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의 조각들2016.07.24 08:30
 




태국 치앙마이에서 버스를 타고 라오스 루앙프라방으로 이동하던 중이었다.

라오스 국경에서 버스를 갈아탄후 루앙프라방까지 밤새 가야하는 일정이었는데, 깊은 산중에 불빛 하나 보이지 않고 적막했다.

그런데 자정 무렵 되었을까 갑자기 버스가 정차했다.

무슨 일인지 몰라서 멍하게 있는데, 버스는 아예 시동을 꺼버리고 사람들은 우루루 내리기 시작했다.

나를 포함해서 같은 버스에 타고 있던 외국인들은 다들 어리둥절해 있던 상황이었는데, 현지인들은 아무렇지 않다는 듯이 공터에 앉아서 노숙을 시작했다.

버스는 아예 떠날 기미가 보이지 않았고, 밤이 늦으니 사람들이 한두명씩 잠들기 시작했다.

원래 이동할 때 쉽게 잠들지 못하는 데다가 날씨도 쌀쌀하고, 날도 쌀쌀하고 계속 모기에 뜯겨대서 쉽게 잠을 이루지 못했다.

그렇게 밤을 지새우고 있는데, 어디에선가 멧돼지가 한 마리 나타났다.

다행히 멧돼지는 주변을 어슬렁거리기만 하다가 사라졌지만, 그 순간에는 정말 무서웠다.

멧돼지가 사람을 공격하기라도 했으면 진짜 큰일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날이 밝고나서야 버스가 안 가고 있던 이유를 알 수 있는데, 산중턱의 2차선 도로에서 화물트럭 두 대가 부딪쳐서 길이 막혀버린 것이었다.

다음날 낮이 되어서야 어떻게 그곳에서 빠져나오긴 했지만, 지금 생각해도 아찔하다.

안 그래도 라오스에서 사고 소식도 많은데.

라오스에 대해서 악감정은 없지만, 또 가자고 하면...  쉽게 가게 되지는 않을 거 같다.

얌전하게 비엔티안에만 있는다면 또 모를까.



2016. 6.20 라오스 어딘가

Posted by 히티틀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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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여행지 사고소식 들려오면 무섭더라구요

    2016.07.24 11:06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다행히 아무 일도 안 생기고 잘 넘어가긴 했는데, 지금 생각해도 아찔해요.
      라오스는 다시 갈 지 모르겠어요.

      2016.07.24 17:30 신고 [ ADDR : EDIT/ DEL ]
  2. 어머 정말 큰일날뻔했네요. 멧돼지라니...ㅠㅠ

    2016.07.24 21:07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그럼 사람들이 놀라거나 무서워하는 기색이라도 있어야하는데, 너무 태연해서 더 무서웠어요.

      2016.07.24 23:57 신고 [ ADDR : EDIT/ DEL ]
  3. 아우 진짜 무서우셨겠어요!! 멧돼지!!! 밤에 버스 멈춘 것도 무섭고 공터에 사람들 우르르 내리는 것도 무서운데 멧돼지까지.. 게다가 사고도 났었다니.. 무사히 돌아오셔서 다행이에요

    2016.07.24 22:31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제일 놀랐던 건 사람들이 정말 아무렇지도 않아한다는 점이었어요.
      마치 예상되어있던 거 처럼요.
      그래도 아무도 없어서 다행이에요.

      2016.07.25 00:03 신고 [ ADDR : EDIT/ DEL ]
  4. 멧돼지....익숙해지면 별로 무섭지 않더라구요 ㅎㅎ 군대서 자주 봐서 그런가봐여 ㅎㅎ

    2016.07.25 10:06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전 실제로 보는 건 처음이었어요.
      사람을 공격하면 다칠 수도 있는데, 다들 너무나 태연해서 좀 당황스럽기도 했고요.

      2016.07.26 00:51 신고 [ ADDR : EDIT/ DEL ]
  5. 긴장감을 갖고 하는 여행이 당시엔 쫄깃하나.. 나중에 보면 추억이 되죠. 별탈없이 무사해서 다행입니다!

    2016.07.26 15:13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약간의 긴장감을 갖고 여행하는 건 좋은데, 저 때는 정말 사고가 날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산 중턱이라 다치면 앰뷸런스 같은 것도 오기 힘들고요.
      정말 별탈없이 무사해서 다행이에요.

      2016.07.26 16:02 신고 [ ADDR : EDIT/ DEL ]
  6. 멧돼지 위험하죠...큰일날 뻔하셨네요. 아무일 없었다니, 천만 다행입니다. 당시에는 기잔되고 무서워도 나중되면 이또한 두고두고 이야기거리가 되겠죠.

    2016.07.30 16:27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정말 다친 사람이 없어서 다행이에요.
      저 멧돼지가 사람 공격했으면 정말 끔찍해요.
      이젠 라오스 여행이라고 하면 저 멧돼지가 생각나서 왠지 무서워져요.

      2016.07.30 16:30 신고 [ ADDR : EDIT/ DEL ]
  7. ㄷㄷㄷㄷㄷ....멧돼지....라오스란 장소가 정말.. 안좋은 방향으로 각인되셨네요 ㅠ_ㅠ 저라도 그렇겠어요.
    그나저나 사고 때문에 아예 밤을 새어야한다니... 사후처리도 아쉽네요 ㅠ_ㅠ

    2016.07.30 22:58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사후처리라는 개념 자체가 없는 거 같았어요.
      그야말로 자력갱생.
      그 영어하는 라오스 사람 아니었다면 수많은 외국인이 어찌할 지도 모르고, 며칠이나 그 산에 고립되었을 거예요.

      2016.07.30 23:37 신고 [ ADDR : EDIT/ DEL ]
  8. 옴마...사고가 나서 차가 정차할 수 밖에 없었던거군요..무슨일인가 싶었네요;;갑자기 노숙이라니 ㅎㅎ
    쌀쌀한 날씨에 모기한테 강제 헌혈까지하고..게다가 멧돼지까지.....멘붕온 하루였겠어요;;

    2016.08.09 10:53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라오스는 댕기열 같이 모기가 옮기는 질병도 많은데, 다행이 제가 물린 모기는 그런 모기는 아니어서 다행이었어요.
      정말 산 한가운데에서 차가 멈췄는데, 라오스 사람들은 아무렇지도 않은 듯 수건 한 장 펴고 잠자는 게 너무 신기했어요.
      저는 자리도 낯설고, 무서워서 잠도 못 자겠던데요.

      2016.08.09 13:03 신고 [ ADDR : EDIT/ DEL ]
  9. 비엔티엔 방비엔만 가길 잘햇네요 ㅜ

    2016.08.30 13:19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라오스는 산길이 많아서 야간 이동은 좀 위험하다는 이야기도 있더라고요.
      혹시나 다음에 가게 된다면 무조건 비행기를 타고 가는 게 더 나을 거 같아요ㅠㅠ

      2016.08.31 19:19 신고 [ ADDR : EDIT/ DE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