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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여행/2011 카프카즈&터키[完]

[아제르바이잔] 07. 7/8 바쿠 (2) 니자미 거리, 이체리쉐헤르

by 히티틀러 2012. 1.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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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정말 바쿠 맞아?

우리 둘 다 너무 놀랐어요.
트빌리시 시내 일부를 제외하고 카프카스에서 본 것은 다 후줄근하고 낡아빠진 것이 전부였으니까요.
여행을 떠나기 전에 '걸어서 세계 속으로' 여행 다큐나 '숨겨진 보물 카프카스를 찾아서' 등의 책을 봤지만, 거기에 나온 바쿠는 공사 중이고, 물가는 더럽게 비싼데 시설은 참 안 좋은.. 뭐 그런 동네였어요.
발칸 여행을 다니면서 을씨년스럽고 후줄근한 도시들을 많이 봤기 때문에 비슷하겠거니 하고 지레짐작하고 있었어요.
 
그런데 너무 깔끔하고 정비가 잘 되어있어!!!!!!!

여기가 카프카스가 아니라 유럽이라고 해도 믿을 정도였어요.


아제르바이잔이 자랑하는 문학가인 니자미 겐제비예요.
굳이 장르로 말하자면 시인인데, 이 아저씨의 시들은 발레나 오페라로도 만들어졌다고 해요.
기념으로 겐제비 아저씨의 시집을 한 권 사오고 싶었으나 서점 주인들이 6권짜리 세트가 아니면 판매하지 않아서 구입하지 못했어요.




해가 많이 져서 날씨가 좀 선선해지니 사람들이 바글바글 거리로 나왔어요.
넓은 데다가 차도 다니지 않고, 놀이 시설도 있으니 연인,가족, 친구들끼리 삼삼오오 전부 나온 거 같았어요.

"서점이다"

우리의 목표, 서점이 보이자 바로 들어갔어요.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서점과 기념품점을 함께 하는 곳이었어요.
소련 지배 하에 있던 나라이다 보니 현지어 책보다는 러시아어 책이 압도적으로 많았어요.
아제르바이잔어-영어, 영어-아제르바이잔어 사전을 사고, 몇 개의 기념품을 구입했어요.
책은 종이 질도 안 좋은 데다 (흔히 말하는 X종이) 제본상태도 엉망이라 한 번 펼치니 내용물이 껍데기에서 뜯어져나오는 현상이 벌어졌어요.
그런 주제에 책값도 비싸!
그리고 서점 직원이 참 계산을 못 했어요.
간단한 거스름돈도 계산을 못해서 계산기를 한참 두드리고 있길래 그냥 제가 암산으로 말해주자 직원이 매우 놀라워했어요.


문학박물관이에요.
저기 서 있는 동상들은 다 아제르바이잔의 유명한 문인들이예요.

문학박물관 옆쪽으로는 무슨 성벽이 보였어요.


"저게 설마 구시가지?"
일단 들어가 보기로 했어요.


구시가지 내부는 이렇게 생겼어요.
아제르바이잔 현지어로는 '이체리 쉐헤르(İçəri Şəhər)', 우리나라로 치자면 사대문 안 같은 곳이예요.


성의 입구예요.
현지인에게 들은 설명에 의하면, 원래 구 시가지는 차들이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었대요.
그런데 길도 좁고 울퉁불퉁한데 차들이 많이 다녀 상습 정체구역이 되자, 대통령이 구시가지 거주자들을 제외하고는 통행하는 차량에게 통행료을 물리도록 법을 제정했다고 해요.
그 이후 차량들이 많이 줄어서, 여행자의 입장에서는 다니기가 편했어요.




바쿠는 고양이들이 참 많았어요.
분명히 길고양이일텐데도 누가 관리를 해주는 건지 털에 윤기가 반지르르하고, 사람을 크게 무서워하지 않았어요.


멀리 처녀의 탑이 보였어요.


처녀의 탑은 바쿠의 상징물이예요.
어느 누구에게도 점령된 적이 없어서 그런 이름이 붙여졌다고 해요.
원래는 꼭대기까지 올라갈 수 있으나 시간이 늦어서 문이 닫혀있었어요.
보수 공사 중인게 안타까웠어요.


처녀의 탑 옆길로는 카펫과 기념품을 파는 상점들이 늘어서 있었어요. 
저 멀리 보이는 건물도 역시 공사 중. 
시내 인근은 공사를 일찍 시작해서 정비를 마쳤지만, 다른 곳은 열심히 공사 중이었어요.

아제르바이잔의 대통령이 원래는 2013년까지 바쿠를 새로 단장할 계획이었다고 해요. 
그런데 2011년 유로비전에서 아제르바이잔이 우승을 하는 바람에 2012년 개최국이 되자 예정보다 빠르게 도시 이곳저곳을 수리 중이었어요.


쥐메 모스크.
사실 쥐메 모스크는 블루모스크 같이 특정한 어느 모스크를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 금요일에 모이는 모스크라는 뜻이예요.
이슬람에서는 다른 날에는 개인적으로 기도를 드리더라도 금요일 정오 예배만은 모스크에서 모두 모여서 함께 예배를 드리는 것을 권장해요.
이 모스크는 1899년에 만들어졌다고 하니 벌써 100년도 훨씬 넘은 모스크네요.
아제르바이잔이 이슬람 국가라는 사실을 느낄 수가 있었어요.


지나가다가 본 예쁜 건물.
무슨 건물인지는 모르겠지만, 화려하고 예뻐서 둘 다 사진을 찍었어요.
저런 데 살면 얼마나 좋을까요.
죽기 전에 한 번 살아볼 수 있을려나?
이런 건물은 아마 유럽에 있는 건물과 비교해도 전혀 꿀리지 않을 거예요.
전통적인 이슬람식 모스크와 유럽식 건물들이 한 자리에 같이 공존한다는 사실은 너무나 신비하고 매력적이었어요.


"어? 바다다!"

길을 따라서 터벅터벅 걷다보니 큰 길 건너로 바다가 보였어요.

카스피해구나!!!!!!!!!

해안도로 따위는 가뿐히 무단횡단 해버리고, 바닷가 공원으로 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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