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드래곤보트를 타러 갈거예요.
버스에 다시 돌아오지 않으니까 짐을 다 가지고 내리세요."
보트 유람선 선착장은 뜨득 황제릉에서 차로 멀지 않은 곳에 있었어요.
가이드는 나중에 시티투어에 합류한 사람들에게 보트를 타려면 따로 비용을 내든지 아니면 버스를 타고 돌아가야한다고 했어요.
대부분은 추가 비용을 지불하고 드래곤 보트에 탑승했어요.
보트를 운전하는 청년.
드래곤보트는 물결 하나 일으키지 않을 것처럼 천천히 흐엉강을 지나갔어요.
우리 옆을 지나가던 다른 드래곤보트.
보트는 다비엔교 Cau Da Vien 아래를 지나갔어요.
다비엔교를 지나가자 슬슬 눈에 익숙한 풍경이 보이기 시작했어요.
우리가 탄 보트는 신시가 사이공 모린 호텔 근처에 있는 선착장에 정박했어요.
"오늘 수고 많으셨어요. 모두들 여행 잘 하시고, 크리스마스 잘 보내세요."
가이드의 인사와 함께 훼 시티투어는 끝이 났어요.
예정 해산시간은 4시 반이었지만, 실제 투어가 끝난 시간은 5시 반을 넘었어요.
'동바 시장 갈 수 있을건가.'
원래 계획은 시티투어가 끝나면 동바 시장에 가서 구경도 하고, 기념품도 살 생각이었는데, 예정보다 투어가 너무 늦게 끝났어요.
그래도 6-7시에 문을 닫는다니 일단은 발걸음을 서둘러서 동바 시장으로 향했어요.
동바 시장에 도착하니 이미 파장분위기였어요.
길에는 쓰레기가 굴러다니고, 정리하는 사람, 떨이하는 아주머니, 손님, 오토바이까지 다 엉켜서 엄청 복잡하고, 정신이 하나도 없었어요.
노천 뿐만 아니라 건물 안에도 시장이 형성되어 있어요.
우리나라 재래시장처럼 좁은 골목골목에 가게들이 다닥다닥 구성되어 있더라고요.
실내에는 그래도 아직 문을 연 가게들이 많았어요.
기념품을 파는 가게들.
외국인을 본 가게 주인들을 하나라도 팔려서 호객 행위가 엄청 심하더라고요,
할머니가 운영하시는 한 가게에서 베트남 커피 필터를 하나 샀어요.
처음에는 5만동을 불렀는데, 깎아서 3만 5천동에 구입했어요.
옷과 옷감을 파는 가게.
각종 염주를 파는 가게.
베트남은 불교도가 많아서 그런지 염주를 파는 곳이 많이 눈에 띄어요.
하나 살까 하고 구경했는데, 캡틴플래닛이라고 소환할 수 있을 것 같은 형형색색 광물 염주 아니면 낡고 흠집이 많아서 사지는 않았어요.
과자나 간식거리를 파는 가게.
차와 커피를 파는 가게.
베트남이 차와 커피, 둘 다 유명하긴 한데 관광지에는 파는 브랜드가 전부 다 똑같더라고요.
조금 비싸게 주더라도 좀 좋은 차를 사고 싶은데 질이 좋은지 아닌지도 잘 모르겠고, 커피는 한국에서도 파는 G7 커피만 너도나도 팔았어요.
아직 일정이 많이 남아있기 때문에 나중에 사기로 했어요.
젓갈을 파는 가게.
근처만 가도 쿰쿰한 젓갈 냄새가 진동을 했어요.
거리에서 과일을 파는 노점상.
견과류와 말린 과일을 파는 가게.
특별히 살만한 물건도 보이지 않고, 골목만 계속 빙빙 돌다가 밖으로 나왔어요.
7시 즈음 되니 실내에서도 상당 수의 가게가 문을 닫거나 영업을 마치기 위해 물건을 정리하고 있는 상태였어요.
동바시장 뒷길에는 음식을 파는 노점들이 길 하나를 거의 차지하고 있었어요.
한쪽에서는 열심히 꼬치구이 같은 걸 굽고 있었고, 사람들은 목욕탕 의자와 테이블을 하나씩 차지하고 앉아서 식사를 즐기고 있었어요.
관광객들은 거의 보이지 않고 대부분이 현지인이라서 '진짜 현지인처럼 먹어볼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에 호객행위하는 아주머니를 따라 목욕탕 의자에 일단 앉았어요.
하지만 메뉴도 없고, 말은 안 통하고...
다른 사람이 먹고 남긴 그릇에 무슨 국수 같은 게 보이길래 뭔지도 모르면서 이걸 달라고 가리켰어요.
곧 되지 않아서 바로 음식이 나왔어요.
국수에 각종 야채와 고기에 얹어있고, 그 위에 소스가 끼얹어 있었어요.
고기는 바로 옆에서 숯불에 구운 거라 숯불갈비를 같았고, 소스는 땅콩을 넣었는지 고소해서 꽤 맛이 좋았어요.
그러면서 야채는 아삭아삭 씹혔고요.
몇 분 만에 한 그릇을 뚝딱 비웠어요.
나중에 알게 된 음식 이름은 분 팃 느엉 Bun Thit Nuong으로, 훼 지역의 지역음식 중 하나라고 해요.
목이 말라서 근처에서 음료수를 샀어요.
탄산음료부터 맥주까지 다양한 음료가 있었지만, 한국에서는 한 번도 못 마셔본 윈터멜론티가 있길래 덥석 골랐어요.
괜히 골랐다...
단 것도 아니고, 쓴 것도 아니고, 뭔가 느끼하면서 밍밍했어요.
마치 산에서 뜯어온 온갖 약초를 넣고 끓인 물 같은 느낌?
다시는 마시지 않겠다고 다짐했어요.
나중에 현지인에게 물어보니 '그거 맛없어' 라고 하더라고요.
시장에서 걸어서 호텔로 돌아왔어요.
"여기 내일 호이안 가는 버스표예요.
8시 15분에 호텔 앞으로 픽업 올 거예요."
리셉션은 버스표를 건네받은 후, 올라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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