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에 내려오고 난 후 가장 불편한 점 중 하나는 외국음식점이 별로 없다는 점이예요.
서울에서 지낼 때에는 1주일에 한 번은 꼭 외국 음식을 먹으려고 노력했어요.
서울 자체만해도 워낙 다양한 나라의 외국 음식을 접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지하철을 타고 인천이며 안산, 의정부 같은 곳도 지하철을 타고 많이 갔어요.
그렇게 지내다가 춘천으로 내려오니, 외국 음식 자체를 찾아보기 어렵더라고요
그러다가 우연히 반타이 Bann Thai 라는 태국음식점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어요.
마침 친구도 아직 태국 음식을 안 먹어봤다고 해서 같이 먹으러 다녀왔습니다.
반 Bann 은 태국어로 집이라는 의미로, 반 타이는 태국 집이라는 뜻이에요.
반타이 위치는 춘천관광호텔 인근으로, 바로 중앙로 뒷골목이에요,
춘천역에서 도보로 25-30분 정도 걸려요.
가게 내부는 태국 느낌이 물씬 나는 소품들과 국왕 사진 등으로 꾸며져 있어요.
사장님을 비롯해서 일하시는 분들도 다 태국분이신 거 같아요.
하지만 한국어를 잘 하셔서 주문을 하거나 의사소통에는 전혀 문제가 없어요.
자리에 앉자마자 마실 거리를 꺼내주세요.
보리차인 줄 알았는데, 자스민차 같은 차 종류였어요.
반타이 메뉴.
팟타이부터 모닝글로리 볶음, 똠얌, 카오팟, 쏨탐 등 왠만한 태국음식들은 거의 다 있어요.
가격도 서울에 비해서는 저렴한 편이에요.
각 음식마다 사진과 설명이 다 있어서 태국 음식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도 부담없이 고를 수 있지만, 선택장애가 있는 사람들을 위해 세트메뉴도 구성이 되어있었어요.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음료가 좀 부실해요.
메뉴판에는 아예 음료가 나와있지 않고, 실제로는 맥주와 콜라, 사이다 정도 판매하고 있어요.
같이 간 친구가 태국 음식을 한 번도 못 먹어봤다고 해서 친구가 어떤 음식을 잘 먹는지 몰라 일단 세트 하나를 주문했어요.
세트 메뉴 중 3번째인 카우팟 카파우+똠양꿍+뻐삐아를 주문한 후, 양이 좀 적을 거 같아서 팟타이를 추가 주문했어요.
팟타이
제일 먼저 팟타이가 나왔어요.
생 숙주나물, 부추와 땅콩가루, 고춧가루와 생레몬이 같이 나왔어요.
레몬즙과 땅콩가루를 살살 뿌려서 잘 섞어준 다음에 친구에게 먹어보라고 했어요.
면은 넓적한 면을 사용했는데, 약간 질척거리는 느낌이 나긴 했어요.
하지만 매콤새콤달콤한 맛의 조화가 좋아요.
생숙주와 부추가 씹이면서 아삭한 식감도 나고, 간간히 땅콩가루의 고소함이 통통 터지는 거 같은 느낌이에요.
새우가 큼지막한 게 꽤 많이 들어있어요.
팟타이를 처음 먹는 친구도 너무 맛있다고 좋아했어요.
카우팟 카파우 무
카우팟 Khao phat 은 태국어로 볶음밥을 의미하고, 무 mu 는 돼지고기라는 의미예요.
즉, 카우팟 카파우 무 Khao Phat Kapao Mu 태국식 돼지고기 볶음밥.
밥에 다진 돼지고기와 고추, 파프리카, 그린빈, 쪽파 등등 쫑쫑 썰어서 후다닥 볶아서 내왔어요.
왜 닭갈비 맛이 나지?
이상하게 볶음밥에서 닭갈비 맛이 났어요.
근처에 닭갈비 골목이 있어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아무리 먹어도 닭갈비 소스에 볶은 거 같은 맛과 향이 나요.
친구는 처음엔 부인을 하다가 나중에는 '그런 거 같기도 하다' 라고 하더라고요.
뻐삐야텃
뻐삐야텃은 태국식 스프링롤이에요.
스프링롤 3조각을 반으로 잘라서 스위트 칠리소스와 같이 나왔어요.
딱히 태국색채가 난다기 보다는 그냥 무난한 스프링롤 맛이었어요.
똠양꿍
똠얌꿍 Tom Yam Kung 은 시킬까 말까 정말 망설였어요.
제가 똠양꿍을 안 좋아하거든요.
태국 여행할 때 똠양꿍을 처음 먹어봤는데, 너무너무너무 입맛에 안 맞았어요.
그 때 한 번 먹어보고 나서 '톰얌' 이라는 글자가 들어간 건 과자든, 라면이든 다 피해다녔어요.
하지만 태국을 대표하는 음식이기도 하거니와 언제까지 안 먹고 말 수도 없다는 생각에 도전정신으로 주문했어요.
마침 친구도 고수를 잘 먹는다고 하고요.
의외로 괜찮네?
맛은 정말 오미자 같은 맛이에요.
약간 매콤하기도 하고, 시큼하기도 하고, 달달한 맛도 나고, 정말 오묘한 조합이에요.
샐러드나 디저트도 아니고, 스프에서 신맛이 난다는 거 자체가 익숙하지 않다보니 먹자마자 와~ 맛있다~ 하는 건 아니었어요.
하지만 생각보다 먹을만해요.
솔직히 우와~ 맛있다! 라고 할 정도는 아니었어요.
약간 시원한 느낌도 나고요.
태국에서 너무 현지인들이 먹는 싸구려 똠얌꿍을 먹어서 그런건지는 모르겠지만, 오히려 현지에서 먹었던 것보다 훨씬 더 나았어요,
새우도 많이 들었고, 버섯이며 어묵 등등 부재료도 많이 들어있었고요.
태국에서 먹었던 똠얌꿍의 맛이 이 정도만 되었다면 아마 제가 똠얌꿍을 여러 번 시도해봤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태국 현지인께서 직접 운영하셔서 그런지 가격도 괜찮은 편이었고, 음식 맛도 현지 느낌이 많이 났어요.
양도 생각보다 많았어요.
서울에서 먹던 걸 생각하고 여자 2명이 가서 세트 하나에 단품 하나를 추가로 주문했는데, 결국 배불러서 남겼거든요.
여자 2명 기준으로 세트 하나는 딱 맞거나 살짝 부족할 거 같고, 제가 주문한 대로 세트에 단품 하나 추가는 남녀 커플에게 양이 맞을 거 같아요.
그래도 전반적으로는 만족스러운 곳이었네요.
같이 간 친구도 맛있게 먹었다며, 자기도 다른 친구에게 소개시켜주고 싶다고 하더라고요.
가끔 팟타이가 먹고 싶을 때 종종 찾아갈 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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