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어학원 근처에서 그루지아식 카페(우즈베키스탄에서 카페는 커피를 마시는 곳이 아니라 간단한 음료와 식사를 할 수  있는 식당을 의미해요)를 발견한 적이 있어요.

카프카스 여행의 추억을 생각하며 그루지아 음식을 먹어보고 싶었지만, 의사소통이 전혀 안 되어서 그냥 돌아오고 말았지요.

어학원에서 러시아어 수업을 듣는 학생들하고 이야기를 하다가 어떻게 이야기가 잘 되어서 수업이 끝나고 같이 그루지아 음식점에서 점심을 먹기로 했지요.

그 학생들은 그루지아 음식을 한 번도 먹어본 적이 없어서 그루지아 음식을궁금해하기도 했고요.


그루지아 음식점 안을 들어가자 사람 하나 없고 불도 꺼놔서 컴컴했어요.

장사를 하는 건가 싶었는데, 다행히 눈치 빠른 종업원이 실내 불도 금방 켜고 자리도 안내해준 후, 전통 음악까지 틀어줬어요.

메뉴판은 온통 러시아어이고, 나는 러시아어는 모르고.

일단 그루지아에서 먹어본 적이 있는 하차푸리와 킨칼리를 일단 주문하고, 러시아어를 아는 사람들끼리 이야기해서 그루지아식 샐러드와 이름은 뭔지 모르지만 괜찮다는 요리를 주문했어요.

지난 번 왔을 때는 러시아어만 이야기해서 발길을 돌리게 하더니, 알고보니 종업원이 우즈벡어를 매우 잘했어요.


"그루지아 출신인가요?"

"아뇨, 카자흐 사람이예요."


그루지아 음식점에서 왜 뜬금없이 카자흐 사람이 서빙을?

어쨌거나, 일행 중 한 명이 카자흐스탄에 다녀온 적이 있어서 카자흐어를 몇 마디 했더니 매우 좋아했어요.




제일 먼저 나온 하차푸리(치즈를 넣어 구운 파이).

그루지아에서 먹었을 때는 짜고 냄새가 좀 있는 치즈를 넣어서 결국 다 못 먹고 남기고 왔었는데, 여기는 소금기 적고 냄새가 적은 치즈를 넣어서 먹기는 훨씬 수월했어요.

대신 반죽과 치즈 외에는 아무 것도 안 들어가고 반죽이 두껍다보니 좀 느끼하고 밍밍해서 핫소스가 생각나는 맛이었어요.




뭔가 이름을 알 수 없는 음식.

양파와 향채, 닭고기를 넣고 걸쭉하게 끓인 수프 종류 같아요.

숟가락은 뾰족한데, 그릇이 너무 얕아서 몇 번 떠먹다가 포기했어요.




내 사랑 낑깔리(그루지아식 만두).

그루지아를 떠날 때, 다른 것보다도 낑깔리를 못 먹는다는 사실이 정말 슬펐어요.

특이한 점은 낑깔리 속에 우즈베키스탄에서 쓰는 항채를 넣었다는 것.

그루지아 낑깔리는 고기가 그득하고 육즙이 가득차 있는데, 이건 향채 특유의 향이 너무 강해서 우즈베키스탄 만트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뭐, 그래도 그것도 좋아하니까요. 


이것저것 맛본답시고 여러 개를 시켜서 셋이 배 터지게 먹고도 결국 다 못먹었어요.

남은 하차푸리는 싸달라고 하니 비닐 봉지에 싸주더라고요.

가격도 보통 우즈벡 레스토랑에서 먹은 가격 정도로, 그닥 비싸지 않았어요.

종업원 언니는 조금 부담스러울 정도로 친절했고요.

다음에 기회가 되면 또 한 번 가 볼 생각이에요^^





Posted by 히티틀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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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여기 어디인지 알 수 있을까요?ㅠㅠ

    2015.05.02 01:30 [ ADDR : EDIT/ DEL : REPL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