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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집으로 세계여행/아시아 음식점

의정부 맛집 - 진짜 베트남인들이 운영하는 음식점, 완 야타오 Da Thao Quan

by 히티틀러 2014. 10.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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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거 좀좀이님의 글을 통해 의정부역 근처에 진짜 베트남인들이 하는 베트남 음식점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어요.


참고 : 베트남 볶음밥 com chien (의정부 CGV 건물 13층)


'포 베이' 나 '포 호아 같은 베트남 음식 프랜차이즈는 몇 번 가봤지만, 실제 베트남인들이 하는 음식점은 아직 가본 적이 없어요.

좀좀이님의 글을 보니 왠지 그 곳에 가면 정말 현지인들이 먹는 베트남 음식을 맛볼 수 있을 거 같았어요.

일전에 본 일본 드라마 '고독한 미식가' 시즌 4 11화에 보면, 주인공이 베트남 음식점에 가서 음식을 엄청 많이 시켜서 맛있게 먹던 내용도 생각이 나고요.


베트남 식당의 이름은 '완 야타오 쌀국수 Da Thao Quan' 로, 센트럴타워 13층에 있어요.

의정부역 서부광장 쪽으로 나오면 큰 건물이 여러 개 보이는데, 그 중에서 KFC가 있는 건물이예요.

엘리베이터를 타고 13층에 올라가면 '퀸스 레지던스' 라는 글씨가 제일 먼저 보이지만, 그냥 무시하고 안쪽으로 들어가면 베트남 음식점들이 모여있는 푸드코트가 나와요.





베트남 음식점은 하나가 아니라 3-4개의 부스로 나뉘어져있고, 각각 간판도 달라요.

하지만 일하는 사람들이 서로의 가게를 들락날락하고 음식이나 식재료도 가지고 가는 것을 보니, 가게만 다르지 다 같이 일하는 거 같더라고요.



이곳에 오니 정말 이국적인 느낌이 확 들었어요.

작은 TV에서는 계속 베트남 음악이 흘러나오고, 주변에서는 익숙하지 않은 말들이 여기저기서 들려왔어요.

일하는 사람들이나 손님들은 대부분 베트남 사람들이었고, 한국인은 몇 명 없었어요.

심지어 주문을 받는 남자 종업원은 한국어를 거의 못하는 듯 했어요.

간판도 베트남어로 쓰여있었고요.


일단 테이블에 앉으니 물과 함께 메뉴를 가져다주었어요.

메뉴에는 앞 몇 페이지만 간단하게 베트남어와 한국어가 같이 나와있고, 몇 페이지만 넘기면 전부 베트남어로 쓰여있어요.

그나마 다행인건 각 메뉴마다 사진이 있었어요.



책자로 묶어놓은 메뉴 외에도 각 가게마다 앞에 메뉴를 써놓기도 했고, 벽에도 메뉴가 걸려있는 것을 보니 왠지 분식점 같은 느낌이 들었어요.

원래 메뉴판에는 없어도 말만 하면 다 만들어주는 그런 곳이요


제가 아는 베트남 음식이라고는 쌀국수 '포 pho' 나 '분 bun' 정도가 고작이었고, 월남쌈은 현지어로 뭐라고 부르는 지도 몰랐어요.

그냥 알고 있는 메뉴 아무거나 시키려고 했는데, 메뉴에 볶음 국수 비슷한 게 있더라고요.

왠지 다른 베트남 음식점에서는 흔히 볼 수 없는 메뉴인 거 같아서 그걸 시켰어요.



우리가 주문한 메뉴인 '미 사오 보 Mi xao bo'.

베트남어로 mi 는 국수, xao 는 볶다, bo 는 쇠고기 라는 뜻으로, 쇠고기 볶음 국수라는 뜻이예요.

가격은 4,500원인데, 기사식당에서 돈까스 담아주는 접시 같은데 가득 나오더라고요.

숙주, 배추, 당근, 양파 같은 야채도 아낌없이 들어있었고, 면은 약간 라면 같은 느낌이었어요.

제 입맛에는 조금 짭잘하긴 했기만, 참 잘 볶았더라고요.

볶음 요리 잘못하는 음식점은 야채가 너무 익어서 물컹거리거나 덜 익어서 뻣뻣하기 일쑤인데, 두꺼운 배추 줄기도 질기지 않고 아삭아삭했어요.

위에 살짝 고수가 올려져 있긴 하지만, 양도 적고 저는 고수를 좋아해서 같이 곁들여 먹으니 맛이 깔끔하더라고요.

하지만 고수를 못 드시는 분들은 골라내고 드시는 것이 좋을 거 같아요.



기름진걸 먹다보니 음료수가 땡겨서 주문한 타마린드 주스.

사실 종업원과는 의사소통이 잘 안 되어서, 냉장고에서 그냥 꺼내왔어요.

냉장고에는 리치 주스나 코코넛 밀크 등 우리나라에서 쉽게 접할 수 없는 음료들이 많았어요.

타마린드는 뭔지도 모르지만, '고독한 미식가' 에서 나온 것을 보면 왠지 맛있을 거 같더라고요.



컵에 따라보니 한약 같이 갈색빛이 도는 음료였어요.

드라마에서는 신맛이 난다고 했는데, 실제 마셔보니 신맛은 아니고 굉장히 오묘한 맛이었어요.

커피 향이 약간 나는 분유맛?

뒷맛이 좀 느끼하더라고요.

볶음국수를 먹은 느끼함을 씻어내려고 고른 음료수였는데먹었는데, 오히려 입이 더 느끼해진 기분이어서 간신히 마셨네요.

그냥 콜라나 맥주 시킬 걸 그랬어요.



새로운 것을 맛보고 싶어서 시킨 '반 꾸온 Banh cuon'.

베트남어로 bahn 은 빵, cuon 은 돌돌 말다 라는 뜻이라고 해요.

하지만 빵은 없고, 찹쌀가루를 익힌 거 같은 반죽에 고기와 야채를 얹고 싸먹는 거 같아요.

저 반원 모양은 닭고기 햄인데 짜지 않고 담백했고, 구운 고기는 숯불에 구운 거 같은 향이 매우 강하더라고요.

일단 주문은 했는데 어떻게 먹는지 몰라서 그냥 한국식으로 싸서 먹었어요.



같이 곁들여 나온 피쉬 소스, 느억 맘 nuoc mam.

다른 베트남 음식점에서 나온 피쉬 소스보다 훨씬 향이 강하더라고요.

살짝 찍어서 먹어봤는데 처음에는 새우젓 같은 맛이 나더니 끝맛은 쿰쿰한 비린내가 확 입안에 퍼지는 느낌이었어요.

저는 생선 비린내에도 예민하고 발효된 음식 특유의 냄새도 정말 싫어해서 피쉬 소스가 입맛에 안 맞더라고요.

베트남 음식에 익숙하지 않은 분들에게는 호불호가 갈리지 않을까 싶어요.


실컷 먹고 나니 베트남 커피를 마시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베트남 커피가 맛있다고 유명하다는 이야기는 많이 들었고, 베트남제 인스턴트 커피를 한 두번 사마셔보기도 했어요.

'고독한 미식가'에서는 베트남 커피를 주문만 하고 마시는 장면이 나오지는 않지만 희한한 기구에다가 커피를 내리는 장면이 나왔거든요.



5-10분 정도 있으니 종업원이 이렇게 생긴 기구를 가지고 왔어요.

한국인이니 으레 먹을 줄 모르겠거니 라고 생각했는지 눈 앞에서 직접 만들어주더라고요

현재 컵은 비어있는 상태인데, 아래에는 연유와 함께 위의 기구에서 내린 커피가 층을 이루고 있었어요.

커피를 다 내리자 연유와 커피를 휘휘 젓더니, 따로 가지고 온 얼음컵에 부었어요.



카페 스이 다 Ca phe sua da.

베트남어로 ca phe 는 커피,sua 는 우유, da 는 얼음이라는 뜻으로, 여행자들이 현지에 가서 많이 먹는다는 아이스 카페 라떼예요.

한 입 마셔보았는데, 진짜 베트남 커피가 맛있다는 사실이 실감이 나더라고요.

저는 달콤한 커피 종류는 금방 물려서 아메리카노만 마시거든요.

그런데 이 커피는 달콤하면서도 커피 향이 엄청 진해서 계속 마시게 되더라고요.

친구는 괜찮다고 해서 제 것 한 잔만 시켰는데, 친구도 맛보고는 진짜로 맛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어요.

정말 강추해요.









완 야타오는 분위기나 인테리어가 좋은 그런 음식점은 아니예요.

오히려 시장이나 지하상가의 식당 같이 소박하고, 오히려 허름하기까지 해요.

하지만 베트남 사람들이 직접 운영하고, 또 베트남 사람들이 많이 찾는 곳이라서 그런지 일반 프랜차이즈 베트남 음식점과는 확실히 다른 거 같아요.


일단 가격이 저렴하고, 양이 많아요.

보통 프랜차이즈 베트남 음식점에 만원 정도하는 쌀국수나 볶음밥 등이 이곳에서는 4,500원이예요.

그렇다고 해서 양이 적은 것도 아니고, 한 끼 식사로 충분할 정도예요.

숙주나물 같은 것도 아끼지 않고 듬뿍 담아주고요.

더군다나 월남쌈은 가격도 비싸고 양도 많아서 혼자 먹기 쉽지 않은데, 이곳에서는 쌈 두개를 5천원에 팔아서 혼자서도 먹을 수 있어요.

저는 친구와 둘이 가서 음식 3개+음료수+ 커피까지 마셨는데도 2만원이 채 안 나왔어요.

또한 메뉴가 다양해요.

쌀국수, 볶음밥, 월남쌈 같이 흔히 아는 메뉴 뿐만 아니라 해산물 요리나 죽 요리, 찹쌀밥 등 다른 베트남 음식점에서는 잘 취급하지 않는 요리들도 맛볼 수 있어요.


하지만 한국인의 입장에서는 한국어가 잘 안 통한다는 점은 좀 불편했어요.

일하시는 분들 중에서는 한국어를 어느 정도 하시는 분도 있지만, 모르는 사람도 있어요.

베트남 음식에 대해서 잘 아는 것도 아니고, 메뉴에도  대부분 한국어 설명이 없다보니 사진으로 추측해야 했어요.

또한 아직 음식들이 한국화가 덜 되어서 그런지 음식의 향이 굉장히 강해요.

다른 식당에서도 피쉬소스를 맛보긴 했지만, 그렇게까지 쿰쿰한 냄새가 강하지는 않았거든요.

먹고 나서도 계속 입 안에 향이 남아있는 거 같더라고요.

개인의 입맛에 따라 충분히 호불호가 갈릴 수 있을 거 같아요.

카드 결제는 안 되고, 무조건 현금으로 계산해야하기 때문에 현금을 미리 준비해여하고요.


하지만 전반적으로는 정말 이색적인 경험이었어요.

특히 베트남 커피는 정말 맛있어서 아직까지 자꾸 생각이 나네요.

베트남어를 몇 마디라도 익혀서 다음 기회에는 베트남어로 주문을 해보고 싶어요.





(재미있게 보셨으면 아래의 를 눌러주세요^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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