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춘천에서 후평동과 만천리 인근 쪽에 주택을 개조한 분위기 있는 카페들이 많아요.
오래전 그 쪽에서 몇 년간 살았던 경험이 있는 사람으로서는 격세지감을 느껴요.
제가 어릴 때에는 논밭이 있던 산업단지였거든요.
인스타그램에서 팔로잉하는 사람 중에 춘천 지역의 카페를 자주 소개해시는 분이 계신데, 그 분이 '카페 슬로울리 Cafe Slowly' 라는 카페를 정말 자주 가시더라고요.
안 그래도 그쪽 지역 카페들을 가봐야겠다고 생각하고 있던 터라 다녀왔어요.
카페 슬로울리는 정부춘천지방 합동청사 쪽에 위치해있어요.
집에서 가는 대중교통 편이 마땅치 않아서 걸어가는데, 날은 덥고, 사람들은 안 보이고, 골목 안으로 들어가야하는데 어디로 들어가야하는지 헷갈리더라고요.
다행히 큰 도로에서 골목 들어가는 입구 쪽에 표지판을 붙여놓아서 헤메지 않았어요.
이 표지판에서 걸어서 2-3분 정도의 거리이긴 한데, 골목 입구에서 보면 전혀 카페가 있을거라고는 예상이 안 되거든요.
카페 슬로울리는 예전 드라마에 나오던 전원주택 분위기가 물씬 풍겼어요.
아마 이 집 주인이 살던 단독주택을 개조해서 카페로 만든게 아닌가 싶어요.
입구를 들어가면 풀과 나무가 가득한 정원이 꾸며져있어요.
노천카페처럼 즐길 수 있게 테이블도 몇 개 있고, 개도 한 마리 살아요.
봄가을에는 노천에서 분위기 있게 커피 마셔도 좋을 거 같아요.
저는 너무 더워서 냉큼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카페 슬로울리 메뉴.
다른 카페에서 볼 수 없는 독특한 메뉴가 꽤 있는 편이에요.
사장님께 대표메뉴가 뭐냐고 여쭤보았더니 딱히 시그니처 메뉴로 정해놓으신 건 없으시대요.
유자 아메리카노와 치얼업 허니라떼, 자몽에이드 정도가 가장 잘 나가는 메뉴라고 하시네요.
음료 가격은 4-5천원대로, 조금 가격대가 있는 편이에요.
제가 이 카페를 알게 된 계기가 된 인스타그래머 분께서 '여기 분위기가 너무 좋아서 자주 온다' 고 하셨는데, 정말 그랬어요.
벽과 천장은 각각 회색과 흰색의 시멘트인데, 나무 느낌의 테이블과 의자들, 꽃과 거울로 장식된 소품들이 어우러지니 심플하면서도 예뻤어요.
어떤 자리에 앉는지, 배경을 어떻게 하는지에 따라 다양한 느낌의 사진을 찍을 수 있더라고요.
저처럼 사진 솜씨 없는 사람도 그럭저럭 느낌있는 사진을 건질 수 있는 인테리어였어요.
깔라만시 라임에이드
제가 추천받은 메뉴는 자몽에이드였어요.
베스트 메뉴인 유자 아메리카노와 치얼업 허니라떼는 너무 달 거 같고, 많이 달지 않으면서 좀 깔끔한 음료를 찾다보니 고르게 된 게 깔라만시 라임에이드였어요.
평소 여름만 되면 유난히 신게 땡기는 데다가 에이드 종류 중에서 가장 청량감이 좋다고 하시더라고요.
얼음은 조금 적게 넣어달라고 부탁드렸고요.
생라임 조각과 깔라만시 슬라이스, 과일청을 넣은 뒤 탄산수를 넣고, 민트잎으로 가니쉬를 했어요.
위에서 내려다보니 피클 주스 같아보이기도 하네요.
새콤상큼
카페인이 없어서 잠이 확 깨는 거 같은 상큼함이었어요.
위에 애플민트잎이 살짝 올라가서인지 약간은 모히토를 마시는 거 같은 분위기도 낼 수 있고요.
요즘같이 덥고 입맛 떨어지는 때에 기분좋은 상큼함과 청량감을 주는 음료였어요.
다만 저는 비교적 신걸 좋아하고 잘 먹기 때문에 괜찮지만, 위가 약하신 분들은 속이 쓰릴 수 있으므로 다른 음료를 드시는 게 좋아요.
저도 빈 속인데 덥다고 벌컥 들이켰더니 약간은 그런 느낌을 받았거든요.
멜팅 바나나 토스트
추천받은 또 다른 메뉴예요.
어느 카페에나 있는 보편적인 메뉴이거나 이름만 들어도 어떠한 메뉴인지 대략적으로 짐작이 가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이것저것 물어보곤 해요.
그런데 이번에는 추천받은 메뉴이기도 하고 적당히 바나나가 올려져있으려니 하고 주문했는데, 막상 음식이 나왔을 때 정말 당황했어요.
초코 범벅에 엄청 달아보였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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