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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여행/2019 말레이시아[完]

여자 혼자 말레이시아 여행 - 08. 1/18 거니 드라이브 호커센터

by 히티틀러 2019. 4.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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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에 돌아와서 샤워를 하고 땀 좀 식힌 다음, 다시 호텔 로비로 내려왔다.



"거니 플라자 가려면 몇 번 버스 타야해요?"

"퇴근시간대라 지금은 오래 걸려요. 택시나 그랩을 이용해요."



떠나기 전 다른 사람들의 여행기를 검색해볼 때마다 그랩 Grab (동남아시아의 우버, 카풀서비스) 을 이용했다는 이야기는 거의 빠지지 않고 나왔다. 

일행도 없는데 자가용 불러타고 다니기 부담스럽기도 했고, 무엇보다 외국에서 모르는 사람 차 덥석 타고 다니기에는 범죄의 위험이 있을지 몰라 조금 꺼려졌다.

오히려 호텔 리셉션 직원이 '지금 시간대라면 차가 막혀서 1시간은 걸릴 거'라면서 그랩을 적극 권장했다.



결국 호텔 로비에 앉아서 그랩 어플리케이션을 설치했다.

출발지와 도착지를 지정하니 가격이 나왔고, 운전자의 이름과 얼굴, 차종, 번호판까지 셀렉트된 정보를 확인할 수 있었다.

요금은 13링깃 (약 3,700원).

버스를 이용했다면 2링깃 내외였을 테니 5-6배는 비싼 가격이지만, 그래봤자 우리나라에서는 기본요금이 조금 넘는 수준이니 돈 더 내고 편하게 올 만했다.

운전자도 중국계 여성이라서 더 안심이 되었다.



차기 좀 막히긴 했지만, 20여 분 만에 거니 플라자 Gurney Plaza 도착했다.

대형 쇼핑몰이라 아예 그랩 택시를 내려주는 장소가 정해져있었고, 경비원도 서있었다.

잔돈을 안 주려고 주저한다거나 얼마를 더 달라는 등의 실랑이 혹은 바가지 없이 그 자리에서 정해진 금액만 지불하면 되니 일처리도 깔끔했다.



목적지는 쇼핑센터가 아니라 그 뒤쪽에 있는 거니 드라이브 호커 센터 Gurney Drive Hawker Center 다.

호커 Hawker 는 행상, 노점 이라는 뜻으로, 주로 음식을 파는 노점상들을 많이 의미한다.

말레이시아 뿐만 아니라 동남아 지역 전체적으로 이런 노점에서 음식을 사먹는 일은 굉장히 흔하다.

덥고 습한 날씨에 집에서 요리를 하는 거 자체가 힘들기도 하지만 벌레나 뱀 등이 꼬일 수 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외식 문화가 발달했고,  아예 부엌이 없는 집도 많다고 한다.

호커 센터는 다양한 종류의 음식 노점들이 모여있기 때문에 페낭에 오면 꼭 먹어야한다는 MUST EAT! 로컬 음식들을 한 자리에서 맛볼 수 있는 게 장점이다.

낮에는 운영하지 않고, 오후6시부터 자정 무렵까지 밤 시간에만 영업한다고 한다.



일단 입구에 있는 세면대에서 손부터 씻었다.

동남아시아 여행할 때 좋은 점은 음식을 파는 곳에는 세면대가 가게 한켠에 나와있다는 점이었다.

인도계와 무슬림들이 손으로 음식을 먹는 문화가 있다보니 식사 전후에 손을 씻을 수 있는 장소를 마련해둔 것이다.

우리나라는 기사식당 정도만 이렇게 해두곤 하는데, 우리나라에도 이런 문화가 정착되었으면 좋겠다.



호커들은 여러 가지 음식을 판매하기 보다는 1-2가지만 판매를 하고, 메인 음식/음료/디저트를 파는 가게들이 나뉘어져있다.

가게 이름도 따로 없이 사테 Satay, 락사 Laksa, 완탕면 Wantan Mee 등 판매하는 음식 이름만 딱 있어서 옆에 붙여진 번호로 구분한다.

제일 먼저 간 곳은 94번 커리 미 Curry Mee 파는 집이다.

위장은 한정되어 있으니 원래는 한 번 쭉 돌아보면서 전체 메뉴를 스캔한 다음 먹을 음식을 골라야하지만, 커리 미는 원래 좋아하므로 바로 주문했다.

음식을 주문한 후, 나오면 받아서 아무 테이블에나 앉으면 된다.



커리 미


커리 미 Curry Mee 咖喱面 는 말 그대로 커리가 들어간 면요리이다.

가격은 1그릇에 6링깃 (약 1,700원).

예전에 쿠알라룸푸르 여행할 때 먹었던 커리 락사를 기대하고 주문한 거였는데, 그 때 먹었던 거와는 재료 및 비주얼이 전혀 달랐다.

커리 미는 특히 헤낭 지역에서 유명한 로컬 음식이라고 한다.

국물이 하얀 색이 화이트 커리 미 White Curry Mee 도 있다던데, 아마 저 국물 위에 붉은색 기름기 도는 소스만 안 넣으면 화이트 커리 미일 듯 했다.



면은 통통한 에그누들과 군대 쌀국수처럼 얇은 면, 2가지가 섞여있다.

두꺼운 면은 씹는 맛이 있고, 얇은 면은 약간 질깃하면서 호로록 넘어가는 두 가지  식감이 나는 게 재미있다.



들어간 재료를 보면 동두부(얼린 두부), 간, 꼬막 같아보이는 조개, 피쉬볼, 새우, 그린빈 등 다양하게 들어가있다.

맛은 뜨겁고 강렬했다.

매운 건 아닌데도 먹다보면 일술이 얼얼해진다.

몸에서 열이 후끈후끈 오르고 땀이 살짝 맺히는데, 땀이 마르고 나면 오히려 몸이 선선해지는 묘한 음식이다

커리 락사를 좋아했던 것도 사실 그 때문이기도 했고.

혼자 주문해서 먹고 있으니 근처에서 음료수를 파는 가게 아저씨가 자꾸 와서 음료수나 디저트를 사라며 귀찮게 군다.

안 산다고 했더니 여기 앉지 마라, 다른 자리로 옮기라고 강짜를 부리는 게 좀 짜증났다.



어느 정도 배를 채우고 나서는 호커 센터 안쪽까지 쭉 들어갔다.

입구 쪽은 중국계가 대다수였는데, 안쪽은 무슬림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

술과 돼지고기를 즐기는 중국인과 이를 금기시하는 무슬림들이 서로 섞일 수 없는 건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다.

사람이 북적이던 아까와 달리 여기는 한산했다.

입구에서 멀다는 접근성 문제도 있지만, 관광객 입장에서는 저녁 식사를 하면서 곁들이는 맥주 한 잔의 낭만을 포기하기란 쉽지 않으니까.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의 대표 음식은 역시 사테 Satay.

말레이시아 쪽에서는 사타이 satay 라고 쓰고, 인도네시아 쪽에서는 사테 sate 라고 쓰지만, 발음이 비슷하기 때문에 어쨌든 다 알아듣는다.

18번 가게에서 사테를 주문했다.



사테


양고기 하나와 치킨 하나를 주문했다.

가격은 양고기가 1.2링깃 (약 340원), 치킨은 0.8링깃 (약 230원) 이다.

여러 개 주문하면 접시에 담아주는 거 같은데, 나는 낱개라고 음료용 봉투에 소스 붓고 꼬치 2개 넣은 다음에 건네주었다.

땅콩소스는 달큰하고 고소했지만, 고기는 좀 질겼다.

이 집은 연기 풀풀 내면서 사테를 구워도 잘 안 팔리니까, 나중에는 접시에 10개씩 담아서 사람 많은 데 가서 팔기도 했다.



테이블에 앉아서 사테를 뜯어먹고 있으니 음료 파시는 분이 다시 은근슬쩍 접근해왔다.

아까 그 험상궂은 아저씨는 거의 강요 수준으로 윽박질렀는데, 여기 아저씨는 같은 호객이라도 비교적 친절하게 이야기했다.

마침 목도 말랐으므로 16번 가게에서 마실 거리를 샀다.

시판 캔 음료 뿐만 아니라 커피나 차, 마일로 같은 간단한 음료는 즉석에서 만들어서 판매하고 있었다.



시랍


주문한 음료는 시랍 Sirap 으로, 장미 시럽에 물과 얼음을 넣어서 만든 일종의 주스이다.

가격은 1.3링깃(약 370원).

우리나라에서는 꽃맛 나는 식음료가 거의 없지만, 외국에서는 디저트나 음료에 장미 시럽 혹은 장미수를 많이 사용한다.

말레이시아도 그런지 마트 가니까 장미 시럽을 거의 리터 단위로 팔고 있었다.

마시고 나면 입에서 꽃 피는 거 같은 향긋한 느낌이 좋았다.



배부른데 계속 먹는다.

다음에 간 곳은 71번 차 퀘이 테우 Char Koay Teow 炒粿條를 파는 가게이다.

맛있다고 생각은 하지만 그렇게까지 꼭 먹어야겠다던 음식은 아니었는데, 이 집만 유달리 길게 줄을 서서 음식을 사가는 집이어서 나도 같이 줄을 섰다.



맛은 매운 거 spicy 와 안 매운 거 not spicy 중에 선택이 가능하다.

주문받는 직원이 나를 흘깃 보고는 중국인인 줄 알고, 중국어로 물어봤다. 

중국어로 맵다 가 '라 辣 la' 라는 건 알고 있기 때문에  '不辣的' 에 not spicy 를 덧붙였더니 어찌어찌 알아듣긴 한 거 같다.

주문을 받으면 그 즉시 웍에 재료를 넣고 휘리릭 볶아서 만들어준다.

나이가 좀 지긋하신 분이셨는데, 팔힘이 좋은지 그 무거운 웍을 쉬지도 않고 계속 볶아댔다.



차 퀘이 테우


차 퀘이 테우 Char Koay Teow 炒粿條 는 넓고 납작한 쌀국수 면에 새우, 숙주, 달걀 등을 넣고 소스와 함께 센불에 휘리릭 볶아낸 것으로, 중국 스타일 말레이시아 음식의 대표격이라고 할 수 있다.

가격은 7링깃 (약 2천원)

소스는 굴소스와 비슷한 맛으로 짭잘하고, 취향에 따라서 칠리 소스를 추가하면 매콤하기 때문에 한국인에게도 익숙한 맛이다

흐느적거리는 쌀국수 면에 센불에 살짝만 볶아서 여전히 아삭거리는 숙주의 식감이 맛이 포인트다.

여기에서는 팔지 않았지만, 태국 같은 곳에서는 땡모반 (수박 주스)랑 같이 먹으면 그야말로 동남아시아 야시장의 맛! 이라고 할 수 있다.



밥을 먹었으면 디저트도 먹어야하는 법.

58번 빙수 가게로 향했다.



메뉴는 첸돌 Cendol, 아이스 카창 Ais Kacang, 세퀘통 See Koe Th'ng, 부부르 차차 Bubur Chacha, 4가지다.

전부 말레이시아나 싱가포르 등지에서 먹는 빙수의 일종이다.

첸돌이나 아이스 카창 같은 경우는 이 지역을 여행하는 관광객들 사이에서는 꽤 많이 알려져 있어서 많이 먹고 가는데, 나머지 2개는 나도 이름조차 처음 본 것이다.

한국 사람들도 말레이시아 오면 빙수를 먹는데, 말레이시아 사람들도 한국 오면 설빙을 가는 건 참 재미있는 사실이다.



부부르 차차 


부부르 차차 Bubur chacha 莫莫查查 는 코코넛 밀크에 각종 부재료를 얹은 뇨냐 스타일 빙수이다.

말레이시아는 다민족 국가이다보니 음식문화에 있어서도 그러한 특징들이 많이 녹아있다.

말레이 음식과 중국 음식이 결합해서 생겨난 퓨전 음식 문화를 가리켜 뇨냐 Nyonya Cuisine  혹은 페라나칸 요리 Peranakan Cuisine 이라고 하는데, 페낭 Penang 은 말라카 Melaka 와 함께 뇨냐 음식을 맛볼 수 있는 대표적인 도시이다.

부부르 차차는 주로 식후 디저트로 먹고, 축제 기간 때에 많이 준비한다고 한다.

사진상으로 봤을 때는 알록달록한 게 참 많이 올려져있었는데, 막상 제공된 거에 얼음 덩어리만 덜렁 들어있어서 조금 당황했다.



부재료를 그릇에 먼저 담고, 그 위에 얼음을 올려서 볼품이 없어보였을 뿐이다.

사진을 찍기 위해 아래쪽에 가라있는 자잘한 내용물들을 얼음 위에 올렸다.

팥이나 콩 같은 것도 있었고, 빨간색이랑 녹색이 나는 건 콩젤리 같은 거였으며, 파란색도 물크렁거리는 젤리의 일종이었다.

연보라색 덩어리는 타로덩어리 같았고, 단호박이나 고구마 비슷한 것도 들어있었다.



달달한 우유 빙수



말레이어로 부부르 bubur 는 죽이라는 뜻인데, 딱히 죽 느낌은 아니었고, 달달한 우유빙수 맛에 가까웠다.

얼음 자체도 우유가 섞인 얼음으로 보였고, 자작하게 부어준 건 코코넛 밀크였다.

코코넛 밀크의 고소하면서도 달큰한 맛에 색색깔의 재료들로 눈이 즐거웠다.

이건 뭐지? 하며 하나하나 먹어보는 재미도 있었다.



평소에 그닥 많이 먹는 스타일도 아닌데, 여기까지 먹으니 배가 터질 거 같았다.

하지만 다양한 음식을 맛보는 재미는 포기할 수 없어서 만족스럽지는 못하더라도 내 위장 한도까지 최대한 먹은 거 같았다.

미리 챙겨간 소화제로 식사를 마무리했다.



밤 8시가 넘어가니 좀 더 사람이 많아져서 야시장 분위기가 제대로 났다.

나이트 라이프를 좋아하는 나는 좀 더 돌아다니면서 구경하고 싶었지만, 아쉬운 발걸음을 돌렸다. 

혼자, 그것도 여성 혼자일 때는 안전이 제일이다.












그래도 거니 플라자 Gurney Plaza 까지 왔으니 구경이나 하고 가려고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쇼핑 센터는 크고 화려했다.

가이드북 설명에 따르면 브랜드 숍, 카페, 서점, 극장 등 300개가 넘는 매장이 입점해있으며, 페낭 현지인 및 여행자들에게 최고의 쇼핑몰로 인정받는 쇼핑장소라고 한다.

굳이 여기가 아니라고 하더라도 말레이시아는 정말 쇼핑의 천국이라는 생각을 한다.

아이 쇼핑만으로도 즐거워서 지난 쿠알라룸푸르 여행에서도 쇼핑몰만 빙글빙글 돌면서 시간을 허비했다.

쿠알라룸푸르 공항까지 쇼핑몰이 있어서 떠나는 순간까지 남은 링깃을 탈탈 털게 만들었지.



로비는 중국 풍으로 장식되고 꾸며져있었다.

3일 뒤 인도 힌두교 축제인 타이푸삼이 끝나고 나면 열흘 남짓 뒤에 또 차이니즈 뉴이어 Chinese New Year 라는 설이 찾아온다.

이슬람 명절 + 힌두교 명절 + 중국 명절까지 다 챙기는 것도 쉽지 않을 거 같다.



우리나라 화장품 브랜드인 이니스프리 Innisfree 도 입점해있다.

잠깐 들어가서 구경을 해보니 우리나라와 제품은 동일하지만 가격은 비슷하거나 오히려 더 비쌌다.

한국에서는 6천원 하는 노세범 미네랄 파우더가 여기에서는 30링깃 (약 8,500원) 아고, 2만원인 한란 스킨/로션은 100링깃 (약 28,000원) 이나 한다.

말레이시아 물가가 한국보다 저렴한 걸 생각하면 상당한 고가이다.

로드샵 화장품은 대부분 세일 기간에 할인받고 사는 걸 생각해보면 말레이시아 사람들이 이래서 한국 오면 명동 가서 화장품을 쓸어오는 구나 싶다.




배스킨라빈스31!!!



외국 여행 가서 햄버거는 먹어봤지만, 배스킨라빈스31은 먹어본 적이 없다.

아까 거하게 먹은 저녁으로 배가 터질 거 같았지만, 아이스크림 한 스쿱 정도는 문제 없겠지.

원래 밥 배랑 디저트 배는 따로 있는 거 아닌가요?



퍼러딩딩한 게 무슨 맛의 아이스크림일까 싶겠지만, 무려 라즈베리 맛이다.

아이스크림 이름은 블루 라즈베리 샤벳 Blue Rasberry Sherbet.

초등학교 앞 문구점에서 파는 페인트 사탕처럼 먹으면 입술과 혀가 약간 푸르딩딩해진다.

말레이시아 배스킨라빈스31이 우리나라와 다른 점은 추가 금액을 내고 토핑을 추가할 수 있다는 점이다.

나는 M&M 초콜릿 토핑을 추가했다.

셔벗 종류라 새콤깔끔한데, 초콜릿 토핑은 달달하고 씹는 맛이 있어서 잘 고른 거 같다.

뒷 자리에는 1-2살 정도의 어린아이가 나를 힐긋거리고 있었는데, 초콜릿 토핑 하나를 주니 좋다고 오물거린다.



백화점은 식품관 보는 맛으로 간다고, 지하 1층에 있는 대형슈퍼마켓인 콜드 스토리지 Cold Storage 로 향했다.



말레이시아 식품 코너에는 비할랄 Non-Halal 코너가 있다.

주로 고기와 술 종류를 판매한다.

무슬림들은 못 먹는 돼지고기나 외국에서 생산된 햄 혹은 소시지 종류 등을 판매한다.

터키에서 지낼 때에는 아예 돼지고기 구경 자체를 하지 못했고, 우즈베키스탄은 파긴 해도 아주 극소수다보니 정말 시장을 물어물어 찾아가야했던 기억이 새록새록했다.





술!!!!!!



대형마트를 간 이유는 술 때문이다.

인도계나 중국계가 많다고는 해도 말레이 무슬림들이 상당수이다보니 우리나라처럼 언제 어디서나 쉽게 술을 구할 수 있는 건 아니다.

비교적 다양한 술을 사려면 대형마트 혹은 리큐르샵에 갈 수 밖에 없다.

남들은 동남아시아 여행 가서 그 나라 전통주나 망고 럼 같은 것도 잘 사오던데, 스피릿 종류는 뭘 사야할지도 모르겠다.

맥주는 현지에서 생산되는 건 거의 없었고, 싱가포르 타이거 맥주와 외국 맥주, 사이다(사과술) 정도가 대부분이었다.



이건 왜 안 사왔을까...



살까 말까 고민하다가 일정도 많이 남은 상태라 그냥 왔는데, 아직까지 후회 중이다.

여행 후반기에는 필요없는 물건도 막 지르면서 초반기에는 나도 모르게 주저주저하게된다.

돈X랄을 해보겠다고 떠난 여행임에도 불구하고.

역시 물건은 눈에 보였을 때 바로 사야한다.



대충 둘러보고 나니 벌써 9시 반이 넘었다.

시간이 꽤 늦어서 맘이 초조했다.

밖으로 나왔는데, 사람들이 앞에 잔뜩 몰려있고 왁자지껄하다.




소...?!!



도심 한복판에 뜬금없는 흰소 두 마리가 서있다.

앞에는 사람들이 서서 북치고 장구치고 나팔을 분다.

타이푸삼 축제를 며칠 앞두고 있으니 그 전야제 행사인가보다.

진짜 여기 와서 별 구경을 다하는구나.



한동안 북치고 장구치고 하다가 잠시 후 소는 앞으로 전진을 했고, 자리에서 벗어났다.



그들이 지나고 난 이후에는 수북한 코코넛 껍질만 남았다.



호텔로 돌아가야 하니 다시 그랩을 불렀다.

콜하기 무섭게 차가 선택되더니 바로 운전자에게 전화가 걸려왔다.

자기 차 위치를 알려주려고 전화한 거 같은데, 문제는 너무 순식간에 모든 일이 일어나서 차량 정보를 제가 못 봤다는 거.

나는 여기가 초행이고, 영어로 5분 이상을 헤매다가 간신히 차를 찾았다.

운전자는 이번에도 중국계 남자였는데, 영어가 유창했으며 친절했다.

페낭 여행을 왔다고 하니까 여기저기 가보라고 좋은 장소들을 여럿 추천해줬다.

전화했을 때도 외국인이라서 고생했을 텐데, 유용한 정보를 알려준 게 고마워서, 원래 요금은 9링깃이었지만 10링깃을 주고 거스름돈을 가지라고 해서 보냈다.



거니 플라자에서 사온 건 말레이시아 현지 맥주인 스콜 Skol 맥주 2캔과 서머스비 사이다 Somerby Cider 블랙베리 맛이다.

서머스비 블랙베리맛은 우리나라에서 안 파는 줄 알고 사온건데, 알고보니 우리나라에서도 판매한다고 한다.

한 캔 마실까 했지만, 참고 그냥 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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