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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여행/2015 호치민&인니 [完]

[베트남&인도네시아] 05. 6/1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가는 길

by 히티틀러 2015. 12.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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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5시에 힘들게 일어났다.

자카르타행 비행기가 오전 9시 10분이다보니 새벽부터 서둘러야했다.

원래는 호치민 공항에서도 노숙을 할까 했으나 1달짜리 여행 초반부터 이틀 연속 노숙을 하는 건 힘들거 같아서 숙소를 잡았는데, 잘한 선택이었다.

덥고 땀에 푹 젖어 진득거리는 몸을 씻고 침대에 누워 몇 시간 눈을 붙이니 그나마 전날보다 피로가 좀 풀린 듯했다.

샤워를 하고 막 짐을 정리하려는데, 6시에 오기로 한 택시가 30분이니 일찍 도착했다.

하필 그 때에 또 정전.

어두컴컴한 방에서 머리도 제대로 못 말리고 후다닥 정리해서 택시를 탑승했다.

택시비는 전날 계산한 바우처를 택시기사에게 주니 바로 처리되었다.





호치민의 아침풍경.

베트남 사람들은 아침 일찍부터 일정을 시작하다보니 꽤나 이른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오토바이가 많았다.



오전 6시가 조금 넘어서 공항에 도착했다.

이른 시간부터 사람들이 공항 밖 벤치에 앉아서 기다리고 있어서 앉을 자리를 찾기 힘들었다.



호치민의 탄손누트 국제 공항은 우리나라 김포 공항처럼 도심과 매우 가까웠다.

공항에서 도시가 잡힐 듯이 가깝게 보였다.



아직 수속은 시작하지 않았고, 공항 내부에 들어가려면 짐검사도 받는 등 번거로울 거 같았다.

공항 밖에는 패스트푸드나 카페처럼 간단한 음료 및 식사를 할 수 있는 곳이 몇 군데 있어서 아침이나 먹을 생각이었다.


"여기 달러로 낼 수 있죠?"

"아니요, 베트남 돈만 받아요. 공항 안에서 환전해오세요."


무슨 공항에 있는 가게에서 달러를 안 받아? 황당했다.

3시간만 있으면 이 나라를 떠나는데, 무슨 환전이냐. 

어차피 비행기 타면 간단한 요깃거리는 주겠지.

그냥 굶기로 했다.



수속 시간이 다 되어가자 공항 안으로 들어섰다.

공항 내부에 들어가고 나가려면 짐검사도 받고 번거로울 거 같아서 안 들어가고 밖에서 버티고 있었더니, 따로 절차는 없는 거 같았다.

이럴 줄 알았으면 미리 공항 안에 들어올걸.

왜 베트남 사람들은 다 밖에서 진을 치고 있는지 모르겠다.

국적기를 이용하다보니 수속 게이트도 많아서 출국 수속까지 얼마 걸리지 않았다.





작년 12월 말, 하노이에 갔을 때는 아직 노이바이 국제공항 신청사가 오픈하기 전이라 옛날 공항을 이용했었다.

그 때는 공항 자체도 크지도 않을 뿐더러 면세점도 별로 없고, 상점이라고 해봤자 소규모로 있는 몇 개가 전부라서 조금 실망스러웠다.

그에 비해 호치민 탄손누트 국제공항은 더 크고 깔끔하고, 면세점도 어느 정도 구색이 갖춰져있는 듯 했다.



한국인 관광객들을 겨냥한 듯 한국어로 된 광고판도 있었다.





한 층 위로 올라가면 푸드코트 비슷하게 카페와 패스트푸드점, 음식점 몇 개가 있었다.


"만 동이 1달러?"


공항 밖에서는 4만동하던 커피 한 잔이 공항 안으로 들어오니 4달러가 되었다.

보통 1달러가 2만동이 좀 넘으니까 가격이 2배 이상 오른 셈이었다.

베트남 동이 없어서 공항 밖에서 투덜거리고 있을 때 '공항 안으로 들어가면 1달러에 만 동 되는거 야냐?' 라고 농담삼아 얘기했는데, 그 말이 진짜가 될 줄은 몰랐다.

아무리 공항 물가는 바가지라지만....



베트남 쌀국수 퍼pho 를 파는 가게를 보니 괜히 더 허기가 졌다.

멀리 베트남까지 와서 돈 때문에 쌀국수 한 그릇 먹지 못하고 가는게 너무 아쉬웠다.


"그냥 먹자."


계속 고민하고 있는데, 친구가 그렇게 먹고 싶으면 그냥 먹으라고 했다.

어차피 돈 쓰러 온 여행에 몇 푼에 그렇게 발발대면 뭐하나, 결국 하나 시켜서 나눠먹기로 했다.



주문을 하고 계산을 하니 직원은 바로 눈 앞에서 쌀국수를 휘리릭 만들어주었다.

거의 패스트푸드 수준이었다.



쇠고기 쌀국수 '퍼 보 pho bo'에 아이스 블랙커피 세트가 나왔다.

공항밥은 원래 맛이 없다지만, 쌀국수는 베트남 어디서 먹어도 평균 이상은 하는 것 같다.

한 입 넣는 순간 사먹을까 말까 고민했던 게 무의미하게 느껴졌다.

숨도 안 쉬고 후루룩 한 그릇을 비웠다.




바로 옆은 통유리로 되어 있어서 비행기가 이동하고, 이륙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시간이 아직 여유가 있어서 식사를 마치고 나서도 한참이나 비행기가 뜨는 모습을 지켜보았는데, 은근히 재미있었다.



탑승 시간이 가까워오자 탑승게이트로 내려왔다.

기껏 시간 맞춰갔더니 비행기 탈 기미는 보이지도 않고, 직원도 안 보이고, 왜 늦는지 안내도 없다.

탑승 시간이 30분이 지나서야 슬슬 승무원도 오더니 그제야 수속을 시작한다.

짜증이 나긴 하지만, 여행하면서 연착되는 게 한두번이랴.

결국 10시 출발 예정비행기가 10시 반이 넘어서야 출발했다.



베트남 호치민에서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가는 비행기는 단거리라서 그런지 한국에서 올 때보다 비행기가 작았다.

우리같은 외국인도 많이 보이지 않고, 대부분 인도네시아 사람이나 베트남인, 중국인 등인 듯 했다.



한국에서 베트남 올 때에는 바로 날개 옆 자리라서 풍경을 완전히 다 가려버렸는데, 그래도 조금 앞자리에 앉았다.

날씨도 좋아서 괜시리 기분이 좋아졌다.

탑승 자체가 늦었던 터라 사람들이 타자마자 비행기는 서둘러 출발했다.

그래도 10시 출발 예정에서 30분이나 늦어진 상태였다.



안녕, 호치민!


여행을 다닐 때마다 늘 떠나는 길은 아쉽지만, 호치민은 반나절 밖에 못 봐서 더 그렇게 느껴졌다.

베트남이라면 또 올 기회가 있겠지.

그 땐 베트남 남부 지역을 여행해봐야겠다.



창 밖 풍경이 너무 예뻐서 한 컷 찍었다.

어떻게 구름이 저렇게 몽실몽실 떠나니고 있을까.

흔히 구름을 양떼에 비교를 하고 있는데, 진짜 양떼 같았다.


승무원들이 돌아다니면서 식전 음료를 서비스하기 시작했다.
맥주를 달라고 했는데, 지난번과 마찬가지로 할리다 맥주다.


음료 서비스 이후에 바로 기내식이 나왔다.

fish with rice 와 beef with potato 중에서 고르라길래 당연히 쇠고기 메뉴를 달라고 했다.

메인 메뉴인 쇠고기는 마치 고기 조림 같은 느낌이었다.

짭조름하니 일식 같은 느낌이라서 밥반찬으로도 좋을 거 같았고, 감자도 맛있게 잘 익었다.

당면이 든 음식은 태국음식 얌운센과 비슷한 당면 샐러드였다.

새콤해서 입맛을 돋울만하긴 했지만, 동남아 특유의 피쉬소스 냄새가 너무 강했다.

안 그래도 비린내를 못 견디는 나는 간신히 먹어치웠다.

디저트로는 과일 4종류가 한조각씩 나왔는데, 다 부드럽고 잘 읽어있었다.

하지만 그 중에서 주황빛 도는 과일은 뭔지 모르는데, 꼬리꼬리한 냄새가 났다.

아까 먹은 당면샐러드의 피쉬소스 냄새와 섞이니 입에서는 마치 양말을 물고 있는 것같은 냄새가 났다.



식후에는 차와 커피, 와인이 제공된다.

커피만 마시다가 차를 달라고했더니 홍차에 라임 한 조각을 넣어주었다.

약간의 신맛이 도는 평범한 홍차맛이라서 어중간한 커피보다는 차라리 나았다.



식사를 마치고 나니 어느덧 비행의 절반 즈음이 지나있었다.

인도네시아는 섬나라이다보니 곳곳에서 조그마한 산호섬들이 눈에 띄었다.



3시간 정도 지나가 자카르타가 내려다보이기 시작했다.



오후 2시 즈음, 드디어 인도네시아 자카트타의 수카르토 하나 국제공항에 도착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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