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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이나 오프라인에서 제가 햄버거 블로거라는 걸 아는 분들에게 '수제버거집 여기 어떤가요?' 혹은 '수제버거집 추천해주세요' 라는 분이 많아요,
부끄럽지만 저는 수제버거집은 몇 군데 가보지 못했어요.
이름만 대면 아, 거기! 라고 아는 그런 전국구 유명 수제버거집조차 가본 데가 몇 군데 없을 거예요.
그래서 가끔 추천을 받기도 해요.
궁금하다는 곳이 있으면 따로 메모를 해두었다가 뭐 먹을까? 고민될 때 가곤하거든요.
이번에 다녀온 수제버거집은 니꾸킹 버거입니다.
같이 버거덕질을 하는 지인 중 한 명이 궁금하다고 했던 곳 중 하나예요.
니꾸 にく 는 일본어로 '고기' 라는 의미예요.
이름에서 살짝 예상해볼 수 있듯이 일본식 수제버거를 판매하는 곳이라고 해요.
위치는 연남동으로, 홍대입구역 3번 출구에서 도보로 5분 정도예요.
영업시간은 정오부터 오후 9시까지이며, 라스트오더는 8시 반입니다.
매주 월요일은 휴무입니다.
매장은 별로 크지 않았고, 테이블은 4-5개 정도 된 거 같아요.
조명은 전체적으로 붉은 톤인데, 이 점이 좀 아쉬웠어요.
낮시간에는 외부에서 자연광이 들어오니까 괜찮을지 모르지만, 밤에 가니까 여기가 술집인지 버거집인지 모르겠어요.
메뉴판도 잘 안 보이고, 사진 찍어도 영 예쁘게 안 나오고요.
니꾸킹버거 메뉴.
버거는 스리라차 갈릭버거, 버섯크림버거, 바베큐버거, 통새우버거, 이렇게 4가지이고, 시그니처 메뉴는 스리라차 갈릭버거 라고 해요.
새우버거가 일본 쪽에서 나온 버거라고는 하지만, 버거 종류나 이름 자체에서는 일본 느낌은 안 나요.
대신 사이드나 음료 쪽에서는 일본 뉘앙스가 좀 있더라구요.
크림메론소다
크림메론소다는 니꾸킹버거 전체에서 가장 일본스러운 메뉴가 아닐까 싶어요.
우리나라에서는 보기 힘든 메뉴이지만, 일본에서는 '추억의 맛' 이라고 할 정도로 오랫동안 사랑받고 있는 음료에요.
일본 여행을 가서 보니 패스트푸드점마다 꼭 메론 소다 메뉴가 있더라구요.
크림메론소다 가격은 4,500원입니다.
멜론맛 시럽에 탄산수를 붓고, 그 위에 휘핑크림은 잔뜩 올린 뒤 통조림 체리를 얹어서 가니쉬했습니다.
저는 한국 모스버거에서도 먹어봤고, 일본에 갔을 때도 메론 소다를 마셔봤지만 그닥 좋아하지 않아요.
버거랑 같이 먹기에는 너무 달고, 메론향도 너무 인공적이거든요.
일본인들에게야 추억의 맛일지 몰라도 한국인인 저에겐 그 어떤 추억도 없고요.
일본에서야 추억의 맛일지 몰라도 한국인인 저에게는 추억이 없거든요.
의외로 괜찮네?
안 그래도 달다고 안 좋아하는 메론 소다 위에 크림까지 잔뜩 올라가서 더 달고 느끼해질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아예 기대감이 없이 먹어서 그런지 예상 외로 나쁘지 않았어요.
시럽이 많이 들어가지 않고 탄산이 강해서 적당히 메론맛이 느껴지면서 청량감이 있어요.
위에 올라간 크림도 그렇게 기름지거나 느끼하진 않았구요.
버거랑 먹기에는 여전히 안 어울리긴 하지만요.
수제버거집이 아니라 카페에서 판매한다면 한 번 정도는 더 사먹겠다 싶어요.
스리라차 갈릭버거
원래 메뉴판 제일 위에 있는 메뉴가 제일 잘 나가는 메뉴라죠.
가게 시그니처 메뉴를 추천해달라고 했더니 스리라차 갈릭버거라고 해요.
가격은 9,000원으로, 시그니처 메뉴임에도 불구하고 버거 메뉴 중에서 가장 저렴합니다.
스리라차 갈릭버거는 번에 쇠고기패티, 생양파, 피클, 슬라이스 치즈, 갈릭, 머스터드, 스리라차 마요 소스로 구성되어 있어요.
번은 딱 보기에도 굉장히 번들번들해요.
단순히 윤기를 낸 게 아니라 기름에 튀겨서 나오는 거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예요.
버거 아랫부분에 해당하는 빵을 소스에 절여져서 티가 잘 안 나지만, 버거 윗부분 빵은 튀김처럼 크리스피한 식감이 있고 기름이 쭉 나와서 좀 느끼한 감이 있어요.
쇠고기 패티는 수비드 스타일이라고 해요.
안쪽에 살짝 붉은기가 남아있어 지방이 적음에도 불구하고 촉촉한 맛이 있어요.
그런데 스리라차랑 마늘은?
이름이 스리라차 갈릭버거인데, 문제는 이 2가지의 맛이 잘 느껴지지 않아요.
마늘은 칩 형태로 들어간 건지 아니면 다진마늘 소스로 들어간건지도 긴가민가하고, 스리라차도 마요 소스라서 그런지 매운 맛이 없어요.
맵찔이인 제가 먹기에도 케첩인가? 싶기도 했어요.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소스에서 스리라차의 매콤함을 좀 더 살리는 게 좋지 않았나 싶어요.
이름에 '스리라차' 가 붙은 데에서 어느 정도의 매콤한 맛을 기대하고 주문하는 사람도 있을 거고,
수제버거집의 '시그니처 메뉴' 라고 하면 다른 버거집에서는 볼 수 없는 특색이 있어야한다고 생각하는데, 딱히 그런 느낌도 아니었고요.
다른 수제버거집 어딘가에도 비슷한 메뉴가 있을 거 같은 그런 맛이었어요.
버섯크림버거
제일 잘 나가는 메뉴라고 소개해준 메뉴는 버섯크림버거였어요.
가격은 10,500원으로, 가장 비싼 메뉴예요.
의도하지 않았는데, 가장 비싼 메뉴와 가장 저렴한 메뉴를 둘 다 먹어보게 되었어요.
수제버거 중에는 손으로 들고 먹는 스타일도 있고, 썰어먹는 스타일도 있는데, 이 버거는 무조건 썰어먹을 수 밖에 없어요.
버섯크림 소스를 진짜 넘쳐흐를만큼 왕창 부어서 나왔거든요.
버섯크림버거는 번, 쇠고기패티, 양파, 양송이 버섯, 생양파, 치즈, 머쉬룸 크림소스로 구성되어 있어요.
구운 양송이 버섯이 들어갔을 뿐만 아니라 소스 자체에도 버섯이 들어가요.
번은 마찬가지로 기름에 튀긴 듯 했고, 쇠고기 패티도 속에 살짝 붉은기가 도는 수비드 패티예요.
스리라차 갈릭버거와는 달리 소스의 양이 매우 많기 때문에 패티를 조금 바삭 튀겨도 전체적으로 뻑뻑하지는 않을 거 같은데, 여하튼 촉촉하고 부드럽게 먹을 수 있어요.
치즈는 샐러드에 넣는 것처럼 강판에 갈아진 상태로 들어가는데,
양송이 크림스프맛
버섯 풍미를 내는 크리미한 소스는 많아요.
당장 버거킹만 해도 트러플 머쉬룸와퍼 같이 버섯향이 나는 크림 소스가 들어간 메뉴가 있으니까요.
그런데 여기는 정말 소스가 맛있었어요.
양송이 스프, 그 자체의 맛이에요.
비주얼을 딱 봤을 때에는 소스가 엄청 많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먹어보니 소스를 퍽퍽 많이 묻힐수록 맛있더라구요.
사이드를 주문했다면 감자튀김이든 닭튀김이든 찍어먹어도 맛있겠더라구요.
사람들이 많이 먹는 건 역시 다 이유가 있어요.
니꾸킹버거는 오히려 이걸 시그니처 메뉴로 미는 게 훨씬 좋을 거 같아요.
니꾸킹버거 인스타그램 @nikukingburger_seo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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