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간 김에 오랜만에 수제버거집을 다녀왔어요.
수제버거 투어를 다니고 싶은 욕심은 있으나 코로나 시국이기도 하고, 이런저런 사정으로 참 쉽지가 않네요.
이번에도 일이 있어서 강남을 갔는데, 쉐이크쉑을 갈까 아니면 수제버거집을 가볼까 고민하다가 후자를 선택했어요
쉐이크쉑은 당장 먹어야할 신메뉴가 있는 것도 아니고, 나중에 또 갈 기회가 있을 거 같아서요.
제가 다녀온 곳은 ' 바이투헤븐 Bite 2 Heaven ' 이에요.
올리브tv 의 원픽로드 라는 프로그램에서 가수 테이씨가 다녀온 곳이라고 하네요.
위치는 강남역 1번 출구에서 걸어서 2-3분 거리예요.
역에서 멀지는 않은데, 입구를 못 찾아서 주변에서 조금 헤맸어요.
강남역 1번 출구로 나온 후 역삼세무서 바로 전 골목으로 들어갔는데, 지도상으로는 그 근처인데도 가고 들어가는 곳을 못 찾겠더라구요.
1번 출구 나와서 바로 오른쪽에 보이는 좁은 길로 들어가야 찾을 수 있어요.
영업시간은 오전 11시 30분부터 오후 9시 반까지이며, 라스트오더는 오후 8시 40분입니다.
브레이크 타임은 오후 3시부터 오후 4시 30분까지이며, 주말 및 공휴일은 제외입니다.
바이투헤븐 매장.
실내는 테이블이 10개 정도였는데, 야외 테이블까지 감안하면 자리는 넉넉해요.
테이블 간격이 넓지는 않지만 날씨만 괜찮으면 야외에서도 식사를 할 수 있다는 걸 생각하면 거리 유지하기는 충분해요.
단, 뷰가 좋지는 않습니다. 그냥 고층 건물 사이예요.
바이투헤븐 메뉴.
버거 종류는 9가지로, 가장 클래식한 메뉴는 헤븐이며 슈퍼마리오, 홀리, 화이트비치가 베스트 메뉴라고 해요.
싱글 패티와 더블 패티로 주문이 가능하며, 따로 세트 구성을 판매하지는 않아요.
사이드 메뉴로는 프라이 종류와 코울슬로, 맥앤치즈, 칩스 (나초) 등이 있습니다.
포크와 나이프, 휴지, 물티슈, 각종 소스 등은 카운터 앞에 놓여져 있어서 직접 가져가도록 되어있어요.
이 점은 조금 불편했어요.
어차피 주문할 음식을 받으러 갈 때 챙기긴 하지만, 다른 건 몰라도 소스나 휴지 정도는 테이블에 비치해두는 게 좋을 거 같아요.
저는 베스트 메뉴 중 하나인 슈퍼마리오 버거를 골랐고, 사이드로는 맥앤치즈를 선택했어요.
감자튀김은 2인분 이상이라고 하고, 칩스는 양이 얼마 정도 되는지 물어보니 혼밥하는 기준에서 버거랑 같이 먹기에는 많을 거 같았거든요.
음료는 스프라이트를 골랐습니다.
주방에서는 얼음컵만 주고, 냉장고에서 음료는 알아서 가져가면 되요.
저는 보통 제로 콜라를 마시는데, 이번에는 스프라이트를 골랐어요.
거의 십중팔구의 수제버거집에서 제로콜라와 그외 음료 (그냥 콜라, 스프라이트, 환타, 마운틴듀 등) 의 가격은 동일한데, 다른 건 다 뚱캔이면서 제로콜라는 얄쌍한 경우가 많아요.
왠지 손해보는 느낌이라 이번에는 일부러 스프라이트를 골랐어요.
맥앤치즈
사이드 맥앤치즈 가격은 2,500원이고, 양은 치킨집에서 치킨무나 기본 안주 담아주는 작은 그릇 같은 데 담겨나와요.
버거랑 같이 먹어도 혼자 먹기에 크게 부담이 되지 않는 양이었어요.
맥앤치즈가 수제버거집에서 흔히 판매하는 메뉴는 아니지만, 맥앤치즈가 미국에서 흔히 먹는 음식이기도 하고 수제버거집은 맥주를 곁들이는 경우가 많다보니 종종 볼 수는 있어요.
여기에서는 '멜팅' 이라는 버거에 들어가는 재료이기도 하고요.
처음 포크로 떠 먹을 때 넘치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양을 그득하게 담아줬어요.
소스는 제법 꾸덕꾸덕하고, 마카로니도 많이 들어있어요.
보기만 해도 짜고 느끼하고 기름질 거 같은데, 막상 먹어보니 예상했던 만큼은 아니었어요.
꾸덕꾸덕하긴 한데, 그렇게 짜거나 막 치즈 맛이 혀에 달라붙을 정도로 진한 건 아니예요.
오히려 짠맛은 얼마 전 롯데리아에서 새로 나온 치즈 no.5 가 제 입맛에는 더 짜게 느껴졌어요.
마카로니를 씹으면서 느껴지는 담백한 맛도 좀 있어서 그렇게까지 맥주나 음료가 땡기지는 않더라구요.
버거 안에 조금 넣어먹어도 맛있을 거 같아요.
슈퍼마리오
슈퍼마리오 Super Mario 는 베스트 메뉴 중 하나로, 바이투헤븐에서 판매하는 머쉬룸버거에요.
이름만 봐서는 '저기 무슨 뜬금없는 메뉴야' 라고 싶을 수도 있는데, 게임에서 슈퍼마리오가 버섯 먹고 커지는 데에서 이름을 붙인 거 같아요.
슈퍼마리오 뿐만 아니라 사람도 많이 먹으면 위로든, 옆으로든 커지긴 하겠죠.
가격은 싱글 9,000원, 세트 13,000원입니다.
슈퍼마리오는 번에 패티, 구운 버섯, 구운 양파, 슬라이스 치즈, 바비큐 소스, 갈릭 오일로 구성되어 있어요.
버섯은 양송이와 새송이, 이렇게 2종류인 거 같았고, 얇게 슬라이스 된 상태였어요.
버거킹 머쉬룸와퍼에 들어가는 버섯보다 더 얇은 거 같아요.
번은 오트밀이 토핑되어있어요.
공장제가 아니라 직접 굽는다고 하는데, 비닐봉지에 단체로 포장되어 있는 걸 보니까 실제로 만드는 건지 좀 긴가민가하긴 해요.
통곡물 빵이지만 식감이 거칠거나 질기지는 않았어요.
보통 머쉬룸버거는 크리미한 소스를 쓰는 경우가 많은데, 바이투헤븐은 바비큐 소스를 쓴 것도 색다르지만 묘하게 매콤함이 있어요.
많이 매운 건 아니고, 고기를 구울 때 옆에 김치랑 버섯도 같이 놓고 굽는데, 김치 고춧가루랑 매운맛이 살짝 묻은 정도의 느낌이에요.
그 미약한 매콤함이 야채가 없는 버거의 느끼함을 살짝 눌러주면서도 묘하게 발랄한 맛이에요.
패티 자랑할 만하네
가장 눈길이 가는 건 패티였어요.
들고 먹는 버거 치고는 패티가 두툼한 편인데, 미디엄 웰던으로 속까지 거의 다 익혔어요.
얇은 패티는 가장자리의 바삭거림을 살리면서도 익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으니 꾹 눌러서 바짝 굽는 경우가 많아요.
하지만 두툼한 패티는 속까지 다 구우면 건조하고 퍽퍽해질 수 있기도 하고, 요새는 고기를 웰던보다는 미디엄이나 레어조차도 거부감없이 드시는 분이 많다보니 가운데는 살짝 발그레한 색이 남아있게 굽는 경우도 꽤 있어요.
그런데 여기는 잔열로 익는 게 아니라 아예 나올 때부터 속까지 익어있는 상태인데, 신기하게도 촉촉하면서도 부드러워요.
다진 고기 알갱이가 그렇게 크지도 않은데, 딱 베어물고 1-2번 씹을 때 패티가 적당히 부서지는 식감이 기분좋아서 정말 패티에 신경을 많이 썼다는 느낌이 들더라구요.
한 가지 아쉬운 건 버섯의 두께예요.
버섯을 좋아하시는 분들 중에는 쫄깃한 식감을 좋아하시는 분이 많을텐데, 슈퍼마리오는 버섯이 너무 얇어서 그 식감이 잘 느껴지지 않더라구요.
새송이버섯만이라도 좀 더 두툼하게 썰던가 아니면 느타리나 만가닥버섯을 추가하는 게 좋을 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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