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슈켄트에 오게 되면 한번 쯤은 꼭 들어보게되는 이름이 있어요.
바로 '알리쉐르 나보이 Alisher Navoiy'.
알리쉐르 나보이 Alisher Navoiy 는 15세기에 살았던 우즈베키스탄의 대표적인 문인이자 정치가예요.
타슈켄트의 중심거리도 그의 이름을 딴 '나보이 거리 Navoiy ko'chasi' 이고, 그의 이름을 딴 '알리쉐르 나보이' 지하철 역도 있습니다.
우즈베키스탄에서 가장 큰 국립도서관에도 나보이의 이름이 붙여져있으며, 나보이 이름을 딴 발레 및 오페라 극장, 연극 공연장도 있어요.
외국인을 위한 우즈벡어 어학교재에서조차도 알리쉐르 나보이에 관한 내용은 반드시 수록되어 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예요.
나중에 가면 하도 많이 들어서 알리쉐르 나보이의 신상을 줄줄 외우게 될 정도랍니다.
알리쉐르 나보이는 1441년 현재 아프가니스탄의 '헤라트'에서 태어났어요.
나보이의 아버지는 학문과 예술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던 시인이자 학자였다고 해요.
그는 아들의 교육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어서 4살 때부터 학교에 보내 티무르 제국의 왕자들과 같이 공부를 하면서 성장을 했습니다.
아버지의 영향으로 인해서 나보이는 어린 시절부터 학문에 시에 큰 관심을 가지게 되지요.
그러나 아버지를 일찍 여의고, 그 이후에는 왕자이자 같이 공부했던 친구인 '후사인 바이카로'의 궁전에서 얼마간 지내다가, 사마르칸트에서 공부를 하면서 학자로서의 명성을 쌓아나가게 됩니다.
이 '후사인 바이카로'가 나중에 왕위에 오르자 알리쉐르 나보이는 그의 곁에서 재상으로서 오랫동안 머물면서 그를 보좌합니다.
알리쉐르 나보이에게 있어서 '후사인 바이카로'는 주군이자 평생의 친구로, 둘과 관련된 일화는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습니다.
알리쉐르 나보이는 말년에 고향인 헤라트에 돌아와서 작품 활동을 하며 지내다가, 1501년 고향에서 생을 마감합니다.
알리쉐르 나보이의 대표적인 저서는 '함사 Xamsa' 입니다.
'함사'는 아랍어로 숫자 5를 의미하는 단어로, 이름대로 다섯 가지의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그 중 가장 유명하고 대표적인 이야기는 '라일리와 마즈눈 Layli va Majnun' 과 '파르호드와 쉬린 Farhod va Shirin' 입니다.
이 두 이야기는 알리쉐르 나보이가 만들어낸 이야기는 아니고, 아랍지역부터 터키, 중앙아시아, 북인도까지 널리 퍼져있는 유명한 비극적인 사랑 이야기입니다.
우즈벡 사람들은 '나보이학 Navoiyshunos' 이라는 학문이 있을 정도로 알리쉐르 나보이를 매우 존경하고 큰 관심을 가지고 있으며, 민족의 영웅 혹은 민족 정체성을 대표하는 인물로 추앙하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알리쉐르 나보이의 작품 활동이 우즈벡어의 형성에 큰 영향을 미쳤기 때문입니다.
알리쉐르 나보이가 살았을 당시에는 대부분 페르시아어(이란어)로 문학활동을 했습니다.
'아랍어는 종교의 언어, 페르시아어는 문학의 언어'라고 할 정도였죠.
하지만 알리쉐르 나보이는 당시 중앙아시아 지역의 교통어로 사용되던 '차가타이어'로 대부분의 작품활동을 했습니다.
차가타이어는 현재 우즈벡어의 모어(母語)로, 알리쉐르 나보이 시대에 사용되고, 그의 작품에서 쓰여진 언어는 현 우즈벡어의 기반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우즈벡어를 모국어로 하는 우즈벡 원어민들조차도 알리쉐르 나보이의 작품은 읽기가 대단히 어렵습니다.
15세기의 우즈벡어로 쓰여져 있기 때문에, 페르시아어 문체도 많고 현대에는 사용되지 않는 고어가 많이 사용되었기 때문입니다.
우리 나라로 치자면 '용비어천가'를 읽는 것과 비슷하지요.
우즈벡 사람들도 문학 시간에 따로 배우거나 '알리쉐르 나보이 용어 사전'을 참고해야만 한다고 하네요.
원래 알리쉐르 나보이의 작품은 운율을 가진 '서사시'로 되어 있는데, 우즈벡어를 공부할 때 저도 그 유명한 '함사'를 읽어보고 싶어서 '어린이용'으로 이야기로 쉽게 풀어서 나온 책을 사서 본 적이 있어요.
그것도 쉽지가 않더라고요.
타슈켄트의 '밀리보그 Milliy bog'' 에 가면 알리쉐르 나보이의 동상을 볼 수 있습니다.
우즈베키스탄에 가시는 분들은 기회가 되신다면 '알리쉐르 나보이'를 보고 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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