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2013. 10. 7. 08:30
 


전편 : 세계테마기행 터키편 '술탄의 맛, 터키에 빠지다' 편 리뷰 (1)





2부의 제목은 '실크로드에서 만난 어머니의 손맛' 이라고 되어있지만, 실제 방송 내용은 실크로드와 거의 연관이 없었습니다.


먼저 방문한 도시는 터키 아피욘 Afyon.



아피욘에서 나오는 음식은 수죽 Sucuk 입니다.

수죽은 갈게 다진 쇠고기에 커민, 마늘, 후추 등의 향신료와 소금을 넣어서 만든 소시지의 일종입니다. 

생고기는 장시간 보관할 수 없기 때문에, 고기를 양념한 뒤 말려서 장기간 보관할 수 있고 또 가지고 다니기에 편리하게 만든 음식입니다.

터키에서는 수죽을 잘라서 프라이팬에 익히고 그 위에 계란을 깨뜨려서 만든 '수죽루 유무르타 Sucuklu yumurta (수죽이 든 계란)'을 아침 식사로 즐겨먹습니다.

향신료 향이 강하고 익숙하지 않은 맛이라서 한국인들이 처음 접하면 조금 거부감이 들 수 있는 음식이기도 합니다.


수죽을 구입한 이후에는 '아피욘에서 꼭 가봐야하는 곳' 이라면서 아피욘 성에 올라가는데, 왜 올라가는지 이해를 할 수가 없습니다.

이 아피욘 성은 바위 꼭대기에 위치하고 있는데, 비잔틴 시대에 지어진 성채라 실크로드와는 큰 연관이 없습니다.

큐레이터이신 백지원씨 스스로도 '성채로서의 역할이 무엇인지, 위에서 내려다보이는 아피욘 시내의 모습이 어떤지 궁금해서' 성에 올라간다고 언급했으니, '이왕 온 김에 구경이나 하고 가자' 로 촬영한 내용이라는 것을 알 수 있씁니다.


그 다음 방문한 도시는 큐타햐 Kütahya.

16세기 오스만 제국 시대부터 도자기 공예로 유명한 도시입니다.

이 곳에서는 공방을 방문해서 도자기 위에 문양을 그려넣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아마 실크로드의 대표적인 교역품이 도자기였다는 사실 때문에 이 곳을 방문한 듯 합니다.

도자기에 관해서 잠시 보여주더니 ,갑자기 큐타햐 외곽의 시골 마을에 가서 양치는 모습도 보고, 당나귀도 타는 모습을 보여줘서 조금 당황했습니다.

나레이션으로는 '평원 어디에선가 카라반이 나타날거 같다'고 말하지만, 터키의 시골 체험 정도로 밖에는 보이지 않습니다.


2부에서는 방송팀이 '유목 생활'와 '실크로드'를 헷갈렸거나 혹은 실크로드라는 컨셉에 촬영한 내용을 억지로 끼워맞추려고 했다는 느낌이 역력합니다.

실크로드의 역사적 중요성은 동서 문화교류의 통로가 되었다는 점에 있습니다.

단순히 가축을 먹이기 위한 풀과 물을 찾아 돌아다니면서 사는 유목민들의 생활이나 문화하고는 다릅니다. 

몽골 초원에서 양이나 염소를 키우며 사는 사람들이 계속 이동하며 살아간다고 해서, 우리가 그들을 카라반 혹은 대상 무역을 하는 상인들이라고 부르지 않은 것과 같습니다.

실크로드에그런 포커스를 둘 생각이었다면 중국에서부터 들어온 물건이 교역되던 시장이라든가 혹은 대상무역상인들이 머물던 카라반 사라이를 방문하는 것이 훨씬 적합했다고 봅니다.


개인적으로는 이 편에서 카이세리 Kayseri 를 촬영했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카이세리는 기원전부터 교역이 활발하게 이루어졌던 교역 중심 도시였으며, 현대에서 터키 중부 지방의 상업 중심 도시입니다.

도시 중심가에 성채가 남아있는데, 그 내부에는 조그마한 가게들이 모여서 시장이 조성되어 있기 때문에 교류와 교역의 느낌을 느낄 수 있는 곳입니다.

실제 시장 안쪽에는 관리하고 있지는 않지만 카라반 사라이 유적들도 남아있습니다.



음식이라는 컨셉으로 봤을 때, 카이세리는 '파스트르마 Pastırma' 라는 수죽 비슷한 말린 소시지와 '만트(만두) Mantı'로 유명합니다.

만두는 우리나라부터 중앙아시아를 거쳐 터키까지 널리 퍼져있는 음식입니다.


참고 : 우즈베키스탄 음식, 만트


원래 만두가 몽골의 지배를 받던 시절에 우리나라에 건너온 음식이고, 터키 카이세리 지역은 역사적으로 중앙아시아에서 이동해온 튀르크 민족들이 많이 지내던 곳이고 하니, 어떻게 보면 교류를 통해 전파된 대표적인 음식이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이런 내용들을 부각을 시켰다면 훨씬 알차고 재미있는 내용이 되지 않았을까 합니다.











3부는 '신들의 온천, 파묵칼레'입니다.

개인적으로 총 4부작 중에서 완성도가 제일 떨어지는 방송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음식 연구가를 큐레이터로 초청해서 모셔간만큼, 다양한 음식들을 먹어보고 만들어보고 해야 그 분이 가진 장점이 확 살아나는데, 이 방송에서는 역사 유적지에 너무 많은 분량을 할애했습니다.

더군다나 3부에 나온 파묵칼레 Pamukkale 와 콘야 Konya 는 이미 이전에 방송되었던 도시인데, 굳이 이번에 다시 보여줘야할 필요성이 있었는가도 의문스럽습니다.

콘야에서 메블라나 박물관과 세마댄스를 구경하는 모습 또한 2011년 10월에 방송되었던 터키 서남부 편에서 나왔던 내용입니다.




이번 편에서 그나마 볼만한 내용은 직접 화덕에서 '에크멕 ekmek'이라는 터키 빵을 굽는 모습과 콘야에서 유명한 음식인 '에틀리 에크멕 피데 Etli Ekmek Pide'를 시식해보는 내용이었습니다.











마지막 4부는 가지안텝 Gaziantep 으로 갑니다.

가지안텝은 터키 동남부에 지역에 위치해있는 도시인데, 질 좋은 피스타치오가 많이 생산되는 도시입니다.

터키 동남부 지역은 쿠르드인들이 많이 살고, 이라크나 시리아 같은 아랍 국가와도 지리적으로 가깝기 때문에 아랍인들도 많이 거주하고 있습니다.

그 때문에 여러 민족의 음식 문화가 혼재되어, 다양한 음식이 발달한 지역이기도 합니다.

터키 동남부 요리의 대표적인 특징 중 하나는 '매운 음식'이 많다고 하는데, 한국 사람들이 맵다고 좋아하는 '아다나 케밥Adana kebabı '이나 '우르파 케밥 Urfa kebabı '도 다 이 동남부 지역에서 나온 음식입니다.



가지나 고추, 파프리카, 호박 등을 말려놓은 모습은 정말 친숙하고 인상적인 모습이었습니다.

가을에 수확한 채소들을 오래 먹을 수 있게 보관하는 방법 중 하나인데, 다른 재료들과 함께 쪄서 먹는다고 합니다.

지나가던 할아버지께서 '가지를 속을 파내서 실에 꿰어 말리면 저렇게 된다'고 설명을 해주시는데, 이런 정보들은 현지어를 모르는 여행자들은 전혀 알 수 없는 정보이기 때문에 특히 재밌고 유익했던 듯 합니다.



가지안텝에서는 '바클라바 baklava' 라는 매우 단 디저트가 유명합니다.

공장을 방문해서 바클라바를 만드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하고, 백지원 씨께서 직접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사실 바클라바는 1편, 2편에서 현지인의 집에서 초대를 받을 때마다 나왔던 디저트라서 시청자들에게 이미 익숙한 상태인데, 공장에서 만드는 모습을 보여준 후 큐레이터이신 백지원씨께서 한 입 먹고 다음 장소로 이동을 합니다.

본고장에 온 만큼 '가지안텝 바클라바는 이런 특징이 있다' 거나 '가지안텝 바클라바는 이래서 맛있다'라는 추가적인 정보를 더 제공하거나 아니면 피스타치오로 만든 다른 디저트들을 더 보여주던가  했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는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가지안텝에서도 현지인 집에 저녁초대를 받아서 갔습니다.



가지에 다진 양고기를 넣어서 굽는 파틀르잔 케밥 Patlıcan kebabı 은 터키의 대표적인 손님 초대 요리 중 하나입니다.



야프락 돌마스 Yaprak dolması 는 양념한 쌀이나 고기를 소금물에 절인 포도잎으로 싼 후 쪄서 먹는 요리입니다.

일일히 손으로 말아서 만들어야하기 때문에 손이 많이 가서 주로 명절이나 손님을 초대했을 때 많이 만드는 음식입니다.



치으 쾨프테 Çiğ köfte 는 다진 양고기를 향신료로 양념을 한 뒤 손으로 오랫동안 손으로 치대어서 만드는 요리입니다.

터키에서도 별로 없는 날고기 요리인데, 생고기를 계속 치대어서 그 마찰열과 손의 체온으로 고기를 익히는 원리인데, 상추에 싸서 먹기도 합니다.

고기를 오랜 시간 치대려면 힘이 많이 들기 때문에 여자들보다는 남자들이 많이 하는 요리이기도 합니다.


이전 방송들에서도 현지인의 집에 식사 초대를 받는 장면은 많이 있었지만, 이번 편은 조금 다른 모습이었습니다.

과거에는 안주인이 일방적으로 요리하고 백지원 씨는 관찰자로 구경만 하는 역할에 가까웠다고 ㅎ하면, 이번에는 있는 듯 없는 듯 밖에서 맴도는 것이 아니라 직접 앞치마를 두르고 마치 요리교실에 있는 것과 같이 참여하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더불어 본인이 직접 한국음식인 닭볶음을 해주기도 했습니다. 

그러한 모습이 음식 연구가이신 백지원씨가 가지고 계신 장점이 가장 잘 부각되었던 장면인 듯 합니다.


4부는 전반적으로 제일 잘 구성된 방송이 아니었나 합니다.

역사적 장소로는 하타이 Hatay 의 아르메니아 마을과 모세 유적지를 소개했는데, 하타이는 한국인들이 많이 가는 여행지도 아니거니와 터키에 성지 순례로 찾아오는 기독교인들도 많다는 생각하면 괜찮은 선택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 한가지 첨언하자면, 가지안텝에서 멀지 않은 곳에 '카흐라만마라쉬 Kahramanmaraş'라는 도시가 있는데, 이곳은 터키 아이스크림으로 알려져 있는 돈두르마 dondurma 가 유명한 곳입니다.

한국에서 터키 아이스크림이 인기가 많은데, 여기도 촬영을 했으면 꽤 재미있었을 거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Posted by 히티틀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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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여행방송 본지도 꽤 되었네요.. ㅠㅠ

    2013.10.07 15:26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저도 여행 방송을 거의 못 봐요.
      종종 홈페이지 들어가서 제가 관심 있는 지역이 나오면 나중에 챙겨보는 정도예요.

      2013.10.08 20:53 신고 [ ADDR : EDIT/ DEL ]
  2. 터키추억 들추고 싶어집니다...^^

    2013.10.07 16:57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터키 다녀오셨나봐요ㅎㅎㅎ
      저도 저 다큐 보면서 터키에서의 추억들을 많이 생각해보았어요.

      2013.10.08 20:54 신고 [ ADDR : EDIT/ DEL ]
  3. 아는 것이라고는 케밥뿐이었는데 여행하면서 손가락질 주문을 좀 하다보니 맛있는 음식이 많긴 하더라구요.
    저 가지요리랑 포도잎 저는 참 괜찮았다는... :)

    2013.10.08 00:59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솔직히 케밥도 종류가 하도 많아서 다 먹어보지도 못했네요.
      저는 가지 요리는 괜찮았는데, 야프락 돌마는 별로였어요.
      제가 발효시키면서 나는 특유의 냄새를 싫어해서 피클, 막걸리, 발효된 요구르트 같은 걸 못 먹거든요.
      그래서 포도잎에서 나는 발효 냄새가 싫더라고요,

      2013.10.08 20:56 신고 [ ADDR : EDIT/ DEL ]
  4. troyanoski

    히티틀러님 블로그보고 다시 유투브에서 이 프로그램들 한 번 더 봐야겠단 생각 들었습니다.
    모두가 그냥 "치" 쾨프테라 하는데 "치으"라고 제대로 발음을 찝어주신 히티틀러님의 정확함이 정말 맘에 와닿습니다.
    혹 언어계통 공부하시나요?

    2014.11.19 12:48 [ ADDR : EDIT/ DEL : REPL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