 교재는 회화용이라고는 하지만, 정해진 본문 외에 이런 연습을 할 기회가 부족했어요. 
실제 해설 강의에서는 다루지 않더라도 연습문제와 답지가 있어서 학습자 스스로 연습할 수 있도록 했으면 더 나았지 않았을까 싶어요.



'입에서 톡 인도네시아어'는 저처럼 완전 아무 것도 모르는 생초보자의 입장에서 독학용 교재로 괜찮다고 생각해요.
본문 내용 음성 파일 뿐만 아니라 해설 강의까지 mp3 으로 되어있기 때문에 자투리 시간이나 이동 중에 틈틈이 듣기도 좋고요.
하지만 이거 하나만 보기에는 좀 부족하고, 문법 교재를 구입해서 필요할 때마다 찾아보면서 병행한다면 인도네시아어 실력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될 거 같아요.


(재미있게 보셨으면 아래의 를 눌러주세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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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히티틀러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엄청 어려울 것 같은데...
    접근이 그리 어렵지 않다고 하시니 관심이 가기도 하네요.
    독학교재가 있어 좋은 것 같아요. ^^

    2019.02.24 23:32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쉽지는 않은데.. 아주 생초짜라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나름 재미있었어요.
      중간에 하다가 그만둬서 별 성과가 없긴 했지만, 말레이시아 여행갔을 때 나름 공부했던 거 써먹긴 했네요.
      메뉴볼 때라든가요.

      2019.02.24 23:37 신고 [ ADDR : EDIT/ DEL ]
  2. 인도네시아어 쉽지가 않을 것 같아요 ㅎㅎ 하지만 요즘 동남아가 뜨고있어서 배울만한 가치가 있는 것 같습니다 :)

    2019.02.25 00:32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저도 조금 공부하다 말았어요..
      옛날에 봤던 책을 발견해서 정리해보는 마음으로 적어봤어요ㅎㅎ

      2019.02.26 22:13 신고 [ ADDR : EDIT/ DEL ]
  3. 인도네시아어라니~ 대단한 도전을 하셨네요~ 쉬운 선택은 아니었을 것 같은데~ ㅎㅎ라틴 문자를 쓰는 게 쉽다는 걸 보면 언어 재능이 탁월하신가봐요~ ㅎ

    2019.02.25 01:21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예에전에 했습니다.
      지금은 안 하는데, 그래도 그 당시에 조금 봤던 게 이번 말레이시아 여행에 도움이 되더라고요.
      태국 문자는 몇 개 외우고 포기했어요.
      도저히 눈에 안 들어와서ㅠㅠ

      2019.02.26 22:14 신고 [ ADDR : EDIT/ DEL ]
  4. 언어는 영어도 아직 시원찮아서요 ㅋㅋ
    인도네시아어를 공부한다는 생각은 해본적이 없네요 ㅠㅠ

    2019.02.25 03:49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저도 영어는 젬병입니다.
      그래서 제2외국어가 더 나은 거 같아요.
      영어는 거의 원어민 수준으로 구사하지 않으면 한다고 말을 못 꺼내는데, 제2외국어는 인사말만 해도 다들 신기하고 잘한다고 칭찬해줘요ㅋㅋㅋㅋ

      2019.02.26 22:14 신고 [ ADDR : EDIT/ DEL ]
  5. 와..대단하세요.ㅎㅎ

    잘 보고 갑니다.

    즐거운 한 주 되세요^^

    2019.02.25 06:35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잘하는 건 없는데, 관심은 많아서...
      이것저것 손대기만 하고 결과물은 없네요ㅠㅠ

      2019.02.26 22:16 신고 [ ADDR : EDIT/ DEL ]
  6. 오호.. 인도네시아어라니.. 대단하십니다 ㅎㅎ
    전 한국어도 까막눈..ㅜ

    2019.02.25 21:30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읽는 법이라든가 간단한 인사말 정도만 익혀놓아도 여행할 때 도움이 되더라구요ㅎㅎ

      2019.02.26 22:18 신고 [ ADDR : EDIT/ DEL ]
  7. 언어 배우는 거 정말 어려운 일인듯. 저는 영어도 금방 듣고 어버버가 되는 편이라 언어배우기는 좀... 인도네시아어. 독특하고 할줄 알면 멋질 것 같아요~

    2019.02.26 19:07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그냥 이름 묻고, 가격 묻고.. 그런 거 밖에 못해요.
      그래도 어순 같은 걸 아니까 현지에서 뭐 보면 사전 찾아보고 할 수는 있더라고요ㅎㅎ

      2019.02.26 22:20 신고 [ ADDR : EDIT/ DEL ]
  8. 허허 인도네시아어.
    한국어밖에 못하는 제가 보기에는 대단하다를 넘어 훌륭해 보이기까지 하네요. ^^

    2019.03.01 20:07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인도네시아어 못해요ㅋㅋㅋㅋㅋ
      여행회화책 첫 페이지에 나오는 몇 문장이나 좀 하려나요.
      외국어에 관심있어서 이것저것 건드려만 봤을 뿐인데, 극찬을 해주시니 엄청 민망시럽네요.
      혹시 저처럼 독학 시도하시는 분이 계실까봐 보시면 도움이 되라고 정리해보았어요.

      2019.03.02 00:16 신고 [ ADDR : EDIT/ DE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