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오랫동안 지내다가 본가로 내려와서 생활한지 꽤 되었어요.

'서울 공화국' 이라는 말이 공공연하게 쓰일 정도로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전반이 서울 및 수도권에 집중되어 있다는 사실은 익히 알고 있었지만, 막상 지방 소도시에서 지내보니 그 말이 정말 실감이 나요.

대중교통이 제대로 되어 있지 않아서 불편하다거나 혹은 이전처럼 다양한 외국 음식을 접할 수 없다거나 패스트푸드점을 가기 힘들다는 점 등은 딱히 새롭지는 않았어요.

이미 내려오기 전부터 충분히 예상하고 있던 일이니까요.

다만 정말 사소한 데에서 놀랄 때가 많아요.

예를 들자면 이런 거요.



저는 문구류를 고를 때 왠만하면 사용하던 브랜드나 제품을 바꾸지 않고 계속 사용해요.

검은색 펜 같은 경우는 사라사 SARASA 0.4mm 를 몇 년전부터 사용하고 있어요.

이 제품은 다 쓰고 나면 심만 새로 사서 리필을 하면 되요.

내려온지 얼마 안 되었을 때 잉크를 다 써서 리필심을 사려다녔는데, 구할 수가 없었어요.

조그만 문구점에야 그렇다고 치지만, 대학가 근처라든가 꽤 규모가 있는 문구점에 가서도 안 보이더라고요.

물어봣더니 사라사 볼펜을 쓰는 사람은 거의 없고, 제트스트림 Jetstream 을 많이 사용해서 그거만 리필심을 구비해놓는대요.

천원 조금 넘는 리필심 사자고 문구점 순례를 하기도 그렇고, 새 펜은 제가 쓰는 제품을 파는 경우가 꽤 있어서 그걸 사오곤 하는데, 그 때마다 참 기분이 묘해요.

아직 멀쩡하고 오히려 손에 익어도 좋은데 버려야한다는 게 좀 아깝다는 생각도 들지만, 이렇게 사소한 거 하나 구하는게 어렵다는 사실이 참 당혹스러워요,

서울에서는 왠만한 문구점이나 사무용품점에 가서 금방 살 수 있었고, 종종 교보문고나 영풍문고 가면 서점 내 핫트랙스 같은 데에서 사오기도 했거든요.

올해 다이어리를 살 때도 그랬어요.

몇년째 양지 다이어리에서 나오는 유즈어리 50을 사는데, 도무지 파는 곳을 찾을 수가 없었어요.

결국 인터넷 주문으로 해결했지만, 프랭클린 플래너나 몰스킨 다이어리를 사려는 것도 아니고, 저렴하고 흔해빠진 양지 다이어리 하나 못 구한다는 게 참 활당하더라고요.

그렇다고 제가 사는 곳이 읍면 소재지도 아니고, 나름 지방 소도시인데요.

진짜 이런 데에서까지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차이가 느낄 수 있다는 사실이 새삼스러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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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히티틀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