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고속버스터미널은 아마 서울에서 가장 붐비는 지역 중 하나일 거예요.
서울이라는 큰 도시의 터미널이라는 자체만으로도 사람이 많지만, 여기에 의류며 커텐, 혼수, 꽃 등의 도매시장도 몰려있거든요.
고속버스터미널은 올 기회도 많지 않은데, 여기 꽃 시장이 그대로 볼만하다고 해서 서울 간 김에 한 번 들려보았어요.
꽃 도매시장은 강남 고속버스터미널 3층에 위치하고 있어요.
경부선 터미널에서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가면 되요.
영업시간은 생화 기준 밤 12시부터 다음날 오후 1시까지, 조화는 밤 12시부터 다음날 오후 6시까지예요.
화물 엘리베이터 앞에는 빈 꽃 상자들과 각종 쓰레기가 그득그득 쌓여있어요.
거의 사람 키 높이만큼이라서 이 시장의 규모를 조금은 짐작해볼 수 있었어요.
고속버스터미널에 도착했을 때가 이미 정오가 넘은 시간이라 생화 시장은 파장 분위기였어요.
남은 꽃들을 손질하거나 여기저기 치우고 정리하시는 상인분들이 많으시더라고요.
그래도 간간히 꽃을 몇 단씩 사시는 손님들이 꽤 있었어요.
아마 피크 타임인 새벽시간에 왔다면 정말 볼만했을 거 같아요.
전 평소에서 꽃을 잘 안 사요.
워낙 마이너스의 손이라서 꽃이든 화분이든 사는 족족 다 죽어버리거든요.
말 못하는 식물이라지만 시들어가고 죽어가는 걸 보면 생명을 죽여버린데 대한 죄책감이 들어서 꽃 선물 받는 것도 그닥 안 좋아해요.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그쪽에는 관심을 두지 않았어요.
꽃을 오랜만에 봐서 그런지 정말 다양한 꽃들이 참 많아서 신기했어요.
장미도 하얀색, 빨간색, 분홍색, 노란색 정도만 알고 있었는데, 파란색도 있고 모양도 조금씩 다르더라고요.
생전 처음 보는 꽃들도 많았고요.
시들지 않는다는 프리져브드 Preserved flower도 판매하고 있어요.
드라이 플라워는 생화를 말려서 오래 보관하게 한 거라면, 프리져브드 플라워는 꽃에 약품처리를 해서 반영구적으로 보관할 수 있게 한 거라고 해요.
요새 카페 같은 데 장식해놓은 꽃들이 아마 이런 게 아닐가 싶었어요.
저 같은 사람에게 좋을 거 같아요.
한 가지 신기했던 건 목화송이도 판매하다는 점이었어요.
목화는 대부분 이스라엘 산이었는데, 우즈베키스탄에서 지낼 때 자주 봤던 것이라 괜히 반갑기도 했어요.
보통은 안에 있는 씨는 기름을 짜고, 솜은 면을 만들기 위해서 키우는데, 여기에서는 무슨 용도로 사용하는 건지 궁금하네요.
분위기 자체도 파장하는 느낌이었고, 시간이 많지도 않아서 그냥 지나치듯 휙휙 들러봤지만 그래도 눈이 즐거운 시간이었어요.
평소 꽃을 사고 싶다는 생각을 단 한 번도 해 본 적이 없는데, 너무 예쁜 꽃이 많아서 왠지 한 두 송이쯤 사서 집에 꽂아놓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저처럼 꽃에 관심이 없으신 분도 고속버스터미널 쪽을 갔을 때 기회가 된다면 한 번쯤 들려볼만해요.
조금 정신이 없긴 하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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