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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여행/2016 대만 타이베이[完]

[대만] 05.12/6 동먼 까오지, 융캉제

by 히티틀러 2017. 1.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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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정기념당에서 동먼까지는 지하철역으로 1정거장 거리다,

걸어서 10분 정도 걸린다길래 그냥 걸어가기로 했다.





전날 시먼딩에서 용산사로 걸어갈 때에는 하도 건물이 낡아서 아직까지 사용하고 있는 것조차 신기했는데, 여기는 새로 지은 듯 건물들이 깔끔하다. 

신시가지인가보다.



어느 고등학교 옆을 지나가는데, 대학 합격자 명단을 쭉 붙여놓았다.

이런 건 정말 우리나라랑 똑같다.

한국이 교육열이 높다고 하지만, 굳이 한국 뿐만 아니라 중국, 일본, 대만, 베트남 등 아시아 지역 전체가 다 그런 거 같다.

오죽하면 미국에는 '아시아인들의 성적 평가' 에 관한 농담까지 있다고 한다.


A = Average (평균)

B = Bad (나쁜)

C = Crap (쓰레기 같은 것), Catastrophe (재앙)

D = Death (죽음), Don`t come home (집에 오지 마라)

F = Find new family (새 가족을 알아봐라)


내가 고 3 때에도 학교에 이런 플랜카드가 걸렸었다.

물론 거기엔 내 이름이 없었지만.

여기도 힘든 삶이구나.

얼굴도 모르지만, 비슷한 과정을 겪은 사람으로서 한편으로는 측은지심이 느껴지기도 한다.



슬슬 걷다보니 어느새 동먼 역에 도착했다.

동먼역 5번 출구 바로 앞에 있는 딘타이펑 본점에서 점심식사를 할 생각이었다.

한국에서 먹었던 딘타이펑 딤섬도 정말 맛있게 먹었는데, 대만 현지에서 먹는 것과는 비교가 안 된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딘타이펑 본점의 딤섬은 얼마나 맛있을까, 꼭 가서 맛보고 싶었다.

하지만 가까이 갈수록 그 근처에 몰려있는 사람들에 불안해졌다.

혹시나가 역시나.

다들 번호표 받고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이었다.

기다리는 거 싫어하는 가족들의 얼굴 또한 썩어들어가는게 보였다.



후다닥 바로 옆에 있는 상하이 딤섬 레스토랑인 까오지로 옮겼다.

여기도 굉장히 유명한 딤섬 전문점 중 하나인데, 딘타이펑보다 덜 알려져서 대기시간이 짧다고 들었기 때문이다.

다행히 가자마자 대기 없이 바로 자리에 앉을 수 있었다.

천만다행이었다.

자리에 앉아서 영어와 중국어로 된 메뉴를 받았는데, 뭘 시켜야하는지 모르겠다.

한국어로 된 메뉴가 있다길래 받아서 4인 세트로 주문했다.



상해풍 철판 군만두, 새우계란볶음밥, 탕수소스 치킨볼, 새우살만두, 김치, 대만식 오이무침, 동파육, 샤오롱바오, 새우살 샤오마이가 나온다.

흔히 생각하는 중식당처럼 원탁에 음식이 쫙 깔려지는 게 아니라 접시 비워지는 걸 보면서 하나씩 나오는데, 생각보다 양이 엄청 많았다.

4인 세트가 아니라 5-6명은 먹어도 충분할만한 양이었다.

남기면 포장도 해갈 수 있다고 하는데, 식사 후에 저녁까지 돌아다녀야하는터라 꾸역꾸역 다 먹긴 했다.

유명한 맛집답게 딤섬이 다 맛있었지만, 가장 놀라운 건 동파육이었다.

동파육을 많이 먹어본 건 아니지만, 입에 넣자마자 사르르 녹아내리는게 내가 태어나서 먹어본 동파육 중에서 제일 맛있었다. 

부모님은 무엇보다도 김치가 나온다는 걸 좋아하셨다.

난 평소에도 김치를 거의 안 먹는 터라 '외국까지 나와서 무슨 김치를 먹나' 싶은데, 평생 드시고 살아오신 부모님께는 각별하신가보다.



식사를 마치고 융캉제를 걷기 시작했다.

원래 점심을 먹고 난 후 쓰무시 망고빙수에서 빙수도 먹고, 우스란이나 코코버블티에서 버블티도 마시고 싶었는데, 배가 너무 불러서 뭔가를 더 먹고 싶은 생각 자체가 들지 않았다. 



융캉제 골목 가운데 즈음에 공원이 하나 있었다.

가족들은 공원 안에 있는 벤치에 걸터앉았다.

나도 평소에 걷는 걸 정말 싫어하긴 하지만, 여기까지 와서 벤치에서 시간 때우기에는 너무 아까웠다,

어차피 멀리 가봤자 이 골목 안이니, 여기 계시라고 한 후 나 혼자 돌아다니기 시작했다.









과거 융캉제에는 2층집들과 일본 식민시 시절의 건물들이 근처에 자리잡고 있었는데, 경제 성장으로 인해 쇼핑 지구로 발전해 현재까지 진행내려오고 있다고 한다.

솔직히 그 명성에 비해서 딱히 볼 게 있는 건 아니었다. 

서울로 치자면 가로수길 같은 느낌?

조그만 음식점들과 가게들이 몰려있는 곳이라서 이것저것 맛보고, 아기자기한 기념품이나 물건들도 구매하는 재미가 있는 곳에 가까웠다.

그래도 나는 그냥 걷고, 이 가게 저 가게 들리는 게 좋았다.




관광기념품점에도 들어가서 구경했다.

대만은 캐릭터 제품이 예쁜게 많다더니 마그네틱이 정말 탐나는 게 많았다.

나는 여행시 방문하는 장소 혹은 도시마다 그에 해당하는 마그네틱을 구입하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여기에 오니까 타이페이 뿐만 아니라 다음날 택시투어로 가기로 한 예류, 스펀, 지우펀 등의 마그네틱도 다 있었다.


여기서 살까? 말까?


미리 구입해두면 편하긴 하겠지만, 물가도 잘 모르고 짐을 가지고 다니기 귀찮아서 그냥 맘에 드는 2-3개 정도만 사고 말았다.

그리고 바로 다음날 후회했다.

예스진지 지역도 워낙 유명한 관광지이다보니 당연히 마그네틱이나 관광기념품을 파는 곳이 많을 줄 알았는데, 어찌어찌하다보니 하나도 구하지 못했다.

물건은 돌아보면 없다더니, 역시 눈에 띄었을 때 바로 집고 봐야한다는 건 진리이다.

즐거운 쇼핑을 마치고 가족들이 기다리는 공원으로 돌아갔다.






이제 겨우 2시 반 남짓.

타이베이 101타워 전망대 예약시간은 오후 5시였다.

카페 같은 데에서 시간을 때우다 가면 딱 좋을텐데, 그러기에는 배가 꺼지질 않았다.

결국 미리 가서 티켓팅을 하고 타이베이 101타워 구경을 한 다음에 전망대로 올라가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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