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즈베키스탄2013.04.26 08:00
 


우즈베키스탄에 인턴, 사업, 연수 등의 목적으로 와 있거나 오게 될 사람들, 혹은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 현지어를 배우려고 할 때, 우즈벡어와 러시아어, 두 가지의 선택이 있습니다.

현지인들처럼 두 가지 언어를 다 잘하면 가장 좋겠지만, 외국어를 새로이 하나 배운다는 일이 쉬운 일도 아니니 현실적으로는 둘 중 하나를 선택해서 집중적으로 배우는 것이 훨씬 이득이지요.

혹 다른 언어도 배워야한다면, 추후 필요할 때나 여유가 있을 때 배워도 늦지 않으니까요.

저는 우즈벡어를 배웠고, 러시아어는 길거리에서 주워들어서 간단히 몇 마디 알아듣는 수준입니다.

'우즈베키스탄에서는 러시아어만 알면 다 통한다. 굳이 우즈벡어를 배울 필요가 없다.'라는 사람도 많지만, 사실 어느 언어를 선택하든 그 나름의 장단점은 있습니다.

제가 1년간 우즈베키스탄에서 지내면서 느꼈던 점들을 적어볼까 합니다.



#우즈벡어


- 장점


1. 언어 습득이 빠르다.

→ 우즈벡어는 한국어와 문법 구조가 유사하고(어순이 같고, 후치사나 접사가 붙은 형태 등), 문법이 비교적 쉬운 편이기 때문에 러시아어에 비교해 언어 습득이 빠릅니다.

문학을 읽거나 고어를 공부하는 등 학술적인 목적이 아니라면 몇 달 정도 배우면 일상생활에 큰 지장이 없는 수준으로 구사할 수 있고, 1년 정도면 사전을 참조해가며 신문을 볼 수 있습니다.


2. 우즈벡 사람들이 더 호감을 가진다.

 일반적으로 우즈벡 사람들은 외국인과 타민족은 우즈벡어를 모른다고 생각을 합니다.

그래서 우즈벡 민족이 아닌 것처럼 보이는 사람들에게는 으레 러시아어롤 이야기합니다.

우즈벡 사람들과 이야기할 때  러시아어로 말하면 '그냥 그런가 보다.'하고 당연하게 넘기지만, 우즈벡어를 쓰면 매우 좋아하고, 신기해하며, 더 친근감을 보입니다.


3. 정부에서도 차츰 우즈벡어 사용을 권장하고 있다.

 소련으로부터 독립하고 난 이후에도 우즈베키스탄에서는 러시아어가 많이 사용되었습니다.

우즈벡어를 모르는 사람들도 많았을 뿐만 아니라, 우즈벡 민족조차도 러시아어로 교육받았기 때문에 우즈벡어보다는 러시아어가 훨씬 익숙했기 때문이었습니다.

우즈베키스탄의 대통령인 이슬람 카리모프 대통령조차도 독립 초기에는 우즈벡어를 잘 구사하지 못해서 따로 배웠다고 할 정도였으니까요.

하지만 점차 우즈벡 민족주의가 강화되고, 우즈벡어로 교육을 받은 엘리트 계층들이 양성되면서 국가에서도 우즈벡어를 사용하도록 권장되고 있는 추세입니다.

공문서들도 점차 우즈벡어로 작성되고, 러시아어로 작성된 공문서들도 우즈벡어로 번역되고 있는 추세이며, 우즈베키스탄의 국영채널들에서도 뉴스를 제외한 모든 방송을 우즈벡어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4. 우즈베키스탄 어디에 가든 잘 통용된다.

→ 타슈켄트에서는 다른 민족들이 많이 모여살기 때문에, 러시아어만 알아도 생활하는데 큰 어려움이 없습니다.

하지만 우즈벡인들의 비율이 높은 지방에 가면 러시아어가 잘 통용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우즈벡 사람이라고 해서 모두 러시아어를 잘 하는 것은 아닙니다.

러시아어는 그들에게 모국어가 아닌 언어이기 때문입니다. 

지방으로 갈수록 러시아계 학교에서 교육을 받는 사람도 적고, 러시아어는 교육을 받은 사람들이 구사할 수 있는 언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우즈벡어를 구사할 줄 알면 시골 마을의 아주머니나 할머니, 청년과도 수다를 떨 수 있습니다. 


- 단점


1. 우즈베키스탄 외에서는 잘 통용되지 않는다.

 주변 국가들의 언어(카작어, 투르크멘어, 키르기즈어, 위구르어 등)가 같은 튀르크어 계통 언어들이라서 우즈벡어와 비슷하다고는 하지만, 실제로는 의사소통에 어려움이 많습니다.

우즈벡어를 모국어로 하는 현지인들이라면 언어적 감각을 가지고 대강 추측해볼 여지라도 있지만, 외국인 입장에서는 따로 학습을 하지 않는 이상은 우즈벡어를 안다고 해서 주변 국가의 언어를 이해하기는 힘듭니다.


2. 우즈벡어를 모르는 민족이 많다.

→  우즈베키스탄은 130개 민족이 공존하고 있는 나라입니다. 

그 중 튀르크계 민족들과 타직인은 우즈벡어를 어느 정도 구사하는 경우가 많지만, 그 외의 러시아인 같은 슬라브계 민족과 고려인 등은 우즈벡어를 거의 모릅니다.


3. 학습 자료가 빈약하다.

→  우즈벡어는 한국어로 된 교재도 거의 없고, 그나마도 절판이라서 구하기도 쉽지 않습니다.

한국어-우즈벡어, 우즈벡어-한국어 사전도 두출판은 되어있지만, 워낙 빈약하고 오류도 많고 배열조차 엉망이라 중급 이상만 되도 큰 도움이 안 됩니다.

우즈베키스탄에 와서 따로 교습을 받지 않는 이상, 우즈벡어를 공부한다는 것은 그닥 쉬운 일이 아닙니다. 


4. 러시아어 어휘를 습관적으로 많이 사용한다.

→ 한국에서 기술 과학과 같은 외국에서 들어오는 신문물이나 문화에 영어 단어를 많이 차용했듯이, 우즈벡어에서도 러시아어를 많이 차용해서 사용하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우즈벡 사람들이 러시아어를 구사할 줄 알고, 러시아로부터 많은 영향을 받고 있기 때문에 러시아어 단어를 일상적으로 많이 사용하거나 섞어쓰는 경우가 많습니다.

일부 경우에는 우즈벡어 어휘가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그 어휘는 거의 쓰이지 않고 러시아어 어휘가 사용되기도 합니다.

예를 들자면 '점심식사'라는 단어는 우즈벡어로 tushlik 이지만, 일상에서는 러시아어 обед 를 사용합니다 




#러시아어


- 장점


1. 다른 주변 국가에 갈 때도 의사소통의 문제가 없다

→ 앞에서 언급했듯, 우즈벡어는 우즈베키스탄 내에서는 잘 통용되지만, 그외의 국가에서는 의사소통이 힘듭니다.

그러나 러시아어를 구사하면 중앙아시아 뿐만 아니라 다른 구소련국가를 방문할 때도 의사소통에 큰 어려움 없이 다닐 수 있습니다.


2. 우즈벡어를 아예 모르거나 러시아어가 더 익숙한 사람이 많다.

→ 앞에서 언급했듯이 러시아계나 고려인들은 러시아어를 모국어로 하고 있기 때문에 우즈벡어를 거의 모릅니다.

심지어 우즈벡인조차도 우즈벡어를 제대로 구사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소련 시절에 러시아어로 교육을 받는 40대 이상은 우즈벡어로 일상 생활은 가능하지만, 신문이나 책을 읽는 등의 고급문서 해독에는 어려움을 겪기도 하고, 현재도 러시아계 학교에서 교육을 받는 우즈벡인들은 우즈벡어보다는 러시아어를 모국어로 여기며 러시아어를 자유롭게 구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러시아어를 아예 모르고, 우즈벡어만 알아서는 불편할 때가 있습니다. 


3. 고려인들은 러시아어를 구사한다.

→ 우즈베키스탄에 오셔서 사업을 하시는 분들은 대부분 현지에서 태어나서 자란 고려인들을 통해서 비즈니스를 하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고려인들은 러시아어를 모국어로 하며, 우즈벡어는 전혀 모릅니다.

가끔 나이 드신 분들 중에는 한국어를 조금 아시는 분들도 있으나, 1930년대에 사용되던 북한지역 사투리의 변형된 형태라서 현대 한국어로는 이해하기 약간 어려운 경우도 있으며, 그나마도 구사자가 많지도 않습니다.

고려인들과 관계된 일을 하는 분들은 반드시 러시아어 학습이 필요합니다.


4. 학습 자료가 풍부하고, 잘 개발되어 있다.

→  러시아어는 한국어로 된 다양한 교육 자료도 수준별로 구할 수 있고, 사전도 여러 종류로 출판되어 있어서 필요에 따라 볼 수 있습니다.

학원 및 인터넷 강의도 있어서 굳이 우즈베키스탄에 가지 않더라도 한국에서도 충분히 미리 학습이 가능합니다. 

더군다나 러시아어는 과거 15개 소련 공화국들과 그 위성국들의 공용어였기 때문에, 소련 시절 비 러시아인들에게 러시아어를 가르치기 위한 교재와 교수 방법이 꾸준히 개발되어 왔습니다.

그 때문에 오랜 기간 외국인들이 공부해오고 있는 신뢰도 있고, 잘 개발된 교재들을 자신의 수준에 맞춰 얼마든지 구할 수가 있습니다. 



5. 러시아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연수를 할 수 있다.

→ 러시아어 공부가 목적인 사람이라면, 우즈베키스탄에서 러시아어를 배우는 것 또한 괜찮은 선택입니다.

러시아에서 연수를 하는 것보다 훨씬 저렴한 비용으로 언어를 배울 수 있습니다.

우즈베키스탄은 아직 한국보다 물가가 저렴해서 한국에서 생활하는 비용 정도면 우즈베키스탄에서 여유로운 생활을 누릴 수 있으며, 사람들도 러시아어를 왠만한 수준 정도 구사합니다.

러시아 방송도 위성으로 시청할 수 있으며, 외국에서 수입된 영화나 드라마도 러시아 더빙을 입혀서 많이 수입되기 때문에 학습 환경도 좋습니다. 


- 단점


1. 학습 시간이 오래 걸린다.

→ 우즈벡어에 비해 러시아어는 문법 구조가 복잡하고 어려워서 배우는데 시간이 많이 걸립니다.

외국인에게 러시아어를 가르치시는 선생님의 이야기에 따르면 러시아어를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2년 정도는 걸린다고 합니다. 


2. 러시아어만 구사할 줄 아는 사람들의 자리가 좁아지고 있다. 

→  우즈벡 민족주의가 강화되면서 우즈베키스탄에서 우즈벡어의 중요성도 갈수록 높아져가고 있습니다.

공문서들을 우즈벡어로 작성하게 하고, 고위직에는 우즈벡 민족만 기용하며, 우즈벡어를 구사할 줄 아는 사람들을 고용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이에 따라 우즈베키스탄을 떠나는 러시아인들의 수치도 증가하고 있으며, 우즈벡어로 교육을 받은 젊은 세대가 증가하면서 러시아어를 잘 구사하는 사람들도 감소하고 있습니다.


3. 지방에 가면 잘 통하지 않는다.

→ 타슈켄트 지역은 지리적으로 카자흐스탄과도 가깝고, 러시아계와 고려인도 많아서 러시아어가 비교적 잘 통용됩니다.

그러나 우즈벡인의 비율이 높은 다른 지역의 경우에는 러시아어를 잘 모르는 사람이 많아, 러시아어가 잘 통용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사람마다 필요에 따라 그에 따라 선택해서 배우는 것이 가장 좋다고 봅니다.




Posted by 히티틀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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