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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제르바이젠6

[아제르바이잔] 08. 7/8 바쿠 (3) 불바르(카스피해) 바쿠의 중심가인 니자미거리에서 흘러흘러 걷다보니 구시가지와 처녀의 탑도 보고 카스피해까지 왔어요. 예상치 않게 하루에 바쿠 시내 관광을 다 한 셈. 그 이유는 관광지들이 근처에 몰려있어서이기도 했지만, 해가 늦게 떨어지기 때문이기도 했어요. 우리가 시내에 도착한 시간이 5시 남짓. 아마 한국 같았으면 두어시간 돌아다니다보면 어두워졌겠지만, 여름의 바쿠는 9시까지는 밖이 밝았요. 9시 반이 되어야 슬슬 어두워지기 시작해서 10시~10시반 정도가 되어야 '아, 밤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어요. "여기는 정말 산유국이구나!" 바다에서 석유를 뽑아올리는 유정이 가깝게 보였어요. 바쿠는 19세기부터 석유를 생산한 세계적으로 유명한 산유지예요. 예전에는 석유가 얼마나 많았는지 삽질만 해도, 심지어는 손으로 땅을 파도 .. 2012. 1. 29.
[아제르바이잔] 07. 7/8 바쿠 (2) 니자미 거리, 이체리쉐헤르 여기 정말 바쿠 맞아? 우리 둘 다 너무 놀랐어요. 트빌리시 시내 일부를 제외하고 카프카스에서 본 것은 다 후줄근하고 낡아빠진 것이 전부였으니까요. 여행을 떠나기 전에 '걸어서 세계 속으로' 여행 다큐나 '숨겨진 보물 카프카스를 찾아서' 등의 책을 봤지만, 거기에 나온 바쿠는 공사 중이고, 물가는 더럽게 비싼데 시설은 참 안 좋은.. 뭐 그런 동네였어요. 발칸 여행을 다니면서 을씨년스럽고 후줄근한 도시들을 많이 봤기 때문에 비슷하겠거니 하고 지레짐작하고 있었어요. 그런데 너무 깔끔하고 정비가 잘 되어있어!!!!!!! 여기가 카프카스가 아니라 유럽이라고 해도 믿을 정도였어요. 아제르바이잔이 자랑하는 문학가인 니자미 겐제비예요. 굳이 장르로 말하자면 시인인데, 이 아저씨의 시들은 발레나 오페라로도 만들어졌다.. 2012. 1. 22.
[아제르바이잔] 06. 7/8 바쿠 (1) 호텔 찾기 아... 바쿠구나.... 뱃속에서부터 뭉글 올라오는 이 감격스러움! 그러나 버스에서 내리는 순간부터 느낀 것은 숨이 턱 막히는 더위. 그리고 중요한 사실은 바쿠에 도착했다고 끝이 아니라는 거였어요. 예약한 호텔까지 찾아가야하는데, 가는 방법도 정확히 몰랐어요. 여행을 떠나기 전 호텔 홈페이지를 찾아서 문의 메일을 보냈지만, 답장은... "버스가 오긴 오는데, 택시 타고 오는 게 나아요. 바쿠 도착해서 호텔에 연락하면 택시 기사에게 호텔 위치를 알려줄게요." 택시비 니네가 내줄래? 그 나라에 처음 와서 말도 모르고, 물가도 모르는 외국인은 택시 기사들에게는 봉이라는 건 개나 소나 아는 사실. 더군다나 바쿠는 세계적으로 물가가 비싸기로 유명한 동네예요. 역시 '쏘련'에 소속되었던 국가답게 서비스 마인드는 형.. 2012. 1. 21.
[아제르바이잔] 05. 7/8 바쿠 가는 길 (2) 시간이 갈수록 점점 햇살이 뜨거워지니 아무리 에어컨을 틀어도 버스 안은 미지근했어요. 여행을 떠나기 전에 문구점에서 작은 부채를 하나 샀는데, 3천원짜리 싸구려 부채가 그렇게 유용하게 쓰일 줄은 몰랐어요. 그루지아와 아제르바이잔은 와인이 유명해요. 현지에 와보니 그 이유를 알 거 같았어요. 어릴 적에 '과일은 스트레스를 받으면 달아진다'라는 이야기를 듣고 귤을 바닥에 던지거나 마구 때린 후에 먹곤 했어요. 이렇게 날씨가 덥고 태양이 뜨거우니 포도도 열받아서 달아질 수 밖에 없는 거었어요. 버스는 만차까지는 아니어도 그럭저럭 자리를 채워서 달렸어요. 차장은 사람이 탈 때마다 장부에다가 무언가를 적고, 한 번 앉은 자리에서 절대 이동하지 못하게 했어요. 이유는 버스가 직행이 아니라 중간중간 도시마다 서면서 .. 2012. 1. 16.
[아제르바이잔] 04. 7/8 바쿠 가는 길 (1) 눈을 뜨니 아침 6시 무렵. 살았구나! 지쳐서 기절하듯 잠이 들었는데, 땀을 많이 흘렸는지 온 몸에 기운이 없었어요. 저보다 더위에 강한 M씨도 땀을 많이 흘려 목걸이 지갑 속에 넣어둔 달러가 젖었다고 했어요. 버스에서 나와 바깥의 선선한 새벽 공기를 쐬자 비로소 살 거 같았어요. 저기 들어오는 버스는 야간 버스가 아니라 국경을 넘기 위해 밤새 기다리다가 이제야 들어온 버스예요. 아제르바이잔 국경은 차량으로 통과하기가 엄청 힘드니까 기차로 넘어야한다는 이야기는 사실이었어요. 그루지아에서는 사람들은 다 일처리가 끝났는데 아제르바이잔 국경에서 버스를 통과시켜주지 않아 국경에서 버스 오기만을 기다리며 죽치고 있었고, 아제르바이잔 국경에서는 그루지아로 넘어가기 위해 기다리는 화물트럭들의 행렬이 명절 도로교통방송.. 2012. 1. 15.
[그루지아&아제르바이잔] 03. 7/7 그루지아 - 아제르바이잔 국경 기차역에 도착하자 표를 사러 올라갔어요. 1-2층은 쇼핑센터인지 상점들이 가득했고, 매표소는 3층에 있었어요. "바쿠 행 기차 있나요?" "없어요." 잉? 분명히 트빌리시-바쿠행 기차가 있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고, 가이드북에도 그렇게 적혀있었어요. 어떻게 된 건지 물어보고 싶었지만, 영어는 통하지 않았어요. "왓 타임 포에즈드 바쿠? (몇 시에 기차 바쿠)?" 엉터리 영어와 러시아어 단어를 섞어서 물어보았어요. 매표소 아주머니가 뭐라뭐라 말을 한무더기 했으나, 제가 알아들을 수 있는 말은 한 마디도 없었어요. "악! 악! 악!" 아주머니는 복장이 터지는지 소리를 질러댔어요. 할 수 없이 종이와 펜을 내밀자 큰소리로 뭐라뭐라 하시며 종이에 쓰셨어요. 07.07.2011 16:00 즉, 트빌리시에서 바쿠가는.. 2012. 1.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