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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정기념당에서 동먼까지는 지하철역으로 1정거장 거리다,

걸어서 10분 정도 걸린다길래 그냥 걸어가기로 했다.





전날 시먼딩에서 용산사로 걸어갈 때에는 하도 건물이 낡아서 아직까지 사용하고 있는 것조차 신기했는데, 여기는 새로 지은 듯 건물들이 깔끔하다. 

신시가지인가보다.



어느 고등학교 옆을 지나가는데, 대학 합격자 명단을 쭉 붙여놓았다.

이런 건 정말 우리나라랑 똑같다.

한국이 교육열이 높다고 하지만, 굳이 한국 뿐만 아니라 중국, 일본, 대만, 베트남 등 아시아 지역 전체가 다 그런 거 같다.

오죽하면 미국에는 '아시아인들의 성적 평가' 에 관한 농담까지 있다고 한다.


A = Average (평균)

B = Bad (나쁜)

C = Crap (쓰레기 같은 것), Catastrophe (재앙)

D = Death (죽음), Don`t come home (집에 오지 마라)

F = Find new family (새 가족을 알아봐라)


내가 고 3 때에도 학교에 이런 플랜카드가 걸렸었다.

물론 거기엔 내 이름이 없었지만.

여기도 힘든 삶이구나.

얼굴도 모르지만, 비슷한 과정을 겪은 사람으로서 한편으로는 측은지심이 느껴지기도 한다.



슬슬 걷다보니 어느새 동먼 역에 도착했다.

동먼역 5번 출구 바로 앞에 있는 딘타이펑 본점에서 점심식사를 할 생각이었다.

한국에서 먹었던 딘타이펑 딤섬도 정말 맛있게 먹었는데, 대만 현지에서 먹는 것과는 비교가 안 된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딘타이펑 본점의 딤섬은 얼마나 맛있을까, 꼭 가서 맛보고 싶었다.

하지만 가까이 갈수록 그 근처에 몰려있는 사람들에 불안해졌다.

혹시나가 역시나.

다들 번호표 받고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이었다.

기다리는 거 싫어하는 가족들의 얼굴 또한 썩어들어가는게 보였다.



후다닥 바로 옆에 있는 상하이 딤섬 레스토랑인 까오지로 옮겼다.

여기도 굉장히 유명한 딤섬 전문점 중 하나인데, 딘타이펑보다 덜 알려져서 대기시간이 짧다고 들었기 때문이다.

다행히 가자마자 대기 없이 바로 자리에 앉을 수 있었다.

천만다행이었다.

자리에 앉아서 영어와 중국어로 된 메뉴를 받았는데, 뭘 시켜야하는지 모르겠다.

한국어로 된 메뉴가 있다길래 받아서 4인 세트로 주문했다.



상해풍 철판 군만두, 새우계란볶음밥, 탕수소스 치킨볼, 새우살만두, 김치, 대만식 오이무침, 동파육, 샤오롱바오, 새우살 샤오마이가 나온다.

흔히 생각하는 중식당처럼 원탁에 음식이 쫙 깔려지는 게 아니라 접시 비워지는 걸 보면서 하나씩 나오는데, 생각보다 양이 엄청 많았다.

4인 세트가 아니라 5-6명은 먹어도 충분할만한 양이었다.

남기면 포장도 해갈 수 있다고 하는데, 식사 후에 저녁까지 돌아다녀야하는터라 꾸역꾸역 다 먹긴 했다.

유명한 맛집답게 딤섬이 다 맛있었지만, 가장 놀라운 건 동파육이었다.

동파육을 많이 먹어본 건 아니지만, 입에 넣자마자 사르르 녹아내리는게 내가 태어나서 먹어본 동파육 중에서 제일 맛있었다. 

부모님은 무엇보다도 김치가 나온다는 걸 좋아하셨다.

난 평소에도 김치를 거의 안 먹는 터라 '외국까지 나와서 무슨 김치를 먹나' 싶은데, 평생 드시고 살아오신 부모님께는 각별하신가보다.



식사를 마치고 융캉제를 걷기 시작했다.

원래 점심을 먹고 난 후 쓰무시 망고빙수에서 빙수도 먹고, 우스란이나 코코버블티에서 버블티도 마시고 싶었는데, 배가 너무 불러서 뭔가를 더 먹고 싶은 생각 자체가 들지 않았다. 



융캉제 골목 가운데 즈음에 공원이 하나 있었다.

가족들은 공원 안에 있는 벤치에 걸터앉았다.

나도 평소에 걷는 걸 정말 싫어하긴 하지만, 여기까지 와서 벤치에서 시간 때우기에는 너무 아까웠다,

어차피 멀리 가봤자 이 골목 안이니, 여기 계시라고 한 후 나 혼자 돌아다니기 시작했다.









과거 융캉제에는 2층집들과 일본 식민시 시절의 건물들이 근처에 자리잡고 있었는데, 경제 성장으로 인해 쇼핑 지구로 발전해 현재까지 진행내려오고 있다고 한다.

솔직히 그 명성에 비해서 딱히 볼 게 있는 건 아니었다. 

서울로 치자면 가로수길 같은 느낌?

조그만 음식점들과 가게들이 몰려있는 곳이라서 이것저것 맛보고, 아기자기한 기념품이나 물건들도 구매하는 재미가 있는 곳에 가까웠다.

그래도 나는 그냥 걷고, 이 가게 저 가게 들리는 게 좋았다.




관광기념품점에도 들어가서 구경했다.

대만은 캐릭터 제품이 예쁜게 많다더니 마그네틱이 정말 탐나는 게 많았다.

나는 여행시 방문하는 장소 혹은 도시마다 그에 해당하는 마그네틱을 구입하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여기에 오니까 타이페이 뿐만 아니라 다음날 택시투어로 가기로 한 예류, 스펀, 지우펀 등의 마그네틱도 다 있었다.


여기서 살까? 말까?


미리 구입해두면 편하긴 하겠지만, 물가도 잘 모르고 짐을 가지고 다니기 귀찮아서 그냥 맘에 드는 2-3개 정도만 사고 말았다.

그리고 바로 다음날 후회했다.

예스진지 지역도 워낙 유명한 관광지이다보니 당연히 마그네틱이나 관광기념품을 파는 곳이 많을 줄 알았는데, 어찌어찌하다보니 하나도 구하지 못했다.

물건은 돌아보면 없다더니, 역시 눈에 띄었을 때 바로 집고 봐야한다는 건 진리이다.

즐거운 쇼핑을 마치고 가족들이 기다리는 공원으로 돌아갔다.






이제 겨우 2시 반 남짓.

타이베이 101타워 전망대 예약시간은 오후 5시였다.

카페 같은 데에서 시간을 때우다 가면 딱 좋을텐데, 그러기에는 배가 꺼지질 않았다.

결국 미리 가서 티켓팅을 하고 타이베이 101타워 구경을 한 다음에 전망대로 올라가기로 했다.




(재미있게 보셨으면 아래의 를 눌러주세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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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히티틀러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거리가 일본처럼 깨끗하고 깔끔해 보이네요....
    딱 중국과 일본 중간 분위기의 느낌이라는 것이 뭔지 알 것 같습니다~

    2017.01.31 09:33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거리가 살짝 일본 느낌이 나면서도 중국스러운 느낌이 묘하게 섞여있는 거 같은 느낌이었어요.
      한자로 쓰여있어서 더 그랬을 수도 있고요ㅎㅎ

      2017.02.01 00:46 신고 [ ADDR : EDIT/ DEL ]
  2. 저긴 안 가봤는데 가로수길 느낌이라니 궁금해지긴 하네요^^
    거리도 운치있어 보이구요..
    저도 대만에서 마그넷 이뻐서 엄청 사왔던 기억이 나네요.

    2017.01.31 11:50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가로수길을 많이 가본 건 아니지만, 딱히 대단한 볼거리가 있는 건 아니었어요.
      융캉제로 비슷한데, 소소한 가게라든가 맛집들이 많아서 이것저것 돌아다니면서 시간 때우기 좋은?
      그런 느낌이어서 가로수길 생각이 났던 거 같아요.
      대만도 아기자기한 캐릭터 상품이 많아서 욕심이 많이 나더라고요ㅎㅎ

      2017.02.01 00:54 신고 [ ADDR : EDIT/ DEL ]
  3. ㅎㅎ~ 대만여행을 해보진 않았지만,
    여행하기 괜찮은 나라인 것 같네요~

    2017.01.31 13:20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얼마 전에 좀 불미스러운 일이 있긴 했지만, 나라 자체는 참 여행하기 좋았어요.
      물가 싸고, 먹거리 많고, 사람 친절하고...
      여행 초보자도 가기 좋은 곳이더라고요.

      2017.02.01 00:55 신고 [ ADDR : EDIT/ DEL ]
  4. 음식이 정말 맛있어 보이네요^^

    2017.01.31 20:49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5. 저도 까오지에 갔었는데 정말 배불리 먹고 나왔었어요 ㅎㅎㅎㅎ

    2017.01.31 21:01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4인분이라고 하는데, 5-6명은 충분히 먹겠더라고요.
      다 먹고 났더니 진짜 소잡아먹은 뱀 된 기분ㅋㅋㅋㅋㅋㅋ
      다음에 또 갈 기회가 있다면 그 땐 단품으로 주문하고 싶어요.

      2017.02.01 01:05 신고 [ ADDR : EDIT/ DEL ]
  6. 딤섬! 제대로 된 딤섬을 먹어본적이 없어요. 대만 가고 싶어지네요.

    2017.01.31 22:54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현지에서 먹어서 그런지 딤섬이 정말 맛있었어요.
      대만에서 먹어봤으니 홍콩과 중국 본토에서도 먹어보고 싶어요ㅎㅎ

      2017.02.01 01:12 신고 [ ADDR : EDIT/ DEL ]
  7. ㅋㅋㅋㅋF = Find new family 새 가족을 알아봐라. 에서 빵 터졌네요 ㅎㅎ^^. 정말 아시아는 다 똑같은 것 같네요. 벽에 쭉 하니 붙어있는.풍경도 비슷하고 말이죠. 딤섬 레스토랑인 까오지엔 한글로된 메뉴가 있다니 괜히 기분이 좋네요. 와 새우가 완전 살아있습니다. 대만 본토의 동파육이라 그런지 입에서 녹으셨다는 말씀에 저도 나중에 꼭 가고싶어집니다.^^ 타이베이 101타워 전망대 이야기가 기대되네요.

    2017.02.01 05:31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아시아 부모들의 교육열은 진짜 유명한 거 같아요.
      이주 첫 세대들은 농장이나 세탁소, 주유소 등을 운영하면서 고생해도 자식들은 악착 같이 공부시켰다고 하잖아요.
      저 말은 농담과 질투가 좀 섞인 거 같지만요ㅎㅎㅎ
      인솔해야하는 저도 잘 몰라서 한국어 세트메뉴를 시켰는데, 양이 너무 많이 나와서 놀랐어요.
      이럴 줄 알았으면 3인 메뉴를 시켜도 괜찮았을 거 같아요.
      저기 동파육은 정말 강추입니다!

      2017.02.01 09:29 신고 [ ADDR : EDIT/ DEL ]
  8. 사진을 보니, 거리마다 익숙해요. 문화가 많이 다르긴 하지만, 먹거리도 많고.. 한번쯤 여행가고 싶은 욕구를 누를 수 없네요. 저도 해외생활하지만, 살고 있는 것과 여행은 천지차이인 것 같아요. 앞으로 자주 여행갈 수 있는 날을 기대해 봅니다. ^^

    2017.02.01 10:27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저도 외국에서 살아봤지만, 직접 사는 것와 여행하는 것은 정말 천지차이더라고요.
      관광객들이 앞다투어 찾아오는 유명관광지라고 해도 직접 거주하고 있는 입장에서는 언제든지 갈 수 있다는 시간적 여유+저길 뭐하러 가나 하는 생각이 겹쳐져서 막상 여행을 안하게 되는 거 같더라고요.
      진짜 여행은 노력해야 가게 되는 거 같아요ㅎㅎㅎ

      2017.02.04 00:49 신고 [ ADDR : EDIT/ DEL ]
  9. 낡은 듯 오래된 건물들이 대만거리 포인트 인가봅니다 ㅎ
    뭔가 세븐일레븐 간판이 너무 현대적이라 생뚱맞아보이네요
    골목길 거리구경 재밌네요^^

    2017.02.04 01:13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저는 걸으면서 여기가 일본인가 대만인가 싶었어요.
      약간의 낡은 듯한 느낌이 있으면서 현대적인 가게들이 들어서 있는게 이색적이었네요.
      요기가 맛집도 많고, 아기자기한 상점들도 많아서 시간 잘 가더라고요ㅎㅎ

      2017.02.04 16:01 신고 [ ADDR : EDIT/ DEL ]
  10. 아이고~ 대만의 교육열 높은 걸 알고 있지만 저렇게 합격자 명단 올린 걸 보니 또 짠 하네요. 맞아요. 여기서 A는 동양계한테 평균, 원래 C는 보통인데 동양계 학생에게 F. 진짜 F 맞는 동양계 학생은 엄마가 쫓아낼 거예요. ㅋㅋㅋ
    한국 관광객이 많나 봐요. 김치가 반찬으로 나오니까 한국의 유명 딘타이펑 전문점같이도 보여요. 동파육이 사진 아래 돼지고기 사진 음식인거죠? 사진만 봐도 엄청 맛있어 보여요. 4인 세트인데도 이렇게나 푸짐하게 나오는군요. 먹고나서 선택잘했다 싶겠어요. ^^*

    2017.02.23 04:37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대만도 교육열이 만만치 않게 높은 데다가 대학 수 자체가 별로 없어서 대학 입학 자체가 힘들다고 하더라고요.
      참 씁쓸하기도 하고, 공감이 되기도 하고 묘한 기분이었어요.
      까오지는 한국인들에게도 그럭저럭 많이 알려져있는 가게예요.
      김치가 있으니까 부모님께서 좋아하시더라고요.
      음식들은 다 맛이 좋았는데 양이 너무 많았어요.
      4인세트 기준 5-6명까지 충분히 가능할 거 같았어요.

      2017.02.23 17:16 신고 [ ADDR : EDIT/ DE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