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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생활기/2015 일상 생활기

왕실 문화의 전당, 운현궁

by 히티틀러 2015. 6.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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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현궁은 흥선대원궁의 집이자 고종이 태어나서 즉위하기 전까지 살던 곳으로, 사적 257호로 지정되어 있어요.

많은 사람들에게는 '운현궁의 봄' 이라는 김동인의 소설로 많이 알려져 있어요.

고종이 즉위하면서 운현궁' 이라는 이름을 하사받았는데, 흥선대원군이 어린 고종을 대신해 섭정을 하면서 궁궐보다 더한 위세를 누렸던 곳이기도 하지요.

4대 궁 및 종묘보다 규모도 작고 덜 알려져 있어서 그렇게 많은 사람이 찾는 곳은 아니예요.

인사동이나 북촌에 종종 가면서 자주 봤지만, 그곳이 운현궁이라는 사실은 이번에 처음 알았네요.



운현궁은 안국역 4번 출구나 종로3가역 5번 출구에서 걸어서 3-4분 정도 거리예요.

관람시간은 오후 9시부터 7시까지(하절기 기준)이고, 입장료는 무료입니다.



들어가자 보이는 것은 넓은 공터.

공연이나 운동 경기를 해도 충분할 거 같아요.

실제 한 켠에 공연 세트 비슷한 게 작게 설치되어 있고요.

안내소에서 무료로 제공되는 팜플렛을 하나 받아서 구경하기 시작했어요.

이름에 '궁'이 붙어있어서 이제까지 가봈던 다른 궁전들처럼 굉장히 넓고 건물도 많은 줄 알았는데, 개인의 사저라서 그런지 의외로 단촐한 편이었어요.



수직사


정문에 들어가면 바로 왼쪽으로 보이는 건물인데, 운현궁의 경비와 관리를 담당했던 사람들이 사용하던 건물이예요.

지금 건물은 1998년에 복원공사를 하면서 새로 지었다고 해요.




실내에는 이곳에 묵었던 사람들이 썼을 법한 옷가지며 가구, 세간들이 전시되어 있어요.



노안당


노안당은 운현궁의 사랑채로 흥선대원군이 주로 머물던 거처예요.

'노안'이라는 말은 논어에서 따온 말로 '노인을 공경하며 편안하게 한다'는 뜻이라고 해요.

고종이 즉위할 당시 나이가 어려 흥선대원군을 했기 때문에, 많은 관리들이 이곳을 오가면서 흥선대원군과 국정을 논의하던 장소이기도 해요.






건물이 고풍스럽고 고즈넉해요.

계속 날이 궂더니 결국 비가 내려서 툇마루에 앉아서 비내리는 걸 멍하니 구경하기도 했네요.



운현궁은 특이하게 각 건물마다 관련된 역사적 상황이나 인물 등을 마네킹으로 만들어서 전시해두었더라고요.

이 장면은 난을 치고 있는 흥선대원군이예요.

흥선대원군은 추사 김정희 문하에서 공부하면서 난초 치기를 배웠는데, 후에 권력을 잃었을 때도 소일거리로 난초를 많이 그렸다고 해요.




즉위를 청하는 신하와 어린 고종.

파란 옷을 입은 아이가 고종인데, 당시 고종의 나이가 12살이었다고 해요.

고종의 오른편으로 검은 관복을 입고 앉아있는 사람이 흥선대원군이예요.



노락당


운현궁의 안채에 해당하는 곳으로, 고종과 명성황후가 이 곳에서 가례를 올렸다고 해요.




여성의 공간이라서 이런지 노안당보다는 조금 더 아기자기한 느낌이 드는 거 같아요.



명성황후가 시어머니인 부대부인의 생신을 축하하기 위해서 방문한 것을 묘사해놓았다고 해요. 

일반적으로 왕비는 궐밖 출입이 자유롭지 않았고, 부모의 생신이나 병문안, 상 등의 제한적인 경우에만 사가를 방문할 수 있었다고 해요.



운현궁을 방문한 조대비와 철종비.

고종이 왕위에 오른 뒤 운현궁을 대대적으로 보수 및 증축하였는데, 노락당과 노안당도 이 때 지어졌어요.

이를 축하하면서 조대비와 철종비가 운현궁을 방문하여 담소를 나누는 모습이라고 해요.



노락당 내 부엌.



부엌에서 음식을 만드는 상궁과 나인.




마당에 핀 봄꽃.



이로당


이로당은 노락당과 함께 운현궁의 안채로 쓰인 장소예요.

'이로'라는 말은 흥선대원군과 부대부인 여흥 민싸를 의미하는 말이라고 해요.





이로당 풍경



유물전시관


운현궁과 흥선대원군 관련한 유물 전시를 통해서 운형궁의 가치와 조선 말기의 흐름을 파악할 수 있도록 구성한 전시공간이예요.

이곳의 유물들은 대부분 복제품이고, 실제 유물들은 서울 역사박물관에 보관 및 전시 중이라고 해요.



운현궁 모형.



가례를 올릴 때, 고종와 명성황후가 착용한 예복.



흥선대원군과 부대부인이 착용한 예복.



척화비.

흥선대원군이 서양인을 배척하기 위해서 세운 비석으로 '서양 오랑캐가 침입하는데 싸우지 않으면 화친하자는 것이니, 화친을 주장함은 곧 나라를 파는 것이다' 라는 내용은 초등학교 때부터 배우는 내용이지요.

제가 고등학교 2학년 때 한국 근현대사 수행평가 때 이 척화비의 내용을 한자로 쓰는 시험이 나왔어요.

이 문제를 낼거라고 미리 공지했음에도 불구하고 온갖 기괴한 한자들이 총 출동하는 바람에 근현대사 선생님이 채점에 매우 고생하시고 다음 시험부터는 절대 한자 문제를 내지 않으셨지요.



유물전시관 구경까지 마치고 다시 운현궁 입구로 갔어요.

운현궁 입구 왼편으로는 기획전시실이 있는데, 이곳에서도 한복체험을 할 수 있더라고요.



얼핏 보니 한복 종류도 꽤 다양해 보여요.

실제로 여기에서 한복 체험하는 외국인도 몇 명 보았어요.

근처에 있는 인사동 홍보관에서도 한복 체험을 할 수 있는데, 그쪽은 워낙 사람이 많아서 늘 붐비고 오후 늦게까면 아예 체험을 못하는 경우도 있어요

운현궁에서는 몇 분이나 대여 가능한지는 잘 모르겠지만, 여기서 체험하는 것도 괜찮을 거 같아요.

가격은 인사동과 300원 차이인데, 훨씬 공간도 넓고 사람이 적어서 여유로워요.

한복 입고 운현궁 건물에서 사진 찍으면 진짜 멋지게 나올 거 같아요.




한켠에서는 기획 전시로 조각보나 전통 천 인형 등을 전시 중이었어요.











운현궁은 규모 자체가 크지 않아서 30분 정도면 충분히 볼 수 있어요.
처음에는 '조선시대 궁 중의 하나인갑다' 하고 갔다가 작은 규모에 조금 실망한 감도 있었어요.
궁을 본다는 생각보다는 조선시대 말기의 전통 가옥을 느껴본다는 생각을 하고 가면 딱 좋을 듯 해요.
무료 입장인데도 아직 사람들에게 많이 알려져 있지 않아서인지 조용하고 고즈넉하게 저만의 시간을 느낄 수 있어서 좋았어요.
사실 경복궁 같은 곳은 워낙 단체 관광객들이 많아서 사진 찍기도 힘들고, 시끄러운 경우가 많잖아요.
더군다나 저렴한 가격으로 한복체험을 할 수 있으니 금상첨화.
외국인들에게 소개해도 좋을 거 같은 장소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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