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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박 이상의 국내여행을 떠나게 되면 꼭 하는 루틴이 있어요.


1. 수제버거집 가기
2. 술 마시러 가기



수제버거야 제가 워낙 버거 덕후에 버거 리뷰어이다보니 당연하고, 술은 그 지역 수제맥주 브루어리라던가 칵테일바 등을 찾아가요.
술을 좋아하기도 하지만, 이렇게 다니는 거 자체가 나름의 콘텐츠가 된다고 생각하거든요.


경주에서 제가 다녀온 곳은 스틸룸  Stillroom 입니다.
술 관련해서 정보를 공유하는 지인들에게 추천받은 곳으로, 레스토랑과 위스키바를 겸하고 있는 곳이예요.
위치는 경주 노동리 고분군의 봉황대가 바로 보이는 곳에 자리잡고 있어요.
황리단길 초입에서도 걸어서 5분 정도 거리예요.
영업시간은 오전 11시 30분부터 다음날 새벽 2시까지입니다.
술만 판매하는 곳이면 저녁 무렵에야 오픈하겠지만, 여기는 레스토랑을 겸하고 있는 곳이라서 점심 무렵부터 오픈해요.
단, 음식 메뉴는 오후 8시 정도까지만 판매한다고 하네요.


실내 인테리어는 앤틱하면서도 적당히 어둑어둑해서 커플이 분위기 잡기 딱 좋은 분위기예요.
창 밖으로는 조명시설을 해놓은 고분군도 보이고요.
지금 사진은 밤 10시가 넘어서 제가 나갈 때 즈음에 찍어서 사람이 없어보이는 거지, 오후 7-8시 갔을 때에는 빈 테이블이 거의 없어서 바 좌석에 앉아야했어요.


바 좌석은 바 나름대로의 매력이 있어요.
제가 위스키에 대해서 잘 모르지만, 그래도 라인업이 꽤 다양한 거 같어요.


레스토랑 메뉴판과 술 메뉴판은 따로 있는데, 저는 저녁식사를 하고 간 상태라서 술 메뉴판만 받았습니다.
술 메뉴판에도 위스키, 브랜디 같이, 소위 말하는 '양주' 의 비중이 더 높고, 칵테일은 얼마 되지 않아요.
그나마도 메뉴판 리뉴얼을 앞두고 있어서 이 메뉴들이 다 되는 건 아니라고 하네요.
칵테일 한 잔 가격은 1만원 ~ 1만 3천원 정도로, 비교적 저렴한 편이에요.


경주 토닉


여기까지 온 김에 뭔가 특색이 있는 메뉴가 없다보니 시그니처 메뉴에 '경주 토닉' 이라는 칵테일이 있었어요.
어떤 칵테일인지 물어보니 비피터 진에 시소 (차조기) 를 인퓨징한 수 경주법주와 토닉워터를 넣어서 만든다고 해요.
시소는 일본에서는 많이 먹지만 한국에서는 호불호가 있는 향채에요.
이전에 시소가 들어간 칵테일을 먹어봤는데 나쁘지 않았던 터라 주문해봤어요.
가격은 13,000원입니다.


어우, 세다



저는 향채에 거부감이 적은 편이에요.
오히려 어릴 때부터 산과 들에서 뜯어온 각종 나물을 먹고 자라서 향이 강한 걸 더 좋아하는 편이에요.
그런데 경주 토닉은 제 예상보다 훨씬 강렬했어요.
진 Gin 은 좋아하는 사람을 가리켜 '송충이' 라고 불릴 정도로 솔의눈 같은 느낌이 있어요.
그런데 여기에 시소까지 들어가니까 풀의 풋내 같은 게 확 느껴져요.
입으로 들판의 제초작업을 하는 기분이에요.
상대적으로 경주법주는 도수도 낮아서 그런지 존재감이 미미해요.
진토닉은 탄산감도 있고 맛이 청량해서 꿀꺽꿀꺽 마시기 좋은 칵테일 중 하나라고 생각하는데, 이건 그렇게 마시기 힘들어요.
대신 마시고 나면 기름기와 잡맛을 전부 씻어내서 입 안이 굉장히 깔끔하고 개운해져요.
딱 마시자마자 '이 음료는 정말 호불호가 크겠다' 싶었어요.
개인적으로는 호 好 70% 에 불호 不好 30% 정도로, 처음부터 막 끌리는 맛은 아니었지만 마시다보니 매력이 있는 칵테일이었어요.


기본 안주로는 짭잘한 크래커가 제공됩니다.
커버차지는 따로 없었어요.


네그로니


피곤하기도 하고, 딱 한 잔만 더 하기로 했어요.
저는 첫 잔은 가볍고 청량한 롱드링크를, 갈수록 묵직하고 도수가 높여서 마셔요.
그날그냘 취향에 따라 올드패션드와 네그로니, 프렌치커넥션, 러스티 네일 중에서 고르는데, 이 날은 네그로니를 골랐습니다.
진은 탱커레이를 쓰시는 거 같았고, 쌉쌀한 맛을 더 내기 위해서 캄파리를 조금 더 넣어달라고 부탁드렸어요.
오렌지 필의 달콤한 향긋함과 혀로 느껴지는 캄파리의 쌉쌀함의 부조화, 기분좋게 올라오는 취기까지, 막잔으로 적절했어요.

 

 



스틸룸은 보통 위스키 바 보다는 레스토랑으로 더 많이 알려져있어요.
제가 갔을 때도 술을 마시러 온 분은 저를 포함해서 1-2명 정도 밖에 없었고, 나머지는 전부 분위기 좋은 곳에서 저녁 식사를 하러오신 분이셨거든요.
지방 소도시에서는 다양한 위스키를 접하기 어려운데, 여기는 그래도 라인업이 괜찮다고 해요.
칵테일을 마시러 온 입장에서는 아무래도 메뉴를 보고 고르게 되는데, 제공된 메뉴판에 나온 칵테일 중에서 안 되는 메뉴들이 많다는 건 좀 불편헸어요.
하지만 경주토닉이 제법 인상깊어서 경주에 또 오게 되고, 시간적 여유가 된다면 그걸 마시러 한 번 더 방문할 거 같아요.

 

 

 

(재미있게 보셨으면 아래의 를 눌러주세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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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히티틀러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너무 멋지셔요~ 저도 여행가면 그 지역의 아늑한 바에 가서 술을 홀짝이고 픈 로망이 있는데 이상시리 밥은 혼자 먹으러 가도 술은 혼자 마시러가기가 힙들어서 실행을 못해봤어요. 메뉴판에 쿠바에서 많이 마시던 쿠바리브레가 눈에 띄어서 반갑네요~경주법주로 만든 경주토닉 후기가 인상적입니다.

    2021.06.09 14:04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오히려 저런데가 혼술하기 좋아요.
      그냥 술집가서 술을 시키면 혼자 먹을만한 안주나 음식이 많지도 않고, 이상하게 보거나 심지어 '안 판다' 라고 하는 분도 있고요.
      처음에 접하기가 어려워서 그렇지, 오히려 저런 곳에 가면 누구 눈치도 안 보고 편하게 술 마실 수가 있더라구요.
      가끔 옆사람이랑 몇 마디 얘기나누고하다보면 서비스를 주시기도 하시고ㅎㅎㅎ

      2021.06.10 19:26 신고 [ ADDR : EDIT/ DEL ]
  2. 뭔가 은은한 느낌이 혼자 분위기 타면서 홀짝이는 상상이 되는 곳이네요. ㅋㅋ

    2021.06.09 14:55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그래서 바에 가는 걸 좋아해요.
      혼술을 해도 아무렇지 않은 분위기거든요.
      조용히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기도 하고, 아니면 적당히 바텐더분과 몇 마디 나누고 하면 2-3시간은 금방 가거든요ㅎㅎ

      2021.06.10 19:24 신고 [ ADDR : EDIT/ DEL ]
  3. 오늘도 잘 보고 갑니다 :)

    2021.06.09 15:28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4. 시소잎이 들어간 칵테일이라니 신기하네요. 개성있는 향의 시소잎이라 칵테일 안에서는 어떤 느낌일지 궁금한긴 한데 솔의눈 느낌이라니 뭔가 확 와닿긴 합니다. ㅎㅎㅎ

    2021.06.09 19:58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흔하지는 않지만, 시소를 사용하는 경우가 왕왕 있어요.
      바텐더 하시는 분 중에서는 일본에서 일을 하다가 오시는 분들이 꽤 있으셔서 아마 거기에서 영향을 받지 않았나 싶어요.
      진은 흔히 솔의눈 향이라고 말을 해요.
      그래서 진 좋아하면 송충이라고ㅋㅋㅋㅋ

      2021.06.10 19:22 신고 [ ADDR : EDIT/ DEL ]
  5. 저는 이런 느낌있는 곳 한번도 안가봐서 신기하네요ㅎㅎ 왠지 양복입고 가야할 것 같아요ㅋㅋㅋㅋ

    2021.06.09 23:48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호텔바 같은 데는 어느 정도의 드레스코드가 있는 경우가 있는데, 대부분의 경우는 적당히 평상복 입고 가도 괜찮아요.
      저도 하루종일 돌아다니다가 추레하게 갔는데요ㅋㅋㅋ

      2021.06.10 19:19 신고 [ ADDR : EDIT/ DEL ]
  6. 위치가 관광지쪽이랑도 멀지 않으니 저도 다음에 경주 가면 한 번 가봐야겠습니다 ㅎㅎ

    2021.06.14 12:50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꼭 술을 즐기지 않더라도 레스토랑으로 더 유명한 곳이니 식사하러 가셔도 될 거예요.

      2021.06.17 22:49 신고 [ ADDR : EDIT/ DE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