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실크로드 횡단이니 세계 일주니 해서 중앙아시아 지역을 여행하는 여행자들이 많아요.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키르기즈스탄, 타지키스탄, 투르크메니스탄 등 중앙아시아 지역을 다룬 여행기는 책으로든, 블로그로든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지만, 한국어로 된 가이드북은 없었어요.
그래서 대부분의 여행자는 영어로 쓰여진 '론니플래닛 중앙아시아 Lonely Planet Central Asia' 를 가지고 다녀요.
Lonely Planet Central Asia 5th ed. (2010)
저 또한 2012년 우즈베키스탄에 갈 때, 2010년에 출판된 론니플래닛 중앙아시아 책을 사가지고 갔어요.
투르크메니스탄과 타지키스탄, 우즈베키스탄 여행을 할 때 요긴하게 사용했지요.
Lonely Planet Central Asia 6th ed. (2014)
론니플래닛 중앙아시아 판은 3-4년마다 신판이 나오는데, 올해 6월 1일에 신판이 나왔어요.
한국으로 돌아왔지만 '언젠가는 중앙아시아에 다시 가야지. 못 가본 카자흐스탄과 키르기즈스탄을 가봐야지' 하는 생각에 신판이 나온지 얼마 안 되어 구입을 해서 종종 뒤적거리곤 했어요.
그러던 어느 날, 교보문고 광화문점에 갔다가 놀라운 책을 발견했어요.
론니플래닛 중앙아시아 한글판!!!!!!
론니플래닛 영문판 신간이 나온 후 2달 후인 8월 15일에 한글판이 출간이 되었더라고요.
왜 이제야 알았는지...
요즘 종종 론니플래닛이 한국어로 번역되어 나온다는 건 알았는데, 유럽이나 미국처럼 인기있는 여행지만 번역된다고 생각해서 별 신경을 안 쓰고 있었거든요.
반가운 마음에 그 자리에 바로 구입을 하고, 집에 와서 영문판과 비교를 했어요.
사실 여행 가이드북은 직접 가지고 다니면서 여행을 해봐야 잘 만든 책인지 아닌 책인지를 정확히 알 수 있지만, 조금씩 뒤적거리면서 개인적으로 느낀 점을 적어볼게요.
일단 가격은 한글판이 영문판보다 저렴했어요.
영문판 원가는 34.99$이고, 서점에서 4만 3천원 정도에 구입했는데, 한글판은 가격이 2만 2천원이예요.
책 두께는 영문판이 한국판보다 조금 더 두꺼웠는데, 영문판이 519페이지, 한글판이 480페이지로 약 40페이지 정도 차이가 나요.
무게는 한글판이 조금 더 무겁게 느껴졌는데, 아마 종이를 코팅되고 더 두꺼운 고급지를 사용해서인 거 같았어요.
한글판의 가장 특징적인 점은 '타지키스탄 부분이 통째로 빠졌다' 라는 거예요.
영문판은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키르기즈스탄, 타지키스탄, 투르크메니스탄, 이렇게 5개국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한글판에서는 타지키스탄이 통째로 빠져서 4개국으로 구성되어 있어요.
원래 있던 내용을 임의적으로 빼다보니 앞부분에서 여행 장소나 루트를 추천하는 부분에서도 타지키스탄과 관련된 장소나 내용이 이으면 그 부분 또한 되었어요.
영문판의 'Central Asia's Top 15' 는 '중앙아시아 체험 11선'으로 4곳이 삭제되었고, 추천 여행 일정에서는 영문판 29쪽에 있는 'To Osh via the Pamir Highway', 파미르를 거쳐 오쉬로 가는 3주짜리 일정이 전부 삭제되었고요.
타지키스탄의 파미르 지역은 중앙아시아를 찾는 많은 여행자들이 거쳐가는 곳이기도 하거니와, 론니플래닛 영문판에서도 트랙킹 코스로 굉장히 강조하는 곳인데 왜 타지키스탄이 통째로 빠졌는지는 이해할 수가 없어요.
이 점은 론니플래닛 중앙아시아 한글판의 가장 큰 단점이라고 생각해요.
번역에 있어서도 오류가 종종 있었어요.
registration 을 '거주 등록'이 아닌 '숙박 등록' 이라고 번역했고, marshrutka 를 보통 '마슈르트카' 혹은 '마르슈트카' 정도로 번역하는데 반해 '마르시룻카' 라고 번역을 했어요.
사실 이건 어쩔 수 없이 어느 정도 감수해야하는 부분이기도 해요.
론니플래닛은 여행가이드북이다 보니 어쩔 수 없이 현지어로 된 고유 명사가 많이 나올 수 밖에 없어요.
번역자가 누구인지 나와있지는 않지만, 이 지역이나 현지어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이 영어로 쓰여진 명칭만 가지고 번역을 하다보면 당연히 오류가 생길 수 밖에 없어요.
더군다나 영문판 자체도 잘못된 경우도 종종 있어요.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 - 사마르칸트를 운행하는 고속철도인 '아프로시욥 Afrosiyob' 을 영문판에서 'afrosoiyob' 이라고 표기해서 한국판에서도 '아프로소이요브' 라고 덩달아 오류가 생겼어요.
또 한 가지 추가하자면 책에서 카자흐스탄은 '비자가 필요하나 어렵지 않게 받을 수 있다' 라고 나왔으나 올해 11월 29일부터 사증 면제 협정이 발효되어 관광객은 비자 없이 30일간 체류할 수 있어요.
하지만 영어보다는 확실히 한국어 판이 눈에 확 들어와서 좋더라고요.
안되는 영어로 찾아다니기 여간 힘들지 않았는데, 저처럼 영어 실력이 부족한 사람들도 이용할 수 있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훨씬 편리해진 듯 해요.
그러면서도 음식점이나 숙소 이름 등은 영어로 그대로 놔두고, 지명이나 관광 장소는 영어로 병기를 한 점도 괜찮은 거 같아요.
억지로 한국어로 다 번역했으면 오히려 혼란스러웠을 거 같아요.
나중에 중앙아시아 여행을 다시 가게 된다면 론니플래닛 중앙아시아 한국어판을 들고 여행을 가보고 싶네요.
론니플래닛이 아니더라도 한국어로 된 중앙아시아 여행 가이드북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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