칵테일을 좋아하지만, 서울에서 칵테일바는 안 갔어요.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못 갔다는 게 맞을 거예요.

칵테일 한 잔에 못해도 1만원 ~ 1만 5천원 정도는 잡아야하니까 경제적인 이유도 있지만, 더 큰 이유는 시간 때문이에요.

보통 칵테일바는 오후 6-7시 쯤 오픈하는데, 오픈 후에 바로 간다고 해도 막차 시간이 간당간당하거든요.

하지만 이번에는 큰 맘 먹고 다녀왔어요.



제가 다녀온 곳은 바밤바 Bar Bam Bar 라는 칵테일바예요.

사장님께서 유튜브에 요사장TV 라는 칵테일 관련 채널을 운영하시고 있는데 제가 종종 보기도 하고, 개인적으로도 친분이 있어요.

위치는 영등포 먹자골목쪽으로, 영등포역 5번 출구에서 걸어서 4-5분 정도, 신길역 3번 출구에서도 10분 정도 걸려요.

건물 2층인데 창문이 까맣게 되어있어서 영업을 안 하시나?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암막 블라인드 같은 걸로 창문을 가려놔서 그런 거였어요.

영업시간은 오후 7시부터 새벽 1시까지라고 해요.




이곳에 온 이유는 고양이가 있기 때문입니다



영등포는 용산역에서 멀지 않기 때문에 마시다가 ITX 를 타고 집에 올 수 있다는 점도 바밤바에 온 이유이기도 하지만, 고양이를 보고 싶었어요.

고양이를 좋아하지만, 주변에 고양이를 키우는 사람이 없어서 랜선 집사로만 만족하고 있어요.

사장님께서는 고양이를 무려 12마나 키우고 계시고, 매장에는 6마리 정도가 있다고 해요.




접대인지 방해인지는 모르겠지만, 고양이님은 쓰다듬어 드려야합니다.

아래에 있는 신문 같은 게 메뉴판이에요.

칵테일 종류만 해도 70가지로 매우 많은데, 알코올 도수를 높은 순에서 낮은 순으로 분류를 해놓았어요.

간단한 설명과 함께 재료 등을 써놓긴 했지만, 칵테일에 대해서 잘 모르시는 분들은 무엇을 마셔야할지 고르는 거 자체가 어려울 수 있어요.

그런 분은 되도록 테이블이 아닌 바 좌석에 앉아서 바텐더님께 추천을 받는 게 좋습니다.

도수가 어느 정도 되었으면 좋겠다거나 술맛이 좀 났으면 좋겠다라거나 아예 술맛이 안 나고 달달했으면 좋겠다, 탄산감이 있었으면 좋겠다... 라는 등의 본인의 취향을 얘기하면 적당한 술을 추천해주실 거예요.




매장 내에는 고양이들을 위한 캣휠이나 캣타워, 숨숨집 같은 곳도 있었어요.



비스니즈


메뉴판에는 없지만, 사장님이 운영하시는 요사장TV에서 보고 궁금해서 주문했던 

비즈니스 Bee's Knees 는 원어 그대로 해석하면 '벌의 무릎' 이라는 뜻으로, 무언가 매우 뛰어나거나 좋다는 것을 의미할 때 사용하는 예전의 관용구라고 한다.

꿀벌들을 꽃을 돌아다니면서 꿀을 빨러 다닐 때 달콤한 꿀과 꽃가루들이 벌의 다리에 묻어나는 것을 보고 생긴 말이라고 해요.

이 칵테일이 그만큼 맛있다는 의미로 붙였을 수도 있고, 꿀이 들어가는 칵테일이라서 벌과 연관해서 붙였을 수도 있어요.

사실 이름은 붙이는 사람 마음이니까요.

메뉴판에도 없고, 술 마실 때는 가격 보는 거 아니라서 그냥 주문했는데, 나중에 계산서를 보니 16,000원이었습니다.

레시피를 보면 진과 꿀, 레몬 주스가 들어가는데, 꿀맛은 거의 느껴지지 않았어요.

진에서 허브향과 레몬의 상큼함이 더해지면서 시원하고 깔끔한 맛이 나요.

도수가 27도 정도라니까 낮은 건 아니지만, 식후에 마지막으로 깔끔하게 입가심하는 느낌이었어요.



버진 모히또


같이 간 친구는 술을 잘 못 마시기 때문에 무알콜 칵테일로 주문했습니다.

바밤바는 메뉴판에 Alc. 0% 라고 표시되어 있어서 무알콜 칵테일을 바로 알 수 있지만, 칵테일에서는 버진 Virgin 이라고 쓰여진 칵테일은 무알코올 이라는 의미예요.

버진 모히또 Virgin Mojito 는 무알코올 모히또를 의미하고, 가격은 10,000원입니다.



어우, 시원하다



모히또 자체가 라임과 민트가 들어가서 청량감이 있는 칵테일이에요.

얼음이 많이 들어가서 시원하고, 맛도 상큼깔끔하니 여름음료로 딱이었어요.

주문한 친구도 매우 만족해서 테이크아웃해서 마시고 싶다고 얘기하더라구요.

테이크아웃은 가능하지만, 일반 카페처럼 테이크아웃컵을 비치해놓고 있지 않으니 텀블러 같은 걸 미리 가지고 가면 된다고 합니다.






고양이들이 잔을 깨거나 테이블 위에 올려진 물건들을 떨어뜨리거나 하지 않을까 싶었는데, 의외로 얌전해요.

사람들을 많이 접해서 그런지 쓰다듬어도 가만히 있고, 조용히 돌아가니거나 아니면 

고양이들을 보기만 해도 힐링이 되는 기분이었어요.



들꽃


한 잔으로는 아쉬워서 한 잔을 더 주문했어요.

들꽃 Wild Flower 라는 칵테일로, 요사장님의 시그니처 메뉴 중 하나예요.

잭다니엘에 피치 트리, 바나나 리큐르, 라임주스를 넣어서 만든 칵테일로, 도수는 20%가 조금 넘어요.



이름없는 들꽃이라고 무시하지 마라



길가에 함부로 자란 들꽃이라 별 기대없이 꺾었는데, 향을 맡아보니 엄청 강렬한 거 같은 느낌이었어요.

달큰하고 향긋한 게 맛이 입 안에 확 퍼지면서 적당히 술맛도 느껴져요.

초반에는 리큐르가 들어가서 단맛이 좀 더 많은데, 아래쪽은 술맛이 좀 더 나는 편이었어요.

달달하면서도 술맛도 적당히 있는 술을 찾으시는 분께 좋을 거 같아요.



아이셔

친구도 무알코올 칵테일을 하나 더 주문했어요.
사실 술을 한 잔 더 마시려는 목적이라기보다는 메뉴판을 보다보니 궁금해서 주문해본 거예요.
아이셔 라는 칵테일로, 가격은 1만원입니다.


생각보단 쏘쏘?


영어 이름이 Super Lemon 이라고 해서 엄청 실 거라고 생각했어요.
시긴 해요.
레몬즙에 레몬 쥬스까지 들어가있으니 시긴 한데, 그래도 막 셔서 못 먹을 정도까지는 아니었어요.
어떻게 보면 약간 달큰하게 느껴지기도 했어요.
엄청 찐한데 탄산수를 적게 넣은 레모네이드 같아서 의외로 나쁘진 않았네요.






바밤바는 술을 마시러 오긴 했지만, 여기저기서 고양이가 넘실넘실거리니 참 술에 집중이 안 되요.
덕분에 즐겁긴 하지만요.
칵테일도 몇 개 못 마셔봤지만 맛있었고, 가격도 1만원 초중반대가 대부분이면 저렴한 편이에요.
지방의 왠만한 칵테일바도 그 정도 가격은 하는데, 위치가 영등포 먹자골목인 걸 감안하면 더더욱요.
사실 바밤바는 '고양이가 있는 칵테일바' 라는 독특한 컨셉이 있다보니 고양이를 좋아하는지 여부가 가장 중요한 곳이에요.
무알코올 칵테일도 있고, 일본식 카레나 짜파구리 같은 간단한 먹을거리고 있어서 술을 못 마시는 사람도 와서 먹을만한 건 많이 있지만, 고양이를 무서워하시거나 싫어하시거나 혹은 알레르기가 있는 분들께는 불편할 수 있거든요.
하지만 저는 고양이를 좋아하기 때문에 칵테일을 핑계로 고양이 보러 또 갈 거 같아요.




(재미있게 보셨으면 아래의 를 눌러주세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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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영등포구 영등포동3가 23-8 2층 | 바밤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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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히티틀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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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영등포에 재밌는곳이 있었군요 ㅎㅎ

    2020.05.04 10:07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고양이도 쓰담쓰담하고 목마르면 술도 한 모금 하다보니ㅋㅋ 시간이 진짜 훅 가더라구요ㅋㅋ

      2020.05.04 10:41 신고 [ ADDR : EDIT/ DEL ]
  2. 냐옹이 짱... 나만 없는 냐옹이... ㅠ_ㅜ
    게다가 정말 순하고 이쁜애들만 있네요 허허허허

    2020.05.04 10:33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고양이 나만 없어 ㅠㅠ
      벵갈 같은 경우는 체육냥이인 거 같은데, 워낙 사람을 많이 만나다보니까 그냥 무덤덤해진 거 같아요.
      알아서 잘 돌아다니구 놀더라구요.
      여긴 고양이 보러 또 갈 듯요ㅋㅋ

      2020.05.04 10:40 신고 [ ADDR : EDIT/ DEL ]
  3. 엇 ㅋㅋㅋ 저도 여기 한 번 가보고 싶네요!!
    저도 칵테일(정확히는 싱글몰트) 좋아하지만, 그것보다도 랜선 집사로서의 책무(?)를 다하고 싶어진...ㅋㅋㅋㅋㅋ

    2020.05.04 12:17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여기 싱글몰트 위스키도 팔아요.
      저는 칵테일 쪽이 좀 더 달달하니 마시기 편해서 선호하는 편이지만요.
      랜선 집사로의 책무ㅋㅋㅋ
      솔직히 고양이에 정신 팔려서 술이 무슨 맛이었는지 좀 가물가물하더라구욬ㅋㅋㅋㅋㅋㅋ

      2020.05.07 00:17 신고 [ ADDR : EDIT/ DEL ]
  4. 칵테일바에 고양이가! ㅎㅎ 너무 귀엽군요 ㅎㅎ 모히또가 싱그러워 보여서 한잔하고싶어지는 비쥬얼이에요 :)

    2020.05.04 12:56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모히또가 정말 깔끔하고 시원했어요.
      저는 술이 들어간 걸 더 좋아하긴 하지만, 한여름에 더울 때 이거 한 잔 마시면 더위가 싹 날아갈 거 같아요ㅎㅎㅎ

      2020.05.07 00:20 신고 [ ADDR : EDIT/ DEL ]
  5. 오랜만에 들렀어요~
    개인적인 사정으로 블로그를하지 못하다가
    5월 부터 다시 시작한답니다!
    포스팅 잘 보고 가요 또 놀러올게요!
    다음에 방문하면 저는 들꽃 한 잔을 부탁드리겠어요!

    2020.05.04 15:54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오랜만이시네요!
      망원, 홍대 쪽 맛집 정도 많이 알아갔는데, 다시 시작하시는군요.
      여기 칵테일바가 그쪽에서는 좀 거리가 있지만, 추천해요^^

      2020.05.07 00:25 신고 [ ADDR : EDIT/ DEL ]
  6. 고양이들이 있어서 아이들하고 가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술집이네요. 이런이런... ㅜㅜ

    2020.05.04 16:59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애들도 카레라든가 먹을 수 있는 메뉴가 있긴 하지만, 밤늦은 시간에 오픈하는 칵테일바이다보니 아이들을 동반하기에는 좀 그럴 거 같아요...

      2020.05.07 00:28 신고 [ ADDR : EDIT/ DEL ]
  7. 가게이름도 특이한데 귀여운 고양이까지🤩한번 가보고싶어요!

    2020.05.04 17:05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8. 영등포 가까운데, 고양이보러라도 가야겠네여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자주소통해요~구독하고 갈게요!

    2020.05.04 20:05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9. 제가 아무리 봐도 저곳은 고양이가 메인이고 음료가 보조같네요. ^

    2020.05.04 22:19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고양이가 있는 칵테일바라는데, 저도 술보다는 고양이가 더 메인인 거 같은 느낌이ㅋㅋㅋ
      고양이 쓰다듬고 젤리만졌던 건 기억나는데, 술은 중간에 목마를 때 마시는 거 같은 느낌이었어요ㅋㅋㅋㅋㅋ

      2020.05.07 00:29 신고 [ ADDR : EDIT/ DEL ]
  10. 앗, 칵테일 바를 빙자한 캣카페 아닙니까🤩 6마리나 있다니 ㅎ
    4개 중에 역시나 모히또가 제일 땡기네요. 여름에 청량감있게 한 잔~*

    2020.05.05 00:13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개인적으로는 고양이 카페보다 더 깨끗한 거 같아요.
      보통 동물이 있으면 냄새가 나거나 하기 마련인데, 냄새도 안 났고 털 날리거나 하는 것도 없었고요.
      술도 맛있지만 고양이 보는 재미에 여기 또 갈 거 같아요.
      나만 고양이 없어ㅠㅠ

      2020.05.07 00:35 신고 [ ADDR : EDIT/ DEL ]
  11. 저는 고양이 집사인데요^^~ 저기 꼭 가보고 싶네요. 추천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자주 소통해요. 구독 누르고 갑니다^^

    2020.05.10 06:49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고양이 집사님이 가시면 저보다 더 즐거운 시간을 보내시긴 하겠지만, 집에 있는 고양이들이 질투하지 않을까요?ㅋㅋㅋ

      2020.05.22 13:45 신고 [ ADDR : EDIT/ DE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