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타임/홈카페2020. 12. 23. 07:30
 


사는 곳이 '리' 이다보니 집 근처에는 편의점도, 카페도, 슈퍼마켓도 정말 아무 것도 없어요.

더군다나 코로나로 인해서 외출을 최대한 자제하다보니 크리스마스가 코앞이라고 해도 영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나지 않아요.

올해는 그냥 집에서 와인으로 뱅쇼라도 만들어보기로 했어요.



뱅쇼에서 가장 중요한 재료는 와인이에요.

저는 프레지던트 초이스 리저브 카베르네 쇼비뇽 President Choice Reserve Cabernet Sauvignon 이라는 칠레산 레드와인을 썼습니다.

몇 년 전 명절쯤 선물로 들어온 거 같은데, 집에 마시는 사람도 없고 냉장고 자리 차지만 하고 있던 와인을 꺼냈습니다.



뱅쇼에 들어가는 과일은 라임, 레몬, 오렌지 등 시트러스 종류를 주로 넣어요.

저는 집에서 굴러다니는 파치 사과와 칵테일하려고 사왔지만 곰팡이 피기 일보 직전인 레몬, 선물받았지만 너무 셔서 안 먹어지는 청귤칩을 넣었습니다.

꼭 이걸 넣어야 된다! 라고 정해진 거 없이 집에 있는 신맛 나는 과일 종류라면 아무 거나 된다고 해요.

귤도 잘라넣는 분도 봤어요.



사과와 레몬은 껍질째 들어가기 때문에 잘 세척해줘야해요.

사과는 과일 먹을 때처럼 8등분한 뒤 씨를 뺐고, 레몬은 슬라이스를 해줬어요.



냄비에 와인 한 병을 통째로 부었습니다.



그리고 준비한 과일을 전부 넣었습니다.



뱅쇼에는 팔각, 정향, 시나몬 스틱 같은 향신료도 같이 들어가요.

하지만 요리를 좋아하지도, 자주 하지도 않는 우리 집에 그런 게 있을 리가 없어요.

정육점에서 수육용 돼지고기살 때 서비스 달라고 하면 주는 월계수잎 하나도 없는데요.

시나몬 스틱 대신 지난번 코젤 다크 전용잔 패키지에 같이 들어있던 시나몬 슈거를 넣었습니다.



문제는 시나몬 파우더가 녹지 않아서 위에 둥둥 뜨더라구요.

시나몬 스틱은 마트에서도 6천원 정도에 살 수 있으니까 그거 사서 넣으세요.



부족한 향신료는 캡틴 모건 스파이스드 럼 Captain Morgan Spiced Rum 을 넣는 것으로 얼버무렸습니다.

럼이 사탕수수로 만든 술이라 달달한 느낌도 있고, 바닐라향이라던가 각종 향신료가 들어가서 괜찮을 거 같았거든요.

처음 캡틴모건으로 럼콕을 만들어마셨을 때 너무 느끼하고 니글거려서 구석에 처박아뒀는데, 나름 요긴하게 쓰이네요.



어디서 듣기로 아마레또를 넣으면 맛있다고 해서 아마레또도 넣었습니다.

아마레또 Amaretto 는 살구씨나 아몬드로 만드는 리큐르인데, 단맛이 강하면서도 약간 쌉쌀한 느낌도 있어서 왠만한 스피릿에 잘 어울려요.



약불에 30분 이상을 뭉근하게 끓였습니다.

사과도 익어서 어느 정도 물크러진 거 같아서 살짝 맛을 봤어요.



이거 왜 이래..



덟고, 셔요.


단맛이 부족해서 그런가 싶어서 꿀을 때려넣었어요.

그래도 뭔가 어색해요

향 내려서 바닐라 시럽도 넣고, 심지어 오렌지 주스까지 넣었어요.


냉장보관해서 먹어보니 그래도 아주 못 먹을 맛까지는 아니었어요.

다만 끝에 탄닌인지 끝에 덟은 맛은 혀에 좀 오래 남아서 한 모금씩 천천히 마실만한 맛은 아니더라구요.

기껏 만들었지만 1-2잔만 마시고 나머지는 버렸습니다.



원인이 무엇일까



제가 드라이한 와인을 잘 못 먹는데 탄닌감 있는 와인을 사용한 것도 이유 중 하나인 거 같기도 하고, 어느 분은 레몬이나 라임 등을 넣을 때 껍질을 벗기고 과육 혹은 과즙만 넣으면 덟은 맛이 덜할 거라고도 알려주셨어요.

다음에는 향신료랑 달달한 와인을 구입해서 다시 한 번 해봐야겠어요.

올해는 코로나 때문에 연말이라도 전혀 연말분위기를 느끼기가 힘든데, 뱅쇼를 만들면서 그래도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느껴볼 수 있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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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히티틀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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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이거 왜 이래 라뇨 ㅋㅋㅋ 이게 전부 시나몬 때문입니다(시나몬 싫어요)

    2020.12.23 07:58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아니ㅋㅋㅋㅋㅋㅋㅋ 52 말고 시나몬도 싫어하시는군여ㅋㅋㅋㅋㅋ
      그런데 시나몬은 시나몬슈거 형태로 들어가서 사실 들어간 양은 얼마 안 되요.
      맛에 큰 영향을 줄 만한 양도 아니고요.

      2020.12.23 10:54 신고 [ ADDR : EDIT/ DEL ]
    • 그래도 52는 못 먹지만 시나몬은 먹을 수라도 있네요 ㅋㅋ
      물론 얼마나 맛이 없었으면 이름도 영어로 바뀌었을까 싶지만요(??)

      2020.12.23 12:04 신고 [ ADDR : EDIT/ DEL ]
  2. 떪은맛 잡기가 쉽지 않은것 같아용 ㅠㅠ
    와인의 세계는 늘 어렵습니다 ㅎㅎ
    재밌게 잘보구 하트 꾹 하고 갑니당~!

    2020.12.23 08:56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다음에는 와인도 탄닌감 적고 달달한 것으로 사고, 레몬 껍질도 빼고 과즙만 넣어야겠어요.

      2020.12.23 10:54 신고 [ ADDR : EDIT/ DEL ]
  3. 저 뱅쇼 예전에 집에서 한번 만들어 봤는데
    처참히 실패해었거든요 ㅋㅋㅋ
    만들기 까다롭더라고요 흑
    알려주신 레시피로 다시 도전해보고 싶네요~!!

    2020.12.23 10:43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저도 처음 만들어본 건데 영 별로네요.
      누구에게 접대 못 할 거 같아요ㅠㅠ
      나중에 와인 사면 다시 한 번 해보려구요ㅠㅠ

      2020.12.23 10:53 신고 [ ADDR : EDIT/ DEL ]
  4. 리에 사셔도 집에 멋진 재료는 뉴욕못지 않은데욤.. 뱅쇼!! 어떤 향인지 아니까 보기만 해도 향이 느껴지네요

    2020.12.23 23:39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한두 잔쯤 마셨는데, 결국 입맛에 안 맞아서 나머지는 버렸습니다ㅠㅠ
      다음에는 좀 더 맛있게 만들어봐야겠어요.

      2020.12.27 12:59 신고 [ ADDR : EDIT/ DEL ]
  5. 뱅쇼만들기 도전도 하시고 대단해요~
    다음엔 더 기대되요

    2020.12.24 06:46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예년 같았으면 연말 약속을 잡든가 술마시러 나갔을 텐데, 올해는 그러지 못하니까 집에서 이것저것 하게 되네요ㅠㅠ

      2020.12.27 13:01 신고 [ ADDR : EDIT/ DE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