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에 인천 부평역 인근에 미얀마 사람들이 많이 몰려산다고 해서 지역탐사차 다녀온 적이 있어요.

그 때 미얀마 식품류를 파는 '아시아 마트 Asia Mart' 와 함께 미얀마 음식점인 '브더욱글로리 Padauk Glory' 라는 미얀마 음식점을 알게 되었어요.



참고 : [미얀마] 인천 부평 맛집 - 브더욱글로리 Padauk Glory

미얀마 슈퍼/여행사 - 아시아 마트 Asia Mart (인천 부평)



미얀마 음식점은 서울 내에 있는지 없는지조차 미지수라서 인천까지 간 김에 미얀마 음식을 먹어보고 싶었지만, 식사를 한 지 얼마 안 되었던 터라 밀크티만 마시고 돌아와야했어요.

그 때 보니 한국인은 거의 없고, 현지인들이 주로 찾는 식당인 거 같아서 기대감을 가지고 다시 한 번 다녀왔어요.



브더욱글로리는 1호선 부평역 2번 출구에서 도보로 5-10분 정도 거리에 위치해있어요.

골목길을 좀 지나가야하는 번거로움이 있지만, 그렇게 찾아가는데 어렵지는 않아요.

저는 오히려 부평역을 빠져 나오는 게 더 힘들었어요.

부평역은 지하상가도 엄청 넓은데다가 롯데마트며 롯데시네마며 부대시설이 역과 다 연결되어 있어서 초행자 입장에서는 엄청 복잡하더라고요.



브더욱 글로리 메뉴는 미얀마어로 되어있어요.

한국인은 거의 없고, 대부분 미얀마 사람들이 찾는 곳이다보니 그래요.

사실 주요 고객이 현지인인 경우에는 그 나라 언어로만 메뉴가 되어있거나 혹은 아예 메뉴판이 없는 경우가 꽤 많아요.

베트남이나 인도네시아 음식점 같은 경우는 그래도 라틴 문자라서 더듬더듬 읽어볼 수라도 있지만, 고유의 문자를 쓰는 태국, 캄보디아, 미얀마 음식점은 엄청 난감할 수 밖에 없죠.

다행히 여기는 한국인이 오면 한국어를 할 줄 아는 직원을 불러줍니다.

지난번에 이 메뉴판을 봤기 때문에 '모힝가' 라든가 '프라타' 같은 메뉴 이름을 몇 가지 익혀가기도 했고요.




그런데 이번에 갔더니 한국어로 된 메뉴를 주셨어요.

최근 미얀마를 찾는 여행자들이 늘어나면서 미얀마 음식을 접한 경험이 있거나 혹은 관심을 가진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어요.

전 메뉴는 아니고 대표적인 메뉴만 적혀있는 2쪽짜리 메뉴판이지만, 그래도 반가웠어요.

미얀마 글자를 모르는 저 같은 사람에게는 정말정말 큰 도움이 되요.



미얀마 정식


원래 계획은 미얀마를 대표하는 음식인 '모힝가 Mohinga' 를 먹을 생각이었지만, 마음을 바꾸어 미얀마 정식을 주문했어요.

밥에 국과 1가지의 요리, 야채, 미얀마 전통젓갈인 응아삐로 구성되어 있는데, 미얀마인들이 일상적으로 먹는 식사와 비슷하다고 해요.

가격은 8천원이에요.

일단 밥을 엄청 많이 주는데 놀랐어요.

얼핏 봐도 우리나라 공기밥의 1.5배는 되는 양이에요.



국은 무와 시래기가 들어간 된장국 비슷했어요.

그런데 이상하게 시큼한 맛이 났어요.

딱히 상하거나 쉬거나 해서 신맛이 나는 거 같은 느낌은 아니었는데, 현지인들이 이런 맛을 좋아해서 그렇게 바꾼 건지 아니면 원래 비슷한 현지음식이 있는 건지는 잘 모르겠어요.



메인 요리는 쇠고기, 돼지고기, 염소고기, 새우 중 1가지 선택인데, 저는 쇠고기를 주문했어요.

정확히 현지어로는 뭔지 몰라요,

큼직하게 썬 고기를 각종 향신료를 넣고 오랜시간 조려서 만든 거 같은데, 인도네시아 요리인 른당과 비슷한 느낌이었어요.

동남아 요리스러운 자극적인 맛과 함께 살짝 매콤하기도 하고, 향신료향도 적당히 나서 꽤 맛있었어요.

고기도 잘 익혀서 결대로 잘 찢어지고 부드러웠고요.

밥이랑 같이 먹어도 좋고, 남은 소스에 밥을 비벼먹어도 잘 어울려요.



접시 가득 야채도 나왔어요.

생양배추와 오이, 삶은 숙주나물과 죽순인데, 이상하게 찝질한 맛이 나요.

저는 평소 계란후라이나 삶은 브로콜리에 소금 없이 그 자체의 맛으로만 먹거든요.

제 입맛에는 좀 짜게 느껴져서 양배추와 오이만 먹었어요.



미얀마 전통 젓갈인 응아삐예요.

짜고 비리고 매워요.

음식점 안에 들어가면 묘하게 비릿한 향이 감도는데, 아마 이거 때문에 그런 거 같아요.

맛도 맛이지만, 어디에 먹는지 알 수 없어서 못 먹었어요.



정확히 뭔지 모르겠지만, 미얀마 발효콩 같아요.

역시나 짜고, 발효향이 물씬 나요.



미얀마 밀크티

밀크티는 현지어로 '러펫예Laphet yay' 라고 하는데, 미얀마 사람들은 커피보다는 차를 더 즐겨마신다고 해요.
찻집에 모여앉아서 밀크티를 마시면서 담소를 나눈다고 하는데, 현지에서는 달게, 쓰게, 보통 등으로 맛도 취향껏 주문이 가능하다고 하네요.


어떻게 하면 이 맛을 내지?


동남아 쪽에서 만드는 밀크티가 다 그렇지만, 달고 진하고 적당히 씁슬해요.
차에 우유를 섞는 일반적인 밀크티를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달고 느끼하다고 느껴질 수도 있을 정도예요.
티스푼에 연유가 묻어있는 걸로 봐서는 분명히 차를 진하게 우려서 연유를 넣어서 만드는 건 맞았어요.
그런데 이상하게 제가 집에서 만들면 그 맛이 안 나요.
차 양도 조절해보고, 우유도 넣어보고, 연유도 넣어보고, 설탕도 조절해보고 다 해봤는데요.
역시 현지에 가서 마셔봐야하나봐요.






미얀마를 아직 안 가봤기 때문에 여기 음식이 정확히 미얀마 현지의 맛인지 아닌지 잘 모르겠지만, 운영하시는 분도, 찾아오시는 손님들도 대부분 미얀마사람이라는 점으로 봐서 현지의 맛에 거의 근접하지 않을까 싶어요.
현지인들을 위한 음식점인만큼 가격도 저렴하고, 양도 많아요.
밥을 얼마나 많이 주었는지 1/2쯤 먹고 나니 배가 불렀어요.
솔직하게 말하자면 비릿한 젓갈향은 좀 힘들었어요.
나라마다 그 나라의 냄새가 있다고 하는데, 여기는 들어가자마자 살짝 비릿한 향이 가게 내에 퍼져있을 정도예요.
하지만 고기 요리와 밀크티는 맛있어요.
특히나 미얀마 밀크티는 정말 추천해요.
우리나라에서 미얀마 밀크티 파우더를 구할 수 있지만, 그런 인스턴트 밀크티와는 맛이 달라요.
개인적으로 이 음식점이 근처에만 있다면 밀크티 마시러 종종 가고 싶을 정도예요.
미얀마에 관심이 있으신 분이나 달고 진한 밀크티를 좋아하시는 분께 추천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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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부평구 부평동 66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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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히티틀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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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부평에 이런곳이 있군요
    저는 약간 비릿한향
    이런거 민감해서ㅠ
    밀크티만 먹고와야할듯요ㅎ

    2017.10.10 12:51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다른 미얀마 분들은 이것저것 다양하게 시켜서 드시던데, 저는 그게 뭔지 알 수가 없어서 ㅠㅠ
      정식이라고 하니 여러 가지를 먹을 수 있다는 생각에 주문했는대, 고기조림 같은 건 비린내 안 나고 맛있었어요.
      저기 다시 가려면 미얀마 음식 공부를 많이 하고 가야할 듯요.

      2017.10.10 14:36 신고 [ ADDR : EDIT/ DEL ]
  2. ㅎㅎ~
    이름은 독특하네요.
    빼뾱 카우쉐 또욱, 러펏예...
    발음하기 힘든 메뉴들..ㅠ

    2017.10.10 22:40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현지어 발음을 그대로 쓰다보니까 당연히 어려울 수 밖에 없는 거 같아요.
      밀크티인 러펫예 도 몇 번이나 써가면서 외웠어요.
      그런데 현지에 여행가서 몇 번 써먹어보면 또 금방 외워지더라고요ㅎㅎㅎ

      2017.10.11 00:59 신고 [ ADDR : EDIT/ DEL ]
  3. 뭔가 익숙한듯 익숙하지 않은 듯 한 비주얼이네요. 하지만 먹어보지 않고 사진으로만 봐서는 그 맛이 상상이 되진 않습니다..하지만 밀크티는 정말 어떻게 다를지 한번 먹어보고 싶어요.

    2017.10.10 23:43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딱 그 말이 맞는 거 같아요.
      익숙한 듯 익숙하지 않은..
      다른 거 보다 그 발효된 비릿한 맛이 제겐 좀 힘들었어요.
      밀크티는 거의 믹스커피 수준으로 엄청 진하고 쌉사름해요.
      파우더 먹다가 마시면 좀 낯설수도 있는 맛인데, 제 입맛에는 진짜 맛있었어요ㅎㅎㅎ

      2017.10.11 01:00 신고 [ ADDR : EDIT/ DEL ]
  4. 히티틀러님의 음식 탐구는 정말 존경스러울 정도에요.
    제가 하지 못하니, 이곳에 오면 간접체험으로 많이 배웁니다.
    부평역은 길 잃으면 나올 수 없다는 말이 있더라구요.
    두번 가봤는데... 그동네 사람 옆에 껌딱지처럼 붙어서 따라다닌 기억이 나네요. ㅎㅎ

    2017.10.11 00:57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칭찬 감사드립니다ㅎㅎㅎ
      부평역은... 두번째인데, 이번에도 출구 못 찾아서 헤맸어요.
      지하상가는 그야말로 던전인 거 같아요.

      2017.10.11 01:00 신고 [ ADDR : EDIT/ DEL ]
  5. 맛있게 먹고가요

    즐거운 하루되세요

    2017.10.11 06:05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6. 비밀댓글입니다

    2017.10.11 09:09 [ ADDR : EDIT/ DEL : REPLY ]
    • 이쪽에 자주 가시나봐요.
      부평 쪽에 비슷한 마트와 음식점이 여러 개 있다고 하는데, 제가 가본 데는 여기 뿐이에요.
      인천 부평을 다시 가서 찾아보고 싶은데, 영 녹록치가 않네요 ㅠㅠ

      2017.10.12 00:49 신고 [ ADDR : EDIT/ DEL ]
  7. 밀크티 좋아하는데 정말 밀크티 마시러 가고 싶어질 정도네요
    최근 5년을 빼면 평생을 부평에서 살았는데
    다시 한국에 가서 부모님댁을 간다면 여기 찾아가봐야겠습니다 +_+

    2017.10.11 10:57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밀크티만 마시러 가도 괜찮아요.
      동남아 밀크티는 차의 쌉사래한 맛이 강해서 커피 대용으로 정말 좋아요.
      한국인이 오면 물어물어서라도 한국어하는 미얀마인을 데리고 와요.
      나중에 기회되면 한 번 가서 드셔보세요ㅎㅎㅎ

      2017.10.12 00:50 신고 [ ADDR : EDIT/ DEL ]
  8. 오오... 요런 곳을 발견해서 소개해내시는 것도 신기하네요 ! ㅎㅎ 좋은 참고가 될 것 같아요 ㅎㅎ 지나갈 일 있을 때 꼭 들러보고 싶네요 ㅎㅎㅎ평소에 관심이 있지 않으면 접하기 힘든 것 같아요 미얀마 음식 같은 경우 특히요! ㅎㅎ미얀마 음식에 원래 흥미가 있으신건가요?
    볶음밥 이름이 빼뾱이라는 것 보고...빼뾱이라는 말이 실제로 있을 수 있구나...신기해하고 갑니다 ㅋㅋㅋ

    밀크티는 차잎이 종류가 다른 건 아닐까요??

    2017.10.11 11:08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제 블로그 카테고리를 보시면 알겠지만, 외국 음식을 먹으러다니는 걸 좋아해요.
      이제 100군데 이상을 다니다보니 왠만한 나라 음식은 거의 다 먹어봤고, 이제껏 안 먹어본 음식, 현지인들이 가는 그들만의 맛집을 찾다보니 여기까지 왔네요.
      개인적으로 미얀마는 여행을 가보고 싶은 나라라서 음식이 더 궁금하기도 하고요.
      밀크티 찻잎이 다를 수도 있다는 생각에 아래에 있는 가게에서 미얀마 차를 사가지고 왔어요.
      한 번 해봐야하는데, 자꾸 미루고 있네요.

      2017.10.12 00:56 신고 [ ADDR : EDIT/ DE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