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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집으로 세계여행/유럽 음식점

[영국] 녹사평역/경리단길 맛집 - 블루밍 런던 Blooming London

by 히티틀러 2017. 9.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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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음식은 세계적으로 '맛이 없다' 라는 이미지로 유명해요.

꽤 오래 전에 영국의 한 정치인이 '핀란드 음식은 맛이 없다' 라고 했다가 전세계적으로 비웃음을 샀다는 이야기를 라디오에서 들었던 기억이 아직도 나요.

그래서인지 영국 음식이라고 하면 떠오르는 음식이 많지 않아요.

기껏해야 '피쉬 앤 칩스 Fish&Chips' 와  '잉글리쉬 브랙퍼스트 English Breakfast' 정도?

그런데 경리단길에 영국 가정식을 판매하는 음식점이 있다는 걸 알게 되었어요.

대체 영국 음식에는 뭐가 있을까? 궁금해서 다녀왔습니다.



블루밍 런던은 경리단길 중간 즈음의 골목길에 위치하고 있어요.

6호선 녹사평역에서 걸어서 15분 정도의 거리예요.

그닥 먼 거리는 아니지만, 경리단길 자체가 언덕길이기 때문에 걸어가기 좀 힘들 수 있어요.

그럴 때는 용산 03번 마을버스를 이용하시기를 추천드려요.

녹사평역 4번 출구쪽에서 버스를 타고 '디지텍 고등학교 앞' 정거장에서 내리면 1-2분 정도만 걸어가면 되요.

영업시간은 화요일-토요일은 정오부터 오후 9시까지이고, 일요일은 정오부터 오후 7시까지 입니다.

브레이크 타임은 일요일을 제외하고, 오후 4시부터 오후 5시까지예요.

월요일은 휴무입니다.






내부는 각종 소품들과 꽃으로 예쁘게 장식되어 있었어요.

실내 인테리어만 봐서는 음식점이 아니라 플라워 카페에 온 거 같은 느낌이 들어요.

블루밍 런던의 특징 중 하나는 '원테이블' 이라는 점.

가게 자체도 협소하고, 테이블 하나가 공간을 거의 차지하고 있어요.

최대 수용인원이라고 해봤자 6-7명 정도 밖에 안 되어보여요.

예약도 받지 않기 때문에 자리가 없으면 가게 밖에서 기다려야해요.




블루밍 런던 메뉴.

선데이 로스트, 코티지 파이, 비프 스튜, 영국식 카레, 쉬림프 포테이토 타워, 딱 이렇게 다섯 가지 메뉴만 판매하고 있어요.

음료로는 칵테일&맥주와 함께 차 종류를 판매해요.

가장 흔한 음료인 콜라나 사이다 같은 탄산음료가 없다는 게 좀 독특했어요.



물도 예쁜 유리병과 유리잔으로 나와요.

개인적으로 얼음이 없다는 점이 좋았어요.



잉글리쉬티


영국을 대표하는 음료는 역시나 홍차죠.

전쟁 중에서 영국 군인들은 티타임을 즐긴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요.

애프터눈 티를 마실 때처럼 티팟에 홍차가 나올 거라고 생각했는데, 전혀 예상 외로 밀크티가 나왔어요.

연하게 우린 홍차에 위에는 밀크폼이 올려져있는데, 홍차는 사장님 지인분께서 직접 영국에서 보내주신다고 해요.



물 같은 밀크티?



제가 이제까지 마셨던 밀크티는 홍콩이나 동남아, 인도에서 즐겨마시는 굉장히 달고 진한 밀크티였어요.

그런데 잉글리쉬티는 우유랑 홍차맛이 나긴 나는데, 굉장히 연해요.

진짜 물처럼 홀짝홀짝 마셔도 전혀 이상할 거 같지 않았어요.



음식을 주문하면 기본적으로 나오는 애피타이저예요.

샐러드, 냉파스타, 과일, 할라피뇨, 튀긴 메추리알, 토스트, 이렇게 6종류예요.

다른 사람들은 각각 접시에 담겨져서 나오는데, 저는 혼자 갔던 터라 그냥 한 접시에 나왔어요.

냉파스타는 치즈소스 맛이 났고, 메추리알 튀김은 아마 스카치 에그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게 아닌가 싶었어요.

토스트는 그냥 식빵을 구운 줄 알았더니 가운데 사과잼 같은게 얇게 발라져있어요.



코티지 파이


제가 주문한 음식은 코티지 파이 Cottage Pie 예요.

보통 '파이'라고 하면 디저트를 떠올리지만, 코티지 파이는 다진 쇠고기에 매쉬드 포테이토를 얹어서 만든 영국식 미트파이예요.

코티지 Cottage 는 교외 지역에 있는 조그만 집을 의미한다고 하는데, 과거 그런 집에는 소작농이나 가난한 서민들이 주로 살았다고 해요.

형편이 넉넉지 않은 이들이 작은 고기조각까지 알뜰하게 사용하려고 하는 과정에서 생겨난 음식으로, 현대 영국에는 대중적인 가정식 요리 중 하나라고 해요.

블루밍 런던에서 나온 코티지 파이에는 생 토마토 두 조각과 치즈가 얹어져서 나왔어요.




아래에는 잘게 다져진 쇠고기 조각과 양파가 짭조름한 소스에 양념되어 있었고, 위에는 부드럽고 포실한 매쉬드 포테이토가 두껍게 얹어져있어요.
고기양념은 왠지 불고기양념맛과 흡사했어요.


맥주가 필요해


맛있어요. 
고기와 감자만 들어갔는데, 맛이 없는게 이상한거죠.
그런데 좀 느끼해요.
1/3 정도까지는 맛있게 먹는데, 어느 정도 먹고 나면 맛도 단조롭다보니 좀 물리는 느낌이 있었어요.
여기에 옥수수 콘이라던가 완두콩 같은 걸 더 넣었으면 좋을 거 같아요
맥주를 반주로 곁들여마시면 잘 어울릴 거 같아요.
탄산음료가 있으면 주문하고 싶었는데, 메뉴에 콜라나 스프라이트가 없다는 점이 좀 아쉬웠네요.





블루밍 런던은 참 인테리어가 참 예쁘고 화려해요.
하지만 음식은 굉장히 소박하고 담백해요.
제가 먹은 코티지 파티 뿐만 아니라 다른 분들 드시는 음식들도 호불호는 거의 없겠지만, 그닥 화려하고 강한 맛이 나는 거 같아 보이지는 않아요.
저는 먹으면서 '이래서 아시아 음식이 인기가 있는거구나' 라는게 느꼈어요.
이런 음식을 먹다가 인도나 태국, 베트남, 중국 음식 같이 맵고, 달고, 시고, 짜고 한 화려하고 다양한 맛이 나는 아시아 음식을 접하면 얼마나 자극적으로 느껴지겠어요.
의외로 영국음식이 맛있다는 사실을 느낄 수 있는 계기였다고 생각해요.
다만 가게가 좁아서 대기를 해야할 수 있다거나 원테이블 식당이라서 다른 사람들과 한 테이블을 공유해야 한다는 점을 불편하게 여기시는 분들이라면 피하시는 게 좋을 듯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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