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per kelinchak (최고의 신부)는 2008년에 개봉한 우즈베키스탄의 로맨틱 코미디 영화입니다.
우즈벡 남자와 러시아 여자의 좌충우돌 신혼생활을 그린 이 영화는 그 당시에 우즈베키스탄에서 큰 인기를 누렸다고 합니다.
특히 여자 주인공 역할을 맡은 '디아나 야고파로바 Diana Yagofarova'는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고 합니다. (참고로 그녀는 타타르 민족 출신이라고 합니다)
친구들과 함께 볼링을 치고 있는 볼링장집 아들, 사르도르.
그는 옆에서 볼링을 치던 디아나에게 첫 눈에 반합니다.
"나랑 같이 볼링 칠래요? 그런데 나는 돈 내기 아니면 안 하는데."
"만 달러 걸죠. 당신은 뭘 걸거죠?"
"난 그만한 돈은 없고, 밖에 서 있는 차를 걸지."
어마어마한 돈이 걸린 볼링 대결.
그 결과는 디아나의 승리.
사르도르는 약속한 대로 차를 주겠다고 얘기했지만, 디아나는 필요없다며 그를 무시하고 친구들과 함께 떠났습니다.
"나 저 여자와 결혼할 거야."
"그게 가능해? 저 여자는 다른 민족이야. 설령 저 여자가 좋다고 하더라고 네 부모님이 허락하지 않으실거야."
"두고 봐. 실패하면 내 차를 너에게 줄게. 성공하면 네 마티즈는 내 꺼야."
늦은 밤에 혼자 운전하고 있던 디아나에게 모르는 남자 여럿이 나타나서 시비를 걸었습니다.
갑자기 어디선가 나타난 사르도르!
5대 1로 디아나를 위협하던 남자들과 싸워서 그들을 쫓아냅니다.
디아나도 그에게 조금씩 호감을 느끼고...
당연히 디아나에게 시비를 걸고 남자들은 사르도르와 함께 짜고 친 것이었습니다.
"아이고! 이게 무슨 동네 망신이야!"
이웃집 딸 굴체흐라를 며느리감으로 점찍어두고 있던 어머니는 아들이 다른 여자랑, 그것도 우즈벡인이 아닌 러시아 여자와 결혼한다고 하자 난리를 치며 반대합니다.
사르도르와 결혼할 꿈에 부풀어 있던 이웃집 처녀, 굴체흐라도사르도르가 다른 여자와 결혼한다는 말에 대성통곡합니다.
그녀의 어머니는 이런 딸을 안쓰럽게 생각합니다.
반대를 하는 것은 디아나의 집도 마찬가지.
다른 민족과 결혼하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라고 딸을 설득해보지만, 이미 사랑에 빠진 디아나는 '자기가 열심히 배우고 노력하면 된다' 라고 부모의 이야기를 듣지 않습니다.
다른 사람과는 절대 결혼하지 않겠다고 버틴 덕분에 두 사람은 결국 결혼에 골인했습니다.
어쩔 수 없이 결혼 허락을 하긴 했지만, 시어머니는 여전히 며느리를 맘에 들어하지 않고 있습니다.
"시집살이 시켜. 그럼 곧 제 발로 나갈거야."
디아나는 아침 일찍 일어나 마당을 쓸고 집안일을 하면서 우즈벡 여자 못지 않은 좋은 신부가 되기 위해 노력합니다.
내기를 했던 친구는 '결혼 축하 선물'이라는 미명으로 자신의 차를 사르도르에게 뺏깁니다.
디아나는 결혼을 반대했던 시어머니의 마음에 들기 위해 밤늦은 시간까지 인터넷을 보면서 낯선 우즈벡 문화나 요리법 등을 공부합니다.
하지만 이런 그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며느리를 예쁘게 보지 않는 시어머니는 온갖 일에 사사건건 트집을 잡으며 디아나를 구박합니다.
이웃집에 와서 며느리에 대한 험담을 늘어놓는 시어머니.
시어머니는 여전히 자신이 점찍어뒀던 이웃집 딸, 굴체흐라가 자신의 며느리가 되지 못한 걸 아쉬워하고 있습니다.
안 그래도 며느리가 마음에 들지 않는데, 결혼한지 1년이 넘도록 아이를 가지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아들 부부한테 병원에 가보라고 해 봐. 내가 아는 의사가 있는데, 부탁하면 불임이라고 말해줄거야.
그러면 며느리가 알아서 떠나겠지."
시어머니를 꼬득이는 이웃집 아주머니.
"당신을 위해서 깜짝 선물을 준비했어."
남편의 깜짝 선물은 바로 아기 요람.
"아기가 생기기 전에 요람을 사면 안된다는 이야기 못 들어봤어요?"
시어머니 또한 그 미신을 들어서 알고 있던 터라 깜짝 놀랍니다.
"두 분은 아이를 가지기 힘드실 거 같습니다."
시어머니의 성화로 찾아간 병원에서 불임 판정을 받습니다.
당연히 의사는 시어머니와 굴체흐라의 어머니에게 사주를 받은 것.
자신이 아기를 가질 수 없다는 사실에 슬퍼하는 디아나.
시어머니는 슬슬 양심의 가책을 느끼기 시작합니다.
다시 이웃집을 찾아간 시어머니.
"이번에는 우리가 잘못한 거야. 며느리가 무슨 잘못이 있어. 그 애는 우리 아들을 사랑한 거 밖에 없어."
"다 자기 책임이야. 누가 결혼하라고 했나.
그나저나 이번에 우리 마을에게 최고의 신부감을 뽑은 대회가 열린다는데 거기 한 번 내보내봐.
거기서 망신을 당하고 나면 알아서 집을 나갈거야."
드디어 대회가 열렸습니다.
최고의 신부감을 뽑는 '수페르 켈린착' 이라는 이 대회는 마을 사람들 뿐만 아니라 방송국에서까지 촬영을 오는 큰 대회였습니다.
디아나 또한 후보로 참가했습니다.
아이를 가질 수 없다는 말에 상심한 사르도르를 부인과 가정에 신경을 쓰지 않고 자꾸만 밖으로 나돌고 있었습니다.
시아버지는 그런 아들에게 며느리가 참가한 대회에 가보라고 설득을 합니다.
다른 우즈벡 신부들을 제치고 디아나가 1등을 차지했습니다.
"제가 우승을 한 것은 모두 저를 잘 가르쳐주신 시어머니 덕분이에요. 시어머니께 감사드려요."
멀리서 그 모습을 본 사르도르.
자신을 위해 훌륭한 아내가 되기 위해 노력했던 디아나를 떠올리며, 그녀를 다시 아끼고 사랑해주기로 결심합니다.
"이제 이 차를 타고 다녀. 옛날 당신이 타고 다니던 차만큼은 아니겠지만 어디 갈 때 타고 다니기에는 괜찮을 거야."
친구에게 내기로 얻었던 차를 디아나에게 선물하는 사르도르.
반면 사르도르에게 차를 뺏긴 친구는 불편할 수 밖에 없습니다.
짐을 나르기 위해 택시를 잡으려고 길에 서 있는 친구.
마침 그 근처를 지나가던 디아나는 남편 친구를 태워줍니다.
하지만 그는 디아나아게 사르도르와 했던 내기에 관해 털어놓았습니다.
디아나에게 주기 위해 꽃을 사가지고 집에 돌아온 사르도르.
그러나 디아나는 남편에 대한 실망감과 아이를 가지지 못하는 자신에 대한 자책감으로 짐을 싸서 집을 나갔습니다.
그녀가 남겨놓은 편지에는 차를 원래 주인에게 돌려주라는 당부와 함께 사르도르가 아이 없이 살기 원하지 않는다는 말이 적혀 있었습니다.
사르도르는 화가 나서 불운을 가져왔다고 생각하는 아기 요람을 던져서 부숴버립니다.
이 소식을 들은 이웃집 아주머니는 딸을 데리고 찾아옵니다.
"며느리가 집 나갔다는 소식 들었어.
내가 작스(관공서) 에 아는 사람이 있으니까 며칠 내로 이혼 수속을 할 수 있을 거야. 이제 우리 딸을 며느리 삼을 일만 남았네."
하지만 시어머니는 그들을 쫓아냅니다.
결국 시어머니는 아들에게 모든 사실을 털어놓고, 며느리를 다시 집으로 데리고 오라고 이야기합니다.
사르도르를 디아나에게 집에 다시 와달라고 부탁하지만, 디아나는 그를 외면합니다.
디아나는 갑자기 배를 움켜잡고 쓰러졌습니다.
사르도르를 그녀를 데리고 서둘러 병원에 갔습니다.
"축하합니다. 임신입니다."
결국 디아나와 사르도르는 화해를 하고, 해피 엔딩.
이 영화는 앞에서 언급했듯이 우즈벡 남성과 러시아 여성의 결혼을 다루고 있는데, 매우 신선한 소재로 다가왔다.
우즈베키스탄 영화에서 부모의 결혼 반대라든가 시어머니의 시집살이와 같은 이야기는 정말 흔하디 흔한 소재이지만, 타 민족간의 결혼을 다룬 영화는 드물기 때문이다.
우즈베키스탄은 다민족 국가로, 무려 130개가 넘는 민족이 살고 있다.
그 때문에 미국의 경우처럼 다른 인종이나 민족 간의 결혼이 흔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실제로는 타 민족과의 결혼에 굉장히 보수적이고 대부분은 자기와 같은 민족에서 배우자를찾는다.
우즈벡인의 경우 혹 다른 민족과 결혼한다고 하더라도 언어, 문화, 종교 등이 유사한 타직인이나 다른 투르크 민족들과 결혼하지, 외모와 문화, 종교 등이 전혀 다른 러시아인, 타타르인, 아르메니아인 등과 결혼하는 일은 드물다.
이 영화에서도 보면 아들이 러시아 여자와 결혼하겠다고 하자, 어머니는 연신 'sharmanda (우즈벡어로 '수치, 불명예') 를 외치면서 바닥에 주저앉고, 아버지는 화가 나서 아들에게 주먹을 휘두르고 그릇을 던져버리기까지 한다.
주변 이웃들은 마치 무슨 큰일이라도 난 것처럼 '누구네 집 아들이 다른 민족 여자와 결혼한대' 라면서 수근수근거린다.
우즈벡 사람들이 타 민족과의 결혼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단편적으로 보여주는 부분이다.
하지만 이 영화의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우즈벡인과 러시아인의 문화 차이가 거의 부각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우즈벡인과 러시아인의 문화에서 가장 대비되는 것은 언어와 종교가 아닐까 한다.
우즈베키스탄에 사는 러시아인들의 대부분은 우즈벡어를 구사하지 못한다.
소련 시기에 러시아어로만 교육을 받은 중장년층은 말할 것도 없거니와, 학교에서 정식으로 우즈벡어를 배운 독립 이후 세대들조차도 우즈벡어를 거의 구사하지 못한다.
그에 반해 이 영화에서 디아나는 아무런 의사소통에 문제가 없을 정도로 유창한 우즈벡어를 구사한다.
종교 문제에 대한 갈등은 아예 언급조차 되지 않는다.
그나마 시어머니와 며느리 사이에 차이가 난다고 등장하는 문제가 구두를 닦는 방법이라든가, 시어머니가 빵을 굽는 법을 가르쳐준다거나 하는 정도인데, 이 정도 차이를 민족간 문화적 차이로 확대시키에는 누가 봐도 무리가 있다.
나는 오히려 같은 여성으로는 디아나에게 연민이 갔다.
예쁘고, 능력 있고, 집안도 부유한, 그야말로 남부러울 거 하나 없는 그녀가 열심히 노력함에도 불구하고 시어머니의 구박을 받는 것은 정말 마음이 아프고, 한편으로는 화가 나기도 했다.
다른 사항도 아니고, '민족'이라는 것은 자신이 선택할 수 없는 조건이 아닌가.
한편으로는 결혼 전에는 볼링 내기 한 판에 만 달러를 걸 정도로 배짱 있고 당당하던 그녀가 결혼 이후에는 마치 팔려간 것처럼 집안일에 충실하고, 시부모에 순종적이고 고분고분한 전통적인 며느리로 돌변하는 것도 이해가 잘 안 간다.
결혼을 한다고 내가 내가 아닌 것도 아니고, 감정이 무뎌지는 것도 아닌데.
우즈베키스탄에서 며느리로 산다는 건 부처님 가운데 토막이 되어야하는 일인건가.
우즈벡 남자와 러시아 여자의 결혼 생활이라는 신선한 소재와 함께 마음 편하게 웃고 즐기면서 보기에는 꽤 잘 만든 영화라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앞에서 언급했듯이 민족 간의 문화적 차이가 영화에서 크게 부각되지 않아서 '시부모의 반대 -> 시어머니의 구박 -> 며느리의 헌신 -> 화해와 해피엔딩' 라는 전형적인 우즈벡 영화의 전개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한 점이 못내 아쉽다.
감독 : Hotam Hamroev
프로듀서 : Nargiza Salom
제작년도 : 2008
배역
디아나 (Diana) 역 : Diana Yagofarova
사르도르 (Sardor) 역 : Adiz Rajabov
시어머니 (Munira opa) 역 : Saida Rametova
시아버지 (Alisher Aka) 역 : Murod Rajabov
친정 어머니 (Klara) 역 : : Elizaveta Karali
친정 아버지 (Karen) 역: Nozim To'laxo'jaev
이웃집 아주머니 (Sevara opa) 역 : Gulchehra Nosirova
굴체흐라 (Gulchehra) 역 : Dilnoza Mahmudova
사르도르 친구 (Ilhom) 역 : Sanjar Shodiev
영화의 OST인 Ziyoda 의 Super Kelinchak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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