밖은 계속 비가 부슬부슬 내리고 있었어요.
비가 내리거나 말거나 베트남 사람들은 날씨에 굴하지 않고 우비 하나 뒤집어쓰고 도로를 질주하고 있었어요.
체구도 자그마한 베트남 처자들이 오토바이를 타고 도로를 누비는 모습은 정말 뒤에에 빛이 나는 거 같았어요.
응안문 Cua Ngan 은 여전히 도로로 사용되고 있었어요.
자전거, 오토바이, 자동차, 사람이 번잡하게 다니고 있는 일방통행로예요.
아무도 없을 때 사진을 찍으려고 한참을 기다렸네요.
대포 Cuu Vi Than Cong.
응안문 앞에 4개의 대포가 놓여져있는데, 응우옌 왕조의 초대 황제인 자롱 황제가 자신이 건설한 새로운 국가를 보호하겠다는 의지로 1803년에 만든 청동 대포라고 해요.
깃발탑 Cot co.
원래 응우옌 왕조 왕궁에 부속되어 있는 깃발탑이라고 하는데, 지금은 거대한 베트남의 국기가 걸려있어요.
그 아래에는 콘서트를 해도 될만큼 넓은 광장이 있어요.
시타델로 들어가는 입구인 응오몬에 매표소가 있어요.
입장료는 105,000동, 이 나라 물가를 감안하면 꽤 비싼 편이었어요.
훼는 베트남을 통일한 최초의 왕조이자 베트남의 마지막 봉건 왕조인 응우옌 왕조 Nguyen Dynasty 의 수도였다고 해요.
왕궁은 응우옌 왕조의 황제들이 거주하던 곳으로 현재는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다고 하더라고요.
과거 베트남도 한국, 일본과 마찬가지로 한자문화권이어서 왕궁 곳곳에 한자로 쓰여있었어요.
응오몬도 한자로 '오문 午門' 이라고 쓰여있었고요.
저도 어릴 때 한자를 조금 배웠고, 친구도 일본어를 공부해서 한자를 어느 정도 알기 때문에, 둘이서 머리를 합치니 그럭저럭 읽을 수 있었어요.
디엔타이호아 Dien Thai Hoa.
우리나라 경복궁의 근정전 같은 곳이예요.
지붕 위에도 왕의 상징은 용이 조각되어 있어요.
앞마당 좌우에는 신하들의 관직을 표시한 품계석이 세워져있었어요.
우리나라는 1-3품까지만 정(正)과 종(從)을 구분하고 4품 아래는 정(正)의 품계석만 세워놓는데 반해, 여기에서는 9품까지 모두 정과 종의 품계석이 세워져있어요.
볼수록 우리나라 경복궁으 생각나게 하더라고요.
내부는 촬영금지라서 사진을 찍을 수가 없었어요.
황제가 앉는 대좌가 남아있는데, '중국의 황제보다 무조건 더 나아야한다' 라는 것 때문에 단을 높게 쌓았다고 했어요.
디엔 타이 호아을 넘어가면 양쪽으로 건물이 한 동씩 있는데, 이곳은 전시관으로 사용되고 있어요.
그리고 뜬금없는 용 동상.
지나치게 번쩍거리는데다가 역사적으로 가치있는 유물이라면 이렇게 허허벌판에 내놓을 일이 없을테니 분명히 나중에 만든 걸텐데, 왜 있는지는 의문.
훼의 왕궁은 면적 자체는 넓은데, 건물이 띄엄띄엄있고 공터가 너무 많아서 왠지 모르게 휑하게 느껴졌어요.
사람도 거의 없고 비까지 추적추적 내리니 더욱 을씨년스러웠어요.
"우리 이제 나가야해."
시타델 입장권 뒷면을 보니 시타델의 관람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어요.
워낙 늦게온 데다가 겨울이라서 여름철보다 일찍 문을 닫는다고 나와있었어요.
중간중간 사진을 찍으면서 밖으로 나가는데, 한국인 관광객 무리도 우리와 같은 방향으로 나가고 있었어요.
가이드의 설명을 살짝 엿들으니 이 문은 과거 남자들만 다니던 문이라고 해요
동바 시장을 구경갈까 했으나 지금 가봤자 거의 파장 분위기일거 같아 다음날 가기로 해고, 저녁을 먹은 후에 야시장을 구경하러 가기로 했어요.
친구는 시타델의 해자를 어느 컴컴한 뒷골목으로 들어갔어요.
시타델을 나와서 저녁 먹을 장소를 찾아다녔어요.
골목 안쪽으로 들어가니 서민 식당들이 죽 모여있었어요.
외국인들은 하나도 보이지 않고, 현지인들이 식사를 하거나 맥주 한 잔을 걸치고 있는 진짜 현지식당이었어요.
원래 테이블에는 베트남어 메뉴가 있었지만, 우리를 본 주인을 금방 영어 메뉴를 가져다주었어요.
얼핏 보기에 베트남어 메뉴에는 영어 메뉴에 없는 메뉴들이 많은 거 같아요.
제가 주문한 쇠고기 쌀국수 '퍼 보 Pho bo'
베트남 어디에서나 쌀국수는 실패하지 않는 맛을 보장하는 음식이예요.
현지에서 먹어서인지 국물이 한국보다 훨씬 담백하고 진한 거 같았어요.
친구가 주문한 음식은 '싸오 보 Xao Bo', 소고기 볶음이었어요.
한 젓가락 먹어보니 딱 술안주.
훼 지역의 대표적인 지역 맥주인 후다 맥주.
한국에서도 쌀국수나 월남쌈 같은 베트남 음식을 좋아했는데, 베트남 음식은 정말 제 입을 딱 맞았어요.
더군다나 가격도 정말 저렴했어요.
쌀국수 한 그릇이 3만동(1500원), 돼지고기 볶음이 5만동(2500원), 맥주 한 병이 만 동(500원).
역시 베트남은 예상대로 맛있는 게 많은 나라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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