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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가까이 살던 집에서 이사가 결정되었다.

이삿날이 급하게 결정되고, 묵은 짐들을 정리하면서 짜증이 솟아올랐다.



다 버리고 싶다



나는 다람쥐과다.

자질구레한 것 하나까지 잘 버리지 못하고 모아두는 편이다.

여행갈 때마다 마그네틱 (냉장고 자석) 이며 우표, 사진엽서 등 수집해오는 것도 많다.

원래부터 수집벽이 좀 있었으나 블로그를 하면서 여행기 쓸 목적으로 현지에서 버스표, 홍보용 안내서 하나까지 다글다글 챙겨오면서 더 심해졌다.

하지만 이건 내 문제는 아닐 것이다.

할머니의 혼수품까지 아직까지 현역인 이 집안에서 꼭 '나만의' 문제는 아니고, 암만 봐도 유전의 영향일 것이다.

이렇게 자기 위안을 삼아보기도 했지만, 그래도 현실은 달라지지 않는다.

이사는 코 앞으로 다가왔고, 그 전에 짐을 어느 정도 정리해야했다.

아무리 포장이사라고는 하지만, 누가 봐도 쓰레기인 이 짐을 다 싸짊어지고 갈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하지만 이건 해도해도 너무하잖아!



이사와 새 집 문제로 바쁜 집주인님 (부모님) 을 대신해서 상대적으로 시간이 여유로운 내가 집을 정리하는데, 우리 집은 내 예상보다 더 스펙타클했다.

10년도 넘은 버스표와 기차표, 2009년 처음 외국에 나왔을 때 사용했던 전화카드며 버스 카드, 계산했던 영수증, 여행다니면서 받았던 광고 찌라시들이 여기저기서 튀어나왔다.

언제였는지도 모를 영화 홍보 카드 같은 것도 발견했다. 

(대체 무슨 영화인지는 모르겠지만, 포스터 느낌이 암만 봐도 청소년 관람불가의 느낌이다)

가끔 재미있는 걸 발견하면 아무말대잔치하는 단톡방에 사진을 올리곤 했는데, 다들 무슨 근대사 박물관이라면서 놀라워했다.

정말 다람쥐굴 같은 집이었다.

어딘가에 묻어놓고, 까먹은 채로 간이 지나버리는.

거의 한 달 가량을 그렇게 매일 집을 까뒤집었지만, 정말 곳곳에서 잔짐들이 나왔고, 결국 그 짐들은 이사가는 날까지도 전부 못 치웠다.

그 일에만 전념할 수도 없을 뿐더러 내 소유도 아닌 물건을 함부로 처분할 수 없었기 때문에 치우는 데에는 한계가 있었다



쌓아두지 말자



1달 간의 과정에서 내가 느낀 점은 이거였다.

아깝다고, 언젠가는 쓸 거 같다고 쌓아둔 건 결국에 짐이 된다는 것.

지금 버리나, 나중에 버리나 별 차이가 없다는 것.

그 과정에서 '미니멀리즘' 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유튜브나 블로그에 나온 사람들은 정말 모델하우스처럼 아무 것도 없는 집에 사는데, '인간이 저렇게 살 수 있나?' 싶으면서도 한편으로는 부러웠다.

새로 이사가는 집에서는 물건에 치이지 않고, 좀 더 가볍게 살고 싶었다.

이사가는 그 날까지 최대한으로 짐을 정리려고 애를 썼고, 내가 처분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는 많이 버렸다.

새 집에 이사를 온 지 1달 여가 지났는데, 아직까지 그 물건들이 필요했던 적은 없던 걸 보면 원래부터 필요했던 물건은 아니었구나, 새삼 느낀다.

그리고 앞으로도 되도록이면 짐을 늘리지 말아야겠다, 생각했다.

나는 유전적으로나, 천성적으로도 미니멀리스트는 되지 못할 것이다.

하지만 그걸 목표로 두고 조금이라도 노력한다면 단 10-20%라도 물건에 대한 욕심을 줄일 수 있지 않을까?

죽이되든 밥이되든 뭐라도 되긴 되겠지.

그렇게 매일 10분씩 치우면서 미니멀하게 살아보기로 결심했다.




(재미있게 보셨으면 아래의 를 눌러주세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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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히티틀러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미니멀라이프 실천도 좋은것 같습니다~ 저희 열심히 미니멀라이프를 실천하고 있네요~~^^

    2020.10.21 16:15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일단 미니멀라이프라고 거창하게 이름은 붙여놨는데, 사실 이사가기 전에 짐 정리한 이야기예요ㅋㅋㅋ
      이사 온 뒤로도 되도록 짐을 많이 늘리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2020.10.21 17:20 신고 [ ADDR : EDIT/ DEL ]
  2. 저도 맨날 생각은하지만 미니멀라이프가 쉽지 않네요ㅎㅎ 글잘보고갑니다

    2020.10.21 17:13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뭔가 갈아엎고 싶어서 거창하게 이름 붙여보았어요.
      막상 하고 있는 건 소소해요ㅋㅋㅋ

      2020.10.21 17:20 신고 [ ADDR : EDIT/ DEL ]
  3. 알 수 없는 사용자

    저도 잘 버리지 않고 모아두는 편인데.. 조금씩 정리 해봐야겠네요..
    글 잘보고 갑니다 ^^

    2020.10.21 17:37 [ ADDR : EDIT/ DEL : REPLY ]
    • 솔직히 이사처럼 완전히 갈아엎는 이벤트가 없는 한 잘 버리게 되진 않더라구요.
      지금은 물건을 버린다기보다는 자잘하게 사버릇 하는 걸 줄이려고 노력 중이에요.

      2020.10.21 19:47 신고 [ ADDR : EDIT/ DEL ]
  4. 성실하게 살 수 있는 습관이네요!

    2020.10.21 17:44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아직 진행 중이긴 한데, 일단은 노력하고 있습니다.
      확실히 자질구레한 걸 덜 사게 되긴 해요.

      2020.10.21 19:47 신고 [ ADDR : EDIT/ DEL ]
  5. 저도 물건 잘 못 버리는 성격인데... 가볍게 살도록 노력해봐야겠네요.

    2020.10.21 20:46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그래도 이사를 하면서 짐을 많이 줄였습니다.
      포스팅 글감 몇 개는 이미 마련해놨어요ㅎㅎㅎ

      2020.10.22 16:30 신고 [ ADDR : EDIT/ DEL ]
  6. 미니멀라이프를 하면 물건을 한눈에 볼수있어 낭비를 줄일수있어 좋은것 같아요~

    2020.10.21 21:27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저는 낭비를 줄일 수 있는 거까지는 아직 잘 모르겠는데, 확실히 물건을 덜 사게 되기는 하는 거 같아요.
      공간이 부족하다보니 가지고 있는 물건도 많이 처분했어요ㅎㅎㅎ

      2020.10.22 16:34 신고 [ ADDR : EDIT/ DEL ]
  7. 저도 미니멀라이프를 즐기고싶어요ㅠ

    2020.10.21 21:32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8. 하지만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고...읍읍

    2020.10.22 07:35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읍읍읍...
      일단은 시도 중입니다.
      정 못 하겠다... 싶으면 이 카테고리는 쥐도새도 없이 사라집니다ㅋㅋㅋㅋ

      2020.10.22 16:27 신고 [ ADDR : EDIT/ DEL ]
  9. 저도 무슨 미련인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쟁여? 놓고 결국은 쓰지도 않은채 방지되어 있는 것들이 참 많아요.. 그래서 요즘은 당근마켓이나 이런데 속속 팔구 있습니다..

    2020.10.22 16:44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저두 당근마켓 엄청 애용했습니다.
      자질구레한 거 헐값에 팔거나 무료나눔으로 다 나눠줬어요.
      좀 아깝다는 생각이 들긴 했지만, 그래도 덕분에 짐을 많이 줄일 수 있었습니다.

      2020.10.23 11:32 신고 [ ADDR : EDIT/ DEL ]
  10. 저도 옛날 영화 티켓 팜플렛 지인들 우편물까지 리빙박스가 여섯개가 넘게...20대에 입던 리바이스 청바지에 퀵실버 남방까지...아 머리아픈데 지난 번에 큰 맘 먹고 다 버렸어요. 대신 사진은 남겼습니다ㅎ

    2020.10.22 20:22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고생 많이 하셨습니다.
      버리는 것도 진짜 큰맘 먹어야해요ㅠㅠ
      저도 이사 아니었으면 못 버렸을지도 모르겠어요,
      당근마켓에도 진짜 헐값에 자질구레한 거 엄청 많이 팔구요.

      2020.10.23 11:29 신고 [ ADDR : EDIT/ DEL ]
  11. 저도 다람쥐과 입니다. 컴퓨터 방이 하나 있는데 거기에 온갖 잡다구리가 쌓여 있어요. 버리지 못하는 것도 타고난 성격인것 같아요. 버리시기전에 사진에 담아 두면 좀 낫지 않을까요?

    2020.10.23 10:59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처음에는 사진을 찍어두긴 했어요.
      기억을 하려는 목적보다는 블로그 글감용으로 쓰게 되면 쓰자는 생각으로요.
      그런데 의외로 안 찾아보게 되더라구요ㅠㅠ
      그런 거 보면 물건에 욕심을 둔다는 거보다는 사는 행위 자체에 재미를 느꼈던 거 같기도 해요.

      2020.10.23 11:20 신고 [ ADDR : EDIT/ DEL ]
  12. 아깝다고, 언젠가는 쓸 거 같다고 쌓아둔 건 결국에 짐이 된다는 것.
    이걸 아는데도 못 치우고 있네요. 진짜 방 하나 빨리 비워야 되는데 말이죠. ㅜㅜ

    2020.10.23 11:10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저도 이사를 당장 가야하니까 정리한 거지, 아니면 계속 쌓아만 두었을지도 모르겠어요.
      알면서도 버리는 건 쉽지 않죠ㅠㅠ

      2020.10.23 11:18 신고 [ ADDR : EDIT/ DE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