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거킹 뉴 와퍼 후기
4월 15일, 버거킹 와퍼가 전체 리뉴얼이 되었어요.
기대감 반, 걱정 반의 출시였어요.
지난 주 월요일인 4월 8일, 갑자기 '와퍼 판매를 종료한다' 는 공지가 올라왔어요.
버거킹의 대표 메뉴인 와퍼가 단종된다고 하고, 그나마도 홈페이지 공지가 아니라 카카오톡 플러스친구로 대대적으로 안내를 했으니 정말 난리가 났어요.
버거킹이 사모펀드에 넘어가니 철수하는 거 아니냐는 이야기부터 시작해서 홈페이지가 마비되고, 뉴스에까지 나왔어요.
결국 바뀐 건 버거킹에서 와퍼를 리뉴얼하면서 화제성을 모으기 위한 노이즈 마케팅으로 밝혀졌지만요.
와퍼 뿐만 아니라 '와퍼' 라는 이름을 달고 있는 전 메뉴가 리뉴얼 되었습니다.
블랙바비큐와퍼, 몬스터 와퍼, 콰트로 치즈 와퍼, 통새우와퍼, 치즈와퍼, 갈릭불고기 와퍼 등이 전부 다 변경되었다고 보시면 되요.
현실적으로 다 먹어볼 수는 없고, 대표 메뉴인 '와퍼' 만 먹으러 다녀왔어요.
와퍼 콤보
매장 및 킹오더 가격은 단품 7,100원, 세트 9,100원, 라지 세트 9,800원입니다.
딜리버리 가격은 단품 8,000원, 세트 10,500원, 라지 세트 11,200원입니다.
칼로리는 단품 723kcal, 세트 1,152kcal, 라지 세트 1,308kcal 입니다.
중량은 단품 293g, 세트 771g, 라지 세트 966g 입니다.
리뉴얼을 하면서 가격을 올리는 게 아닐까 싶었지만, 가격은 동일해요.
하지만 칼로리는 기존 619kcal 에서 723kcal 로 104kcal 높아졌어요.
현재 출시 기념으로 4월 15일부터 21일까지 단품은 4,000원에, 세트는 1,000원 할인된 가격으로 판매하고 있어요.
크기는 지름 9.5cm, 높이는 5.5cm 입니다.
마찬가지로 기존과 동일해요.
와퍼는 번과 쇠고기패티, 양상추, 토마토, 피클, 케첩, 마요네즈로 구성되어있어요.
이번 와퍼 리뉴얼에는 3가지가 달라졌다고 해요.
1. 번이 좀 더 쫄깃하고 촉촉한 '글레이즈드번 glazed bun' 으로
2. 패티에 소금과 후추 시즈닝
3. 소고기 육즙을 가득한 텐더폼 패티
즉, 번을 좀 더 촉촉하게 만들고, 패티의 맛과 풍미를 살렸다는 이야기에요.
확실히 번은 예전 와퍼번보다 기름이 반질반질하고 미끄러워요.
기존의 와퍼번은 퍽퍽하고 손가락으로만 눌러두 푹 눌리고 찢어질 정도로 푸석거렸는데, 새로운 번에는 이 점이 확실히 개선이 되었어요.
맛으로도 그렇고, 육안으로만 봐도 그래요.
하지만 패티는 크게 차이를 못 느끼겠어요.
버거킹은 타 브랜드에 비해서 패티에 풍미가 있기도 하고, 케첩이나 피클처럼 산미 강하고 맛이 강한 재료들까지 섞이다보니 패티가 좀 더 짭잘해졌다던가 육즙이 늘어났다던가 하는 건 실감이 안 나더라구요.
번이 푸석함이 줄고 쫄깃해지니까 전체적인 식감이 좋아지긴 했어요.
저만 그런 건지는 모르겠지만, 버거를 먹다보면 일부 식재료를 금방 넘어가고 번이나 패티는 입에 남아서 좀 더 오래 씹게 될 때가 있어요.
기존의 와퍼 번을 씹을 때 남던 약한 이스트향과 푸석함이 덜하고, 빵만 먹어도 나쁘지 않더라구요.
사실 버거킹 빵이 퍽퍽함은 버거킹 측에서도 알고 있었을 거예요.
하지만 버거킹 같이 초국적 브랜드 입장에서 '전세계 어디에서나 같은 와퍼 맛' 을 유지하기 위해서 동일한 레시피를 사용해야하고, 쉽게 변경할 수 없다고 들었어요.
그래서 버거킹에서 '에그번' 같은 대체 번을 개발하고, 이 번을 사용하면 와퍼나 와퍼 주니어 같은 이름을 붙이지 못하고 '버거' 라고 써야했구요.
리뉴얼을 한다는 건 쉽지 않은 일인데, 어쨌든 큰 시간과 비용과 노력을 들여서 시도한다는 거 자체는 솔직히 반가운 일이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이렇게까지 이렇게까지 어그로를 끌 일인가
이전에 맥도날드에 대한 평이 극악으로 치달아서 '맥도날드 버거는 맛이 없다' 라는 인식이 지배적일 때였어요.
온라인 상에 '맥도날드 번이 달라졌어요' 라고 올라온 글이 화제가 되어서 사람들이 다시 한 번 가보게 되는 계기가 되었어요.
이번 버거킹도 그 정도의 마케팅이 딱 적당하지 않았을까 싶어요.
노이즈 마케팅으로라도 화제성을 모으고 싶은 마음을 모르지 않고, 향후에 다른 마케팅 플랜을 가지고 있을지는 모르는 바이지만, 저는 '과유불급' 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더라구요.
이왕 단종한다고 크게 질러놓을 거면 1주일 더 앞당겨서 4월 1일에 하던가요.
그 때라면 똑같이 욕을 먹더라도 어느 정도 유머로 소비할 수 있는 여지라도 있었을텐데, 4월 8일은 좀 뜬금없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