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대만 타이베이2017.01.24 07:30
 


7시에 맞춰둔 알람 소리에 잠에서 깼다.

아침 일찍 KFC에 모닝 메뉴를 먹으러 가기 위해서였다.

후다닥 씻고, 혼자 밖으로 나왔다.





그 많던 사람은 다 어디 갔지.

어제 밤늦은 시간까지 거리를 가득 메우던 사람들은 다 어디로 사라진건지 거리가 휑하다.

마치 도로를 전세내고 걷는 기분마저 들었다.



목표했던 KFC에 도착했다.

여행 전엔 숙소에 맥도날드만 있는 줄 알았는데, 전날 돌아다니니 오히려 맥도날드보나 더 가까운 곳에 KFC 가 있었다.

동생이 호텔 선택을 참 잘 한 거 같다.



오늘의 목표는 바로 이거, 호박치킨죽이다.

중국인들은 아침 식사로 죽 종류를 많이 먹는다.

게다가 집이 아닌 밖에서 식사를 사먹는 문화이다보니 패스트푸드점에서도 그들의 취향에 맞게 죽이나 비슷한 로컬 메뉴를 판매하는 경우가 많다.

중국과 말레이시아의 맥도날드와 KFC에서는 모닝 메뉴로 죽을 판매하고, 홍콩에서는 마카로니 스프를 판매하는 것으로 있다.

대만에서는 죽을 판매하지 않았는데, 이번에 신메뉴로 새로 나왔다고 하니 안 먹어볼 수가 없다

패스트푸드점에서 죽을 먹을 기회는 흔하지 않으니까.



메뉴를 고르고 나니 음료를 뭘 선택할 건지를 묻는다

우리나라에는 없는 따뜻한 밀크티로 달라고 했다.



밀크티&호박치킨죽


호박치킨죽은 노란 빛이 도는 죽에 치킨 텐더가 올려져있다.

광고 사진만큼은 아니더라도 치킨이 많은게 꽤 그럴싸해보였다.

단호박죽처럼 단맛이 날거라고 생각했는데, 소금간이 되어서 짭자름한 편이다.

담백하고 부들부들해서 빈 속에 먹기에도 부담이 없다.

다만 후라이드 치킨의 향은 영 어색했다.

보통 닭죽에는 삶은 닭고기나 닭육수를 넣는데, 튀긴 닭고기가 통으로 올려져있으니 내가 죽을 먹는건지, 치킨을 먹는건지 영 헷갈린다.

밀크티는 편의점이나 마트 같은데에서 파는 거 같은 맛이었다.

기대했던만큼 진하지는 않았지만, 패스트푸드점에서 밀크티를 마실 수 있다는 게 어디야.

많은 나라의 패스트푸드를 먹어본 건 아니지만, 죽이나 밀크티는 정말 우리나라 패스트푸드점에서도 판매되었으면 싶다.

죽은 아예 공정을 새로 만들어야하니 메뉴 추가하기 어려워도, 밀크티 정도는 가능성 있지 않을까?

홍차 베이스나 우유 넣거나 아니면 아예 밀크티 파우더를 매장에서 타주기만 하는 정도면 메뉴 추가도 어렵지 않을거 같은데 말이다.

귀국 후 한참 뒤에서야 맘스터치 일부 매장에서는 밀크티를 판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만족스러운 아침을 먹고 호텔로 돌아오니 가족들은 이제 씻고, 아침을 먹으러 갈 준비를 하고 있었다

숙박비에 아침식사가 포함되어 있는데, 안 먹자니 왠지 아까운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2차 아침을 먹었다.

평소에는 속 더부룩하다고 커피 한 잔으로 아침식사를 대신하곤 하는데, 여행 오니 이것저것 다 먹고 싶은 욕심이 밥이 술술 들어간다.

가볍게 면과 중국식 두유인 또우장 豆漿 을 먹었다.

죽과 마찬가지로 또우장 또한 중국인들의 대표적인 아침식사 메뉴이다.

중국에서는 또우장에 요우티아오 라는 밀가루 튀김빵을 곁들여서 먹는다고 한다. 

우리나라 베지밀보다는 좀 더 묽고 단맛이 적고 담백했다.















지하철을 타고, 오늘의 목적지인 중정기념당으로 향했다.

시먼 역에서 MRT로 두 정거장이다.

어머니는 매번 버스 타랄 때 타고 내리랄 때 내리는 여행을 하다가 대중교통을 타고 이동을 하니 진짜 배낭여행을 하는 거 같다고 좋아하셨다,



중정기념당역 5번 출구로 나오니 지하철역 건물도 중국스러운 느낌이 나게 꾸며놓았다. 

같은 지하철을 타고 나온 사람들도 목적지가 다 똑같아서 그냥 사람들 가는대로 따라갔다.




넓은 광장의 좌우에는 국가희극원과 국가음악청이 자리잡고 있다.

건물의 규모가 어마어마해서 자금성에 온 기분이다.

그런데 두 건물이 잘 구분이 안 간다.

당시에도 그랬는데, 여행 끝나고 건물 사진을 봐도 헷갈린다.



광장 앞에는 흰 벽에 푸른 기와를 얹은 누각이 자리잡고 있다.

명나라 스타일의 건축로, 좌우 폭은 71m, 높이는 30m 나 된다고 한다. 

현판에는 '자유광장 自由廣場' 이라고 쓰여있는데, 중국 최고의 서예가로 손꼽히는 왕희지의 글씨체라고 한다.



중정기념당 건물은 타이페이의 대표적인 건축물 중 하나다.

'중정 中正' 은 대만의 초대총통인 장제스 (장개석 莊介石) 의 이름이라고 한다.

장제스의 본명은 원래 장지청 莊志淸 이었지만, 후에 장중징 莊中正 으로 개명했다고 한다.

흔히 잘 알고 있는 장개석에서 자 字 (본이름 대신 부르는 이름) 라고 한다.

광장은 24시간 개방하지만, 중정기념당 건물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만 입장가능하다.



쓰레기통까지도 청동기 시대 유물 같은 느낌이다.



워낙 잘 꾸며놓아서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사진을 찍다보니 시간이 잘 간다.

몇 시나 되었나 싶어서 핸드폰으로 시간을 확인했다.


10시 59분!


중정기념당은 매일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매시 정각마다 근위병 교대식을 한다.

나부터 보고 봐야지.

시간을 확인하자마자 가족들에게 얘기도 못하고 미친 듯이 계단을 뛰어올라갔다.

참고로 계단이 갯수는 89개로, 장제스가 사망한 나이라고 한다.



숨을 헐떡대며 도착하니 교대식이 이제 막 시작했다.

구경하려 모인 사람들을 비집고 들어갔지만, 앞으로 나가는 것도 한계가 있었다.

결국 팔을 뻗어서 핸드폰 카메라로 비춰지는 화면으로 만족해야했다.








근위병은 총 다섯 명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교대식은 10분 정도이다.

보통 이런 의장대나 근위병들이 기강이 매우 엄격하다고 하는데, 자세 하나 흐트러짐 없이 매우 절도 있다.

관광객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공연이 아니라 굉장히 엄숙한 분위기이다.




새로 근무를 설 군인 2명이 자리를 잡고 나면 위병 교대식이 끝난다.



1시간동안 부동 자세로 있어야하다보니 다른 사람이 자세도 잡아주고, 옷도 정리해준다.

일이라고는 하지만 한 자세로 흐트러짐 없이 서있어야한다는 건 정말 어려운 일일 것이다.

여행다니면서 근위병들을 꽤 많이 봤지만, 늘 볼 때마다 대단해보인다.



다른 군인들은 관람객들 앞을 지나서 밖으로 퇴장한다.



교대식이 끝나고 나니 관람객들이 확 줄었다.

10분 가량 팔을 앞으로 쭉 뻗은 채로 있다보니 팔도 아프고, 그렇다고 제대로 본 것도 아니었다.

열심히 사진을 찍는다고 찍었는데도 다른 사람에게 가리거나 흔들리거나 해서 못 쓰게 된 사진이 상너무 많았다.

위병 교대식을 제대로 보려면 30분 전에는 미리 와있는 게 좋을 거 같다.

사람 적을 때 자유롭게 구경도 하고 사진도 찍고 하다가, 5-10분 전에는 기다리고 있어서 사진 찍기 좋은 자리를 잡을 수 있다.



천장에도 대만 국기 무늬가 있다.



중정기념당 건물 앞에서 내려다보는 뷰가 예술이다.

날이 흐려도 이 정도인데, 화창했으면 더 예쁜 사진이 나왔을 거 같다는 아쉬움은 있었다.

날씨가 계속 꾸물꾸물해서 비가 내리지 않을까 살짝 걱정이 되긴 했지만, 날씨가 선선하고 햇빛이 없어 야외활동을 하기에 좋긴 했다.



이 풍경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위치에 장제스의 동상이 있다.

장제스에 대한 평가는 대만에서 많이 갈린다고 한다.

중국 공산당으로부터 중화민국을 지켜냈다고 좋은 평가를 받기도 하는 반면 장기집권과 독재로 인해서 비난을 받기도 한다.

어쨌거나 초대 총통인만큼 동상 하나는 명당에 위치해놓았다.



구경을 마치고 동먼 쪽으로 가려고 중정기념관을 돌아가는데 입구가 하나 보였다.



안에 들어가보니 박물관이다.









박물관은 총 6개의 전시관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의 가족사부터 권력을 손에 쥐는 과정, 전쟁 지도자로서의 역할, 대만으로 이주와 대만 총통으로 직위했던 시기까지 그의 일대기를 전반적으로 다루면서 그와 연관된 유물과 사진 자료 등을 전시해놓았다.

공간이 넓고, 관람 루트를 화살표로 일일히 표시해놓아서 사람이 말고도 관람하기 편하게 잘 꾸며놓긴 했다.

하지만 영어 설명이 하나도 없다보는 점은 불편했다.

자국민이나 중국 사람들은 어느 정도의 배경지식도 있고 해서 재미있을지 모르겠지만, 나 같은 외국인 관람객에게는 '그냥 이런 게 있구나' 정도 밖에 되지 않았다.

그냥 대강대강 보는 둥 마는 둥 하고 나왔다.



아버지와 동생은 '뭘 또 보냐' 라면서 귀찮아했지만 꿋꿋이 기념품점에 들어갔다.
평소 수집하는 사진엽서와 마그네틱을 몇 개 구입했다.
일하시는 직원분께서 친절하게 '밖에 있는 우체국에서 사진엽서를 붙일 수 있다' 고 알려주었다.
수집용이므로 물론 부칠 생각은 전혀 없지만, 어떻게든 설명을 해주려고 노력하는 게 고마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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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히티틀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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